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9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8화
“후우.”
멀어지는 늑대 무리를 바라보며 나는 피로가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녀석의 공격을 막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몸이 뒤흔들리고 내장까지 충격이 전해졌다.
순간 근육 조작으로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일격에 날아갈 뻔했다.
‘하지만…… 마침내 완성했다.’
아슬아슬했지만, 지금의 이 몸이라면 놈과 정면으로 맞붙어 싸울 수 있다!
“놓칠 것 같으냐. 기다리고 있어라!”
이 눈이 녹기 전에, 놈과 싸워서, 이긴다!
*
“로헨, 정말로 혼자서 가냐?”
“우리도 함께 가자!”
“그래, 모두가 같이 덤빈다면…….”
다시 아지트로 돌아와 결전을 준비하는 나에게 사총사가 말했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위험한 만큼 내가 혼자서 가는 게 맞아. 무엇보다.”
나는 녀석들을 돌아보았다.
“놈을 혼자서, 나만의 힘으로 쓰러트리고 싶어. 그래야 나의 강함을 증명할 수 있을 거니까.”
“로헨…….”
그래, 단순히 3대 운동 무게만으로는 나의 강함을 증명할 수 없다.
내가 상대할 가치가 있는 강자와 싸워서, 이기는 것으로 증명한다!
‘그것이 전투 종족, 오크의 숙명이니까!’
“뭣보다, 너희들은 같이 가 봐야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걸림돌이야.”
“우와, 말했다!”
“로헨 너무한다!”
그래도 다들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으니, 결국 내 말에 수긍했다.
“걱정 마라. 곰 고기 잔뜩 가지고 돌아올 테니! 바로 이 근육에 맹세한다!”
그러며 나는 넷을 향해 프론트 더블 바이셉스를 보였다.
오오오!
“힘내라 로헨!”
“지지 마라 로헨!”
“라잇 웨잇!”
“라잇 웨이잇!”
어느새 내가 외치던 기합은 모두의 기합이 되었다.
필요한 모든 것을 챙긴 뒤, 나는 아지트를 떠난다.
“가느냐.”
“족장님.”
떠나는 길에, 생각지도 못하게 버라던이 와 있었다.
“말리셔도 멈출 생각 없습니다.”
“말릴 생각도 없다. 네 어미 로흐나도 그랬으니까.”
어머니라, 그러고 보니 결국 내 어머니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듣진 못했지.
“만약에 네가, 그 핏빛털을 해치우고 돌아온다면.”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날 똑바로 보며 말했다.
“네 어미에 대한 모든 걸 말해주마.”
“……!”
겨우 그것? 이라고 하지만, 사실 내가 필요한 보상이랄 건 없으니.
그 정도면 충분한 보스 처치 보상은 되어 주겠지.
“약속은 지키셔야 합니다.”
“네가 죽는 건 바라지 않는다. 살아서 돌아와라.”
나는 훗 웃으며 버라던을 지나쳐 검은 숲으로 들어섰다.
“레타-!”
카우우우!
내가 부르자마자 숲에서 레타가 뛰어왔다.
[퀘스트 획득] [숲의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시오]“놈에게 안내해.”
녀석은 긴 하울링과 함께 숲으로 달려갔고, 나도 그 뒤를 쫓았다.
눈이 덮인 검은 숲을 레타가 헤치고 나아가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가는 동안 말린 고기 가루와 지방, 견과류와 베리를 섞어 만든 옛 보존식, 페미컨을 먹으며 에너지를 축적.
커엉!
마침내 레타가 멈춰서고 소리를 치자, 녀석의 무리 늑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우우우-!
늑대들이 하울링을 하는 방향을 보니, 절벽이 깎아지른 곳이 나왔고.
늑대들이 포위한 곳에는 커다란 굴의 입구가 있었다.
“저기가 핏빛털의 소굴이로군.”
나는 그 앞에 서서, 챙겨온 짐을 풀었다.
결전을 위해, 나는 탄력봉을 챙겨왔다.
카랑! 철컥!
거기에 한 쪽당 25kg짜리 원판을 양쪽에 끼우고, 나사형 마구리로 단단하게 조여 고정시켰다.
오늘, 탄력봉과 원판이 합쳐진 이 바벨은 나를 단련하기 위해서가 아닌, 적을 물리치기 위한 무기다.
“근태창.”
나는 결전 전 의식과도 같이 근태창 스테이터스를 띄웠다.
[기본 정보]이름 : 로헨 코르막
종족 : 하프오크
체력 : 95/100
키 : 181cm
[근육 발달도]-골격근 :52%(22%)
-체지방 : 4%(0%)
-목 : B++(13%)
-가슴 : A(5%)
-왼팔 : A+(9%)
-오른팔 : A+(13%)
-복부 : A(22%)
-왼다리 : A+(35%)
-오른다리 : A+(37%)
-엉덩이 : A(29%)
[운동 능력]-최대 근력 : A
-순발력 : A+
-지구력 : B++
[특수능력치]-카리스마 : D+(11%)
-매력 : D(13%)
[스킬]-근육 조작 : D+
-카피 : E
-성분 분석 : D+
-포징 : B++
-위기 상황의 괴력 : D
좋아. 다시 확인해 봐도 확실히 나는 최고로 강해졌다.
지금 나의 신체 스펙이면 올림피아 입상도 노릴 수 있을 거다.
전생인 인간이었다면 이런 스펙을 가지고도 불곰과 정면 대결을 벌이는 건 무리겠지만.
오크인 나의 강인함. 공격을 견디는 강한 피부와 근육 조작 스킬이 있다면, 가능하다.
나는 오늘, 핏빛털을 해치우고 이 숲의 정점에 선다.
“너희는 물러나 있어.”
크릉! 아우우우!
레타는 일대일을 싸우고 싶은 내 의도를 읽고 부하들을 물렸다.
내가 가지고 갈 것은 무기가 되어줄 탄력봉, 덤벨, 케틀 벨.
나머지는 모두 두고서 동굴로 들어섰다.
훅 올라오는 짐승 냄새. 밖보다 따뜻하면서 축축한 내부.
동굴 지붕 틈새로 빛이 새어 들어와 안은 생각보다 밝았다. 그리고, 넓었다.
“야.”
크르르르…….
그곳엔 핏빛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몸을 일으키며 낮게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그래, 한판 뜨러 왔다.”
쿠오오오!
놈의 포효가 동굴을 뒤흔든다.
도망칠 곳도, 피할 곳도 없는 완전히 꽉 막힌 원형의 링.
“오늘 누구의 근육이 더 강한지, 승부다!”
쿠오오오!
녀석은 앞발을 휘두르며 달려든다.
나도, 원판 달린 탄력봉을 크게 휘두른다.
빠악!
뻐억!
“크헉!”
쿠오오오!
서로가 서로에게 일격을 먹인다.
주춤한 것도 잠시, 두 번째 공격을 날린다.
“우오오!”
쿠오오!
뻐걱!
촤악!
고통의 신음을 낼 시간도 없다. 움직여라 나의 팔아! 상체 근력아!
[근육 조작] [상체 근육 출력 MAX]“크오오오!”
부웅- 뻐억! 빠악! 콰악!
놈의 피와 나의 피가 튀어 오르고, 서로를 향해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방어는 없다. 오직 서로를 향해 공격, 공격, 또 공격뿐!
누가 먼저 나가떨어지느냐를 겨루는 난타전이다!
부웅!
놈의 앞발이 날아든다. 순간 그걸 몸을 틀어 피한 뒤!
“쿠오오오!”
빠아악!
피한 기세를 그대로 몸을 회전시켜서 놈의 관자놀이에 회전 풀스윙을 적중시켰다!
쿠오오오……!
“하아!”
제대로 크리 터진 일격에 놈이 순간 비틀거리며 기세를 잃었다.
우워어엉!
하지만 놈은 다음 순간, 몸을 낮추고 나에게로 돌진했다.
카아아!
놈의 쩍 벌어진 아가리가 쇄도한다.
“누가 물려 주겠냐!”
나는 몸을 낮춰 그걸 피한다. 직후 놈의 거대한 몸뚱이가 덮쳐온다.
“좋아, 태클 승부라 이거지!”
피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온 힘을 다해!
[근육 조작. 코어근 출력 MAX]“맞부딪칠 뿐!”
쿠우웅!
쿠오오!
“우오오오!”
나와 핏빛털은 서로의 몸을 향해 충돌했다.
나는 격돌을 버텨냈다. 두 다리가 땅을 파헤치며 멈춰 선다.
“으오오오!”
그리고, 모든 코어와 척추기립근, 광배근을 펌핑!
“메치기다아!”
콰악!
놈의 털과 근육결을 붙잡고, 그대로 옆으로 돌려 메치기를 날렸다.
쿠웅!
쿠오오!
놈은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며 고통스러워했다.
카아아!
하지만 곧바로 용수철처럼 튕기듯 일어난다.
“그냥 그대로 누워있어!”
빠악!
떨어트린 탄력봉 대신 허리에 찬 케틀벨 35kg짜리를 들고, 놈의 머리에 한 방!
쿠워어어!
“윽?!”
하지만 놈은 기세를 잃지 않고 나에게 두 팔을 뻗는다.
“힘겨루기 하자는 거냐! 좋지!”
콰아악!
나도 놈의 뻗은 두 앞발을 두 손으로 맞붙어 서로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크으으으!”
쿠오오오!
뿌득, 뿌드득!
근육결이 조각나고 근섬유가 끊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모든 힘을 낸다.
그럼에도, 놈과 정면 힘 승부를 내기엔 부족하다!
“아직이다!”
[근육 조작, ALL MAX-!]“크아아아!”
불끈, 불끈불끈! 뿌드드득!
전신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될 정도로 펌핑, 벌크업!
쿠웍?!
조금씩 밀려만 가던 나의 손이 놈의 앞발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지지지직!
놈의 발이 밀려나고, 반대로 놈을 밀어내는 나의 발은 한 걸음,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자아…… 어떠냐! 힘으로 압도당하는 기분이!”
쿠워어어!
콰아!
나는 놈의 앞발을 꺾어 밑으로 내린다.
“하체, 한방!”
뻐어억!
직후 내려간 놈의 턱에 단련된 하체에서 터져 나오는 강력한 니킥 한 방!
비틀거리는 놈을 향해, 오른손에 케틀벨, 왼손엔 덤벨을 들었다.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야!’
쿵!
오른손에 든 케틀벨, 왼손에 든 덤벨은 짐승의 힘줄과 나뭇가지 껍질 줄을 엮은 와이어와 연결되어 있다.
붕붕붕붕!
“케이블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을 최대로 활용해 주지!”
유성추처럼 케틀벨과 덤벨을 마구 돌리며, 나는 놈을 향해 휘둘렀다.
“라잇 웨잇-!”
연타 개시!
뻐억! 퍽! 콰직! 퍼벅!
“우오오오!”
가드조차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핏빛털을 향해 연타, 연타, 또 연타를 날렸다.
승기가 잡혔다. 허우적대는 놈을 이대로 피떡이 되도록 두들겨 패서 끝장을 내-.
츄퓨츄퓨!
“허억!”
콰가가각!
순간 놈의 기묘한 울음소리와 함께, 아래에서 공격이 날아들었다.
“끄아악!”
동시에 나의 몸이 위로 솟구쳐 올랐다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크헉, 허억……!”
입 밖으로 자꾸만 나오게 되는 신음을 참아내며, 몸을 추슬렀다.
‘……이런 망할!’
내 몸 상태가 심각하다.
쭉 찢겨져 버린 피부 사이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 연타를 견뎌내는 것도 모자라서, 단 한 방으로 날 이렇게 만들다니.
놈의 일격은 회심의 일격이었다.
때문에, 줄곧 내게 유리했던 상황이 단번에 역전되고 말았다.
“크, 으!”
쿠르르르…….
녀석은 다시 일어나더니, 나의 어깨를 붙잡고 들어 올린다.
“크학!”
뻐억!
“커헉!”
손톱을 놔두고 일부러 웅장으로 날 내려친다고?!
‘이 새끼, 간단히 죽이지 않겠다 이거지!’
뻐억! 쾅!
“카학!”
놈이 두 번째 내려친 일격에 다시 땅바닥에 처박혔다.
‘젠장,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갚아 주겠다는 거군.’
놈은 축 늘어지는 나를 또다시 붙잡아 들어 올렸다.
이번엔 날 끝장내겠다는 듯 손톱을 세워서.
‘그렇다면!’
불끈!
나도 그 순간을 준비한다.
쿠오오오!
놈이 나를 따라 한다면!
“나도 따라 해 주마!”
[근육 조작] [스킬 : 카피]놈의 기술은 이미 봐 두었다. 놈의 근육이 움직이는 방식도.
양 다리를 단단히 땅에 딛고.
허리인 척추기립근과 광배근 그리고 승모근을 통해서 어깨로 전달된 힘을,
다시 삼각근에서 삼두, 전완근을 통해.
온전히 힘을 실은 전력 올려치기를! 나는 강력하게 구사할 것이다!
‘츄퓨츄퓨 같은 이상한 소리도 안 내!’
내야 할 외침은 단 한가지!
“라잇 웨잇 베이베-!”
뻐어어억!
손가락을 세운 나의 베어너클 어퍼가 놈의 턱 가죽을 찢었다.
쿠오오…….
쿠웅!
놈의 턱을 완전히 부숴 버리는 것에 성공했다.
내 손가락에는 끈적거리는 놈의 피가 흥건했다.
너무 그로테스크한데…….
으으, 기분 나빠.
“후우, 이거야.”
쿠워어…….
“악력에, 손가락까지 단련한 기억은 없었는데.”
무리하게 핏빛털의 필살기를 흉내 낸 대가인가. 내 오른손의 손가락 몇 개가 형편없이 꺾여 있었다.
일격을 맞은 핏빛털이 그로기 상태가 된 사이에, 땅에 떨어트려 놨던 탄력봉을 서둘러 집어 들었다.
뚜둑! 우드득!
“크윽!”
부러지고 꺾인 손가락을 억지로 구부리니, 무시무시한 통증이 느껴졌다.
금속 탄력봉의 차가운 감각이 고통을 줄여준다.
“후우…….”
카피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 녀석과 거의 같은 수준의 힘을 발휘한 대가로 상체 근육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하지만, 그 고통을 원동력으로 최후의 1RM을 행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 헬창들이다.
“크으으으!”
꾸구구국!
마지막 남은 온 힘을 다해, 나는 원판 달린 탄력봉을 들어 올렸다.
“네가 지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크르르…….
핏빛털은 깨진 턱을 푸르르거리며 나를 힘없이 올려다보았다.
“나보다 더 근육을 잘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쿠, 우우…….
“다음 생엔, 좀 더 너의 근육을 사랑해라! 라잇, 웨잇-!”
콰아아-
뻐거억!
온 힘을 다해 내려친 1RM의 탄력봉의 원판이 핏빛털의 머리를 완전히 박살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