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1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15화
“전속 전진!”
쏴아아아-!
커다란 무역선 ‘오르카’ 호는 선장 ‘네모’의 말에 따라 팽팽하게 돛을 펼치며 바다 위를 나아갔다.
“오오오!”
“생각 이상으로 빠르군!”
카카와 보탄은 배 너머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에이크도 짐짓 관심 없는 척했지만 쏜살같이 스쳐지나가는 바다의 풍경을 슬쩍 바라보며 조그맣게 감탄했다.
“좋아, 이대로 항로 유지!”
네모 선장은 명령을 마무리지은 뒤, 갑판에 서 있던 오크- 로헨을 보고 다가왔다.
“흥…….”
그의 표정은 다른 선원들과는 달리 그리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봐 오크.”
“로헨 코르막이다.”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단 티를 팍팍 내며 오고 있는 선장을 내려다보았다.
‘뱃사람답게 근육은 단련되어 있다. 하지만 편중된 영양섭취와 알콜 섭취로 불필요한 지방이 끼고, 특정 자세로 힘을 쓰다 보니 근육이 불균형하게 발달해 있어.’
그 영향으로 관절 상태도 좋지 않다. 연골, 인대, 주변 근육 등 관절에 관한 모든 곳이 상해있다.
‘험악한 환경의 뱃사람이라 다들 많이 망가져 있군.’
“-는데, 그래서 네놈! 듣고 있는 거냐!”
“음?”
근심안으로 몸을 분석하는 와중 뭐라 말을 했나보다. 네모 선장은 고까운 표정으로 날 노려본다.
“난 네놈들 녹색 덩치들의 믿지 않는다고 했다! 네놈들의 해적들이 몇 번이나 무역선을 쳤는지 아느냐! 네놈이 아무리 제국의 영웅이라 불려도-.”
‘그렇군. 좋지 않은 몸이 이 자의 꼬장한 성격을 만든 건가.’
“잠시 봐 주지.”
“뭐, 뭣? 으어억!”
퍼억! 토옥-.
로헨은 네모 선장의 다리를 살짝 밀어 넘어뜨리더니, 아이라도 안아서 눕히듯 살포시 눕혔다.
“뭐, 뭣 하는 거냐! 으헉!”
촤악!
그리고 거칠게 그의 셔츠를 벗겼다. 투실한 지방, 그리고 가슴털로 가득한 그의 상체가 드러났다.
“힘을 빼고 가만히 있어라.”
“네, 네놈 나에게 대체 무슨 짓을……!”
“그러면 고통은 없을 것이다.”
네모 선장이 저항을 해도, 그를 붙잡은 로헨의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 그만둬! 내게 손대지 마라 이 더러운 오크! 으, 으아아악!”
다른 선원들은 그것을 그저 지켜보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드드드득!
“끄허어억!”
뼈와 관절을 꺾는 소리, 그리고 비통한 네모 선장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킬 : 추나요법]뚜드드득!
로헨의 손길이 네모 선장의 뒤틀린 어깨를 바로잡고,
꾸구구국!
살짝 측만증이 있던 허리가 그의 손에 펴지고, 동시에 허리 근육들을 부드럽게 쓸어나갔다.
[스킬 : 딥티슈 마사지]“으, 읏?!”
“편하게 있으시면 더 빨리 끝납니다.”
로헨은 정성스럽게 네모 선장의 문제가 있는 어깨와 허리 관절을 스킬로 해결해주었다.
“한번 어깨와 허리를 움직여봐라.”
“오, 오오오?”
당연히, 네모 선장은 그동안 고질적으로 아프고 잘 움직여지지 않던 어깨와 허리가 멀쩡해졌음을,
그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아졌음을 느끼고 놀라워했다.
“뱃일이 험한 일인 건 안다. 그러니 그만큼 다치기 쉬운 근육을 균형 있게 보강하고, 관절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터억, 화악!
“우웃!”
그러며 나는 선장을 일으켜 세우고,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다른 선원들을 보았다.
“자아, 너희들도 와라! 오랜 뱃일로 상한 너희들의 몸을 오늘 치유해주겠다!”
오, 오오오-!
안 그래도 선장과는 달리 로헨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선원들은 환호하며 앞다투어 자원했다.
우드드득!
“으그어억! 아프지만 시원해!”
꾸욱! 꾸우우욱!
“끼야아아악! 아파! 하지만 시원해!!”
모든 선원들이 로헨과 카카, 에이크의 손에 벌거벗은 채 마사지를 당하는 풍경을,
“허어…….”
네모 선장은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이미 자신이 먼저 그 엄청난 효과를 체감했으니, 말릴 명분도 없었다.
그렇게 로헨 크루원들이 선원들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치료해 준 뒤,
“너희들이 각종 질병과 무기력에 빠진 것은 영양이 부족해서다!”
비타민 결핍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로헨 트럭에 가득 적재되어 있던 붉나무 드링크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적절한 단백질 섭취! 평소에 먹는 건빵, 소금에 절인 야채와 아주 조금의 고기로는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없다!”
그러며 나는 조리장에게 다가갔다.
“로헨 머슬 크루들에게서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후로 단백질인 물고기를 먹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잡히는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렇다면 내가 잡아주지!”
촤악!
곧바로 로헨은 바다에 그물을 던졌다.
“라잇 웨잇 베이베-!!”
콰아아아!!
보통 여러 사람이 함께 당기는 커다란 그물을, 로헨은 혼자서 잡아당겼다.
펄떡펄떡펄떡펄떡!
“허어억!”
“어, 엄청난 양이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생선들이 그물에 잡혀 딸려 올라왔다.
“생선은 그저 굽거나 삶아서 먹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장 영양을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선 회로, 그리고 적당히 익혀서 먹는 게 좋다! 카카! 에이크!”
“오우!”
“진정한 단백질의 맛을 보여주지!”
왠지 요리에 관해선 의욕이 넘치는 에이크와 카가는 대량으로 잡힌 생선들을 빠르게 손질했다.
뼈를 바르고 살만 남겨서, 일부는 회로, 일부는 아주 살짝 불에 익혀서,
그리고 일부는 뼈와 함께 다져서 완자로 만들어 기존에 절인 야채와 고기로 끓인 수프에다 넣어서!
여기에 온갖 종류의 고기에 쓸 수 있는 오크 특제 향신료 모음을 더하고, 붉나무 열매 즙을 레몬즙 대신!
“자아, 먹어라! 탄단지와 비타민이 완벽하게 조화된 근성장 메뉴를!”
오오오오-!!
불쌍하게도 생선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지 못하던 저들에게 생선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전수했다.
“크으으! 이럴 수가! 이게 진짜 생선인가?!”
“그동안 우리가 먹던 비리고 뻑뻑하고 맛대가리 없던 생선이 아니야!”
“생선을 생으로 먹는 방법이 있을 줄이야! 근데, 그게 맛있어!”
당연히 모두가 ‘맛있는 생선’을 처음으로 경험해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여간 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잘 모르니.’
로헨 머슬 크루 네트워크를 통해 육류를 맛있게 먹는 요리 레시피와 향신료들도 퍼뜨려야겠군.
“아아, 배 위에서 이렇게 맛있게 먹어본 건 처음인 것 같아!”
“흑흑 맛있었다 오늘의 짬밥은!”
“자아, 식사를 맛있게 했다면! 이제는 운동의 시간이다!”
오오오-!
“드디어! 로헨 머슬 크루의 그 운동을 할 수 있는구나!”
“나도 엄청난 근육을 가지게 되는 건가!”
다들 본격적인 근력 훈련을 하는 것인가 하고 기대했지만,
“아쉽겠으나! 기초와 밸런스가 잡히지 않은 몸으로 근련 훈련을 하는 것은 부상을 초래할 뿐이다!”
“어, 엇?”
“지금 너희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신의 밸런스! 그리고 유연성이다! 고로, 필라테스를 실시한다!”
“피, 필라스테스요?”
“그게 뭐지?”
“자아, 돗자리 깔고 서 봐라!!”
난데없이 햇살이 내리쬐는 갑판 위에 돗자리가 깔리고,
“으그그극!”
“끄아악! 내 가랑이!”
“찢어진다아악!!”
“그냥 팔다리 벌리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아픈 거야!”
과소평가하기 쉬운 필라테스의 고통에 선원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
며칠간의 항해가 이어졌다.
“그렇군, 돛을 펼치려면 이 줄을 끌어당기면 되는 건가?”
콰아아악!
펄럭!
보탄은 여러 명이 당겨야 하는 돛줄을 혼자서 당겨서 돛을 펼쳤다.
“그러면 돛의 움직임을 조정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그건 이렇게…….”
눈에 띄게 컨디션이 좋아진 선원들은 보탄의 관심에 열심히 응해주었고,
“그렇다면 여기에 이런 도르래를 설치하고, 줄을 이렇게 정리한다면 훨씬 더 효율적이겠군! 내가 직접 해 주지! 아, 좀 있다 배 밑바닥에 내려가 보지!”
보탄은 이 배에 탄 이래로 처음 보는 배의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개선 방안까지 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자, 버피 테스트 마지막 9세트 시작한다!”
그리고 에이크는 선원들에게 맨몸훈련을 시키는 트레이너 역할을 했다.
본인은 아니라 해도 트레이너 역할이 제일 잘 어울리는 녀석이다.
“정말로…… 굉장하군.”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던 나에게, 네모 선장이 다가왔다.
“자네들 덕분에 선원들의 건강도 개선되고, 배의 관리도 너무 잘 되고 있네.”
“우오오! 쓸고 닦는다!”
“물때! 죽인다!”
넘쳐나는 건강과 원기와 힘을 주체하지 못한 선원들이 시간 날때마다 청소를 해대니,
배는 처음의 그 배가 맞나 싶을정도로 모든 때가 벗겨져 새 배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자네가 어떻게 제국 곳곳의 지역들을 구원했는지, 그리고 왜 사람들이 자네에게 열광하는지를 알 것 같군.”
“원래 이런 것은 남의 말이 아닌, 자신의 몸으로 체험을 해봐야 알게 되는 법이다.”
머리로 눈으로 입으로 아무리 근육이 어떻고 운동을 해야 건강해지고를 보고 듣고 말하는 것보다,
당장 헬스장 회원 가입해서 덤벨을 들거나, 밖에 나가 걷고 뛰는 것만 못한 법.
“내가 자네에 대해선 오해했군. 사과하지.”
네모 선장 또한 자신을 고질적으로 괴롭힌 뒤틀린 허리와 어깨의 통증, 그리고 약한 괴혈병 증상,
무엇보다 몸의 지방과 체중이 감량되어 몸이 가벼워지고 잠을 잘 잘수 있게 된 것에 성격이 훨씬 관대해진 것이었다.
“우리 오크는 다른 종족들에게 오해를 잘 사는 법이지. 무엇보다, 네가 말한 대로 ‘오크 해적’이 있다면 더더욱.”
“으음…….”
그 말조차 나오는 것이 불편하다는 듯, 네모 선장은 긴장한 표정으로 신음했다.
“몇 년 전부터 갑작스럽게 세를 불린 해적들이네. 그들에게 당한 숫자만 벌써 10여 척에 달해. 제국 해군이 토벌에 나섰지만, 역으로 당한 적도 있네.”
“상당히 강한 해적인가 보군.”
“단 한 척의 해적선으로 이루어진 그 해적단은 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에 우선 여러 척의 보트를 띄워서 접근하네. 그렇게 혼란을 일으키다 본 해적선이 빠르게 접근해 승선한 뒤 순식간에 배를 장악해버리지. 반격조차 할 틈도 없이 모든 값나가는 것들을 가지고서 사라지네.”
“의외로 꽤 깔끔하게 일을 하는군?”
“그래서 선원을 많이 죽이지는 않지만, 그들을 상대해본 자는 압도적인 무력에 단숨에 제압당했네. 그들의 정체를 거의 드러내지 않지만, 운이 좋은건지 나쁜 건지 모를 자가 그들의 정체를 보았어.”
“그것이, 오크였나?”
“그것도 선원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말하면서도 네모는 스스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했다.
“자네들 오크들은 산속에 부족 단위로 흩어져 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야.”
“우리도 슬란 산맥에서 사는 핏빛 함성 부족 출신이다. 다른 부족들의 사정은 아는 바가 없다.”
“그런가, 산에 사는 오크가 있다면 바다에 사는 오크가 있어도 별 이상할게 없다는 게로군.”
“그건 확인해 보면 알 일이다. 그리고, 걱정 마라.”
턱!
나는 훗 웃으며 갑판에 놓인 닻과 거다란 쇠사슬 위에 손을 올렸다.
“해적이 온다한들, 이 배는 안전할 것이다.”
그러며 나는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았다.
*
새벽 5시 즈음, 막 동이 터오려고 하는 시간.
인간이 극도로 피곤해지고, 그러면서 곧 해가 떠오르기에 긴장이 풀리기도 하는 시점.
솨아아아! 솨아아아!
그 틈을 타서, 다섯 척에 이르는 보트들이 오르카 호에 접근했다.
그곳에 타고 있는 것은 크고 작은 덩치를 가진, 얼굴 전부를 두건과 복면으로 가린 자들로,
뱃사람 답지않게 긴 소매와 바지로 팔다리도 가리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도록 꽁꽁 싸맨 복장을 한 해적들의 배가 오르카 호에 가까이 붙었다.
“흥, 아주 감시조도 없이 한가하군.”
“그런 때를 노렸으니까.”
“우리가 자신들을 계속 추적하고 있던 줄도 모르고 말이야.”
휘릭휘릭 휘익!
터억!
그들은 배에서 긴 사다리나 갈고리 달린 밧줄을 오르카 호에 걸었다.
“귀한 물건들이 많은 대형 상선이다. 불은 지르지 말고 깔끔하게 하자고.”
리더러 보이는 검은 복면의 해적이 지시하며 막 갈고리 밧줄을 타고 오르려던 찰나,
촤라라라락-!!
콰아아아!
“헉!”
콰직!
갑자기 그와 부하들이 탄 보트에 오르카 호의 닻이 떨어졌다.
“뭐, 뭐야!”
“여긴 닻이 있는 부분이-.”
“라잇 웨잇!!”
“허억?!”
콰아아악!
촤라라락!!
“우, 우와아앗!!”
보트를 꿰뚫은 닻이 갑자기 들어 올려지며 보트를 낚싯바늘처럼 걸었다.
그리고 보트는 낚시에 걸린 물고기처럼, 닻에 꿰여서 들어 올려졌다.
“월척이 걸려들었구나 베이베-!!”
월척의 기쁨으로 가득한 로헨의 기합찬 목소리가 새벽의 바다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