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49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48화
“크윽!”
덜컹!
로헨은 도자기 안에 있는 술을 마시다 가슴을 움켜쥐며 비틀거렸다.
챙강!
도자기 병이 떨어져 와장창 깨져 버린다.
“흐흐…… 이제야 기운이 돌기 시작하나 보군.”
“체, 체이카…… 네놈……!”
“인생 마지막 술이 맛있었길 바란다!”
뻐억!
“크헉!”
체이카는 비틀거리는 로헨을 냅다 걷어찼고, 중심을 잃은 로헨은 바닥에 쓰러졌다.
“허억……! 허억……!”
로헨은 지금까지 보이지 않은 약한 모습으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가슴을 움켜쥔 채 숨을 헐떡일 뿐이다.
“‘베라돈’ 풀을 탄 술이 참 좋지 않나. 커다란 멧돼지도 맞는 순간 제정신을 못 차리게 만드는 맹독이지. 네놈한테도 잘 듣는구나!”
“네놈…… 나한테, 큭! 불만이 있으면 바쿠라로 함 뜨기나 하지 이런 짓을……!”
“네놈에겐 바쿠라 따위도 사치야! 감히 사냥대장의 권위에 도전하고! 부족의 법도를 무시하고 좋을 대로 행동한데다! 이제는 인간 놈들과 붙어먹을 생각을 하다니! 그러면서 뻔뻔하게 부족을 떠나려고 해?”
뻐억!
“크헉!”
또 한 번 체이카는 쓰러진 로헨의 배를 걷어찼다.
“버라던 족장님은 용납하더라도! 나는 절대로 용납하지 못해! 얘들아!”
스윽!
처억!
체이카의 말에 술자리에 동석했던 그의 부하들이 저마다 몽둥이를 들고 일어섰다.
“으…….”
“빌어먹을, 로헨 놈, 얼마나 술이 센거야…… 같이 마셔댔더니……!”
네 명의 부하 모두 로헨에 맞춰서 술을 마셔댄 터라 거나하게 취한 상태여서 비틀거렸다.
하지만, 최소한 독에 당해서 무력화된 로헨을 다구리 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저 새X 조져 버려!”
이젠 그나마 대장이라고 걸치고 있던 가식까지 벗어던진 체이카의 명에 그들은 일제히 몽둥이를 들고 쓰러진 로헨에게 달려들었다.
“뒈져라아앗!”
부웅!
터억!
“어?”
그러나, 그를 향해 날아든 첫 몽둥이가 로헨의 손에 막혔다.
“꽤 취했구나, 이런 형편없는 몽둥이질이라니!”
“로, 로헨!”
“날 잡으려면 이정도 어설픈 몽둥이질로는 안 된다고!”
콰악!
뻐억!
“꾸에엑!”
로헨은 그의 몽둥이를 붙잡아 뺏어 던져버린 뒤 주먹질 한 방으로 오크 사냥꾼을 날려버렸다.
쿠당탕!
“무, 무슨!”
“후욱-! 후욱-!”
로헨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온몸에 피워 올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놈이 술에다 뭘 탔을 거란 정도는 이미 예측했다!’
나의 섭취 분석 능력의 랭크는 워낙 여러 가지를 먹어대다 보니 B까지 올라갔다.
때문에 새로운 스킬, ‘후각 분석’까지 새로이 생겨났다.
[스킬 : 후각 분석] [병 안에 든 액체의 냄새를 맡아 성분을 탐지합니다] [내용물 : 알콜, 물, 기타 유기물질] [경고 : 독성 물질 감지.]그 병 안에 든 내용물의 냄새를 맡은 순간, 나는 체이카가 뭔가를 안에 탔다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술을 마시자마자, 그것이 뭔지도 알아차렸다.
[독성 물질 : ‘아드레날린’ 성분 섭취] [상태이상 : 아드레날린 부스트 효과가 발동합니다] [아드레날린 성분의 효과로 심박이 증가합니다.] [아드레날린 성분의 효과로 혈류량이 증가합니다.] [상태이상 : 전신 활성화, 근력 증가, 집중력 향상, 과도한 심박.]베라돈 풀. 전통적으로 오크들이 독초로 쓰는 것이지만 그 독성분은 다름 아닌, 아드레날린이다.
다른 오크들에게야 심장이 터져 죽기 직전까지 몰고 갈 독초겠지만, 이미 해독 패시브 스킬이 있는 나에겐!
“그저 아드레날린 도핑일 뿐이다! 쿠오오오오!”
빠직! 뿌드득!
울끈! 불끈!
심박이 190을 넘어버릴 정도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다. 심장이 뛰는 소리를 스스로 들을 수 있을 정도다.
혈관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며 피를 온몸에 보낸다. 근육에 피가 몰리며 펌핑이 온다.
[상태이상 : 전신 근력 120% 증가]“아주 고마워! 이런 도핑 약물까지 떠나는 길 선물로 줘서 말이야!”
“로, 로헨……! 네놈, 대체 뭐냐! 왜 독약이 든 술을 먹고도 죽기는커녕!”
“누구냐니, 나는 로헨 코르막이다!”
나는 뿌득 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근육을 펌핑시키며 사이드 체스트 포징을 보였다.
“앞으로 세계 최고, 최강의 근육을 만들! 헬창 오크다!”
“로헤에에엔-!”
“라잇 웨이잇!”
부웅!
빠각!
퍼억!
내게로 몽둥이들이 날아든다. 하지만, 내 주먹이 그것들을 부순다.
“허억!”
뻐억!
달려드는 다른 한 명의 명치에 주먹을 꽂아 넣고, 다른 한 명의 몽둥이를 몸을 숙여 피한 뒤 파고든다!
“베이베-!”
“우와아아악!”
콰아앙!
그대로 놈의 허리를 붙잡고 들어 올려 백드롭으로 지면에 내동댕이쳤다.
“후웃!”
“으히익!”
남은 한 놈은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비틀거렸다.
“저, 저리 가라!”
부웅!
겁먹은 놈이 몽둥이를 냅다 던지고 도망치려 뒤를 돌지만.
“어딜 도망 가!”
“히이익!”
뻐어억!
나는 스프린트로 뛰어들어 놈에게 드롭킥을 날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꾸에엑!”
“라잇 웨잇!”
콰악!
그리고 놈을 붙잡아 프레스 자세로 들어 올렸다.
“체이카-!”
“으, 으아아!”
마찬가지로 겁에 질려 천막 밖으로 도망치려던 체이카를 향해 냅다 집어던진다!
“베이베-!”
“으아아악!”
뻐어억!
와장창 콰창!
“크헉!”
“우왓!”
“뭐야, 체이카 대장?”
밖에 있던 오크들은 난데없이 천막을 부수고 다른 오크와 한 덩어리가 되어 나뒹군 체이카에 깜짝 놀랐다.
“그러게, 천하의 사냥대장이 이런 쫌스런 짓을 해야겠나!”
“이, 이 로헨 이노옴-! 컥-.”
나는 체이카의 멱살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커, 커어억!”
“차라리 너는 정당하게 바쿠라를 걸었어야 했어! 그렇다면 너의 명예라도 지켜줄 생각이었는데!”
뻐억!
나는 곧장 놈을 바닥에다 메쳤다.
“함부로 기절할 생각 마라!”
콰악!
“끄윽!”
어딜 뒤통수부터 땅에 떨어졌다고 눈을 까뒤집고 기절을 하려고 하고 있어! 난 놈의 얼굴을 붙잡고 짓눌렀다.
“넌 나를! 화나게 했다!”
뻐억!
“크헉!”
체이카의 위에 마운트로 올라탄 나는 그대로 마구 주먹으로 그를 난타하기 시작했다.
“로헤에엔! 크헉!”
뻐억! 빠직!
퍼억! 퍼억!
나는 놈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려치고, 옆구리에 리버 블로를 먹이고 저항하는 팔을 붙잡아 누른 뒤 팔꿈치를 마구 정수리에 내리꽂았다.
“크, 헉…….”
뻐억! 콰앙! 빠악!
“그, 그만…….”
“그만할 때는 네가 진즉에 넘겨버렸지!”
뻐억! 뻐억!
“제, 제발…… 내, 내가 졌……꾸웍!”
빠아악!
나는 체이카가 피떡이 되어서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할 때까지 그라운드 파운딩을 마구 날렸다.
“후욱! 후욱!”
피떡이 된 체이카를 내려다보며 나는 몸을 일으켰다.
“저, 저 미친놈이!”
“로헨이 체이카 대장을 죽였다!”
‘죽이긴 누가 죽여!’
모두가 그 광경에 경악하며 두려움을 느끼는 자들도 있지만, 분노하여 나서는 자들도 있었다.
“체이카가 내가 마실 술에 독을 타서 나를 먼저 죽이려 했다! 하지만, 그런 사정 따위 믿지도 않을 거니!”
[상태 이상 : 과흥분 상태.]그래, 나는 오랜만에 이성의 끈이 거의 끊어지기 직전으로 흥분해 있는 상태다.
누구든, 나와 싸울 생각이라면! 대적할 생각이라면!
“저놈은 한 놈이다!”
“단체로 덤벼!”
와아아아!
족히 열 명 가까이 되는 사냥꾼들이 내게 덤벼든다.
“흐흐…… 그래, 그러겠지!”
뚜욱- 나의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따.
나는 오늘, 이 흥분한 기세로! 나를 적대하는 모두!
전부 때려눕힌다!
“라잇 웨이이잇 베이베-!”
로헨의 거대한 울부짖음이 사냥꾼 무리의 현장을 뒤흔들었다.
오크들의 울부짖음과, 그들의 살을 때리는 소리, 뼈를 부수는 소리와 비명소리, 피가 튀는 소리가 한참을 울려 퍼졌다.
[다수의 동족을 상대로 맨손 격투를 연마했습니다.] [패시브 스킬 : 맨손 격투 스킬 획득] [지성체를 상대로 한 맨손 격투 시에 데미지 증가 및 스태미나 소비 효율이 증가합니다.] [유산소 능력이 상승합니다.] [민첩이 상승합니다.] [근육량이 소폭 하락합니다.]그리고 그것도 운동이자 업적이라고, 근태창은 오크들을 두들겨 패서 얻은 전리품들을 내 앞에 마구 나타냈다.
그렇게 때리고, 맞고, 두들겨 패는 광란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상태이상 : 아드레날린 부스트 종료] [상태이상 : 과도한 심박, 혈류량 증가, 전신 활성화, 근력 증가 효과가 종료됩니다.]“후우우…….”
온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빠져나가고, 모든 근육을 빵빵하게 만든 피가 쭉 빠져나오면서 생겨나오는 공허감.
힘이 쭉 빠지고 체온이 내려가며 살짝 사늘해지는 이 감각.
‘아아 좋군…… 안에 든 모든 것을 모두 쏟아 부은 듯한 이 싸늘하게 식는 감각. 정말 오랜만이다.’
다른 전투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 감각에 취해 있던 찰나,
“로헨!”
“로헨! 괜찮나?”
그리운 사총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르시 선배가 데려왔나 보군.
“로, 로헨…….”
“흐엑…….”
물론 그들은 오자마자 내 주변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
아마 웹툰이었다면 ‘두둥-!’하는 효과음이 떴을 걸?
“이걸…… 혼자 한 거냐?”
내 주변엔 내가 때려눕힌 수십 명의 오크 사냥꾼들, 그리고 체이카가 널브러져 있었다.
나 또한 피가 얼룩지고 맞은 얼굴에 피가 터져 입가에 흘렀다. 퉷 하고 뱉어낸다.
물론 내 몸에 묻은 피의 대다수는 내가 때려눕힌 오크들의 피지만.
“저쪽이 먼저 수작을 부렸어. 차라리 바쿠라를 정당하게 걸었다면 명예로운 싸움이 될 수 있었는데.”
“로헨, 동족 간 사사로운 싸움을 해 버렸다…….”
“어차피 인간들을 도와주고 그들과 힘을 합쳐 싸웠을 때부터, 우리는 핏빛함성 부족에서 떠나야 할 운명이었어.”
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서 있는 넷의 앞에 섰다.
“그래서, 나와 함께 떠날 오크는 누구냐?”
내 말에, 사총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훗 웃었다.
“어차피 부족에서 뭐 하나 받은 게 없었잖아.”
“이제 와서 떠난다 한들, 달라질 건 없다!”
“나는 인간에게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
“에이크.”
오직 에이크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끙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네 형 체이카도 그렇고, 부족에 남은 연이 많지. 굳이 우리를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
내 말을 들은 에이크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흥 하고 코웃음 쳤다.
“나를 도발해서, 네 무리로 데려온 로헨 네가 할 말이냐!”
“에이크.”
“난 형보다 너와 함께 있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 이제 와서 그 맘이 바뀌진 않아. 게다가.”
그러며 에이크는 비참한 꼴이 되어 널브러진 체이카를 내려다보았다.
“저런 비겁한 패배자 녀석하고 같이 지내봐야 뭐가 재미있겠냐. 난 너를 따르겠다, 로헨.”
“우리도!”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함께 가겠다!”
넷은 의기투합해서 당당히 외쳤다. 나는 훗 웃으며 그들의 가슴에 주먹을 툭 건드렸다.
내 주먹에 묻은 붉은 피가 녀석들의 가슴에 자국으로 남았다.
“좋아, 그럼. 넓은 세상으로 떠나자.”
오오오오!
“저기…… 근데, 이제 여긴 어떻게 해야 하지?”
무르시 선배만이 의기투합한 우리에게 조용히 딴죽을 걸었다.
“뭐, 살려는 뒀으니 알아서 정리하라 해요.”
*
그리고 며칠 동안, 우리는 로헨 무리의 아이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들이 우리가 없이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리더와 앞으로의 행동 방침, 마지막 채비를 해 주었다.
“앞으론 무르시 선배가 리더가 될 거다. 너희들은 무르시 선배를 도와서 앞으로 해오던 일을 쭉 하면 된다.”
다행히 무르시 선배도 로헨 무리의 리더가 되는 것을 승낙했다.
우리보다 생존을 위한 지식이 더 뛰어난 그라면 문제없을 거다.
다음은, 우리가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
“우리가 챙겨가야 할 물건들이 좀 많다.”
“덤벨, 케틀 벨, 바벨, 탄력봉, 원판…… 필요한 것만 챙긴다 해도 다 들고 가자면 좀 힘들 거다.”
“인간들에게서 말을 잔뜩 사로잡았으니, 그 녀석들이 끌 수 있도록 수레를 만들자.”
카카는 내가 간략히 그려준 말이 끄는 수레를 슥 본 것만으로도 뚝딱뚝딱 수레를 만들어냈다.
얼마나 여정이 될지 모르니 일단 식량은 충분히 챙기고, 운동기구도 중복되지 않게 필요한 것들만 챙기고.
“아쉽군. 정말 좋은 프라이빗 짐이었는데.”
어머니의 유산이기도 한 프라이빗 짐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앞으로 가야 할 곳에 이만한 운동기구를 만들어 둘 수 있을까?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일이 있을 때마다 드는 고민에 쓴웃음을 지었다.
인벤토리가 있어서 이 운동기구를 전부 넣어 갈 수 있었다면 좋을 텐데.
“그래도, 가야지.”
아이들이 이곳을 잘 쓰길 바라며, 나는 프라이빗 짐을 떠났다.
“좋아, 그럼 이제 출발하자.”
오우!
“물론 가는 시간 동안 유산소를 연마하는 거다! 자, 뛰자!”
그래도 정든 나의 무리다. 막상 떠나려니 정이 들어서 울컥한다.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나와 사총사는 아이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뛰어서 달려갔다.
히히히힝!
덜크럭 덜크럭 덜크럭!
그리고 말이 이끄는 수레도 우리의 뒤를 따랐다.
“로헨, 부디 넓은 세상에서 오크답게, 강인하게 살아가라.”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던 버라던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과거 우리 오크 종족의 영광을, 반드시 너의 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