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68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67화
꽈작!
빠캉!
“아각?!”
그러나 덮친 상대의 목덜미를 물었던 드레이거의 날카로운 송곳니는, 마치 금속을 물어뜯은 것처럼 부서졌다.
“아쉽구나 아쎄이.”
그 드레이거가 물어뜯은 상대인 로헨의 눈이 붉게 빛나며 드레이거를 내려다 보았다.
“아쎄이의 그 젖니 따위 이몸의 승모근에 박히지 않는다!”
“케엑?!”
콰악!
“꾸웍?!”
로헨의 거대한 손이 드레이거의 발목을 붙잡았다.
부웅-콰콰아앙!
끼에에엑!
콰앙! 콰앙! 콰앙! 콰직! 콰앙!
그리고 로헨은 빨래를 마구 내리치는 것처럼 동굴의 여러 뾰족한 바위에 내리쳤다.
캬아아악!
“흐음?”
촤라라락!
지금까지 나의 근육 패대기를 견뎌낸 단백질 덩어리는 없었는데,
KRRRR!!
사사사삭!!
녀석은 죽은 줄 알아서 패대기 쳐뒀더니, 놈은 덜 죽은 바퀴벌레처럼 경련하듯 벌떡 일어나더니,
바퀴벌레처럼 사사사삭 하고 낮은 사족보행으로 동굴의 바위틈으로 들어갔다.
“우와, 엄청나게 기분나쁜 놈들이네요.”
“그렇다니까요.”
가장 먼저 혐오감을 드러낸 것은 세일럼이었고, 그에 공감한 것은 가장 먼저 그것들을 본 카페리아였다.
KYAAAA!
사사사삭!
파사사삭!
다른 드레이거들이 기괴하게 온몸을 뒤틀며 어둠속에서 튀어나왔다.
“죽……여라아아!!”
키야아아!
어둠 속에서 등장한 드레이거들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덤벼들었다.
“좋아, 그럼-.”
“나는 벌레라도 편견을 갖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말이죠.”
에이크가 먼저 나서려던 찰나, 프로테나가 먼저 나섰다.
“저 더러운 녀석들은 벌레보다도 더 역겨운데요.”
진심을 담아 역겨워하며 프로테나가 활 윈드 브레이커의 시위를 당겼다.
끼기기기긱-!
콰슈우웅!
프로테나가 쏜 빛의 화살은 날아가다가,
촤촤촤악!
일 순 여러 개의 빛의 갈래로 나뉘었다.
KYYYY?!
설마 갑자기 화살이 갈라질 줄은 몰라 당황스러워 했다.
그것은 다른 엘프 공동체의 엘더들에게서 얻은 정령술과 카페리아에게 받은 마법의 조합의 결과물이었다.
퍼퍼퍼억!
키아아악!
캬아아악!
갈라진 화살은 마치 정령의 인도를 받고 있는 듯 달려들던 드레이거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드레이거들의 갑각을 피해서 그들의 근육에 정확하게 꽂혀 들었다.
카아아아!
그러나 드레이거 들은 맞는 순간 조금 움찔했을 뿐, 계속 달려나갔다.
“거 봐, 이렇게 뒤틀릴 대로 뒤틀린 놈들에게 화살 같은 좀스런 공격은 안먹힌다.”
그러며 에이크가 양손에 든 탄력봉과 다를 게 없는 메이스를 들고 앞으로 나서려 한다.
“에이, 좀 기다려 봐요.”
따악
프로테나가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펑! 퍼퍼엉 퍼엉!
마치 지연신관이라도 달린 것처럼, 드레이거 들의 내부에서 빛이 펑 하고 터져나왔다.
KYEEEE…….
내부로부터 정령의 빛의 폭발을 받은 드레이거들은 하나같이 기괴한 체액을 뿜어내며 쓰러졌고,
용의 비늘과 기괴한 갑각을 제외한 모든 몸이 녹아내리며 산산조각났다.
“봤죠?”
“흥. 그래 봐야 다른 놈들도 아직 있다.”
KRYAAA!!
하지만 에이크의 말에도 불구하고, 리더격인 드레이거가 괴성을 질렀고,
사사사사삭!
가가가가각!
나머지 드레이거 들은 들킨 바퀴벌레처럼 기분 나쁜 사족보행으로 빠르게 동굴의 어둠 너머로 사라졌다.
“원래 바퀴벌레, 쥐며느리 같은 것들은 빛이 들어오면 저렇게 도망치는 법이죠.”
“허어.”
“저 녀석들을 놓치면 안 됩니다! 확실하게 전부 끝장을 내버려야!”
자신의 동족을 두른 놈들에 대한 혐오로 카페리아가 급발진하며 으르렁 댔지만,
“기다려라 카페, 지금 당장은 저 녀석들을 쫓아갈 때가 아니다.”
“윽……!”
내 말대로, 우리가 동굴에 들어오면서 만난 노예로 부려지는 퀴클롭스들의 안위가 아직 위험하다.
게다가,
“…….”
아무리 역겨워하며 벌레처럼 대하며 죽였긴 했지만, 그녀도 우리 오크와 마찬가지로 동족을 죽이는 일을 했다.
그녀 또한 심적으로 태연할 수도 없으며, 지금도 입술을 깨물며 침통함을 애써 참아냈다.
“……일단 여기서 방어선을 치고 들어갈 준비를 하지. 로헨의 말대로 섣불리 들어가면 안 된다.”
“네…….”
에이크는 고개를 숙인 프로테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 돌아왔다.
“미안해요, 제가…….”
“괜찮아. 어차피 일방통행인 이상, 곧 녀석들을 만나게 될 테니.”
그러며 프로테나는 어두운 동굴 너머를 노려보았다.
“동굴로 조금 들어간 정도로도 이러니, 녀석들은 이미 우리가 들어올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모양이로군.”
“그런 모양입니다.”
나는 그러며 이 동굴로 온 ‘로헨 별동대’의 면면을 돌아보았다.
나와 에이크, 카카와 오크들 중 선발된 인원들, 카이란과 몇 명의 사제. 근위대의 기사들,
메타볼릭 마법사단과 메타볼 기사단에서 차출된 몇 명과 세일럼과 아르길,
프로테나가 이끄는 바람걸이 공동체의 엘프들, 그리고 보탄과 그를 따르는 혈족들.
원래 약간의 폐소 공포증이 종족 단위로 있는 데다 좁은 곳에서는 크게 활약할 수도 없는 켄타우로스는 별동대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무튼 이렇게 각 종족 별로 가장 뛰어난 근육과 유산소 능력을 지닌 최정예들만 모아서 구성한 약 100명 정도의 ‘로헨 중대’가 결성되었다.
“적이 이렇게 먼저 알았으면 잘못하면 이 동굴을 폐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녀석들도 아직 이곳에서 마석 채굴과 봉인된 드래곤을 꺼내는 것도 불가능해질 테니 일단 최대한 막으려 들겠죠.”
“자기가 유리한 상황이니 아직 그렇게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수틀리면 어찌 나올지 모르니 최대한 서두르긴 해야 할 걸세.”
“하지만, 그러기도 힘들겠군.”
“흐음…….”
모두가 그렇게 말한 나를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건 안된다고 하긴 해야 할 텐데, 어차피 그래 봐야 본인도 이미 그 문제는 알고 있고, 그걸 알고 있음에도 결론을 내렸으니 우리가 하는 말은 듣지 않을 테니 굳이 입 밖으로 낼 필요는 없다.’
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일단, 동굴 입구 부근으로 돌아간다.”
나의 지시에 일단 방어선과 중간 감시원들을 적절히 배치해놓고서 동굴 입구에 가까운 곳으로 물러났다.
*
“정말로, 이것들을 받아도 되나?”
수염이 난, 수정구슬 같은 커다란 외눈을 한 네 팔을 가진 키 3m의 종족이 나에게 말했다.
“물론이다. 단백질은 원래 나눠 먹어야 흡수가 잘 되는 법이다.”
나는 그들 종족, 퀴클롭스를 이끄는 노인 퀴클롭스, ‘하삼’에게 말했다.
“고맙네…… 그 어떤 종족도 우리에게 무언가를 나눠주거나 한 적이 없어서…….”
“그래보이는군.”
하나같이 근손실이 엄청나게 나서 깡마른 모습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들과 가장 비슷한 종족인 오우거는 나름대로 근육질의 거한들인데,
지금 보고 있는 퀴클롭스들은 하나같이 뼈가 드러나보일 정도로 깡말라 있었다.
‘이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강제로 노동을 계속 한 탓에 이렇게 된 모양이군.’
마치 과거 아우슈비츠에서 강제노동을 했던 유대인들과 같이.
“자, 어서 저들에게 단백질 보충제를 공급하라!”
“예엡!”
가져온 보급품에서 단백질 보충제를 퀴클롭스들에게 나눠주었다.
“로헨 트레이너, 그동안 우리가 근손실에 시달리는 종족들을 구해준 것은 알지만…….”
세일럼이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내게 말했다.
아무래도 시간 제한과, 잘못 하면 이 좁은 동굴에서 강대한 적에게 포위당할 수도 있다는 위험한 상황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신중해졌을 터.
“나도 안다. 하지만, 생각해봐라 세일럼. 우리는, 언제나 근손실을 일으킨 이들을 돕고, 함께 근성장을 해서 위기를 극복해냈다.”
“읏…….”
“우리가 지금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에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늘 말했지. 웨이트 트레이닝은-.”
“정확하고 바른 자세,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신중히 고려한 강도로, 단계를 밟아서. 예, 덕분에 부상 한번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세일럼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거다. 서두르려고 정도의 길을 벗어나면 반드시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고, 부상과 같은 안좋은 결과를 일으킨다. 정도를 걸어라 세일럼.”
“예…….”
“그리고 걱정하지 마라.”
“예?”
“‘머슬 메모리’, 알고 있겠지?”
“아…… 설마?”
“그래, 나는 물론 정도를 걷는 자이나, 그렇다고 우리들의 이익을 빼먹지는 않아.”
갸아아악! 구와아악!
“대단한 맛이다! 이게 옛날에 누군가가 말했던 우유인가!”
“스카라브의 체액 보다 맛나다!”
나와 세일럼은 단백질 보충제를 받아 게걸스럽게 마시는 퀴클롭스를 보며 말했다.
“근손실을 극복해낸 그들은 분명 우리를 도와줄 힘이 될 것이다.”
“예에…….”
나는 세일럼의 등을 두드려 격려해주고, 이번에는 보탄이 이끄는 드워프들을 보았다.
“어때 보이나?”
“이거 굉장하군! 이곳은 그야말로 자원의 보고야! 이거 보게!”
콰창!
콰르르륵!
보탄은 퀴클롭스 광산 노예들이 사용하던 곡괭이로 동굴의 바위를 내려치자, 돌더미들이 콰르륵 쏟아져 내렸다.
“흐음.”
광석이나 철광 같은 것은 전혀 모르는 내 눈으로도 쏟아지는 바위들의 단면을 보자마자 이게 보통이 아닌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보게. 엄청나게 질 좋은 철광석이야! 이런 철광석은 제국 영토에선 본 적도 없어! 게다가 사이사이 박혀있는 건 로니움의 재료에다가! 우르할콘의 광맥도 있네!”
“그 말은?”
“이곳에서 적절한 제련 시설을 만들기만 한다면, 장비들을 엄청나게 생산할 수 있을 걸세!”
“그런가, 제련 시설을 만드는 덴 얼마나 걸리지?”
보탄은 이곳에서 흑마련이 방치한 각종 시설 들을 돌아보며 씩 웃었다.
“하루면 되네!”
“좋군. 빠르게 시설을 모두 재건하게. 분명히 유용하게 쓰게 될 거야.”
“좋지! 맡겨 주게나! 혈족들이여!”
“오오오!!”
“산의 야들야들한 속살이다!”
“산의 선물을 캔다!”
“캐고 또 캔다! 그러면 상체 근육 단련도 되겠지!”
우르르르!
쾅! 쾅! 쾅! 쾅!
몰려든 드워프들은 기다렸다는 듯 곡괭이를 들고 바위를 부서댔다.
파워리프터와 같은 근육을 지닌 드워프들 수십 명이 모여서 곡괭이질을 하니,
바위가 부서져나가며 움푹 파여가는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저쪽은…….’
“마르두크 님의 영광이 있으라!”
“있으라!”
카이란과 사제들은 보충제를 먹고 퍼진 퀴클롭스 들에게 신성력 치유를 해 주고 있었다.
비록 잃어버린 근육을 불리는 편리한 기능은 없더라도,
그동안 손상된 인대나 관절, 뼈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저기다 수정구슬 중계기를 설치하게.”
“조명을 계속해서 붙여. 녀석들은 어둠속에서 습격을 하는 습성이 있으니 말이야.”
마법사들은 가져온 마도기기와 마법으로 필요한 장비들을 동굴에 설치했다.
‘일단 동굴의 전진기지를 만들어 두는건 순조롭군.’
왠지 내가 할 일이 없어서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리고 헬창은 계획된 휴식이 아닌 이상, 이런 시간낭비를 견디지 못하지.
“일단 가볍게 런지로 하체의 세부 근육을 조져볼-.”
카락카락카락카락!
키아아악-!
그 순간, 나의 갓-이어(God ear)가 저 동굴 너머에서 오는 소리를 들었다.
딱딱한 쇠와 같은 무언가가 동굴의 돌벽에 지속적으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
그것도 한 두 개체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
“-좋군!”
런지보다는 좀 더 좋은 운동거리가 생겼군!
“그럼 다녀오겠다! 너희들은 열심히 전진기지 정비에 힘쓰도록!”
“엣, 뭐예요 로헨 트레이너!”
“로헨, 혼자 어디가냐!”
“이 녀석이 혼자서 다 해쳐먹으려고!”
당연히 내가 그렇게 말해봐야 근손실을 죽음보다도 두려워하는 크루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나를 따라오면 적어도 운동이 부족할 일은 없다,
그걸 알기에 다들 자기 부하들에게 귀찮은 일을 넘기고 날 따라온다.
“에에잇! 그런식으로 자기 일을 남에게 떠넘기지 마라!”
“그 말 본인에게도 하시죠!”
“저기다! 저기 운동 거리가 있다!”
‘하여간 다들 근태창의 힘 덕분에 귀는 밝아져가지고!’
결국 나머지 크루원들을 데리고, 방어선을 감시하고 있던 자들이 있는 곳까지 왔다.
“어라, 무슨 일이십니까? 아직 뭔가 오지는-.”
“온다! 곧 놈들이 올 것이다!”
“예에?!”
감시를 맡은 다크 엘프들의 예민한 감각으로도 아직 감지하지 못한 적이, 동굴의 어두운 곳 너머로 온다.
“너희는 뒤로 물러나서 본대에 상황을 알리도록.”
쿠웅!
나는 탄력봉을 손에 쥐었다.
“이 동굴에서 우리가 상대해야 할 또 다른 적들이 오고 있다고 말이야.”
“아, 알겠습니다!”
끼릭끼릭끼리끼리릭!!
다크 엘프들이 뒤로 빠지고 조금 뒤, 모두가 들을 수 있는 기괴한 소리가 어둠 너머에서 들려왔다.
끼리리리릭-!!
“온다. 튼튼한 놈들이라 제법 무게를 칠 수 있을 거다!”
두두두두두-!!
어둠 속에서 어스름이 빛나는 야광을 빛내며, 검은 갑각을 한 곤충-스카라브 들이 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