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65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64화
아라트르 산.
흑마련의 영지 한가운데에 있는, 마치 테이블처럼 올라와 있는 팔마르 고원의 한가운데에 솟구치듯 올라있는 산.
흑마련을 이루는 종족들이 저마다 바알투스, 훔바브, ‘큰 송곳니 난 쥐’,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지만.
그들 모두 그곳을 ‘별이 떨어진 곳’으로 불렀다.
분명한 건 그곳은 모든 흑마련을 구성하는 종족들의 암흑신에 대한 신앙심이 모여드는 곳이며,
그곳의 지하에는 분명히 암흑신이라 불릴 만한 거대한 힘이 잠들고 있었다.
*
키아아악!
캬아아악!
두두두두두!
마수들의 웨이브가 몰려 들어왔다.
팔마르 고원에 위치한, 흑마련에 의해 무자비하게 수탈당했다가, 로헨 기동대대에 의해 해방된 마을로.
“또 또 지겹게도 몰려오는군.”
매번 마을 하나를 해방하면 마치 쓸어버리겠다는 듯 몰려드는 마수들에 에이크는 슬슬 지겹다는 듯 투덜댔다.
“이제 마수 정도는 그저 유산소 운동감 아닙니까?”
카이란도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슬슬 지겹다는 감정이 표정과 목소리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를 소모 시키는 게 목적이니까요.”
세일럼도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대 마수 장벽을 다 건설할 수도 있었는데.”
보탄도 아쉽다는 듯 팔짱을 낀 채 몰려오는 마수들을 태평하게 보았다.
“그, 그렇게 보고 있지만 말고 어떻게 좀 해 보게!”
몰려오는 무시무시한 마수들을 보면서도 태평하기 그지없는 로헨 크루원들에게 마을의 촌장인 마족이 쩔쩔매며 애원했다.
이미 한 번 흑마련에 의해 가혹하게 수탈당하고 죽지 못해 살아남은 그들에게,
드워프들이 급히 세운 가벽과 간단한 방어시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몰려오는 마수는 공포 그 자체이리라.
“뭐어, 걱정하지 마라. 곧.”
그러며 로헨은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펄럭!
키아아아-!
한편 스카는 수정구슬과 수정구슬 네트워크 중계기를 설치한 ‘정찰 와이번’ 위에 올라타 있었다.
금방 후사인에게 와이번을 모는 법과 와이번 사육 관리 방법을 모두 배운 스카는,
‘와이번 라이더 고블린’으로 진화한 참이었다.
[여기는 올씽아이1, 지금 ‘엄마 오리’에게로 좌표를 보냅니다.]그러며 스카가 불러주는 좌표는 수정구슬 네트워크를 통해서,
“여기는 엄마 오리, 좌표 확인. 사정거리 안에 들고 있다.”
[예 대모님, 불벼락 좀 내려주시죠.]수정구슬 너머 스카의 너스레에 ‘대모’ 로흐나가 자신의 함선 ‘네오 오크트릭스’ 호의 선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오크트릭스 호를 비롯한 동급의 함선들이 흑마련의 영지를 관통하는 드리프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
마침내 팔마르 고원을 사정거리 안에 두는데 성공했다.
“초장거리 마석포 포격 준비!”
“아이-맴!”
쿵! 쿵! 쿠웅!
키리릭! 철커엉! 쿠웅!
보탄과 드워프들이 마도기기학파와 손잡고 개량을 거듭해 완성한 초장거리 마석포 포탑 두 개가 돌아갔다.
그 모습을 로헨이 봤다면 ‘벌써 1차 세계대전 시대가 되었나.’라고 했을 정도로 현대적이었다.
“좌표 계산 조준 완료!”
“파이어 앳 윌 맴!”
“좋아, 놈들에게 불벼락 맛 좀 보여주자고! 발사!”
“발사!”
꽈꽈아앙-!!
마석포를 견딜 수 있는 함선, 노획한 마석포를 역설계하고 이를 마도기기학과 결합, 개량,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이를 운용하는 오크와 인간 해적들의 노련한 운영까지 더해지니,
이 ‘근신의 불벼락’은 여러 종족이 함께 힘을 합치는 로헨 머슬 크루였기에 가능한 물건이었다.
피유우우우-.
“왔군.”
공중에서 마법을 쐈을 때와 같은, 그 이상의 공기를 찢는 굉음이 들려왔다.
“귀를 막고 입을 벌리며 고개를 숙이는게 좋을 거다. 우리처럼 단련되지 못한 몸과 고막이 견디지 못할걸.”
“뭐, 뭐라고?”
“난 경고했다.”
꽝! 꽈꽈꽈-아앙-!!
“끄아악!”
마을 촌장은 그제서야 로헨이 말한 것처럼 귀를 틀어막고 웅크렸다.
키아아아악!
갸아아악!
마석포의 폭발에 갈갈이 찢기고, 터지고, 마석포탄에서 뿜어져 나온 마나 화염에 불타버린 마수들이 비통히 비명을 질렀다.
그야말로 근신의 천벌이었다.
[좋습니다, 2차, 3차 까지 계속 쏘십시오!]관측을 담당한 스카의 통신에 맞춰서 마석포탄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그렇게 3차까지 포탄이 쏟아진 뒤, 밀려들던 마수는 사실상 전멸했다.
“자아, 다른 일 때문에 아침 유산소 하지 못했던 녀석들은 가서 남은 녀석들 처리하도록!”
“나다 싶으면 나서라!”
햣하-!
“마수다! 저기 마수 고기가 있다!”
“큰 덩치! 지방 적은 단백질 부위도 많겠지! 찢고 먹는다!”
로헨 기동대대의 병사들은 어쩐지 잔당 처리보다는 사냥을 나서는 것처럼 남은 마수 잔당 처리에 나섰다.
“뭐 덕분에 한동안 먹을 단백질 걱정은 없군.”
“벌써 한 달도 넘게 마수 고기만 먹어대는지라 슬슬 좀 물리긴 하는데 말이죠.”
다들 또 마수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에 투덜거렸다.
아무리 마수 고기의 독성과 나쁜 맛을 빼고, 내성도 완벽하게 갖춰서 예전처럼 영 좋지 않은 맛을 억지로 먹을 일도 없지만,
다른 고기에 비하면 저질 그 자체인 식감과 맛인지라 로헨 기동대대원들 모두 슬슬 질려가던 참이었다.
아무리 중세 수준인 판타지 세계의 짬밥으로는 시대를 벗어난 수준의 엄청난 짬밥 퀼리티라 해도 짬밥은 짬밥.
비축했던 일반 보존육도 떨어져서 슬슬 육수를 내는 것도, 말린 고기도, 그냥 굽고 먹고 데치고 삶아 먹는 고기도,
심지어 단백질 보충제도 양과 영양을 불리기 위해 말린 마수 고기를 갈아서 넣어야 했다!
영양학적으론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슬슬 부대원들의 사기 저하가 일어나기 시작하려던 찰나였다.
“걱정 마라. 이번에야말로 온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기가 근손실을 유발할 정도로 떨어지기 전에 맞출 수 있었다!
“‘황금마차’가 온다!!”
“오, 오오오-!!”
“황금마차다!!”
오오오오-!!
라잇 웨잇! 라잇 웨잇!!
황금마차가 온다는 소리에, 모든 로헨 기동대대원들이 환호했다. 마치 삼대 무게를 갱신한 헬창처럼.
“황금마차가 온대!”
“우와아아! 최고야 진짜!!”
“꺄아아! 드디어 마수 수프에 마수 스테이크에 마수 육회에 마수 단백질 보충제에 마수 페미컨과도 잠깐이나마 안녕이다아!”
그 고고한 종족이라던 엘프조차도 마치 점심시간을 앞둔 여고생처럼 돌변했다.
맛있는 단백질이란 중대 사항인 거지. 괜히 헬창들이 성격이 나쁜 게 아냐.
*
쿠르르르르!
우오오오!!
머슬 트럭들이 오는 소리에 병사들이 환호했고, 원주민 마족들은 그저 어리둥절했다.
황금마차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머슬트럭들이 황금색인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것들은 로헨 기동대대 해군, 즉 어머니 로흐나가 이끄는 해군의 보급용 머슬 트럭들이었다.
우리에게 마수 고기가 아닌, 평범한 짐승과 닭, 신선한 야채와 보존식, 무엇보다 중요한 단백질 보충제와 사기 증진을 위한 기타 간식들,
이 적지에서는 획득하길 기대할 수 없는 최상급 보급품들을 유일하게 보급해주는 것이기에 황금마차다.
정말, 아무리 상황과 시대와 심지어 세계조차 다르더라도 군대인 이상 이런 것 만큼은 정말 똑같이 흘러가는군.
“자아, 선물 가져왔다 로헨!”
“어머니!”
놀랍게도 어머니 로흐나가 황금마차에서 내렸다.
해군 제독인 어머니가 적지에서의 보급에 굳이 함께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놀란 얼굴이구나? 흑마련을 앞에 두고도 절대 짓지 않을 표정을 하고!”
“그야, 어머니가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으니 예상 못 했거든요.”
“아들 보러 오는 데 필요가 없다니! 섭한 소리 하지 마렴!”
그러며 어머니는 나를 꽉 끌어안아 주었다.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한 나와의 시간을 만회하려는 듯.
“한 달 치의 보급품들이란다. 식료는 물론 마석포탄, 수정구슬 네트워크 기기, 무기 등등.”
“적지 한가운데에 오면서 원활한 보급이 가능해서 다행입니다.”
“그것도 힘들긴 해. 지금까지는 드리프로 강을 따라서 만들어진 전진기지와 방어선 덕분에 큰 위협은 받진 않았지만, 최근엔 공습도 많아지고 전진기지에 공격도 잦아져서 말이야.”
“흐음.”
적지에서 이 정도로 원활한 이동을 기대한 것이 욕심이긴 했다.
“무리하지 말고 생존을 우선해 주십시오. 저희는 보급품이 없더라도 알아서 자체적으로 생존과 근손실 방지는 가능합니다.”
사기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겠지만.
“무슨 소리야, 보급이 곧 전투력! 철저하게 너희를 우선해서 갖다줄테니 걱정하지 마렴. 엄마가 아들에게 그 정도도 못 해주겠니!”
크윽, 아무렇지 않게 가슴 찡해지는 말씀 하지 말아주세요 어머니. 그러다 울면 아들 근손실 납니다.
“무엇보다, 이 전쟁을 앞으로 한 달 안으로 끝내려고 하니까요.”
“……그렇구나. 마침내.”
나의 말에 주변에 있던 원년 머슬 크루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
지금까지 거쳐왔던 모든 마족, 고블린, 코볼트 등의 착취받던 원주민들을 해방해 가면서 그들에게 온갖 정보를 종합할 수 있었다.
당연히 침공을, 그리고 정당한 민간인 대우를,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받아본 적 없는 그들의 마음을 열고, 입을 열게 하는 건 간단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흑마련이 지금 꾀하고 있는 것은 저 아라트르 산 너머, ‘별이 떨어진 곳’에서 암흑신을 부활시키려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내는 건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했다.
애초에 보안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흑마련이었으니까.
‘그리고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지.’
근신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지. 힘은 힘을 부르고, 신은 신을 부른다.
그리고 이 세상은 두 명의 신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신이 된다.’
이 모든 것이, 마치 운명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것일 터.
“흑마련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제국의 영토에서 계속해서 뒤틀린 근원의 기운이 나오는 균열에서 뒤틀린 기운을 뽑아낸 것, 모두 암흑신을 깨우기 위한 것이었지.”
“깨우려는 거라기보단, 개념만으로 존재했던 암흑신이란 것을 뒤틀린 근원의 힘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려는 거겠지.”
흑마련이 제국의 영토 내에서 하던 짓을 추적하고 분석하던 세일럼이 말했다.
계속해서 뒤틀린 근원의 힘을 균열에서 추출 해내고, 마수와 종족들을 강화한 것,
무엇보다, 그 목적조차 불분명한 그저 살육뿐인 제국과의 전쟁을 주기적으로 계속 일으키는 것,
그 모든 일의 목적이 바로 암흑신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정확한 정체는 몰라. 천상의 세계에서 떨어진 순수한 마석인지, 아니면 세상에서 가장 큰 균열인지, 하지만 흑마련은 저 아라트르 산의 중앙,”
세일럼은 저 멀리 보이는 아라트르 산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별이 떨어진 곳’의 지하에, 뭔가가 잠들어 있단 말이지.”
“한 가지는 확실해요.”
그 와중에 폴리모프한 카페리아가 침통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저곳에…… 우리 드래곤 들이 잠들어 있었어요.”
“저곳에?”
“드래곤들이 과거에 제국의 영지를 떠나갔다고는 들었지만, 그것들이 저기에?”
“무슨 끔찍한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카페리아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흑마련이 그들에게 뭔가를 했어요, 그리고…… 그들이 끔찍한 일을 당했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어요…….”
근손실조차 막을 수 없는 슬픔, 떠나보냈던 동족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카페리아는 눈물을 흘렸고,
프로테나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위로해주었다.
“……흑마련은 지금까지 모은 뒤틀린 근원의 힘, 각종 마수와 흑마법을 이용한 흑마도기기 기술, 그리고 카페의 말처럼 떠나갔던 드래곤들이 저 아라트르 산에 있었다면, 그들조차 이용했을지도 몰라.”
“무엇보다 말일세, 녀석들은 이 전쟁을 통해 일어난 모든 지성체들의 부정적인 감정, 분노, 슬픔, 폭력 등의 근원의 힘을 뒤틀리게 만드는 것들을 끌어모아 이용하려 하네.”
“차라리 인간이나 다른 종족들을 모두 죽이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텐데 말이다.”
보탄조차 그 엄청난 일에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나는 그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것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론적으로 아는 건 마법사들의 몫이니.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은, 그저 저기서 깨어나려고 하는 암흑신이 대적자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그것과 대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뿐이란 사실을.
“그러니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낸다. 바로 저곳, 아라트르 산 너머 별이 떨어진 곳으로 가서.”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나는 라인업 자세를 취하며, 나의 모든 근육을 강하게 펌핑하여 부풀렸다.
나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듯.
“암흑신을, 죽인다!”
나 조금 내 학창 시절의 중2병 감성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