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80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79화
“로헨, 택배 왔다!”
“오우, 어서와라!”
언제 들어도 즐거워지면서 기분 좋게 문을 여는 마법의 단어가 들려왔다.
치잉!
쿠르르르!!
손을 마법진에 터치해서 레어의 입구를 열자,
커다란 짐수레를 자전거에 연결해 끌고 온 카카와 에이크가 반겼다.
“자, 원하는 물건들을 전부 가져왔다! 초심자에게 적합한 무게의 운동기구, 특히 실내 자전거!”
“보름분의 단백질 보충제와 보존 고기, 붉나무 열매 농축액 한 통. 이거면 되겠지?”
“좋아, 충분하다.”
“아, 그리고 특별히 부탁했던 그거도! 프로테나가 도와줘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며 카카는 짐을 들고 카페리아의 레어로 들어왔다.
“오오, 여기가 드래곤의 레어구나! 얘기는 많이 들었다! 어떤 구조로 이루어진 걸까? 오오, 이건 또 뭐지?”
그러며 카카는 마도 보안장치를 건드리려는 듯 손가락질했다.
“호기심을 갖는 건 좋지만 이것저것 함부로 건드리진 마라. 잘못하면 근손실 나게 된다.”
“나라고 호기심 가는 대로 막 만지는 오크는 아니다! 그리고 이미 옛날에 한 번 대가를 치렀지!”
그러며 카카는 오른손바닥 안에 남은 화상 흔적을 보였다.
황금모루 대장간에서 처음으로 우르할콘을 제련하는 법을 배웠을 때,
다른 금속과 다른 특성에 호기심이 생겨 달궈진 우르할콘에 손을 댔다 입은 화상이었다.
“그건 그렇고, 그 드래곤이라는 녀석은 어디 있느냐?”
“카페리아 말이군, 저기 있다.”
나는 뒤쪽, 폴리모프 상태로 레어의 벽에 숨어서 눈만 살짝 내놓고 있는 카페리아를 가리켰다.
나는 그래도 좀 익숙해졌지만, 다른 녀석들은 대하는 건 극도로 낯선 모양이다.
“꼭 새끼 고양이 같다. 드래곤이라면 엄청나게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라더니.”
“나는 그 모습을 봤다. 나중에 언젠가 보여주겠지.”
“에이크나 세일럼이 본 모습은 살이 찐 볼품없는 모습이었지만, 나와 함께 이 동굴 밖으로 나올 때는 진짜 전설 속 드래곤의 모습이 되어 나타날 것이다!”
“오오, 기대 하겠다!”
“그럼 보름인가?”
“그래, 카페리아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완료까지 보름이다.”
“오케이, 그럼 보름 뒤에 올 거다.”
“그때까지 일행을 잘 지켜라. 아 그리고.”
“음?”
“인간 마법사들의 움직임을 계속 예의주시해. 단, 먼저 공격하지는 말고. 무슨 말인지 알 거다.”
“알았다.”
역시 에이크는 척 하면 알아듣는군. 이런 때의 눈치는 똑똑한 카카보다도 에이크 쪽이 훨씬 더 파악이 빨랐다.
곧 배송해온 물건을 두거나, 실내 자전거와 스쿼트랙 등을 조립한 카카와 에이크는 레어를 떠났다.
“가, 갔어요……?”
“그래, 갔다. 그럼 이제부터.”
“읏…….”
자신을 돌아보는 로헨을 보며 카페리아는 겁먹은 표정으로 긴장했다.
“이, 이제부터 뭘 하는 건가요…… 저, 저 무섭게 생긴 물건으로 절 아프고 고통스럽게 만들 건가요……?”
“뭐 조만간 그렇게 될 거긴 하지만…… 표현에 주의하도록. 이상하게 들리니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나는 레어의 탁자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
“우선 상담부터 하시죠 회원님.”
“엣…….”
카페리아는 머뭇거리면서도 로헨과 마주 앉아 탁자에 앉았다.
다짜고짜 운동이라도 시킬 거라고 생각을 한 듯 갑자기 대화의 장이 열리자 머쓱한 모습이었다.
“자 그럼 회원님, 우선 바람직한 다이어트. 즉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뭐가 중요할까요?”
“어…… 구, 굶는다?”
“틀렸습니다! 굶는 건 곧 근손실을 초래합니다! 그건 살이 찌는 것보다도 더 안 좋은 일입니다!”
“히잇?!”
굶어서 살을 뺀다, 다이어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가장 접근하기 쉬운 다이어트 방법이다.
식단을 제한한다는 점에선 분명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지만, 잘못 시도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방법이다.
“중요한 건 식단을 조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위해 무작정 굶는 시도만 많이 했을 거라 생각한다.”
“마, 맞아요…… 그런데, 며칠도 안 돼서 너무 배가 고파져서…….”
“오히려 전 보다 갑자기 더 많이 먹고, 결국 먹는 양은 다시 돌아와서 오히려 더 살이 찐다. 굶어서 살을 빼려는 시도 열 번 중 아홉 번은 그렇게 되지.”
“네에…….”
“그럼 다음으로, 평소에 뭘 자주 먹지?”
“네에, 저…… 마법 전송기를 통해서 제도 최고 빵집 ‘생 하트 베이커리’의 빵을 받아서 먹고 있거든요…….”
“……빵?”
이건 또 뭔 드래곤 빵 뜯는 소리래.
“그, 옛날엔 저도 사냥을 하긴 했거든요, 근데…… 점점 움직이기가 힘들어지고, 고기가 소화가 잘 안돼서…… 마침 물질 전송장치가 있어서…… 인간들에게 부탁해서 생 하트 베이커리 빵을 전송받아서…….”
뭔가 잘못한 것 같이 카페리아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우물쭈물 말했다.
“아니, 뭐 빵을 먹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하는건 아니지만…….”
솔직히 드래곤 하면 거대한 아가리로 멧돼지 정돈 한 입에 삼켜버릴 이미지라서,
그런 드래곤이 빵을 옴뇸뇸 먹는 광경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아서 좀 황당했을 뿐이다.
“아, 저 그리고 식사를 할 때는 이 인간 모습으로 하거든요…… 그, 원래 모습으로 식사를 하면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가게 돼서…….”
“아, 그 모습일 때 신체 변화는 신체 그대로 적용되는 건가? 예를 들면, 그 모습으로 밥을 먹고 살이 찌면 원래 모습일 때도 살이 찐다거나, 그 모습일 때 배가 부르면 드래곤으로 변화할 때도 배가 부르다거나.”
“네에…… 완전히 1대1로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인간 모습일 때의 신체 상태는 드래곤일 때 대체로 이어져요.”
“그건 좋은 소식이군.”
굳이 드래곤 모습일 때 운동을 시킬 필요가 없어 번거로운 일은 피했군.
그래도 가끔 드래곤 모습으로 운동을 좀 하자. 주로 나하고 레슬링을 하는 거로.
“그래서, 주로 먹는 빵들은? 보여줘라.”
“네에…….”
그러자 카페리아는 문득 레어 안쪽,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커다란 금속 상자를 향해 갔다.
‘설마, 저거…….’
“끙차!”
엄청난 기시감이 드는 그 금속 상자를 카페리아가 힘겹게 열었다.
화아-.
그러자 냉기가 흘러나왔다. 내 생각대로 그건 냉장고였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다. 뭐 마법 어쩌고겠지.
그 안에 든 것은.
새하얀 식빵
생크림이 듬뿍 올려진 케이크
빵 사이에 딸기와 베리가 잔뜩 들어가고 생크림이 잔뜩 들어간 과일 샌드위치.
수십 겹의 얇은 페스트리에 꿀이 번쩍거릴 정도로 끼얹어진 과자
그 외 한입만 먹어도 일일 당 섭취 권장량을 아득히 초월할 것 같은 제과류로 한가득이었다.
“……이런 걸 주로 먹고 살아왔다고?”
“네, 이, 인간들이 만드는 빵이 너무 달고 맛있어서…… 소, 소화도 잘 돼고, 밤 새 마법 연구할 때도 커피랑 같이 먹으면 잠도 깨고 피로도 줄고…….”
나는 끙 하고 이마에 손을 올렸다.
“운동 부족에 과다한 단당류 섭취, 거기다 카페인 섭취, 그리고 수면 부족…… 이런 식으로 대체 몇 년이나 살아온 거지?”
“그, 제도에 생 하트 베이커리가 생겨났을 때부터니까…… 200년쯤 전?”
“당뇨병 증상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드래곤이라 그런 건가. 현대 인류에게 꼭 필요한 유전자라고 할 수 있겠네.
‘아무튼 문제의 핵심은 잡았다.’
“저, 무슨 문제라도…….”
“카페 회원님의 문제는 모두 파악했다. 이제부터 그 문제를 하나 둘 해결하며,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무, 무슨 문제인가요?”
“이제부터 이 냉장고 안에 든 것은! 프로그램을 완전히 수료할 때까지 드실 수 없습니다!”
“엣.”
그 순간, 카페리아는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에에에엑-!!”
“다이어트의 시작은 식습관의 변화부터! 자, 카페 회원님! 저 빵을 공급받는 그 전송장치란 것부터 일단 봅시다!”
“아, 안돼……! 안 돼요! 제가 살아가는 낙이…… 인간을 멸망시키지 말아야겠다고 늘 다짐하게 만드는 요소가……! 그것만은 제발! 로헨 오크님!”
“앞으로 로헨 트레이너라 부르십시오 회원님!”
나는 회원님의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서라면, 악마도 될 수 있다!
*
[에, 그러니까…… 앞으로 저희 생 하트 베이커리의 스위트 콜렉션이 아니라, 잡곡 호밀빵만 보내주라고요?]통신용 수정구슬 너머, 생 하트 베이커리의 점장이 당혹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네에…… 그, 그리고…….”
“호밀빵에 햄과 야채가 들어간 샌드위치 까지는 괜찮다.”
“……라고 하네요.”
[네, 네에…… 알겠습니다. 지난번 선지급해주신 대금이 오히려 남을 것 같습니다만-.]“잔돈은 됐어요…….”
그렇게 말하는 카페리아는 거의 나라잃은 표정으로 잔뜩 시무룩해져있었다.
“추가로 치즈 정도는 괜찮다. 남은 대금 만큼 치즈를 보내주는 것도 좋지. 아 그리고 신선한 야채들도.”
[아아, 치즈와 야채 말이죠?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일단 늘 하던 것처럼 일주일 치를 보내드리겠습니다.]“아, 그 물질 전송용 게이트로 말인가?”
이건 전생의 세상에도 SF에서나 나오는 물건인데, 어떻게 작동되는지 궁금하군. 두근두근거린다.
치이이잉!
카페리아가 빛나는 마석이 다섯 군데 박혀있고, 바닥과 마석 위쪽에 빛나는 마법진이 있는 기기를 보여주었다.
“여기서 이렇게 마법식을 발동하면- 흐음!”
치이이잉!
키이이잉!
“우웃?!”
갑자기 밝은 빛이 나더니,
슈우웅-.
빛이 사그라들자, 문제의 기기에 호밀빵과 커다란 치즈 한 덩어리가 나타나 있었다.
“이거…… 설마?”
“네, 생 하트 베이커리의 전송장치에서 전송된 거에요…….”
“아니, 공간 이동이라는 엄청난 기술을 고작해야 빵 배달받는 데다 쓰고 있는 거냐!!”
“히이익! 여기로 대금 납부도 한다구요오!”
결국에 참을 수 없어서 그만 목소리를 높여 태클을 걸어버렸다.
“그, 그리고! 이건 드래곤인 제 마나와 좌표계산, 그리고 공간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서 사용 가능한 데다, 생물은 사용하지 못하는 결함투성이라 이런 데 말고는 쓸 데가 없어요…… 이걸 실용 레벨로 만든 것도 저라서 가능했던 건데…….”
“아아, 그런 거였나.”
그나저나 공간 좌표계산은 해도, 자기 칼로리 계산은 전혀 못 하나 보군.
“그 덕분에 네가 레어 밖으로 더 나가지 않게 되어버린 거로군.”
“……네.”
“그런 생활습관도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충분한 단백질 섭취도 해야 하니, 앞으론 밖으로 나가서 사냥해 오는 걸 일과로 추가하겠습니다 회원님.”
“네, 네에?! 사냥요?!”
“뭐 그건 우선 기초체력을 어느 정도 다지고 나서 얘기다. 우선은 식사부터 하자. 그리고-.”
나는 척 하고 설치도니 실내 자전거를 가리켰다.
“저것부터 하는 겁니다 회원님.”
“에에에…….”
호밀빵과 치즈, 그리고 내가 챙겨온 보존 소시지를 야채와 함께 빵 사이에 끼운 영양 균형 잡힌 샌드위치와 식사를 마치고,
“운동 전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으로 심박수가 증가해서 운동수행능력이 좋아지니, 마시는 게 좋다!”
“네, 네에…….”
“운동이라곤 해 보지 않았고, 과도한 단당질 섭취로 근육뿐만 아니라 관절과 인대도 많이 굳어있을 거다. 우선은 충분히 잘 풀어줘야한다. 나를 따라서 스트레칭을 한다!”
“네, 네에…….”
카페리아는 로헨의 스트레칭을 따라하면서, ‘대체 내가 왜 이래야 하는가-.’라는 표정을 지었다.
“흐음, 역시 이 도련님 같은 복장이 운동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군.”
생각했던 대로, 어디 귀족 집안의 도련님에게 입힐 법한 셔츠와 멜빵 반바지 복장이 문제가 되었다.
‘역시 미리 ‘운동복’을 준비해 오길 잘 했지.’
나는 스트레칭을 돕기 위해 카페리아의 등을 누르던 손을 떼었다.
“이대론 안되겠습니다, 회원님.”
“네?”
“벗으십시오.”
“……예?”
“그 옷을 전부 벗으란 말입니다 회원님-!!”
“꺄악 미친 변태 오크야!!”
당연하게도, 오해는 깊어져만 갔다.
*
“여기가 드래곤의 레어인가?”
“오크 녀석에게 묻혀놓은 추적향을 따라 온겁니다. 분명합니다.”
카페리아의 레어 입구 앞에, 두 마법사 에파와 페리오가 섰다.
“확실히, 엄청난 보안이다. 역시 드래곤의 레어야.”
“당장은 들어가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하군. 하지만 그 오크가 들락거리는 한…… 기회는 있을 거다.”
그러며 페리오는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카페리아의 레어 안에 있는 마도 보안장치 같은, 보석 렌즈가 장착된 둥그런 마도 장치였다.
“계속 감시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