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40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39화
제국의 중앙에 위치한 하이넬 공국의 한 도시.
“마르두크 님의 영광이 있으라!”
콰아앙!
콰아아아!
캬아아악-!
조그만 도시의 한 구역을 엄청난 신성력의 파도가 휘몰아쳤다.
키이이이…….
그 신성력을 맞자마자 도심을 메운 좀비들이 힘을 잃고 쓰러져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자아, 이 틈에 이분들을 마르두크님의 곁으로 보내버립시다!”
오오오-!!
카이란을 비롯한 우르할콘-로니움 합금으로 만들어진 앙크 십자가를 든 근육질의 사제들이 앞으로 나섰다.
“마르두크님의 곁으로!”
“천국에서 단백질 보충제와 우유가 흐르는 강에서!”
“근성장 하시길!”
빠카앙! 콰아앙!
빠지직! 으지지직!
그 사제들은 무자비하게 신성력으로 충만한 십자가로 좀비들을 부수고, 박살냈며 나아갔다.
“이, 이 빌어먹을 사제 놈들!”
크워어어!!
“오오, 이번 썩은 단백질은 제법 크군요.”
그러던 중, 좀비들의 너머에서 시체를 짓이겨 만든 플레시 골렘이 나타났다.
그 골렘을 타고 조종하고 있는 흑마법사가 으르렁거렸다.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는 네놈들 마르두크 교단의 횡포에 저항한다! 감히 나의 창조물을 그까짓 신성력 따위로 뭉갤 수는-.”
“창조물은 무슨. 타인의 근육도, 생명도 무너뜨리다니.”
“뭐?”
끼기기긱!
마치 쇠로 만든 와이어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소리가 나더니,
“빛의 정령 루민의 힘이여!”
투화아악!
퍼어억!
“……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하얀 빛줄기가 플레시 골렘에 날아들었다.
퍼어억!
치지지직-.
“으, 으아악!”
그리고 흑마법사는 자신이 올라타 있던 거대한 플레시 골렘의 절반이 사라진 것을 보고 경악했다.
퍼엉-콰아아아아!
키에에엑-!!
그 뒤에 따라오고 있던 다른 좀비들도 마치 나이프에 버터가 녹듯 궤적을 따라 소멸해나갔다.
“하여간 단명종 들이란, 왜 자신의 육체를 단련할 생각을 안 하고 남에게 근손실을 일으킬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빛의 화살을 날린 탄탄한 피트니스 모델과 같은 몸매의 엘프, 프로테나가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으, 으, 으아아악!”
무너져내린 플레시 골렘에서 빠져나온 흑마법사가 허둥지둥 좀비들 사이로 도망쳤다.
하지만,
피유우우-!!
퍼버버벅!!
키아악! 캬아아악!
퍼퍼퍼퍼억!
“으히익!”
갑자기 하늘에서 엄청난 숫자의 화살이 쏟아져 내려 좀비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도망치던 흑마법사는 정확하게 날아든 네 발의 화살에 양팔 양다리의 옷자락에 박혔다.
흑마법사는 마을의 한 벽에 곤충표본처럼 박제되었다.
“자, 이거로 잡았어요, 카이란.”
네 발의 화살을 1초 만에 정확히 쏜 프로테나가 그녀만큼 근육질인 하얗고 검은 엘프들을 거느리며 말했다.
“협조에 감사합니다. 주동자를 잡았으니 좀비 잔당들은 저희 교단의 머슬 프리스트들이 처리하도록 하죠.”
머슬 프리스트란 마르두크 교단에서 새로이 신설된, 심신을 모두 극도로 단련한 카이란 개혁의 추종자들이다.
지금까지 무력이 약했던 마르두크 교단의 새로운 망치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뭐어, 이 마을이 당하면 근처에 있는 버들잎 공동체도 위험해지니 우리도 협력한 것뿐이야.”
“라기엔, 이제 제국의 어느 인간 도시에 흑마법사나 흑마련의 세력이 일을 저지른다면 주변의 어떤 엘프나 드워프, 하다못해 고블린 공동체나 부족들도 위험을 피할 수 없게 되었죠.”
“맞아요. 이런 제국 영토의 한가운데에 있는 도시인 만큼…….”
흑마련의 세력이나, 그들을 배후로 한 각종 세력들의 발호는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작게는 흑마법사가 수상한 마법을 일으키다 소동이 일어나는 것,
크게는 이처럼 흑마법사가 저지른 일에 도시의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그 여파가 주변까지 퍼지는 것.
과거였다면 제국의 비대한 크기와 십수 년의 평화로 인해 흐트러진 분위기로 대응이 쉽지 않았을 터였지만,
로헨이 단련시킨 로헨 머슬 크루원들이 각지에 퍼지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
제국 각지에 흑마련의 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무력집단이 생겨났다.
거기에 더해 지금처럼 인간 사회와 거리를 두고 있던 엘프나 드워프, 심지어 고블린들까지.
제국 내의 흑마련의 발호가 그들과의 직접적인 위험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무엇보다.
『함께 같은 단백질을 먹고 같은 장소 같은 기구로 운동을 하며 같은 근육을 키운 자들은 형제와 같다!』
라는 로헨 머슬 크루의 정신 덕분에, 종족의 벽을 넘어선 화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카이란 사제님. 마스터 세일럼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아, 지금 바로 가죠.”
“저도요 저도.”
그러며 그들은 야전 지휘소로 삼은 건물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마법진이 그려진 탁자 위에 수정구슬이 있었다.
삡-삡-삡-
그 수정구슬은 마치 전화라도 온 것처럼 붉은 문양을 띄우며 깜빡이고 소리를 내고 있었다.
탁!
치잉!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사제.]“죄송합니다, 뒤처리가 좀 늦어서요.”
[뭐야, 언데드라면 당신들 전문이잖아? 왜 그렇게 오래 걸린 거야? 근손실 났어?]“그러네요, 최근 대민지원에 힘을 쓰다 보니 훈련량이 적어졌던 것 같습니다.”
[안 되겠네, 다음에 마탑에 와봐. 마탑 한 층 전부를 헬스장으로 꾸며 놨고 바남에서 직수입한 머신들로 다 채워놨으니까, 초심을 되찾고 근손실을 복구할 수 있을 거야.]수정구슬 너머 흐릿하게 보인 세일럼이 훗 웃으며 말했다.
“예, 꼭 그렇게 하죠. 아무튼, 하이넬 공국 주란 시의 언데드 사태도 해결했습니다. 주동자인 흑마법사도 체포했고요.”
[오케이, 이쪽으로 압송해와. ‘근육 심문술’로 배후를 밝혀내지.]“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이 ‘포터블 수정구슬 네트워크’ 꽤나 쓸만하군요.”
기존의 수정구슬 네트워크들이 꽤나 복잡한 마법식과 마도기기가 필요해 간단히 설치할 수 없었던 반면,
개량된 포터블 수정구슬 네트워크는 수정구슬 간 전달 거리가 짧아진 대신, 설치와 연결이 매우 간단해져서,
이렇게 짧은 거리에 연속적으로 간단히 설치해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신속한 연락망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전부 카페리아가 힘써준 덕분이지. 하루하루 마탑의 기술력이 달라져서 거리 풍경이 바뀔 정도라고.]수정구슬 너머 얼핏 보이는 세일럼이 피식 웃었다.
“그쪽의 고대 마도기기 폭주를 일으켰던 쪽은 어떻습니까?”
[그쪽은 진작에 메타볼릭 마법기사단이 진압했지. 직후에 곧바로 바란 산맥에 있던 세 개 드워프 혈족들의 공동체굴장에 마수가 침입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그것도 곧 진압될 거야.]마탑의 메타볼릭 학파 또한 교단의 머슬 프리스트와 같이,
학파를 넘어서 아예 마탑 최강의 무력집단으로 재편된 것이다.
과거 메타볼릭 마기사단을 계승하여 로헨이 재구성한 강인한 근육에 적합한 전투술을 습득한, 마법기사단으로.
“흑마련과의 연관성은?”
[깊어. 확실하게 흑마련의 마수 기술자와 연관되어 있어.]“남쪽 국경지대 쪽에는…….”
[국경지대의 정착지중 하나인 초아르에서의 정기적인 연락망이 끊겼다고 해. 북동쪽 국경지대 쪽에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흑마련 침공의 징후가 보인다는 말이 오더군.]“그쪽에는 아직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았을 텐데, 어디서 정보가 들어온 건가요?”
[요즘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같은 해적들이 있다는 소문은 들어봤으려나?]“……연어? 해적요?”
당연히 무슨 소린지 모르는 카이란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프로테나가 무슨 소린지 슬쩍 고개를 기울였다.
*
캬아아악!
“크으윽! 이 더러운 괴물들!”
뻐억!
쏴아아아!
계곡이 콸콸 흐르는 산골짜기에서, 허름한 옷차림의 오크들이 마수를 나무 몽둥이로 두들겨 패고 있었다.
키아아악!
“으, 으으윽!”
로헨과 그 친구들과 같은 거대한 근육을 자랑하는 오크들이 아닌,
부족 단위로 야생에서 살아가기에 그리 큰 근육을 갖지 못한 오크들이었다.
로헨 이전의 핏빛함성 부족 정도에 불과한 오크들이었다.
“크아악!”
“아아악!”
그렇기에 그들은 산짐승과는 비교가 안 되는 강함을 가진 마수들에게 무력하게 당했다.
“아이와 여자들을 먼저 도망치게 해! 사냥꾼들은 여기서 목숨을 걸고 놈들과 싸운다!”
붉은색 모히칸 머리의 오크가 진두지휘하며, 그나마 근육이 좀 튼실한 사냥꾼 오크들을 모이게 했다.
그들은 흘러넘치는 강을 배수진 삼아서 피난민들이 강을 넘어가기 전 마수의 발을 붙잡으려 했다.
키아아악!
호랑이, 늑대, 표범, 곰이 일그러진 형상의 마수가 숲에서부터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자아 온다! 긍지 높은 달늑대 부족 전사의 힘을 저 괴물 놈들에게 보여줘라!”
후우-!!
처억!
그들은 알량한 나무 창을 겨누어 방진을 펼쳤따.
하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그들의 알량한 방진은 쏟아지는 마수의 파도에,
노인과 아이와 여자들이 강 너머로 다 도망가기도 전에 쓸려나갈 거라는 것을.
허나 그들은 싸우려 했다. 오크 전사의 긍지를 걸고서.
그 순간-
쏴아아-촤촤촤촤촤촤!!
“……응?”
갑자기 무언가가 강물을 거슬러서 엄청난 속도로 헤엄을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뭐, 뭐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괴물 놈이 있는 건가!”
달늑대 부족 오크들이 긴장했지만,
크르륵?!
마수들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그 알 수 없는 소리에 경계하는 듯 멈칫했다.
“자아, 페달을 밟고 또 밟아라!”
“하반신 고저항 고반복 유산소!”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것은 곧 인터벌! 크오오오!”
“위에선 노를 저어라! 상체 단련이 될 것이다!”
“……뭐야 저건.”
달늑대 부족을 이끌던 모히칸 오크가 얼빠진 소리를 낼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 나왔다.
그것은 보트보다는 크고 통통배보다는 다소 작은 배가, 흐르는 골짜기의 강을 거슬러서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배의 좌우현에는 커다란 노를 젓는 근육질의 오크, 인간, 드워프들이 있었으며.
붕붕붕붕붕붕!!
배의 갑판 아래의 내부에서는 특히 하체 근육이 발달한 네 명이 엄청난 기세로 페달을 밟았다.
그 페달은 배의 뒤쪽에 장착된 ‘프로펠러’에 연결되어, 프로펠러를 마구 돌려댔다.
촤아- 쿠우웅!
그 엄청난 추진력과 노를 통해 그 배는 무려 산골짜기에 쏟아지는 계곡을 거슬로 올라갈 수 있었다.
“저기다! 저기에 더러운 마수의 냄새가 난다!”
“최대 속력 전진!!”
“라스트 스프린트!!”
“라잇 웨잇 베이베-!!”
콰콰콰콰콰콰!
엄청난 함성과 함께, 배는 미친 듯이 추진력을 뿜어내며-.
“어, 어어어어!”
“배, 배가 이쪽으로 날아온다!!”
콰콰아앙!
강의 미끄러운 바위를 점프대 삼아 날아올라, 오크들을 향해 달려들던 마수 위로 떨어져 내렸다.
“……어?”
“전원 저중량 고반복 준비!”
“예압 버디-!!”
쿠웅!
오크들이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한 거구의 근육을 한 오크의 지휘하에 배에서 선원들이 내렸다.
“마수와 상대하는 건 오랜만이다!”
붕붕붕붕!!
쇠사슬 달린 덤벨을 휘두르고 있는 크고 단단한 근육의 오크,
“오랜만에 고반복 훈련이로군! 크하하!”
거대한 도끼를 든 단단한 근육의 드워프,
“5분 이내로 끝낸다.”
쿠웅!
그리고 그들을 진두지휘하는 두 개의 커다란 메이스를 든 거구의 근육의 오크.
그들을 따라 한쪽 다리가 정교한 의족을 단 오크, 한쪽 팔이 의수인 드워프,
한쪽 귀와 눈이 없는 엘프, 인간과 거의 야생오크 급의 덩치를 한 고블린 등의 선원들이 차례로 내렸다.
“뭐, 뭐냐 네놈들은…….”
“우리는 엑자일드 해적단이다.”
“저 마수들로 고반복 훈련 좀 하려고 왔지!”
“겸사겸사 자네들도 구하고 말일세!”
“자아, 고반복 실시!”
“라잇 웨잇-!!”
퍼버버벅!
콰앙! 콰직! 으직!
끼에에엑-!!
그들은 달늑대 부족이 멍하니 바라보는 가운데, 몰려오는 마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거의 산을 뒤덮을 기세로 몰려오던 마수들이 그들과 맞부딪치자 순식간에 쓸려나갔다.
불과 몇 분 만에, 부족 전체를 집어삼키던 마수들이 그들에 의해 산의 거름이 되어버렸다.
“대, 대체 무슨…….”
“깊은 산에 있어서 그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었군. 하긴, 나도 지금까지 우리 부족에 있었다면 그랬겠지만.”
“뭐라고?”
에이크는 멍하니 자신들을 바라보는 달늑대 부족의 오크들의 앞에 서서 말했다.
“흑마련이 침공해오고 있다. 우리와 함께하라.”
그러며 에이크는 손을 내밀었다.
달늑대 부족의 오크들은 그의 잘 발달된 상완근과 이두, 삼두근의 팔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것이 자신들과 같은 오크의 팔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
“그렇다면 우리는 너희에게 흑마련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겠다.”
“……정말인가? 하지만 너희는 다른 종족과-.”
“너희들 말고도 바위곰 부족, 전쟁바람, 붉은어금니, 검은번개 부족이 우리와 함께하기로 했다.”
“뭣?”
“지금은 종족과 부족을 따질 때가 아니다. 함께 맞서 싸워야 할 때다.”
에이크가 진지하게 말하며 힘주어 말하자,
“…….”
타악!
모히칸의 오크는 그의 손을 맞잡았다.
“좋은 악력이다.”
에이크가 씩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