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8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81화
그리고 약 5일의 시간이 지났다.
“하아! 하아!”
“좋습니다 회원님, 그대로 1분만 더 버티십시오!”
“하아! 크으으아아아!!”
지난 5일간 그랬던 것처럼, 카페리아는 실내 자전거 운동을 계속했다.
단계별로 강도를 올린 결과, 이제는 고강도 인터벌도 가능해졌다.
마레스 공작 때와 마찬가지로, 고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도 관절에 최대한 부담이 가지 않는 것이 실내 자전거의 장점!
관절과 인대에 무리가 가지 않기에, 로헨의 PT스킬로 회원인 카페리아의 근육 손상을 빠르게 회복되고,
건강을 해치는 잉여지방은 빠르게 분해되어 다시 근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되어주었다.
로헨의 회원이기에 가능한, 지방 연소와 근성장의 완벽한 사이클 유산소 부스터다!
“자, 마지막 인터벌 5번째 종료!”
“하아아!”
자신이 사기적인 운동 사이클의 수혜자라는 건 모른 채, 카페리아는 유산소의 희열에 차올랐다.
“좋군. 오늘은 1시간동안 밟으며 무려 40km를 달렸다.”
실내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생긴, 주행거리 기록장치를 보며 말했다.
운동을 시작한 지 겨우 3일 남짓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장세였다.
“잘하고 있군. 어지간히 건강한 인간 남성도 이 정도 거리를 달리기는 쉽지 않을 거다.”
“저, 정말요?”
“그래, 정말로 잘 했다.”
“웃…….”
누군가에게 칭찬을, 그것도 운동에 관련해서 들어본 것은 처음이라,
카페리아는 순간 가슴이 울컥할 정도로 감격과 성취감을 느꼈다.
“게다가, 지금 너 자신의 몸을 한번 봐라.”
“네?”
철컹!
나는 레어 안에 방치되어 천이 덮혀 있는 전신 거울을 가져와 놓았다.
펄럭!
“이, 이게…… 나?”
카페리아는 수백 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전신을 거울로 보았다.
거울에 비친 카페리아의 모습은, 불과 5일 전, 토실토실 살이 찐 고도비만한 청소년의 모습에서,
평범한 체형으로 변화했다.
아직은 남들이 보면 ‘통통해서 귀엽다’ 정도의 살집은 가지고 있는 정도지만,
단 5일 만에, 그녀가 수 백년 간 빼려고 노력했다 좌절하고 실패한 살을 마법처럼 뺀 결과물이다.
“이건…… 대체, 무슨 마법을…….”
“마법은 없다. 그저 나의 회원으로서 성실하게 운동을 시작한 너의 힘으로 이루어낸 일이지.”
물론 내 PT 스킬과, 내 회원으로서의 혜택 덕분에 이룬 일이지만. 그건 일단은 말하지 않고 접어두었다.
운동에 한창 재미를 가지기 시작한 헬린이의 동기부여는 중요하니까. 여기서 괜히 초칠 필요는 없지.
“이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성과를 내었다. 두근거리지 않나?”
“두근?”
“앞으로 10일,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중급, 고급 단계를 지나고 나면 자신이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기대되지 않냔 말이다.”
“나의 모습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라.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거다! 그렇게 더 나은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가라, 카페리아!”
“……!”
카페리아의 눈이, 의지로 불타올랐다. 아주 좋은 눈이다.
‘저런 눈을 하고 있던 회원들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내었지.’
감량, 몸매 만들기, 바디프로필, 대회 출전.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동기부여가 되는 회원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내기 마련이다!
“트, 트레이너! 저기…… 저기!”
봐라, 카페리아도 자신의 안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하는 운동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지 않느냐!
“그래, 카페리아! 그 끓어오르는 운동의 열정을 폭발시켜-.”
“아니 그게 아니라! 트레이너가 들고 있는 그 거울! 그거 그냥 거울 아니고 다른 차원이랑 연결된 차원문이예요!”
“엥?”
콰라라락!
그 순간, 내가 든 전신 거울에서 거대한 거미 다리 같은 것이 튀어나와 나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우오옷?! 뭐, 뭐 이런 게 다 있나!”
내가 거미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거울에서 털 난 커다란 거미 다리가 튀어나오면 좀 많이 기분 나빠!
“자, 잠깐만요 트레이너! 제가 차원거울을 닫-.”
“라잇 웨잇!!”
콰드드득!!
“엣…….”
나는 곧장 한 손만으로 날 붙잡으려던 거미 다리를 뽑아냈다.
콰득! 콰직! 으지직!
@#$%-!!
내가 거울 너머의 다리를 하나씩 쑥쑥 뽑아내자 거울 너머에서 고통스러운 괴성이 들리더니,
쏘옥!
나머지 다리들이 화들짝 놀란 듯 떨면서 다시 거울 너머로 들어갔다.
“에, 엣…….”
막 거울을 통해 열린 차원문을 닫으려 마법진을 펼친 카페리아는 머쓱하게 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레어엔 평범한 물건들이 그리 많진 않군.”
“그…… 저도 호기심이 들어서 일단 사놓고 둔 물건이 많아서…….”
“앞으로 그런 게 있으면 미리 내게 알려주도록. 괜히 이상한 물건에 공격당해서 근손실 나는 건 피하고 싶으니까.”
“네에…… 그, 그런데 로헨 트레이너.”
“음?”
다시 천을 덮은 거울을 내려놓고 보니, 문득 카페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카페는 심장이 쿵쿵 뛰는 자신의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로헨 트레이너 말 대로예요…… 저, 더 운동을 하고 싶어요! 더, 더 강한 드래곤이 되고 싶어요!”
처음 만났을 때, 어쩐지 나이에 맞지 않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카페리아는,
마치 당장이라도 운동장 가서 뛰어놀고 싶은 어린 소년과 같은 표정과 눈을 하고 있었다.
“좋아, 때가 되었군. 이제, 이곳에서 나가자!”
“엣.”
아무리 그래도 그건 갑자기 너무 급발진 한 것 같다는 듯 카페리아가 맹한 표정을 지었다.
*
“우, 우선 그…… 밖에 나가기 전에, 일종의 가상 체험이랄까…… 부터 하죠…….”
거의 강제로 밖으로 끌고 나갈 기세인 로헨에게 기겁한 카페리아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가상 체험이라?”
“그, 가끔 바깥이 어떤지 궁금할 때나, 바깥과 소통할 때…… 쓰던 게 있어요.”
치잉!
그러며 카페리아는 레어의 안쪽에 성인 남성 크기의, 마법진이 잔뜩 그려진 커다란 돌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그 돌은 바닥에 그려진 육망성의 꼭지점에 세워져 있었다.
딱 봐도 마법적인 어떤 큰 장치였다.
“여기에, 팔다리에 이런 마도구를 차면…….”
기묘한 장갑과 발목에 뭔가를 차더니, 카페리아는 마법진 안쪽으로 들어섰다.
“이렇게-.”
치이잉!
그러자 카페리아의 주변에 빛이 일렁이더니, 순간 풍경이 바뀌었다.
후웅!
그리고 카페리아는 마법진 위에서 약간 떴다.
그렇다고 무중력 같은 느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지면에 올라선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건, VR? 가상 현실?”
그것은 바깥, 블루 마운틴의 숲의 한가운데의 풍경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내 전생에서도 완전히 구현하지 못한, HMD 따위 필요 없는 완전 증강현실 같다.
‘마법이 과학기술보다 딱히 나을 게 없다고 봤는데, 이런 점은 또 압도적으로 우월하군.’
마법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둘 필요가 있겠는데.
“이쪽으로 들어와 보세요. 이렇게 하면-.”
나는 그 마법진 안쪽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오호.”
그 안쪽은 정말 완벽하게 바깥 숲의 풍경이 재현되었다.
게다가 숲의 바람, 냄새 등의 감각까지 재현되었다.
“밖에 있는 마도구를 통해서 바깥을 그대로 재현한 거예요. 인간들은 그냥 수정구 쓰면 되지, 이런 번거롭고 커다란 마도 장치는 필요 없다면서 관심이 없어서…….”
“어리석군. 이렇게 좋은 기술을 그렇게 뭉개버리다니.”
안 그래도 세일럼의 일도 있고, 들려오는 것들을 종합해보면.
체계는 잘 잡혀있을 진 몰라도, 그렇기에 대단히 보수적이고,
새로운 것이나 비주류나 낯선 것에 대한 배척도 강한 것 같다.
“이것이 바깥 그대로 보인단 말이지?”
“네에.”
“흐음?”
퍼석!
내가 지켜보던 외부 화면의 숲에서 문득 고블린 한 마리가 불쑥 고개를 들이밀었다.
[으응? 이게 뭐죠 대장?] [글세,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건드리진 마라. 나중에 주군께 보고를 하지.]그 고블린들은 먼저 블루 마운틴 주변 숲에 정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카, 카토, 토치 세 고블린이었다.
“저 녀석들이 보이는 걸 보니, 정말로 외부가 그대로 보이는 거구나.”
“저 고블린들도…… 동료들이신가요?”
“잘 알아보는군.”
“다들 근육이 엄청나니까요.”
부정할 수 없지. 어지간한 야생 오크들보다 더 건장하고 근육질이 된 고블린들이니까.
“아, 아직 밖에 나가기는 좀 무서우니까…… 이걸로 일단 밖에 나가는 연습을…….”
“마도구를 통해서 외부에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나?”
“네? 이, 일단은 가능은 한데요 그건 왜…….”
“그 기능이 필요하다.”
그러자 카페리아는 잠시 마법진을 펼쳐 조작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내 목소리 잘 들리나 스카?”
[우오옷?! 깜짝이야! 주군?]내 목소리가 마도구를 통해 들리자 스카가 화들짝 놀랐다.
“이 마법 도구를 통해 원격으로 말을 전하고 있다.”
[허허, 정말 신기한 물건이군요. 흑마련에 있을 때도 이런 물건은 못 봤습니다.]“당장 지시할 게 있다. 좀 이상해 보일지라도 따라주어라.”
[존명! 말씀하십시오 주군!]한결같은 충성스러움을 과시하는 스카에게, 나는 명령을 내렸다.
“지금부터, 뛴다. 실시.”
[……예?]당연히 스카는 다짜고짜 내려진 내 명령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아, 내가 설명이 부족했군.”
뒤늦게 상황 설명을 해 주자 스카는 이해했다는 듯 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새로운 헬린 회원님을 위한 유산소 훈련이었군요. 진작 말씀해주시지 그러셨습니까.]나는 머쓱해서 그저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네, 네엣!”
카페리아는 자신을 바라보며 훗 미소 짓는 가상 화면 너머의 고블린에게 답했다.
‘그 드래곤이 고블린을 향해 군기가 들어서 답하다니.’
나는 그 기묘한 광경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적당한 강도로 달리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달려주십시오!]“네, 네엣!”
그러며 스카가 달리기 시작했다.
“30분! 30분 동안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스카를 따라가라!”
“아, 알겠습니다!”
그러며 카페리아는 화면 속 스카의 뒤를 따라서 뛰기 시작했다.
허공의 보이지 않는 지면을 딛으며 달리는 자세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기만 했지만,
스카를 바라보며 따라잡기 위해 달려가는 표정만큼은 매우 진지했다.
[잘 따라오십시오, 카페리아 회원님!]그리고 스카도 자신을 쫓아오는 둥그런 마도구를 돌아보며 훗 웃었다.
*
[자, 이번에는 속도는 그대로 하되, 중간에 발을 움직이는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해서 달리죠. 이렇게 말입니다!]“이, 이렇게 말이죠! 하앗! 하아!”
그렇게 다시 3일이 지났다.
스카는 그동안 다양한 페이스의 달리기를 통해 카페리아에게 적절한 유산소를 취하게 했다.
실내 운동이라 해도 실제 바깥의 화면을 보고 바깥의 감각을 느끼며 하기에,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만큼의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동시에, 마도구의 마법식을 개선, 카페리아의 모습도 마도구에 홀로그램처럼 보이게 만들어서,
스카가 카페리아의 모습을 보고, 운동 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운동을 잘 수행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스카는 로헨에게서 배운 지식으로, 카페리아에게 적합한 속도의 달리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하게 했다.
단순 달리기의 반복이 가져올 수 있는 지루함을 덜고, 효과적으로 유산소를 단련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자, 그럼 이번에는 하체 단련을 시작해보죠! 맨손 스쿼트란 겁니다! 자, 제 자세를 보시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의자에 앉듯이!]“이, 이렇게요? 으으그극!”
[잘하고 계십니다! 좀 더 깊이 앉아보죠!]“허, 허벅지가 엄청나게 아프…… 으그그극!”
[좋았어! 아주 멋집니다! 잘하고 계셔요! 한 번 더!]“으그그으윽!”
가상 화면을 보며 스카의 지시대로 운동을 수행하는 카페리아의 모습은,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었다.
‘맞아, 그 휴대용 게임기를 이용해서 게임 하듯 홈트레이닝 하는 그거. 링○트였던가?’
운동 초보자들의 홈트레이닝용으로 상당히 좋은 물건이어서 트레이너들 사이에서도 꽤 화제가 됐었지.
의도치 않게 현대 문물을 판타지 세계에서 그걸 재현하다니.
‘의외로…….’
게다가 스카는 신난 목소리로 카페리아의 트레이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어느 정도냐 하면, 내가 딱히 더 할 일이 없어질 정도로.
카페리아도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닌, 원격으로 간접적으로 만나기 때문일까.
드래곤의 입장에선 벌레나 다름없는 하등한 고블린임에도, 카페리아는 스카의 말을 잘 따라주었고,
아르길을 대하는 것처럼 격 없이 그를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았다.
‘이거로 카페리아가 운동을 단계적으로 익혀나갈 뿐만 아니라,’
타인과 다른 종족, 바깥세상을 대하는 법을 단계적으로 배우는 것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자 이번엔 복근 운동입니다!]“으그그극-!! 저, 저 죽을 것 같…….”
[눈부십니다! 카페리아 회원님!]그나저나 스카, 너 엄청 심심했었구나. 저렇게 신난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네.
“으응?”
그러다, 가상 화면 너머 무언가가 내 눈에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