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79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78화
“과연 그렇군! 제련할 때 마법을 통해서 순도를 높일 수 있다 그건가!”
“금속 마법 특화인 이몸이! 화염 마법과 응용을 해서 조합을 해서 금속 제련 당시의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마법식을 만드는 게 목표야!”
“그거 멋지군! 완성되면 바남의 황금모루 공단에 꼭 적용 해 주게나!”
“나도! 나도 있어! 광산 토사에 흩어져 있는 광석들을 대지 마법으로 모으는 건데!”
“마석 채광에 드워프들의 기술력을 응용할 방법은 없나?”
“자, 자! 더 마시며 더 이야기 해보세! 내가 챙겨온 붉나무 맥주는 충분하니까! 와하하하!”
의외로 로헨 들이 떠난 뒤, 보탄과 마법사들은 굉장히 쉽게 친해지고, 의기투합했다.
마탑에서 구하기 힘든 맥주는 단숨에 젊은 마법사들의 인기를 끌었고,
술기운이 더해져 종족 간의 반감도 잊고,
드워프들과 관련이 깊은 금속, 대지 마법사들을 중심으로 그와 의기투합을 하게 된 것이다.
“흥, 저런 이종족과 엮이다니. 마탑의 마법사로서 어울리지 않아.”
“뭐어, 좋은 게 좋은 것 아닙니까.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보다 이렇게 즐겁게 화합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그 광경을 본 부테롤이 시큰둥하게 말하자, 카이란이 훗 웃으며 보탄의 맥주가 담긴 잔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부테롤은 코웃음치다, 이내 맥주를 마셔보고, ‘나쁘지 않네?’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흑마련에 대항하기 위해선 종족간의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지금까지 저와 로헨은 다른 종족들과 힘을 합치는 것으로 이겨냈습니다.”
“힘은 합쳐야지. 하지만 그걸 주도하는 건 어디까지나 제국의 인간이어야만 한다. 오크 따위가 아니라.”
“한 무리를 이끌어 나가는 자는 종족이 아니라 능력, 그리고 강함으로 결정되는 게 아닌가?”
“음…….”
옆에서 한창 덤벨로 해머컬을 하고 있던 세일럼이 대놓고 시비를 거는 말투로 끼어들었다.
“호언장담하던 드래곤을 레어에서 꺼내오지도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 마녀가 하는 소리인가?”
부테롤은 한껏 비아냥을 가득 담아 이죽였다.
카페리아의 합의를 이루어낸 이후, 세일럼은 에이크와 함께 먼저 산에서 내려가 다시 일행과 합류했었다.
그리고 부테롤은, 그걸 두고 ‘자신만만하더니, 결국 실패했다’라며 계속 이죽거리고 있는 와중이었다.
“드래곤은 꺼냈다니까! 그 방구석 폐인 드래곤이 로헨 님과 그 영감탱이 말곤 대하기 거북하다고 먼저 돌아온 거라고 몇 번을 말해!”
“흥, 그래 뭐 계속 그렇게 변명이나 하게나. 아르길 그 녀석이 오면 다 밝혀지겠지. 허세 부리던 그 녀석이 무너지는 꼬락서니가 맥주에 좋은 안주가 되겠어.”
세일럼은 낄낄 거리는 부테롤을 불쾌하다는 듯 노려보았다.
“그 영감탱이는 맘에 안 들어도, 비리비리한 말라비틀어진 피라미 같은 당신보다야 훨씬 더 강한 마법사야.”
“흥…….”
세일럼은 일부러 아르길을 높여서, 부테롤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 강함이란 것이 그렇게 무식하게 무거운 걸 들어서 흉한 살덩어리나 찌우는 걸 의미하는 건가?”
“육체의 강함이 없이는 그 어떤 강함도 이룰 수 없어. 마법이라고 예외는 아니야.”
“하! 결국에 마탑에서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진 패배자들이 늘 하는 변명거리지! 마탑의 정식 마법사로서의 커리큘럼과 교육을 이수하지 못했으니, 결국 온갖 잡기로 만회해보려고 하는 짓거리! 한두 번 본 줄 아나!”
“…….”
후웅!
불쾌한 표정으로 부테롤을 노려보던 세일럼은 들고 있던 30KG 아령을 중력 마법으로 공중에 띄워 보였다.
“마탑은 나 같은 특수한 적성의 마법사들을 일부러 배제했어! 그런 편협한 커리큘럼에 일조해놓으면서 뭘 잘났다고 그 주둥아리로 나불거리고 있어!”
후우웅!
투화악!
“윽!!”
카앙!!
부테롤이 반사적으로 마법으로 얼음 방패를 형성해내, 세일럼이 날린 덤벨을 막아내었다.
물론 세일럼도 진심으로 날린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진심으로 덤벨을 날렸다면 이미 얼음 방패 따위 부수고도 남았을 터다.
“내 적성 마법을 여기까지 이룰 수 있었던 건, 네놈들 마탑의 커리큘럼도, 마법 공식도 지식도 아니야. 오직 로헨 트레이너님이 가르쳐 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단련하고 나서, 이 수준에 이른 거야!”
“크음…….”
부테롤도 그녀의 중력 마법의 위력을 몸소 체험해본 터라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흥, 그래…… 그런 식의 접근법도 있다고 보자. 하지만 결국엔 네놈이 쓰는 건 그저 원래 가지고 있는 적성 마법을 그저 무식하게 휘두르는 것뿐.”
“뭣……!”
치이잉!
콰드드득! 치이잉! 화르륵!!
“읏-.”
부테롤이 손짓하자 세일럼의 주변의 땅이 융기하고, 융기한 땅에서 얼음이 튀어나오고는,
그 얼음을 다시 피어오른 불꽃이 살라버렸다.
“이런 정교한 다중 마법의 기교에 비하면, 너의 그 중력 마법은 그 근육처럼 무식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불과하다!”
“읏…….”
“엘레강스 하지도 않고, 정교하지도 않으며, 아름답지도 않은 그런 마법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 빌어먹을 자식이……! 그딴 현자 놀음에 얼마나 많은 재능 있는 이들이 마녀 취급을 받으며 꿈을 접어야 했는지 알아……!!”
콰득! 콰드드득!!
세일럼은 주변의 융기한 땅을 중력 마법으로 짓누른 뒤 살의를 담아 부테롤을 노려보았다.
“잠깐, 두 분 진정하시고-.”
카이란은 긴장하며 둘 사이에 끼어들려 급히 달려갔다.
과연 두 마법사의 싸움을 자신이 막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면서.
“마녀는 살려두지 마라, 사도에 몸을 담은 자들이야말로 흑마련과 흑마법사와 같은 존재를 만든다!”
“그 사도를 음습한 괴롭힘과 배척으로 만들어 내는 놈들이 지껄일 말이야!”
치이이잉!
후우우웅!
두 마법사의 마법이 격돌하려던 찰나,
“이런이런, 트레이너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셈인가?”
치이잉!
“웃!”
“엇?”
둘 사이에 갑자기 마법진이 생기더니,
“스펠 브레이킹.”
콰창!
“크읏!”
“꺄앗!”
아르길의 영창과 함께, 막 시전 되려던 부테롤과 세일럼의 마법을 모두 깨트렸다.
“아르길!”
“로헨이 서로 싸우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그러며 아르길은 한가롭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미끄러지듯 둘에게 다가왔다.
“……자네 지금, 그걸 타면서 그 스펠 브레이크 마법을 쓴 건가?”
“뭐어, 타는 데 익숙해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되더군?”
아르길은 천연덕스럽게 말하며 자전거에서 내렸다.
‘단단한 지면에 정확한 자세와 스태프를 동원해서도 발동이 쉽지 않은 스펠 브레이킹을 저런 이상한 물건을 타면서 아무렇지 않게 썼다고?’
부테롤은 인간적으론 정말 싫어도, 자신 이상의 마법 소양을 지닌.
한때 마탑의 ‘4원소 마스터’ 칭호를 가졌던 그의 마법적 소양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도 예전이었다면 이런 불안정한 상태에서 스펠 브레이킹 같은 섬세한 마법을 쓸 수 없었을 터. 모든 건 다-.”
아르길은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탄탄하게 펌핑되어 있는 자신의 허벅지를 철썩 내려치며 말했다.
“단련된 육체가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돕고, 마법 그 자체의 위력도 엄청나게 강화 시키지. 지금까지 마탑의 커리큘럼대로 정신집중과 정교한 마법식을 이용한 것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이며, 즉각적으로 말일세.”
“그런 말도 안되는…….”
“과거 마탑에도, ‘신체 단련이 곧 마법 구사의 강화로 이어진다’라는 주제로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지 않았나? 물론 학회에서 볼 가치조차 없다고 파문당했지만 말이야.”
“…….”
아르길은 과거를 떠올리며 입을 꾹 다문 부테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마탑은 지금까지, 권위에 매몰되어 변화와 새로운 사실에 대한 탐구를 잊어버린 걸지도 모르네.”
“……흥, 블루 드래곤을 레어에서 꺼내 올 거라고 그리 장담하더니, 빈손으로 털레털레 와놓곤 뭐 잘났다는 듯 말하나?”
“아아, 그거 말이지! 꺼냈네!”
“뭐?”
“블루 드래곤, 카페리아를 레어에서 나가도록 합의하는 데 성공했네.”
“지, 진짜인가?”
세일럼과 에이크가 하는 말은 믿지 않아도, 아르길이 하는 말은 그래도 귀를 기울였다.
“아, 단지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할 때까지 다소 준비가 필요하네. 그래서 제대로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그러니까- 대충 보름쯤 걸린다고 하는군?”
“보름? 무슨 준비를 하기에?”
“세상에 오랫동안 나서지 않은 사람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하겠나. 필요한 일이 많네. 이해 해주게나.”
“그렇게 말만 해 봐야 믿을 수 없다는 건 잘 알 텐데? 우리에게 보름이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란 말인가?”
당연하게도 부테롤은 아르길에게 매우 적대적인 태도로 비아냥거렸다.
“네놈이 그 드래곤에게 우리들의 일을 말해서, 레어의 방비를 더 철저히 하거나, 방심하고 있을 때 우리를 역습하거나 하지 않을 거라 어찌 믿을 수 있겠냔 말이다!”
“하긴 나라도 못믿지. 그래서 이렇게 선물을 가져온게 아닌가.”
“엥?”
그러더니 아르길은 자신이 메고 온 배낭을 턱 내려놓고 열었다.
“허억!”
그걸 보자마자 부테롤이 숨을 삼켰다.
그 안에는 각종 아뮬렛, 반지, 팔찌 등의 장신구 형태의 아티팩트와,
여러 가지 색으로 빛나는, 다양한 속성의 마석들이 한가득 들어 있다.
비록 조그만 배낭 하나를 꽉 채울 정도의 양에 불과하지만, 그 실제 가치는 로헨 트럭의 짐칸을 금화로 가득 채운 정도의 가치에 육박할 것이다.
이 정도 순도의 마석이, 차 보지 않아도 거기에 어린 마법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아티팩트가, 잡동사니처럼 가방 안에 잔뜩 쑤셔져 있는 광경은 마탑의 마법사들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카페리아가 레어의 물건 일부를 자네들에게 선물로 주었네.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된다면, 자신의 레어에서 불필요한 물건들은 아예 마탑을 통해서 나눌 수도 있겠다고 하더군.”
“…….”
“부테롤? 이보게?”
“어, 어어! 드, 들었네!”
마탑의 학장조차도 순간 할 말을 잃고 넋을 잃을 정도의 재화였다.
‘저 녀석의 말 대로, 이대로 충돌 없이 드래곤을 밖으로 꺼내서 저런 엄청난 재화와 아이템, 그리고 지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설사 무산된다 하더라도, 이 가방 안에 든 마석과 아티팩트 만으로도,
레어 공략 준비에 든 시간과 비용 전부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부테롤은 오만한 마법사지만, 계산 만큼은 냉철한 자였다.
“조, 좋아! 보름! 보름일세. 일단은 여기서 철수는 하겠지만, 보름 뒤에 아무런 소식이 없으면! 그땐 자네부터 마탑 청문회에 소환해서 영혼까지 털어버릴 걸세!”
“오오 무섭구만. 마스터 칭호를 걸고서라도 반드시 카페리아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주지. 자, 그럼 우리는 이제 준비할 게 많아서 말일세.”
마스터 칭호를 로 수정했습니다!
그러며 아르길은 뚱하니 바라보고 있던 세일럼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로헨 트레이너님이 뭘 준비하라는데?”
“각종 운동기구, 특히 실내 자전거가 필요하다는군. 단백질 보충제와 붉나무 드링크 원액 한 통 정도인가?”
“트레일러가 가기는 험하니까 힘 남아도는 오크 둘 정도 시켜서 왔다갔다 해야겠네. 그나저나 영감! 나한테 걸려있는 이 속박 마술은 언제 풀어줄 건데?”
말을 주고받으며 트레일러 쪽으로 향하는 둘을 부테롤은 조금 불만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보았다.
“우리도 이만 철수한다.”
“이대로 떠날 겁니까?”
선이 굵은 남성 마법사와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 마법사,
그리고 둘보다 키가 작고 안경을 쓴 남성 마법사가 부테롤에게 다가왔다.
“저 녀석 말대로라면 우리한텐 전혀 손해 볼 일은 없다. 보름이 지나고도 나오지 않으면 그때 다시 레어 공략을 재개하면 그만이야. 그래도 이곳을 감시 할 눈은 필요하니, 마침 잘됐군.”
부테롤은 간신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온 셋을 가리켰다.
“‘에파’, ‘페리오’, ‘오르겐’, 너희 셋과 2성 1반은 여기 남아있도록. 저 녀석들이 무슨 헛짓거리를 하지 않나 감시하는 역할이다. 계속해서 수정구를 통해 내게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떠나가는 부테롤을 잠시 바라보던 셋의 리더인 선이 굵은 남성 마법사 페리오는,
날카로운 눈으로 로헨 트럭 방향을 노려보았다.
“일이, 재미없게 돌아가는군.”
그는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여자 마법사 에파와 안경 마법사 오르겐과 서로 눈빛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