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54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53화
갸아아악! 구와아악!
과거 우리 오크 사총사와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던 시절, 뭘 먹을 때마다 나오던 소리가 여기서도 울려 퍼졌다.
“천천히 먹어라. 그렇게 빨리 먹지 않아도 단백질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우리도 한때는 저랬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로헨과 오크 사총사는 마족 아이들의 식사를 지켜보았다.
“우리를 구해줘서…… 고맙네.”
그러던 중 나에게 다가온 한 마족이 있었다.
대충 한 30대 초 정도로 보이는 마족이었다.
다리를 다친 모양인 듯 절뚝이고 오른쪽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너는?”
“나는 후린. 이 나루마을의 촌장이네. 지금은.”
“흐음.”
촌장치고는 좀 젊어 보이긴 하는데. 내가 아는 촌장이나 한 무리의 대표는 대체로 40대는 넘은 나이라.
“촌장… 아버지는 다크 나이트들의 숙청을 막으려다 가장 먼저 돌아가셨네. 나는 그 아들이네.”
“아아.”
그런 사정이면 어쩔 수 없지.
“숙청이라, 놈들이 그렇게 말하던가?”
“흑마련의 마족들은 약자는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보네. 우리 마을은 다른 곳에서 버려진 약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마을이라…… 다크 나이트들은 우리에게서 필요한 물자를 강제로 징발하곤 약자를 숙청한다며 마을을 태우려 들었지.”
그는 완전히 불타서 남은 거라곤 타다 남은 나무 기둥 몇 개밖에 없는 마을을 돌아보았다.
“약자라는 건 그저 상대적이고 모호한 개념일 뿐이다.”
그러며 나는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탕탕탕탕!
쿠르르르!
“이봐, 그쪽으로 더 옮겨봐!”
“오케이! 좋아서 거기 세운다!”
“터다지기 버피 테스트 실시!”
“실시!”
“우오오! 기둥 세우기 해머링! 딱 세 번으로 끝내주마!”
쿠웅! 쿠웅! 쿠웅!
그곳은 불타버린 마을을 대신해 로헨 기동대대원들이 새로이 마을을 세우고 있는 건설 현장이었다.
특별히 공병인 것도 아니고, 중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개개인의 피지컬이 탈인간급인 로헨 기동대대원들이라,
보탄을 비롯한 드워프들의 지휘하에 빠르게 터를 다지고 바깥에서 구해온 바위를 세우고, 나무 기둥을 세우고.
강가에서 구해온 진흙과 자갈, 그리고 허무의 대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화산재와 석회를 섞은 간이 시멘트로 벽을 세웠다.
시멘트는 근래에 드워프 일부 혈족이 사용하던 기술을 근래에 제국에 도입한 신기술이었다.
이런 식으로 오히려 흑마련의 영토에서 더 유용하게 쓸 줄은 몰랐지.
그런 식으로 빠른 공법을 탈인간 스펙의 대원들이 맡아서하니 1시간도 안 돼서 집 한 채가 세워지는 수준이었다.
“약함이란 건 뭔가. 단순히 신체 능력이 좋지 않다? 그럼 똑똑한 머리로 힘을 쓰지 않고 상대를 이기는 것은?”
“으음…….”
“단순히 신체 능력이라고 강약을 가린다 해도 그대들은 약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지 못해 이렇게 되었을 뿐.”
이미 반신이 되어 전근지안을 가진 나는 내 눈에 보이는 모든 이들의 근육 잠재력을 한눈에 알수 있게 되었다.
그 사람의 근성장 잠재력, 지근 속근 비율, 어느 부위가 얼마나 발달할 수 있을지를 모두.
이곳에 있는 마족들은 그 근성장의 잠재력만큼은 인간과 오크보다도 더 강하다.
단지 이들은 이 혹독한 환경에서 영양이 부족한데다 가난에 시달리고,
각종 부상과 후천적 장애에 시달려 그 잠재력을 다 내지 못했을 뿐.
“자신을 약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누구나 강인한 근육을 가질 수 있고, 자신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으니까. 저들처럼.”
나의 기동대대를 이루는 모든 종족은 저마다의 강점이 있다.
오크는 근성장의 잠재력이, 엘프는 유연성과 순발력과 지구력이 강점이다.
드워프는 특유의 튼튼한 신체와 파워리프팅에 최적화된 근육이, 인간은 가장 균형 잡힌 성장세를.
켄타우로스는 뛰어난 각력과 유산소 능력을, 고블린은 몸집에 비해 강한 힘과 순발력, 유연성으로 엘프 이상의 민첩함을.
각자가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누가 우위에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물론 난 모든 점에서 뛰어나지만!’
“나의 로헨 머슬 크루는 누가 강하고 약하다고 하지 않는다. 힘이 약하다고, 유산소가 약하다고 깔보지 않는다!”
나는 촌장 대리를 바라보며 강하게 말했다.
“오직 깔보는 것은 자신이 강자의 위치라고 착각하며 남을 깔아뭉개는 자와,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단련하지도 않으면서 타인에게 근손실을 유발하는 자들 뿐!”
“……그 누구도 우리에게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네.”
촌장 대리 후린은 씁쓸하게 말했네.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내가 달라지게 만들 것이다.”
그러는 한편, 엘프들은 많은 것이 불탄 마을이었던 땅을 다시 고르고 다진다.
“식물의 정령들이시여, 이 대지에 다시금 생명을 돋우세요!”
화아아악!
그들의 정령술이 많은 것들이 타서 아이러니하게도 지력을 회복하게 된 땅에서 콩의 싹을 틔워 냈다.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는 불모의 대지에서 녹색의 싹이……!”
“많은 것들이 바뀔 것이다. 우리와 함께한다면 말이다.”
“정말로, 달라질 수 있는가? 우리는 너희 제국의 적이 아니었나.”
“흑마련에 배신당했으니 이제부터는 우리들의 친구이자, 같은 단백질을 먹고 같이 근육을 키우는 크루원이다.”
“우리가……?”
“흑마련의 압제에 신음하는 모두를 해방할 것이다. 우리와 함께 하라. 그렇다면 그대들이 잃을 것은 쇠사슬과 칼이며, 얻을 것은 근육과 강함이니! 라잇 웨잇!”
라잇 웨잇-!!
로헨이 더블 바이셉스 자세와 함께 선창하자, 그 자리의 모두가 후창했다.
그 엄청난 기세, 상황, 의도하진 않았으나 반신 로헨의 말에 깃든 힘.
강인한 육체를 보고 동경하며 자신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이.
무엇보다-.
슈르르르!
엘프등의 정령술에, 척박한 데다 불탄 재로 뒤덮였던 땅에서 녹색의 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로 그 풍경. 새로운 생명이 움터오는 그 풍경이 결정적으로 후린의 마음을 움직였다.
“……알겠다. 부디, 그대들이.”
그의 눈은 처음 보는 녹색의 콩 열매를 신기한 듯 만져보는 아이들에게 향했다.
“우리에게 구원을 내려주길 바란다.”
[마족들이 당신의 크루원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종족이 크루원이 되면서, 그들의 경이가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당신의 신성이, 당신의 힘이 더욱 축적됩니다.]*
“이곳 나루 마을을 전초기지로 삼는다.”
“마침내 흑마련의 허무의 대지에 우리의 전초기지가 생겼군요.”
마을을 재건한 뒤 로헨 기동대대의 전술 회의가 열렸다.
“그래. 곧 있으면 해군의 배도 이쪽으로 와서 정박할 거다. 그동안 강변 쪽에 있었던 흑마련 세력 정리도 대충 끝났다 하니.”
“지역 주민들에게서 들은 정보로 보면 흑마련의 주력군이 이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다는군요.”
“강을 따라서 지역민의 정착촌이 있습니다. 서둘러서 강을 따라서 다른 정착촌, 마을을 해방하지 않으면 이곳에서 벌어진 일과 똑같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가야 할 흑마련의 중심지는?”
“현재 흑마련 세력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거대한 마나석과 균열이 있는 곳은 아라트르 산의 가운데에 있는 ‘별이 떨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이번엔 카페리아가 나섰다.
“흑마련은 이 허무의 대지에 있는 마족과 다른 지성체 종족들의 연합체입니다. 각 종족 별로 권역을 나누어서 지역을 지배하고 수도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원래 없었지만, 최근에 침공을 준비하면서 각 종족의 정예와 인력이 모여드는 곳이 생겼다는군요.”
“그곳이 그 아라트르 산이란 곳인가?”
“과거부터 흑마련을 이루던 종족들이 저마다 바알투스, 훔바브, ‘큰 송곳니 난 쥐’,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 암흑신의 신앙이 모이던 곳, 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그곳에 전에 없이 각 종족의 정예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건…….”
“분명히 그곳에 뭔가가 있군.”
모두가 나의 결론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래서 그곳은 어느 방향이지?”
“이 나루 전초기지 옆에 있는 데프로 강의 상류를 이루는 두리프로 강이 그쪽 산맥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 가지로군. 두리프로 강을 따라서 전초기지와 보급루트를 구축한다.”
“그 얘기는!”
“이 강을 따라서 있는 흑마련의 군세들을 격파해나가며 간다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한다는 거군.”
“겸사겸사 이 강을 따라서 형성된 마족들의 정착촌들을 점령, 보호해나가며 말이죠.”
“하지만 그 말은, 흑마련 또한 우리의 진격 루트를 뻔하게 알고 있단 말이 됩니다.”
“적의 저항도 엄청나게 거세지죠. 신속하게 진격한다면 몰라도 문제는-.”
“그래, 우리는 점령한 마족들의 마을을 그냥 둘 순 없다.”
마족들의 마을을 그냥 두고 신속하게 진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래서는 그 마을들은 흑마련에 의해 처절하게 보복당해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될 거다.
우리로서도 강을 따라서 구축할 전초기지와 보급지 거점을 잃는 것이 되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당연히, 우리의 병력을 떼어둬야지.”
“그렇게 되면, 진격할수록 우리의 병력이 줄어드는 결과가 될 겁니다.”
“적의 중심지로 향하면서 적의 방어와 저항은 더욱 거세질 텐데 말이죠.”
“그렇다. 우리는 지금 엄청나게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로망이 아닌가.
원래 정의의 사도는, 용사는! 자신과 적은 병력만으로 악의 기지에! 마왕에게 향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두려운가. 크루원들이여?”
나는 훗 웃으며 말했고,
나를 바라보는 열 한 명의 로헨 머슬 크루원들은 전의로 고양된 미소로 화답했다.
“기뻐서 그렇습니다! 벌써 대흉근이 울리고 있군요!”
“당장 시작하지!”
그래. 우리는 원래 더욱 더 무거운 무게, 더욱 더 강해지는 고통에 희열을 느끼는 변태들이다!
난이도 상승은 대환영이다!
*
“오라이- 오라이- 그래, 그쪽으로!”
쿠우웅!
촤라라락!
로헨 기동대대가 수립된 작전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던 때까지도 나루 마을, 이제는 나루 전초 기지는 방어시설 건설에 여념이 없었다.
대원 중에서 세심하게 선발, 구성한 병력을 이 나루 전초기지를 지키는 수비병으로 두고 갈 것이다.
“너희는 사실상 최전선을 지키는 용사들이다. 지역민을 강하게 만들어 그들과 함께 이 새로운 터전을 지켜나도록. 물론 해군도 너희들을 지켜줄 것이다.”
“알겠습니다! 라잇 웨잇!”
최전선에서 방어전에 능한 아서와 에르만을 이곳의 지휘관으로 지정한다. 분명 잘하겠지.
“그리고 우리는 두 개로 기동대대를 나눈다. 나와 오크들을 주력으로 한 충격대대는 바로 이 근방에 주둔 중인 가장 큰 흑마련의 세력을 치고, 나머지 빠른 발을 가진 기동대대는 즉시 강변을 따라 다음 마을을 구원하러 간다. 작전 숙지했는가?”
라잇 웨잇-!!
“좋다. 그럼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한다!”
출정 준비를 하던 중 전초기지의 마족 주민 대표가 된 후린이 내게 왔다.
“다음에 상대하게 될 흑마련의 군세는 상대하기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다크 나이트보다도 더 어려운 상대가 있는가?”
“상대는 그야말로 파괴와 피에 굶주려 있는 상대지…… 다름 아닌.”
그는 자신의 오른쪽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마치 옛 상처가 쑤셔온다는 듯이
.
“그대들의 동족이니까.”
*
“우리의 터전을 되찾으러 간다고 기다리고 있었건만.”
으적, 으저적.
황토색의 천막 너머에서, 찢겨나간 마족의 팔을 우적거리며 먹고 있는 자가 있었다.
다크 나이트들은 그 모습에 극히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감히 어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자’와, 함께 있는 다른 거대한 체격의 ‘오크’들이 뿜어내는 살기에 눌린 것이다.
“그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 다크 나이트가 투구를 벗고 좌에 앉은 ‘오크’에게로 다가섰다.
짧은, 검고 하얀색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 목을 타고 올라오는 검보랏빛의 핏대.
“하지만, 그대의 힘이 반드시 필요로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흐음.”
좌에 앉아 있던 오크는 씹고 있던 마족의 팔을 내던지며 자리에 일어섰다.
그, 황토색의 피부를 한 거대한 오크는 바로 그 다크 나이트의 앞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다른 잔챙이들도 아닌 네놈, ‘쵸즌 나이트’ 누스카르가 직접 내게 올 정도면, 확실히 심상치 않은가 보군.”
“그렇다. 솔직히 말하지. 우리 흑마련이 만난 역대 최악의 ‘재앙’이 닥치고 오고 있다.”
“호오.”
“다름 아닌, 너의 동족이 말이다.”
“하-.”
마족의 고기를 씹던 오크의 입이 호전적인 광소를 띠었다.
“그건 정말, 기대되는군.”
누스카르는 처음 로헨을 봤던 그 압도적인 힘을 그 오크-‘마카락’에게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