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3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31화
“엠퍼러 더비…… 네놈, 그걸 노렸군.”
“엠퍼러 더비의 우승 켄타우로스와 그 트레이너는 황제와 독대를 할 수 있다, 이건 제국이 세워진 이래 단 한 번의 예외도 없다, 그렇지 않나?”
“그건 인간일 때의 이야기지, 오크가 황제를 독대하는 영광을 누린 적은 없다!”
“우리 오크는 인간과 같은 지성체가 아니란 말인가?”
나는 자리에 일어나 그를 내려다보았다.
콜칸은 3m에 달하는 키의 오크를 올려다보며 그 엄청난 압박감에 움찔 했다.
“우리 오크는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희로애락을 느낀다. 그리고 똑같음을 넘어 더 뛰어난 근력의 근육을 가지고 있지.”
“으, 음……!”
두쿵! 두쿵!
이미 로헨의 대흉근은 불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마치 북을 치는 소리가 울릴 정도였다.
그것은 콜칸에게도, 그를 호위하는 두 황금색 갑옷의 기사들에게도 전쟁의 북소리 같은 위협이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오크가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
“그, 그건……!”
“물론 아니지.”
로헨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콜칸은 안도의 한숨이 나오려던 걸 애써 참았다.
“우리 오크는 너희 인간과 같은 문명을, 사회를 건설하지 못했다. 한때 제국이 있었지만 인간의 제국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 내면에 새겨진 투쟁에 대한 욕망이 너무도 강했으니까.”
“……그렇다.”
“너희 인간보다 한발 앞서, 뒤틀린 근원의 힘을 받아들였고 그것이 혈통에 흐르고 있으니까.”
“거기까지 알고 있다면, 우리가 왜 육체 단련을 종교적, 사회적으로 터부시하는 것도 이해하겠군.”
“물론.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모조리 분쇄하고 여기까지 왔다.”
“……!”
“감정을 조정하는 것은 강인한 육체에 깃든 강인한 정신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이룰 수 있다. 이미 너희도, 거느리고 있는 황금색 갑옷의 남자들에게 똑같은 것을 시키고 있지 않나.”
“그건……! 면밀하게 선발된 선택받은 자에게만 치밀한 정신 수양으로 가능한 거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하찮은 민중들은 운동을 해봐야 소용 없고, 운동한다 한들 타락할 것이다?”
로헨은 실소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났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이 바로 인간들에게 계급을 나누고! 권력과 힘을 네놈들이 독점하려는 것이다! 우리 오크들에게서 제국과 나라를, 살아가던 땅조차 빼앗았듯이!”
“윽……!”
이번에는 콜칸은 로헨의 기세에 밀려 흠칫 하고 뒤로 물러섰다.
처억!
그리고 천인대들은 철창 너머 로헨을 향해 순간 검을 꺼내 들어 겨누었다.
본인들도 자기도 모르게 한 행동에 어리둥절함을 애써 갑옷 투구로 가리고 있는게 뻔히 보인다.
“나는 너희처럼 계급과 종족을 나누는 그런 치졸한 짓은 하지 않는다. 종족도, 계급도 상관없이 모두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근육 앞에 평등하다! 그것이, 로헨 머슬 크루의 정신이다!”
처억!
[스킬 : 포징]나는 사이드 체스트 자세를 취해보였다.
“크으윽!”
콜칸도, 천인대도 나의 포징 스킬의 압력에 견디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다.
처음의 내게 보이던 높으신 분 특유의 여유는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네놈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로헨 머슬 크루의 회원들을 모두 죽이기라도 할 것인가?”
무리일 거다. 이미 제도의 제국민만 해도 1/3이 로헨 머슬 크루의 회원이 되고 있는데 말이지.
“필요하다면…….”
“흑마련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말이냐?”
“네놈들 오크의 음모에 인간 제국이 굴할 것 같으냐……!”
“‘인간’의 제국이란 말이지?”
“크윽…….”
이미 제국은 인간만이 아닌 다른 종족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다종족 국가체계이다.
그것을 부정할 수 없어 콜칸은 그저 큭 이를 악물 뿐이었다.
‘게다가, 이미 인간의 제국이 아닌 이유가 있지.’
“네놈같이 권력욕에 찌들어 있는 나약한 자와는 아무런 말이 안 통한다. 당장 황제를 만나게 해줄 게 아니라면 가라.”
“네놈을 황제 폐하와 만나게 해줄 것 같으냐?”
“네놈이 뭔 짓을 하더라도 바라야는 엠퍼러 더비를 우승하고, 나는 황제를 만난다.”
“오크의 머리로 낼 수 있는 꾀라는 것이 겨우 그 정도라니…….”
“내가 원한다면 지금 여기서도 바로 나올 수 있는데 말이다.”
턱, 끼이이이익!
“……!”
내가 철창을 잡고 살짝 힘을 주니, 두터운 철창이 엿가락처럼 휘었다.
끼이이익!
나는 그 철창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으로 재차 답했다.
“어줍잖은 계략으로 황제와의 만남을 방해한다면, 충분한 근육의 가능성을 알려줄 수도 있다.”
“…….”
그 어이없을 정도의 일을 눈앞에 목격한 콜칸은 아연실색하며 말을 잃을 뿐이었다.
“가라. 그리고 황제에게 똑똑히 전해라. 핏빛함성 부족의 대전사 로헨 코르막이 곧 네놈을 만날 거라고.”
콜칸은 끙 하는 표정으로 떠나갔다.
“흐음.”
나는 다시 대충 만들어진 침대 위에 몸을 누였다.
솔직히 로헨 트럭 뒷자리에서 자는 것 보다는 좀 나은 공간이다.
“단백질만 제대로 나왔으면 완벽한데 말이야. 흐음!”
모두가 떠나간 뒤, 튀어나온 기둥을 손으로 붙잡고 침대 위에서 드래곤 플래그 자세를 취했다.
체지방율 3% 이하, 궁극의 컷팅이 가능할 것 같다!
*
“어지간히도 놈에게 시달린 모양이로군.”
“위험한 자입니다. 오크라고 상상도 못할 교활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힘도 말이지.”
콜칸의 보고를 들은 집무실의 황제 유진 산도프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퍼뜨리고 있는 로헨 머슬 크루의 운동 방법, 보고를 듣자 하니 천인대의 훈련 방법…… 아니, 그 이상으로 정교한 운동 방법이라 하는군.”
“그렇……습니까?”
“정말로 그렇네. 유산소와 스트레칭으로 기초 운동능력부터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근력을 늘리는 근력 운동을 한다. 개인의 근육의 질과 신체 구조에 따라 운동을 세밀하게 나눠서 한다. 분할 운동법 등등…….”
“으음…….”
콜칸으로선 잘 알지 못하는 용어가 계속 나와서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일부만 해도 우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수준의 운동법인데, 여기에 카이란 개혁은 개인의 정신적 수양까지 더해졌군.”
“그건…….”
“물론 나도 선대들이 무슨 생각에서 신체의 단련을 경계하고 멀리했는지 알고, 그 위험성도 잘 아는 바이네. 다만…….”
“다만……?”
황제, 유진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들의 운동법이 분명히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제국의 많은 문제를 해결해온 것도 맞는 일이고.”
“그래서 그들을 용납하실 생각이십니까?”
콜칸은 고까운 듯이 말했다. 황제에게 그런 태도를 보일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었다.
“그럴 순 없지. 다만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거네.”
그는 문득 과거를 그리는 듯 깊어진 시선으로 말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과거 대전쟁 시기엔 다른 종족들과 연합해서 좋은 결과를 내었었지. 단지, 그들과 우리가 추구했던 길이 달라졌던 것이 유감일 뿐이야.”
그러며 유진은 등받이 의자에 기대어 고개를 들었다.
“어쩌면 지금, 제국이 그때의 힘을 필요로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날로 위기감이 커져만 가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지도.”
그러며 쓰게 미소짓는 황제를 보며 콜칸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그 오크를 직접 독대하시는 건 반대입니다. 다만 정말로 그 오크가 조련한 켄타우로스가 엠퍼러 더비에서 우승을 한다면…… 그건 저도 말릴 명분은 없습니다.”
“좋은 대화의 장이 되길 기대해보지.”
“정말로 그 자의 켄타우로스가 우승을 한다면…… 말입니다.”
콜칸이 하는 말의 속내를 모르는바 아니나, 황제는 그걸 모르는 척 넘겼다.
어차피 그가 말린다 해서 들을 인물도 아니었기에.
“그럼…….”
“아 그렇지, 그 오크 말인데. 아직 이름을 모르고 있군. 전체 이름 말이야. 이름이 뭐였던가?”
“로헨 코르막. 핏빛함성 부족의 대전사라고 하던-.”
“푸훕!”
그 순간, 갑자기 황제는 마시고 있던 커피를 대차게 뿜어냈다.
“……폐하?”
“아, 아니, 아니네…… 그저 갑자기 쿨럭쿨럭쿨럭쿨럭!! 사례가……쿨럭!”
연신 기침을 하며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엄청나게 동요한 모습이었다.
콜칸으로서도 아는 바가 없어서 그저 의아해 할 뿐이었다.
“크흠 흠! 그…… 오크의 켄타우로스가 과연 이길지 어떨지가…… 참으로 관심있군. 무, 물론!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그럼요. 무척…… 쉽진 않을 겁니다.”
콜칸은 황제가 동요한 이유는 알 수 없어도,
적어도 자신이 꾸미고 있는 일을 반대하지는 않겠구나, 속으로 안도했다.
“말도 안 돼…… 설마……? 아니야, 그, 그럴 일은…….”
그가 떠난 집무실에 홀로 앉아있던 황제는 마치 PTSD 라도 온 듯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
“로헨 트레이너 언제 오시는 걸까나~.”
바라야를 비롯한 센토우르 더비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다섯 켄타우로스 들은 손에 크레페를 들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어느새 치열한 라이벌을 넘어, 사적으로도 친구가 된 그들이었다.
“그러게 말이야. 그분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해주는 마사지는 뭔가 부족하단 말이야.”
“단련법을 더 배우고 싶단 말이야! 아아, 이번 더비가 끝나면 은퇴해서 바로 근육을 더 키우고 싶어!”
“바바는 다 계획이 있구나~ 에클레스는 다리 괜찮아?”
“응…… 문제없어.”
“최강의 상대가 제 상태가 아닌 채 최고의 무대를 달리는 건 원치 않으니까요.”
“그보다 바라야, 손에 들고만 있으니까 크림이 다 흘러나오잖아! 기껏 비싼 제국 최고의 베이커리 생 하트 베이커리의 크레페를 산거니까 좀 더 제대로-.”
오랜만에 외출을 한 그 다섯 명의 켄타우로스들은 거리를 걸었다.
“죄송합니다- 여긴 공사중인지라-.”
“간판 좀 달게요!”
그리고 오늘따라 그녀들이 가는 길마다 이상하게 방해가 있어서 그녀들은 방해를 피해 가다 무심코,
인적이 드문 뒷골목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어쩌다 이런 곳으로?”
“그러게.”
그녀들이 새삼 자신들이 뒷골목으로 들어왔다 자각한 순간,
처억!
“어?”
“……!”
그들의 앞 뒤를 건장한 복면의 사내들이 가로막았다.
스릉!
그들은 꽤 큰 크기의 나이프와 망치 등의 흉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심지어 흉갑을 착용하고 있는, 누가 봐도 군인에 준하는 자들이었다.
“거기 켄타우로스들, 바라야를 빼고 다 물러나라.”
“우리는 그저 바라야에게만 볼일이 있다. 나머지는 볼 일 없어!”
남자들의 위협에, 다른 켄타우로스들은 움찔 했다.
“바라야 한테…… 뭘 어쩌려고요?”
“그건 네놈들이 알 바 아니다. 당장 꺼져! 안 그러면 네놈들도 다시는 뛸 수 없게 만들어주겠다!”
처억!
그러며 그들은 흉기를 들이밀며 다가왔다.
“읏…….”
“이 자식들이……!”
하지만, 그곳 누구도 자신의 친구이자 최고의 라이벌을 두고 떠날 켄타우로스는 없었다.
“개소리 말고 당장 꺼져 새X들아!!”
부웅-퍼억!
“끄헉!”
시작은 야마바바였다. 그녀는 들고 있던 크레프를 한 남자 얼굴에 집어 던졌다.
그녀의 힘으로 집어 던진 크레페에 맞자 마치 주먹으로 한 대 맞은 충격에 남자가 비틀거렸다.
“이 망할 말년이!!”
곁에 있던 망치를 든 남자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빠카앙-!!
“응?”
“어?”
갑자기 금속이 금속과 부딪치며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야마바바에게 달려들던 남자의 몸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야마바바의 밀어차기 킥 한 방에 남자의 흉갑이 찌그러지고, 남자는 뒤로 날아갔다.
콰당탕!
남자는 골목길의 쓰레기들에 처박혔다.
단련된 켄타우로스의, 그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센 야마바바의 킥은,
갑옷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의 타격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새X들이, 어딜 덤비고 있어!!”
“저, 저 미친 암말들이!”
“전부 조져! 바라야는 반드시 달릴 수 없게 만들어!”
그것을 신호로 습격자들은 일제히 켄타우로스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자식들이!”
“바라야 양! 절대로 안에서 나오지 말아요!”
“으, 응!”
그러나 켄타우로스들은 도망치지 않았다.
직후,
빠카앙! 콰창! 빠아악!
뻐걱! 빠드득!
으아아악!
갸아아악!
뼈가 부러지는 소리, 쇠가 쇠를 부수는 소리,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히 모두 켄타우로스들이 아닌, 그들에게 덤빈 자들이 내는 소리였다.
부웅-뻐걱!
“꾸엑!”
프레이니아의 올려 차기에 남자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은 뒤 바닥에서 곤두박질 쳤다.
다른 남자들도 무기의 리치보다도 더 긴 켄타우로스들의 킥을 한 대씩 맞고 그대로 전투불능이 되었다.
“이런 젠장, 뭐야 이 미친 켄타우로스들은!”
“젠장, 안 되겠다! 밀어붙여!”
“읏!”
그녀들은 모두
결국 갑옷으로 온 몸을 두른 채 방패를 든 남자가 나타났다.
로헨의 단련법을 거친 그녀들은 달리는 것 말고는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 다른 켄타우로스와 달리,
그야말로 다리라는 흉기와도 같은 신체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저 갑옷과 방패…… 도저히 그냥 거리의 부랑자들이 아니야. 저건-.’
분명히 근위대 수준의 군인이 착용할 장비다. 에클레스가 그렇게 생각했다.
“크오오오!”
“이, 이 자식이!”
“쳐죽여드리겠사와요!”
빠캉! 카앙! 뻐억!
“끄허억! 끄윽!”
프레이니아와 헤일리아의 킥에 갑옷이 우그러지면서도 견디며 갑옷의 남자가 돌진했다.
타닷!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단검을 든 날렵한 남자가 켄타우로스들의 틈을 파고들었다.
“바, 바라야!”
“엇…….”
남자의 날카로운 단검이 바라야를 향해 날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