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19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18화
로헨이 정확하게 마석포탄을 배의 상면에 떨어지도록 했기 때문에,
녹색 수염 해적단은 선장과 주요 해적들만 깔끔하게 소멸한 채 배는 멀쩡히 남을 수 있었다.
배는 엑자일드에 의해서 해적 본거지로 인양되었다.
”이게 바로 그 마석포인가!“
카카와 보탄은 해적들 다섯이 간신히 들어서 가져온 마석포로 곧바로 향했다.
“오호, 이거 재미있는 구조로군! 한번 뜯어보고 싶은데! 흐음!”
“우, 우와앗!”
“우리가 다섯이 겨우 든 걸 혼자서!”
보탄이 가볍게 마석포를 어깨에 짊어지자 해적들은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혹시나 터질지도 모르니까 따로 떨어진 곳에서 가서 분해해보자고.”
“마법을 잘 아는 녀석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세일럼이나, 아르길이라던가.”
그러면서 그들은 마석포를 가지고 해적 본거지 어디론가로 떠났다.
‘여전히 새로운 기술이라 하면 근성장보다도 탐욕스러운 둘이로군.’
떠나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훗 웃으며,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자, 조금만 더 버텨라!”
우드드득!
“끄, 으으윽!!”
나는 지금 어깨 관절이 꺾인 채로 굳어서 뒤틀려버린 오크 해적의 어깨 관절을 펴고 있다.
[스킬 : 딥티슈 마사지, 추나요법 발동!] [스킬의 콤비네이션 효과로 치유 효과가 발생합니다!]“끄으으윽!”
조심조심, 조금씩 굳어진 관절을 편다.
이미 완전히 굳어버린 관절을 원래대로 펴려면 어쩔 수 없이 원래의 조직이 손상되는걸 피할순 없다.
원래대로라면 이걸 조금씩 단계를 밟아가며 해야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럴 여유가 없다.
‘그렇다면, 속성근육을 더한다!’
[스킬 : 속성근육, 신성 속성 발동!]치이이잉!
나의 상완근에서 피어오른 신성력의 빛이 전완근으로 흘러 손으로 이어졌다.
[신성력의 힘이 조직을 치유합니다!]“이 악물고 참아라! 라잇 웨잇!”
우드드득!!
“으아아악……!!”
살을 찢고 뒤틀린 관절과 연골을 꺾는 격통이 일었음에도, 역시 오크인지라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그 찰나의 순간 나의 속성근육이 뿜어내는 신성력이 흘러들고,
여기에 딥티슈 마사지, 추나요법 스킬의 회복효과까지 중첩되었다.
그 결과,
지지지지직!
찢어지는 것보다 더 빨리 로헨의 손에 닿은 조직이 회복되었다.
“크하아아!”
내가 스킬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내가 어깨를 펼쳐준 오크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라……?”
“이제 괜찮을 거다.”
그 오크의 뒤틀린 어깨는 원래의 형태로 돌아왔다.
오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깨를 마구 움직여봤지만, 그가 고질적으로 느낀 통증과 운동 제한은 없었다.
“대, 대단하다! 어깨가 원래대로 돌아왔어!”
오오오오!!
그것을 지켜보았던 다른 오크들이 환호했다.
“정말로 저 녀석의 어깨를 치유했어!”
“뭐가 그저 움직임을 좀 편하게 해주겠다는 정도야!”
“완전히 고쳤잖아!”
“인간 사제도 못 하는 치유술을 해내다니!”
‘그야 내가 이런 스킬을 획득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진짜로 딥티슈 마사지와 추나요법 스킬로 움직임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정도만 할까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잘 됐군. 이렇게 치유 스킬이 생기다니.’
천국과 지옥이란 스킬 이름 답게, 지금 내 손에는 스킬의 효과가 일렁이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붉은 기운, 왼손에는 하얀 기운.
방금 내가 스킬을 써본 뒤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스킬 이름 대로 지옥-오른손은 손댄 부분의 조직을 파괴하고,
왼손-천국은 그 조직을 다시 원래대로 재구성한다.
어느 정도 규모의 치유가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기 있는 온갖 장애를 가진 자들을 고치는 건 되겠군!’
“자아, 치유를 원하는 자들이여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들을 두 발로 걷고 두 손으로 들게 해 주마!”
오오오오-!!
“부선장님! 먼저 하십시오!”
“언제나 고생이 많으시지 않습니까!”
“너희들…….”
그들은 부선장 그레닉을 앞으로 내보내었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걸음도 힘든 상태임에도 부선장으로서 늘 모범을 보이던 자라 인망이 높았던 거였다.
그래서 그들은 한마음으로 부선장 그레닉이 치유 받기를 원했다.
“와라. 너를 제대로 걷게 해주마.”
그레닉은 머쓱하게 앞으로 나와 내 지시에 따라 앉아서 보조기를 찬 오른발을 내밀었다.
보조기를 벗기자, 그곳엔 아래로 축 늘어진 발목이 있었다.
“그렇군.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건가.”
“그래. 보조기에 의지해서 간신히 걷고 있는 형편이지.”
‘내 동생 중 한 명도 아킬레스건이 끊어져서 프로 선수가 되는게 좌절된 적이 있지.’
운동하는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부상 중 하나.
현대 의학이 발전했음에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는데 3개월,
운동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려면 최소 반년의 시간이 걸린다.
하물며 의학이 발전하지도 않은 전근대인 이 세계에선 한번 끊어지면 그대로 장애인 신세가 될 터.
“고생했겠군. 하지만 걱정마라.”
나는 그의 발목에 두 손을 올렸다.
치이이잉!
‘지옥!’
“으, 윽……!”
끊어진 아킬레스건은 이미 종아리까지 말려 올려가 굳어버렸을 터.
이 상태로는 치유해 봐야 이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파괴한다!’
파지지지직!
“끄, 으으윽!”
“참아라! 오크잖나!”
당연히 있던 조직이 소멸하는 엄청난 격통이 일었지만, 그레닉은 온힘을 다해 참았다.
‘다음, 천국!’
치이이잉!
그리고 나는 곧바로 왼손을 그의 아킬레스건 위치에 올렸다.
‘마사지!’
꾸욱! 꾸욱! 스윽! 스윽!
나는 발목과 종아리 근육 결을 따라 마사지를 했다.
그것을 통해 굳고 유착된 근육과 조직을 풀고, 다시 아킬레스건을 회복시킨다!
지지지직!
소멸한 아킬레스건이 다시 생겨나면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제대로 이어지도록 계속 마사지하고, 관절을 적절하게 움직인다!
꾸욱! 스윽! 꾸욱! 스윽!
그 섬세한 과정을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았다.
“후우!”
로헨의 기합과 함께, 모든 과정이 끝났다.
“자, 이제 한번 일어나봐라.”
“어……?”
그레닉은 반신반의하면서 일어났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지 근 10여 년의 시간 동안 보조기 없이는 일어설 수 없었던 그가,
“무, 무슨……!”
일어섰다.
터벅, 터벅.
걸었다.
두두두두!
제자리에서 뜀박질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말을 잘못했군. 너를 걷게 해주겠다가 아니다. 너를 뛰게 해주겠다였다!”
오오오오-!!
해적들은 마치 앉은뱅이가 일어난 기적을 본 듯이 환호했다.
“자아, 오너라! 너희 상처 입은 자들아! 내가 너희를 치유해주마!!”
와아아아!!
로헨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엑자일드가 받아들인 장애를 가진 모든 오크들이 그를 향해 몰려들었다.
“잠깐!!”
쩌렁-!
그런 그들을 제지한 것은 에이크였다.
“무질서하게 몰려들면 로헨의 치료를 오히려 방해한다! 질서 있게 줄을 서라! 네놈들은 긍지 높은 오크이자 해적이지 않나! 강인함은 곧 자기 절제와 질서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 웃!”
“아, 알았다! 아니…… 알겠습니다!”
오랜 부 트레이너 경험으로 에이크는 그 누구보다 조직을 통솔하는데 뛰어나게 되었다.
원래부터 또래 애들을 휘어잡고 다닌 데다, 나 다음으로 강인한 몸이 더해진 카리스마에 힘입었지만,
‘나는 안다. 너는 언제나 귀찮다고 투덜대도, 너는 남을 절대로 그냥 두지 않는 성격임을.’
그것이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 적합한 성격임을 난 알고 있다!
“쳇, 내가 왜 이런 귀찮은 일을…….”
에이크는 투덜거리면서도 해적 무리를 순식간에 질서정연하게 만들었다.
“이곳까지 오면서, 정말 대단한 능력을 키워 왔구나 모두.”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하는 로헨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로흐나가 대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역시, 너라면 분명히 오크들을, 이 세상을 구할 영웅이, 신이 될 수 있을 거야. 로헨.”
*
“제도의 카를 항까지 가는 길은 우리 배가 안내를 해주마. 물론 제국 해군의 눈에 안 띄는 정도까지 말이야.”
“감사합니다.”
“뭘, 너한테 엄마 노릇 못한 것 갚으려면 아직 멀었지.”
로흐나는 그렇게 말하며 출항 준비를 했다.
“선장님의 아드님께서 떠나신다!”
“서둘러라 아그들아! 편안한 여행 되시게 해야지!”
오오오오-!!
로헨 들과 140% 의기투합하게 된 엑자일드 해적단은 기쁜 마음으로 출항준비를 했고,
솨아아아아!
오르카 호와 엑자일드의 오크트릭스 호는 섬을 떠나 바다로 나아갔다.
“자아, 내가 재설계한 배의 속도를 몸으로 느껴보아라!”
“아니 그런데 왜 내 배까지 멋대로 개조를…….”
“돛을 펼쳐라!!”
펄러억-!
화아악!
보탄이 재설계한 돛을 펼친 순간, 두 배는 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 대단하다!”
“이런 돛이 가능한 거였다니!”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자아, ‘추진기’를 작동시키는 거다!”
보탄의 지시에 두 배의 선미 바닥에 있던 선원들이 그곳에 설치된 ‘장치’를 작동시켰다.
그것은 녹색수염 해적단에게서 노획한 불안정한 마석과 마석포를 어떻게 응용한 장치로,
“작동!!”
“에라 될 대로 돼라!!”
터어엉!
키이이잉!!
그들이 강하게 기계를 내려치듯 작동시키자마자, 기계는 수상한 녹색빛을 일으키더니, 맹렬하게 작동을 개시했다.
콰아아아!!
그러자 배의 선미에서 갑자기 엄청난 회오리가 일어나더니,
“어어어억?!”
“우오오오!!”
촤아아악!
갑자기 전에 없던 엄청난 속도로 두 배가 돌진하기 시작했다.
어찌나 엄청난 가속이었는지 선원들이 휘청거리고 넘어질 정도였다.
“뭐, 뭐야 이게 대체! 내 배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굉장하지 않나! 이건 이제 배의 혁명이 될 것이야!”
“그, 그건 그렇긴 한데!!”
“참고로 이건 안전속도지 전속력이 아니네! 물론 그걸 넘겼다간 폭발하지도 모를 테지만 말이야!”
당황하던 네모 선장도 조금 진정된 후 잠시 바다를 살펴보았다.
“이 정도 속도면…… 제도에 3일이면 도착하게 될 거야……!”
그리고, 이내 자신이 엄청난 혁명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알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로헨 크루는 단순히 사람들을 강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 그 자체의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고 있었다.
*
“나는 여기에 남겠다.”
“음.”
제도의 수역에 들어서기 전, 해적단의 배가 떠나기 직전에 에이크가 내게 말했다.
“솔직히 놀랐으면 했는데.”
“아니, 나도 네가 이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나나 에이크는 오크다. 흑마련이란 거대한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서 제국과 힘을 합치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오크라는 종족을 한데로 규합해야 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한때 제국에 불의의 기습을 당해 부족 단위로 찢겨버린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종족에 대한 구원이니까.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똑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종족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일이니까.
“어머니가 나에게 기대한 역할이긴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더 큰 일을 해야 한다.”
“알고 있다.”
“우리 종족을 하나로 모을 지도력과 힘, 그리고 지혜가 네게는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 수단도 있지.”
바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해적인데다, 이미 여러 부족이 하나로 뭉쳐진 집단이다.
엑자일드 해적단과 함께라면, 분명 에이크는 제국 곳곳에 흩어진 오크 종족을 하나로 규합할 수 있을 거다.
“나도 아직은 쓸만하단다. 아들 친구는 곧 나의 아들, 확실하게 함께 해 주마.”
로흐나도 어찌 보면 불편할 수도 있는 지금의 상황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미안하지만, 로헨! 우리도 남아야겠다!”
그리고, 카카도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 배를 개조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즐거움을 느낀데다, 이 녀석들과 함께라면 분명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기술을 보고, 새로운 기술과 물건을 만들 수 있을 거다!”
“자네에겐 미안하지만, 나도 카카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네.”
“그것이 가져올 우리 로헨 크루의 힘을 위해서! 흑마련에 대항할 힘을 위해서!”
그들의 흥미와 기대에 반짝이는 눈을 보고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카카, 에이크, 보탄은 미안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사이에 구구절절한 말은 필요없다.
“라잇 웨잇!”
““라잇 웨잇-!!””
우리는 각자 자신 있는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다시 만났을 때 근손실이 나 있으면 지옥의 로헨 루틴을 돌릴 것이다!”
“너야말로!”
“제국의 수도에서 뭘 많이 먹고 지방이나 찌지 마라!”
“제 친구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니.”
“물론이지! 너도 몸조심하거라!”
어머니와의 포옹을 마지막으로, 해적들의 배는 떠나갔다.
그리고 나는 제도의 항구, 카를 항구에 내렸다.
“막 눈을 뜬 직후 이래로, 혼자가 된 건 오랜만이군.”
쓸쓸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앞으로 맞이할 일에 기대감이 차오른다!
“자, 그럼.”
덜컹!
나는 보탄과 카카가 더욱 개조해준 강화된 자전거를 탔다.
쿠르르르르!
그 뒤에 필요한 운동기구와 물건들을 한가득 담은 자전거용 트레일러를 매단 채,
“가 보자!”
나는 제도의 ‘영원의 벽’을 향해 페달을 힘차게 밟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