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5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55화
“방금 이곳의 주민들에게서 들은 정보입니다.”
그러며 발락과 피텔은 지역 주민들에게서 얻은 정보를 로헨 크루원들에게 말해주었다.
“저희가 가야 할 곳인 아라트르 산이 있는 팔마르 고원으로 들어서려면 하람 협곡이 있습니다.”
“협곡이라.”
“딱 봐도 여기에 우리를 맞이할 적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렇게 보이지?”
세일럼의 말에 모든 크루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확실하게 제국의 정예병을 박살 낼 용도로 소집한 최정예 부대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다크 나이트의 부대는 아니라고 하는군요.”
“흐음?”
그건 기묘하군. 흑마련의 정예는 다크 나이트들일 터다.
고블린, 코볼트, 오우거 등을 고기방패 겸 인해전술로 상대를 소모시킨 뒤 다크 나이트들이 나타나서 주력군을 무너뜨린다.
그것이 지금까지 흑마련이 주력으로 삼은 전술이었으며,
우리가 이곳에 와서도 계속 상대해온 패턴이었다.
그렇기에 수적 주력을 갖춘 고블린, 코볼트 등을 무너뜨리고 후방의 다크 나이트들을 기동력으로 쫓아 타격한다,
마치 거세게 몰아친 폭풍과도 같은 로헨 기동대대 특유의 전략,
‘슈퍼세트 전략’으로 많은 흑마련 주력군을 무너뜨려 왔다.
그런데, 다크 나이트가 없다?
“그렇다면 적들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가?”
“그게, 다크 나이트는 없지만 처음 보는 종족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말한 이곳의 마족 주민들은 지금도 두려움을 느끼는 듯 몸서리치며 말했다.
『그들은 그나마 동족인 마족 다크 나이트와 달리 우리를 먹잇감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사냥하듯 낄낄거리며 약해진 마족을 붙잡아 산채로 뜯어먹었다.』
“그 회색, 붉은 눈…… 그들은 두려운 존재였다…… 그리고.”
그러더니 살아남은 마족 주민은 로헨과 오크들을 가리켰다.
“자네들과 같은 근육과, 어금니를 지녔다고 하는군.”
“흐음…….”
“그건…….”
모두가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눈치만 보고 있다.
“우리 동족. 오크로군.”
“읏……!”
내가 그냥 말해버리자 크루원들 모두 적잖이 동요했다.
“오크가…… 흑마련에?”
“과거 허무의 대지를 향해 넘어간 오크 동족들도 있다고 들었다.”
대부분의 오크는 인간과 다른 종족들과 함께 공존해 살아가면서 때론 서로 싸우고, 때론 협력하기도 하면서 살아갔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오크들의 힘의 신 오크트루스 신앙에 심취했고, 그 어떤 종족과도 함께 하는 것을 거부한 데다,
“무엇보다 자신들만이 마땅히 세상에 존재해야 할 존재라는 우월주의에 찌들어 있는 위험한 자들.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더군.”
“예에. 과거 대전쟁 때도 흑마련에 서서 싸웠다는 오크들은 바로 그들을 말하는 거군요.”
“그놈들은 우리 동족이라 생각하기 싫다! 오크로도 부르기 싫다!”
“그렇다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
“로이더라고 부르지 뭐.”
“어머니는 과거에 그들을 ‘우루크’ 라고 불렀다고 하는군.”
“흐음.”
“좋다 우루크. 매우 우울해지는 이름이다.”
“근손실이 잘날 것 같고.”
어디에서 그런 느낌이 드는진 모르지만 굳이 그 점을 지적하진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팔마르 고원으로 들어서려면 하람 협곡을 통하지 않으면 굉장히 험준한 산맥을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 보급 트럭이 지나가려면 결국 협곡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흠…….”
“하지만 지금 첩보대로면 녀석들은 곧바로 협곡에서 우릴 집중 공격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간다면 그야말로 자살행위겠죠.”
“흐으음…….”
“크게 둘러서 가는 방법은?”
“그러다간 우리 후방이 찔리겠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 나는 잠시 머릿속에서 내뇌 대회의에 들어갔다.
‘동포와 싸우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대원들의 희생을 내가 강요할 수 있는 가는 별개란 거다.
‘뭔가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런 때에는-.
“잠시 회의를 중지한다. 지금부터는 모두 주변 상황 정보를 모으는 데 집중하도록. 나는 잠시 두뇌 활동을 돌리기 위해 트레이닝에 나선다!”
‘아 운동이라면 어쩔 수 없지.’라고 표정으로 말하는 크루원들을 뒤로 하고 나는 나섰다.
원래 인간의 두뇌는 가만히 있으면 온갖 정보가 뒤죽박죽되어 정리가 안 된다고 한다.
그것에 방향성을 부여하고, 확실하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역시 운동이다!
“후우! 후우!”
두두두두!!
우선 점령한 하브나 정착지 주변을 돌며 가볍게 워밍업 달리기를 했다.
“트레이너, 달리기야? 바라야도 같이 달릴게!”
“우리도!”
어쩌다 보니 바라야를 비롯한 켄타우로스 들이 나를 따라서 같이 달리게 되었다.
“달리기다!”
“잡아라!”
으히히히히!
하브나 정착지의 마족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우리를 따라오려 했다.
동네 아이들이 친근하게 우리를 따라다닐 정도로, 하브나 정착지의 마족들은 우리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나나 사총사들도 저런 적이 있었지.’
우리의 뒤를 그저 본능을 따라 쫓고 있는 마족 아이들을 보며 옛날 생각에 잠시 빠졌다.
“후우!”
켄타우로스 들도 땀이 흐르고 몸에서 증기가 올라올 정도로 달리고 나서야 워밍업이 되는 것을 느끼고 멈췄다.
“헤엑! 헤엑!”
“호오.”
달리고 보니, 우릴 따라오던 마족 아이들 중 한 명 만이 남아서 헐떡거리며 우리를 따라왔다.
“너는 굉장히 좋은 유산소 능력을 가졌구나.”
“유산…… 헤엑, 소?”
“오래, 그리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이다.”
“대단해! 우리를 이렇게 따라온
건 크루원들 중에서도 별로 없는데!”
바라야나 다른 켄타우로스들도 지금까지 버텨내고 끝까지 따라온 마족 아이에게 놀라워했다.
청소년 정도 되는 그 마족 아이는 의지로 넘쳐나는 눈빛으로 땀을 닦아냈다.
“이름은?”
“후사인.”
“좋군. 좋은 이름이다. 너는 굉장한 달리기를 할 수 있구나.”
“그야…… 그 아이들이 도망가는 걸 잡으러 다녀야 하니까…….”
“그 아이들?”
“나도…… 내가 이렇게나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
오히려 그 마족 아이, 후사인이 호기롭게 말해서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그 아이들이라면, 혹시 들짐승을 얘기하는 건가? 양이나 소 같은?”
이 허무의 대지에서도 양, 소 같은 가축들은 있다. 물론 대부분이 혹독한 환경에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그래서 엄청난 달리기 능력을 가진 후사인이 목동인가 추리했다.
“그런 귀여운 녀석들이 아니야.”
녀석은 왠지 무시당하기라도 한 듯 투덜거리듯 말했다.
“……좋아, 우리 아이들을 보여줄게.”
“흐음?”
*
나는 후사인이란 아이를 따라서 하브나 정착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건-.
끼에에엑-!
“옴마야!”
얼렁뚱땅 나를 따라온 바라야가 깜짝 놀라 내 뒤로 훌쩍 숨었다.
“이건…….”
와이번이었다.
후사인이란 마족 아이가 키우고 있던 것은 바로 와이번이었다.
와이번들은 튼튼한 쇠사슬이 메여서, 날개를 펄럭거리고 있었다.
다만 날개를 완전히 펴서 날지 못하도록 묶여있었다.
그래서 마치 마굿간 같은 튼튼하게 지어진 건물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설마 이렇게 가축처럼 키우고 있는 줄은 몰랐군.”
확실히, 이런 녀석들을 키우고 잡으러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산소 능력이 단련될 터.
확실히 이 후사인이란 녀석은 다른 마족들과 달리 탄탄한, 육상선수 같은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이 아이들이 오해를 많이 사긴 하지만, 착한 아이들이야.”
“착……?”
우적우적우적우적.
후사인은 그러면서 와이번 들에게 쇠죽 같은 걸 주었고, 와이번들은 그걸 우적우적 잘도 먹었다.
“초식이었군.”
“우리랑 같네!”
“잡식이야. 가능하면 좋은 음식을 주고 싶지만 우리 먹을 거도 부족해서.”
내 전근지안으로 봐도, 이 와이번들은 확실히 성장 잠재력에 미치지 못하게 자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녀석들을 다크 나이트 들에게 팔아서 정착지에 보탬을 주곤 했는데 말이야. 이젠 그렇게 되지도 못하네. 당신들 때문에.”
후사인은 투덜거리면서 쇠죽을 먹는 와이번 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건 미안하게 되었군.”
“됐어. 어차피 당신들이 온 게 우리에겐 더 이득이고, 게다가 당신들이 얼마나 강한지도 똑똑히 봤으니까.”
후사인은 마치 세상 다 산 듯한 애늙은이 같은 말투로 말했다.
이 혹독한 세상에서 살기 위해선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지.
‘게다가 지금도 충분히 자기 몫을 다 하고 있기도 하고.’
쿠륵?
그동안은 적으로만 봐서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꽤 귀여운 면도 있는 것 같기도. 와이번.
펄럭! 펄럭!
“…….”
그 펄럭거리는 강인한 날개를 보고 있자니,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럼 잠깐, 이 녀석들을 한번 봐도 될까?”
“타 보려고?”
“아니, 그건 아니다.”
그러자 오히려 후사인이 ‘왜?’라고 묻는 듯 찡그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늘을 날고 싶은 거야 카페 위에 올라타면 그만이지.
내가 시험해 보고 싶은 건-.
“이 녀석들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시험하고 싶다.”
그러며 나는 조련사 역할도 능숙한 후사인이 개중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와이번을 마굿간에서 끌고 나왔다.
“정말로 괜찮겠어? 익숙하지 않으면 하늘에서 떨어질지도 몰라.”
“하늘에 올라갈 수 있다면 말이지.”
“난 분명 경고했다.”
그러며 후사인은 와이번의 날갯죽지 봉인구를 풀고, 자신이 쥐고 있는 와이번의 특수 목줄을 풀었다.
끼에에엑!
푸화악!
“으음!”
촤라라락!
하지만 나는 아직 와이번의 몸에 얹힌 안장을 연결하는 튼튼한 쇠사슬 끈에 연결된 긴 쇠사슬을 쥐고 있다.
푸확! 푸확!
“옴마야!”
날개를 힘차게 흔들며 와이번이 날아올랐고, 엄청난 풍압이 일어나 지켜보던 바라야가 고개를 돌렸다.
촤라라락!
와이번이 날아오르면서 내가 쥐고 있던 쇠사슬이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예압 버디!”
내 외침에 자극받은 듯 와이번이 더욱 격렬하게 날갯짓하며 날아올랐다.
콰아악!
케에엑!
쇠사슬이 팽팽해지고, 나는 그 와이번이 날아오르는 것을 붙잡아 세웠다.
“호오! 이건 또 색다른 자극이로군! 아주 좋다!”
터엉!
나는 쇠사슬을 잡은 채 무릎을 꿇었다.
“라잇 웨잇!”
콰아악!
그리고 케이블을 잡아당겨서 웅크리는 자세를 취했다, 다시 몸을 폈다를 반복했다.
바로, 케이블 크런치!
꾸에에엑?!
와이번은 온 힘을 다해 날아가는데도 어째서인지 날아갈 수 없고 위아래로 흔들리자 경악했고,
“허어억…….”
그걸 지켜보고 있던 후사인도 경악했다.
“오오, 로헨 트레이너 복근 최고야!”
“이건! 복직근을 비롯한 복근과! 코어를 단련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팔을 펼쳐주면! 흐으음!”
콰아악!
꾸에에엑!
“더, 더 날아 올라봐라 베이베!!”
로헨의 말에 자극받은 와이번이 더욱 날아오르려 애썼지만,
케이블을 쥔 상체를 더욱 펼쳐서 아래로 당겼다 놓았다 하는 로헨에 딸려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거릴 뿐이었다.
“케이블 다운 자세로 전환하여 등과 삼두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자극을 주지 못했던 케이블 운동에 새로운 자극을 줘서 신선하다.
‘그리고, 이 와이번이란 녀석들의 힘이 상당하군. 이건, 써먹을 수 있겠다!’
그때부터 나의 뇌에 혈류가 돌며, 펌핑하여 최대 속도로 머리가 돌며 사고가 정리되었다.
“라잇 웨잇!”
콰악! 콰악! 콰악!
나는 쇠사슬을 당겨서 와이번을 끌어당겼다.
뀨이이…….
와이번은 날아오르려던 자신을 끌어내린 로헨에 질려서 순한 양처럼 되어서 낑낑거렸다.
“후사인.”
“어, 어어?”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에 뇌가 정지된 후사인이 나의 말에 번쩍 정신을 차렸다.
“사겠다.”
“뭐?”
“네가 키우고 있는 와이번들, 모두 내가 사지. 그리고 철저하게 근성장을 시켜두겠다!”
키이익?!
와이번이 나의 번뜩이는 시선을 느끼고는 두려움을 느끼고 흠칫거렸다.
*
“그래서,”
“답이, 와이번이란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로헨 머슬 크루는 와이번 네 마리 목줄을 잡고 돌아온 로헨에게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 녀석들을 튼튼하게 키운다! 그것으로 문제는 해결된다!”
“허어…….”
“보름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름의 시간 동안 이 녀석들을 충분히 키운다. 그리고!”
나는 오크 사총사들을 바라보며 선언했다.
“우리는, 하람 협곡으로 정면으로 들어간다!”
오오오오-!
나의 선언에 오크들이 탄성을 내었다.
[와이번이 로헨 머슬 크루의 크루원이 되었습니다!] [와이번들의 근성장이 대폭 증가합니다!]그래, 와이번들은 곧 우리 로헨 기동대대의 완벽한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로헨 기동대대는, 산맥 따위 두려워하지 않고 넘어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