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7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6화
“무르시 선배는 앞으로 이걸 이용하시면 돼요.”
“응? 이건…….”
무르시 선배에게 준 끝 같은 것은 짐승의 힘줄을 말려놓은 것이다.
짐승의 힘줄을 적당히 말려 놓으니 꽤 탄력 있는 끈이 되었다.
그래, 일명 세라밴드다.
처음에는 이걸 새 활이나 새총에 쓰려고 했었지만.
‘마침 재활 훈련이 필요한 무르시 선배에게 딱 맞지.’
“앞으로 왼쪽 무릎을 강화하는데 이걸 쓸 거예요.”
그러며 나는 왼발에 힘줄끈을 걸고 힘줄을 팽팽하게 잡고 왼 다리를 펴고 접는 것을 반복하는 걸 보여주었다.
이른바 세라밴드로 하는 재활운동이다. 힘줄 끈은 세라밴드 대신 역할이지.
“허어?”
“이렇게 계속하면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고 주변 근육을 단련할 수 있을 거예요.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 그렇게 크게 단련이 될 것 같지는…… 어?”
내가 시킨 대로 해 본 무르시는 생각보다 꽤 강한 힘을 줘야 하는 것에 놀라워했다.
“생각보다 꽤 힘이 들어가죠?”
“으, 응.”
“이대로 꾸준히 하십쇼. 어깨는 이런 식으로, 몇 번 해야 하는지도 알려드릴게요.”
그렇게 잠시 재활운동 강좌를 한 뒤 나는 다시 내 운동으로 돌아왔다.
‘운동에 집중해야 할 때가 되었으니 분할 운동은 잠시 중단하고 무분할 운동으로 돌아갈 때로군.’
순수 운동량과 전체적인 근육 비대 효과는 무분할 운동 쪽이 더 크다.
근육을 키워야 할 지방은 충분히 축적해 놨다. 이제 걷어내고 근육으로 채워 넣어야 할 때가 된 거다!
“크아아아! 라잇웨이잇!”
3대 운동을 기본 베이스로, 오늘은 상체를 좀 더 강하게 조져볼까 한다.
‘한번 시험해 보고 싶은 게 있거든.’
우선은 가볍게, 천장 가로 기둥에 달아놓은 턱걸이용 가로 바를 잡고 턱걸이를 10RM, 5세트.
광배와 이두근이 폭발할 듯 자극이 온다. 이런 복합적인 상체 근력의 배양은 턱걸이만이 할 수 있는 법이지.
‘게다가 몸무게가 늘면 늘수록 치는 무게도 자동으로 늘어나고.’
하지만 풀업만으론 모자라다.
세부 근육까지 철저히 조지려면 운동기구의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침내, 운동기구가 생겼다!’
나는 프라이빗 짐에 새로이 설치된 기구를 기대에 찬 눈으로 보았다.
“케이블 머신!”
그래, 케이블 머신.
도르래 원리를 응용하여, 전신을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그 운동기구가 마침내 만들어졌다.
‘뭔가 조잡하긴 하다만.’
겉모습은 자체만 평가한다면, 허술하고 엉성한 부분이 많이 엿보인다.
손잡이는 제일 작은 케틀 벨이고, 와이어는 튼튼한 나무 섬유질과 동물 힘줄을 꼬아 만든 밧줄. 무게 추는 원판들로 구성됐다.
‘꽤 튼튼하고 정상적으로 잘 움직이니까 괜찮겠지.’
카카와 함께 만들면서, 내구성을 먼저 테스트해 봤었다.
도르래와 기름먹인 밧줄은 제대로 움직였었다.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었다.
바벨과 덤벨만으로는 부족했던 내 헬창력을 채워주는 데 말이지.
“아아, 바로 등부터 조지자!”
양쪽에 설치된 케이블을 팔로 잡아당기는, 하이 케이블 로우부터 해 보자!
콰아악!
“크으으! 라잇 웨잇!”
드르륵!
아앗, 기대 이상이야!
운동이, 운동이 너무 잘되잖아!
‘고맙다 카카! 이거로 나는 더욱 강해질 거야!’
삼각근과 이두, 삼두가 골고루 기뻐하고 있어! 근육의 희열이 느껴진다!
“후우!”
쿵!
“굉장하군.”
무르시 선배는 1세트를 끝내고 붉나무 열매즙을 탄 물을 마시는 날 보고 감탄했다.
“나도 원로들에게 이야기만 들었지. 한때 우리 오크는 지금보다 더 크고, 강한 전사들로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네. 저는 그 옛날 오크를 다시 재연해낼 겁니다.”
나는 무르시를 가리켰다.
“우리 모두 함께 말이죠.”
“나, 나도? 난 그저 부상당한 패배자일 뿐인데…….”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몸을 만들었듯, 제가 하라는 대로만 성실하게 하신다면 말이죠.”
“정말인가?”
나는 대답 대신 다시 한번 케이블 손잡이를 붙잡고 2세트를 시작했다.
“근육은, 노력을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
“훅! 훅! 훅!”
“로헨! 네놈! 또 단독 행동이냐!”
계절이 깊어져, 붉은색의 단풍이 붉은 숲을 수놓았다.
난 그 붉은 숲을 달려 나간다.
커엉!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물에 뿔 듯 급성장한 레타와 함께.
레타는 이제 어지간한 숲의 늑대보다도 더 거대한 몸집이 되었다. 털찐게 아닌, 근육으로 가득 들어찬.
커허어엉!
“레타, 목표는 저 앞에 달려가는 발이 빠른 노루야.”
컹!
“녀석을 저쪽 골짜기로 몰아넣어!”
컹 컹!
‘늑대 주제에 개처럼 짖기는.’
그렇지만 내 말을 칼같이 알아듣고 따르는 녀석은 정말 영특하다.
고기 잘 먹이며 매일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 준 결과.
레타의 다리는 과거의 장애는 온데간데없이 힘차게 대지를 박찬다.
아니, 그냥 장애를 극복했다 수준이 아니다. 나도 오크로서 상당한 유산소 달리기 능력을 가졌다 자부하지만,
카우우우!
녀석은 나조차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푸른 노루를 쫓아간다.
타다다닷!
푸른 노루가 아무리 지그재그로 뛰어 덤불을 뛰어다니고 나무 사이를 뛰어도, 레타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한다.
오히려 레타가 덮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명령을 우선해 놈을 몰아내고 있다.
카우우우!
놈이 푸른 노루를 골짜기로 밀어 넣는 데 성공하자 하울링으로 신호를 내었다.
타앗!
“으라아앗!”
직후 나는 과감하게 골짜기에서 점프!
쿠우욱?
“잡았다!”
빠악!
골짜기 아래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푸른 노루 위로 떨어져 내리며 놈의 머리를 팔꿈치로 내려찍었다.
깨액!
놈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코에서 피를 뿜어내며 절명했다. 노루 약해요.
“자, 오늘도 사냥 성공-응?”
크르르르…….
문득 골짜기 깊숙한 곳에서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허어.”
그곳에서 나타난 것은 반점 무늬의 표범이었다.
“호랑이라면 몰라도 표범이라면야.”
크르르르……!
“됐어, 레타. 넌 좀 더 크고 나면 맡길게.”
‘큰 고양잇과 맹수는 처음 상대해 보는데.’
캬우우우!
“어디 한번 해 볼까!”
놈이 달려들고, 나도 달려들었다.
빠악!
캬아악!
일단 놈의 콧잔등에 주먹 한 방!
카아아!
놈이 고통에 발광하듯 날카로운 발톱을 마구 휘두른다.
촤촤촥!
하지만 내 팔은 이미 튼튼한 가죽 그립 스트랩을 감아놓은 상태!
콰각!
크륵?!
“늑대 가죽으로 만든 가죽 그립이다! 네 발톱도 안 통해!”
빠악!
캬아악!
콧잔등에 또 한 방! 놈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빠아악!
놓치지 않고 놈의 턱을 발차기로 휘둘러 찬다. 놈의 배가 드러난다.
“배빵! 배빵! 리버블로!”
뻐억! 뻑!
사족 보행 동물의 드러난 배만큼 때리기 좋은 곳도 없지!
캬아아악!
놈은 발악하며 내게 안기듯이 달려들었다.
찌지직!
“크으으!”
놈의 발톱이 내 등을 할퀴며 살갗을 찢는다.
‘젠장, 아파! 하지만!’
“내가 상대해야 할 놈의 발톱은 겨우 이 정도가 아니야!”
콰악!
캬우우?!
네가 날 껴안는다면 나도 화답하는 것이 프리 허그의 기본!
“라잇 웨잇-!”
뿌드드득!
표범 특유의 가느다란 허리를 껴안아, 온 힘을 다해 끌어안는다.
베어허그다!
캬아아아!
놈은 계속 발톱으로 내 등과 어깨, 팔을 긁어대지만, 살갗만 긁을 뿐, 근육에 닿지 않는다!
그야말로, 돌덩어리에 칼질하는 거나 마찬가지지!
[근육 조작- 상체 근육 복합 사용]“라잇 웨잇 베이베!”
뿌드드드득! 우득!
카아아…….
근육 조작으로 강화된 나의 상체 힘은 베어허그로 놈의 허리를 부러뜨리는 데 성공!
“후우!”
솔직히, 진짜 놈의 허리를 부러뜨릴 줄은 몰랐는데.
‘요즘 바빠서 3대 측정을 안 해놨더니, 부쩍 강해진 걸 체감하지 못했군.’
“로헨!”
“방금 그건 표범의 울음소리였다, 하여간 이 자식이 먼저 가더니-.”
“끝났습니다.”
“엉?”
뒤늦게 골짜기에 달려온 체이카와 다른 사냥꾼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표범을 든 날 보고 멍한 표정이 되었다.
“그 밑에 노루 한 마리 있는데 가져가십쇼.”
“너……, 설마 맨손으로 표범을 잡은 거냐?”
“어쩌다 보니 말입니다.”
축 늘어진 표범을 어깨에 둘러메며 대수롭잖게 말했다.
“대신 이 표범은 사냥감 대상은 아니니, 제가 가져가도 되겠죠?”
“어, 음…….”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사냥꾼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오크들이 당신에게 경외감을 느낍니다!] [카리스마 스탯 효과가 발동됩니다.]“그, 그래…….”
카리스마의 효과인지 그들은 딱히 더 말을 하지 못했고, 나는 유유히 표범을 챙겨갔다.
[성취감(소소) 획득] [호르몬 부스트(소) 효과 발동]‘언젠간 사냥꾼들의 마음을 체이카 놈에게서 뺏어주지.’
“가자 레타.”
커엉!
“그래, 다리 한 짝은 너한테 줄게.”
컹컹!
레테는 기분 좋다는 듯 웃으며 내 다리에 머리를 비벼댔다.
“봐, 봤습니까 체이카 대장? 로헨 저 녀석, 표범을 맨손으로…….”
“그래서 뭐!”
체이카는 짜증 난다는 듯 꽥 소리쳤다.
“저따위 표범 잡은 게 뭐가 대수라고! 빌어먹을, 대장의 말을 따르지 않는 놈은 사냥꾼 자격이 없어!”
“하지만…… 체이카 대장, 녀석은.”
“우리 중 누구보다도 사냥을 잘한다.”
“매번 우리 사냥감의 절반 이상을 로헨이 잡지 않나…….”
“카아아!”
빠악!
“으억!”
체이카는 가까이 있던 오크 사냥꾼 한 명을 한 대 후려치곤 씩씩거렸다.
“저 뼉다구 로헨 주제에……! 두고 봐라, 부족 최고의 사냥꾼이 누구인지를! 저따위 하찮은 사냥감 따위가 아닌 진짜 사냥감을 잡는 걸 보여주겠어!”
체이카의 질시 따위 로헨의 안중에 없었다.
그는 최고의 사냥꾼이 누구인가를 증명하거나, 그렇게 되는 것엔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놈을…… 핏빛털을 잡는다! 정면으로!’
*
“후우.”
한숨이 하얀 입김이 되어 뿜어져 나왔다.
‘폭염이던 계절이 순식간에 추워지다니. 이런 것까지 우리나라와 비슷할 것까진 없을 텐데.’
녹음이 낙엽이 되었고, 낙엽은 또다시 새하얀 눈에 덮였다.
슬란 산맥에 겨울이 찾아왔다.
푸르르르!
“야. 레타, 처음 보는 눈이 신기한 건 알겠지만 집중하자.”
푸확!
가득 쌓인 눈을 뚫으며 마치 눈에 뿌려진 핏빛 같은 늑대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좋냐? 하여간 갯과 동물 아니랄까봐.”
헥헥!
레타는 생에 처음으로 보는 강아지처럼 해맑게 웃으며 혀를 날름 거렸다.
이제는 뒷발로 서면, 키가 170을 한참 넘긴 나만큼 커버린 녀석이 강아지처럼 굴긴.
‘그 하얀 갈기의 혈통 때문인가, 겁나 빨리도 크는구나.’
뭐 내가 좀 고기를 많이 먹이긴 했지만.
“그래서, 녀석의 냄새는 찾았어?”
커엉!
녀석의 한층 굵어진 소리가 답했다.
“그럼. 안내해 줘.”
카우우우!
나는 양팔에 가죽 그립 스트랩을 단단히 묶으며 달려가는 놈의 뒤를 따라갔다.
“젠장, 눈이!”
“올해는 왜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거람!”
사냥꾼들에게 겨울은 최고의 때이자 최악의 시간이다.
사냥감들은 겨울을 보내기 위해 축적한 지방으로 통통하고, 숲을 뒤덮은 녹색 풀과 잎도 없어져 훤히 보인다.
하지만 이 추위, 그리고 발이 푹푹 빠지는 눈은 사냥을 어렵게 만든다.
카우우우!
하지만 늑대인 레타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헤치며 나아갔다.
“어우, 아주 편하네.”
나는 레타가 개척한 눈밭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단 말씀!
그동안 내가 잡은 표범, 늑대, 멧돼지 가죽옷이 내 체온을 지켜주었다.
다른 사냥꾼들이 추위에 떨고 눈에 떨 때, 오직 나만이.
꾸에에엑!
거대한 앞니를 가진 불트 호그를 쫓아갔다.
놈은 정신없이 마구 도망치다, 앞을 가로막는 절벽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잘 몰았어, 레타!”
커엉!
“이제 넌 나서지 마라.”
나는 25kg짜리 덤벨을 양손에 들었다. 두 번이나 무게가 늘었지!
“저 녀석은 내가 잡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