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0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01화
슈우우우-.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있는 가운데에서도, 도리안의 영체는 계속 연기처럼 휘날리며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어, 어떡하면 좋나?”
[저 아래에 봉인되어 있을 때는 다른 영혼들의 기운을 안들킬 정도로 빨아 먹으면서 버텼는데…… 크윽, 너무 힘을 써버렸어…….]“무슨 무리한 무게 치다 디스크 터졌다는 듯한 말을!”
방금 이 귀신인지 영혼인지 모를 녀석이 엄청나게 유용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유용한 녀석을 허무하게 성불하게 놔둘 수는 없지!
조상님도 잘 모시면 봉 무게도 들어준다는데!
언데드 처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저 귀신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들어 놔야-.
‘응? 잠깐만.’
갑자기 전생의 일이 떠올랐다. 친한 헬창 동생과 있었던 일이었다.
『야야, 너는 그런 거 할 시간에 루틴 하나라도 더 쳐야지, 뭔 제사상을 차리고 앉았냐!』
『아 형, 이러면 진짜 무게 는다니까요! 조상님이 들어주신다니까요!』
『야 이, 돌아가셔서 근손실 빡시게 나신 조상님께서 잘도 들어주시겠다! 게다가 전에 떡에 이거 다 탄수화물 지방이야! 벌크업 식단이냐? 조상님에게 잘하기 전에 효도나 해라!』
『아 됐고 같이 삼배해요! 이거 해서 무게 오르면 그냥 좋은 거잖아요!』
『너 이러고 무게 안 오르면 지옥의 유산소 인터벌이고, 무게 오르면 제사 비용 다 대고 저 돼지 콧구멍에다 5만원 짜리로 꽂아주마!』
『……뭐야, 왜 진짜 무게가 올라?』
그랬던 추억이 왜 떠오르…….
“……혹시?”
나는 허리에 찬 유틸리티 벨트에 끼워져 있던 금속제 셰이커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아르길! 너의 그 로브가 필요하다! 보탄! 에이크! 저 뼈들로 탁자를 하나 만들어라!”
“어, 뭐라고? 탁자? 갑자기?”
“일단 하라면 해라! 필요하다!”
“아, 알았다!”
“허허, 기묘한 지시로군! 하지만 자네의 지시니!”
“뭔가 재미있는 걸 하려는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내 이 로브 따위 얼마든지 쓰게나!”
펄럭!
카락카락카락카락!
“완성!”
쿠웅!
내 지시에 카카와 보탄은 정말로 뼛조각들과 철판으로 쓸데없이 고퀼리티로 멋진 ‘상’을 하나 만들었다.
펄럭!
나는 그 상 앞에 로브를 돗자리처럼 깔고,
터엉!
그 위에 나의 비상시 근손실 방지를 위해 챙겨온 단백질 보충제가 가득 든 셰이커를 올렸다.
“아니 평소에도 그걸 가지고 다닌단 말인가?”
“어느 때든 근손실은 위험한 일이니까!”
“위험하죠!”
“비상식량정도라 생각하고요.”
“체력 회복도 되거든!”
모든 로헨 크루원들이 당연하다는 듯 허리에 찬 셰이커를 보이자 천하의 아르길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뭔가 위패도 올려놔야 할 것 같은데, 에잇 이거다!”
쿠웅!
나는 뼈 ‘제사상’ 위에 들고 다니는 50kg 덤벨을 위패 대신 올려놓았다.
“자, 정신 차려라 도리안!”
[으, 으으음……?]“내가 너를 위해서 손수 단백질 제사상을 차려주었다!”
도리안은 자기 앞에 나타난 ‘제사상’을 보았다.
[이, 이건……!]“그리고 이건! 같은 근육을 사랑하는 산 자로서 너에게 경의를 표하며 진심으로 제를 지내는 것이다! 라잇 웨잇 유세-차차차!!”
콰아! 훅! 훅! 타아앗!
나는 제사상 앞에서 푸시업 후 점프, 즉 버피 테스트를 했다.
“허어…….”
“뭘 하나 했더니…….”
“무슨…… 의식인가요?”
그 모습은 마치 이교도의 의식처럼 보여서 다른 크루원들도 당혹스러워했다.
“훗! 훗! 훗! 훗!”
그러거나 말거나, 로헨은 계속해서 제사상 앞에서 버피를 지속했다.
“웃!”
“놈들이 또!”
그러는 와중, 복도 너머에서는 또 다른 스켈레톤들과 영혼을 지배당한 흑마법사들이 오고 있었다.
“훗! 훗! 훗! 훗!”
그럼에도 로헨은 멈추지 않았다.
[자, 자네의 마음은 알겠네! 하지만 이런 일에 무슨 의미가- 응?]로헨의 행동에 제사를 받는 입장인 도리안도 당혹스러워하던 찰나,
변화가 일어났다.
슈우우우-.
갑자기 단백질 보충제를 담은 셰이커에서 연기와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으음?!”
그 순간, 나는 제사란 조상의 혼이 음식의 ‘향’을 맡아서 제사음식을 먹는다,
즉 ‘흠향’이라고 하는 것을 기억해냈다!
“도리안! 지금 피어오르는 저 단백질 보충제의 향을 맡아라!”
“어서 흠향을 하란 말이다! 라잇 웨잇!”
도리안은 내 기세에 움찔했다, 이내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내 말 대로 했다.
‘귀신에게 제사음식 섭취법을 강의하고 있다니, 이런 일도 다 있군.’
나도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맞나 좀 의문이 들기 시작하려던 찰나-.
[스킬 획득 조건 완료] [스킬 : 제사 획득!]“허어.”
[그 영혼에 새겨진 유교 정신은 죽은 자들과 조상님들에 대한 예의범절을 철저하게 지킨다! 당신의 정성에 감동한 조상님과 영혼들은 최소한 봉 무게는 들어줄 것이다!] [영체들을 유지, 강화하고 당신에게 적대적인 영체들에게 스턴 효과를 일으킵니다.]“정말로 조상님이 봉 무게 들어주는 거였어?”
[우오오오!!]그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불끈!
근육이 빠져 쪼그라들며 흐릿해지던 도리안의 몸이 갑자기 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뿌드드득!!
처음 봤을때의 근육을 넘어, 더욱 매스가 커지는 근육,
푸른빛도 선명하다 못해 생전의 색이 보이기 시작할 정도다.
게다가 원래 귀신 하면 떠오르듯, 마치 새우 꼬리처럼 연기에 불과했던 하체 또한 굳건한 두 다리가 생겨났다.
[이, 이럴수가!]도리안은 거의 생전 최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와 대지에 우뚝 선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놀라워했다.
[그, 그래 이거다! 이것이 인류 최강의 육체를 가진 마검사, 도리안 에츠란 말이다! 으하하하!!]쩌렁쩌렁-!!
키이이이익?!
카락카락카락!
도리안의 쩌렁쩌렁한 웃음소리에, 몰려오던 스켈레톤들이 일순 움찔하고 멈춰섰다.
그의 웃음소리 그 자체가 스켈레톤들에게 들어간 뒤틀린 영혼들에 어떤 종류의 타격을 주는 것처럼 보인다.
[호오오…… 이 엄청난 힘! 살아있을 때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아!]“이제 싸울 수 있는가?”
나는 단백질 보충제를 흠향하여 근손실을 피하다 못해 근성장한 도리안에게 말했다.
[물론이지! 고기와 근육을 나눠준 형제여!]그러며 그는 손을 뻗었고, 나는 그 손을 맞잡았다.
타악-!
놀랍게도, 귀신일 그의 손은 나의 손과 단단히 맞잡아졌다.
그 근육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 너는 나의 형제이자! 곧 나의 회원님이다!”
[회원?! 으하하하! 재미있는 말을 하는군! 좋다 형제여! 그대의 회원이 되어주지!] [도리안 님이 로헨 크루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스킬 해금 조건 완료] [살아있는 자 뿐만 아니라 죽은 자도 회원이 될수있다! 당신의 크루는 생사조차 초월한 근육을 사랑하는 모든 자들이 함께하는 초월의 길에 이른다!] [근손실을 피한 영혼들이 회원님들의 봉무게를 들어줍니다!] [전 회원님들의 근력이 추가로 30% 향상됩니다!]“오오옷?”
“무, 무슨 일이지!”
순간, 자리에 있던 모든 로헨 크루원 뿐만 아니라,
“우우웃!”
“뭔진 모르지만, 갑자기 근육에 힘이 돌아온다!”
“마나가 다시 차오르고 있어! 우오오!!”
“우린 더 싸울 수 있다!!”
마탑에 진입해 격전을 벌이고 있는 로헨-메타볼릭 크루원,
[힘이……! 이건 마법같은게 아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거죠?]마탑의 밖에서 다른 흑마법사들과의 싸움에서 외부의 마법사들을 돕고 있던 카페리아까지 동시에 스킬 강화의 효과를 받았다.
대륙 전체의 다른 모든 로헨의 회원들 모두가 동시에.
[크하하하! 넘친다! 힘이! 자아, 와라 근손실에 지친 영혼들아! 내가 빛으로 인도해주마!!]퍼퍼퍼퍼엉!!
키아아악!
카아아악!!
되찾은 근육에 기세가 오른 도리안은 곧바로 스켈레톤들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콰콰콰콰!!
그 주먹에서 쏟아지는 풍압, 아니 ‘영혼의 파동’은 스켈레톤들에게 쏟아졌다.
키아아악!!
갸아아악!!
스켈레톤들은 비록 겉으로 부서지진 않더라도, 그 안에 있는 속박된 영혼들이 날아가 정화되었다.
화아아아-.
속박에서 벗어난 영혼들은 곧바로 흩어지고, 스켈레톤 뼈들은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쿠오오오!!
도리안의 영혼의 파동에 맞지 않거나, 수많은 영혼들이 합쳐진 스켈레톤 골렘은 그것에 굴하지 않고 계속 덤벼들었지만,
“라잇웨잇!!”
빠카아앙!!
퓨퓩! 콰창!
콰아앙!!
콰직! 콰직!
당연히 그것들은 로헨과 그의 크루원들의 공격에 사정없이 날아갈 뿐이었다.
“재생을 하니까 귀찮았던 뼉다구 놈들이다!”
“재생하지 않는다면! 어려울 것도 귀찮을 것도 없지!!”
[크하하하!! 자아. 내 근육의 힘과 함께 해방되어라!!]콰콰콰콰!!
로헨 크루원들이 스켈레톤들을 박살내면, 빠져나간 영혼들은 여지없이 도리안의 힘으로 해방되어 흩어졌다.
도리안의 조력으로 로헨 크루원들은 거침없이 신속하게스켈레톤 군단들을 정리했다.
“후우!”
“흥, 유산소 밖에 안 돼.”
“근손실 나겠다, 이때 빨리 단백질 보충제를…….”
“아니, 프로테나, 지금은 잠시 단백질 보충제를 아껴두고, 도리안에게 양보해라.”
“예에엣?!”
그 누구에게도 단백질을 양보하지도 않고, 양보하라고 말하지 않는 로헨의 말에 프로테나가 경악했다.
“그 누구에게도! 트레이너에게도 부모형제자매에게도 단백질을 양보하지 말라고 하던 그 로헨 트레이너가!”
“미안하다. 하지만 이미 내 단백질 보충제를 써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며 로헨은 도리안을 보았다.
“저 귀신의 능력을 봤잖나. 저자는 우리 크루원이고, 저자의 능력이 지금 필요하다. 그 능력을 살릴 방법은 방금처럼, 단백질 보충제로 제를 지내는 것뿐이고.”
“으으음…….”
당연히 로헨의 말인지라 따를 수밖에 없다 하면서도,
역시 헬창으로서 자신의 단백질을 양보해야 한다는 덴 적잖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로헨 트레이너라면야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지만…….”
복잡한 마음으로 잠시 도리안을 보던 프로테나는,
“응?”
도리안이 울적한 표정으로 아직 푸른 영혼이 서려있는 무너져내린 스켈레톤들을 내려다보고 있는걸 보았다.
[딜런, 더치, 호킨, 빌리…… 모두 여기 있었군.]“저 필멸자의 영혼…….”
[그래, 이제 편히 쉬게나 나의 친구들이여. 자네들을 해방하는 게 너무 늦었어.]그렇게 말하며 그는 남은 뼛조각들에 손을 올리며, 아직 깃든 영혼을 해방시켰다.
그 푸른 영혼들은 순간 도리안과 같은 생전의 근육질 전사의 모습으로 변한 뒤 그와 마주 섰다.
[미안하네. 나는 아직 자네들을 따라갈 순 없어. 할 일이 남았으니까.]도리안의 말에 푸른 영혼들은 씩 웃어 보이며 흩어졌다.
홀로 남겨진 채 씁쓸한 표정을 짓는 도리안의 모습에, 프로테나는 연민의 감정이 들었고,
“……알겠어요.”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인간 영혼에게 제를 지내게 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에요.”
나는 조그맣게 투덜거리는 프로테나의 등을 두드렸다.
“다음엔 꼭 나의 단백질 보충제를 주지.”
“딸기맛으로요.”
프로테나는 장난스럽게 키득거렸다.
*
“흐음……?”
한 편, 마탑의 지하에서 여유롭게 흑마법사들의 소울 바인딩을 마무리하던 암페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묘하군. 영혼의 숫자가 어째서 더 줄어들고 있지? 아-.”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암페트는 그의 말라비틀어진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렸다.
“이런이런…… 워낙 오래되다 보니 잊어버렸군. 그 뇌까지 근육으로 이루어진 자칭 마검사 놈이 말이야.”
그는 불쾌하다는 듯 입을 비틀었다.
“도리안…… 그 녀석이 아직도 자아를 유지하고 있을 줄은…… 게다가, 나 몰래 빠져나와서 위에서 작당하고 있단 말이지? 아니, 놈 뿐은 아니로군. 무언가, 내 사령술로도 침범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영혼이 있어…….”
흥미롭다는 듯 중얼거리던 암페트는 이내 현장에 남아있던 거대한 마수의 육체를 이용한 기기를 보았다.
“하지만 상관없지. 원래라면 밖에서 만들어야 했을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으니…… 마족 놈들에겐 감사를 표해야겠군.”
키이이이!!
그의 손짓에 따라, 그에게 구속되어 봉인된 지하에 갇혀있던 영혼들이 마수의 육체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끄르르라아아!!
영혼들에 의해 침식되어가는 거대 마수의 육체가 괴로워하며 몸을 비틀고,
하아아아아-.
스으으으-.
꽈득, 꽈드득, 끼긱!
마침내 소울 바인딩이 완료된 네 명의 그랜드 마스터들이 눈에서 녹색의 안광을 흘리며, 관절을 꺽어가며 암페트에게 다가갔다.
“수천 년을 기다려온 나의 위업을, 오늘 달성할 것이다.”
암페트의 말라비틀어진 입술이 갈라지며 이빨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