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57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56화
“뭐라고!”
경비병의 보고를 받은 시장 게인츠는 당연하게도 경악했다.
“이 망할 오크 놈들이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마는군!”
탕!
게인츠는 팔걸이를 탕 내려치고 벌떡 일어났다.
“내가 왜 흑마련의 일을 주민들에게 비밀로 했는데! 빌어먹을, 주민들이 동요하게 되잖나!”
“게다가 그 녀석들, 먹을 것으로 주민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사냥해온 고기를…….”
“앗, 그건 좀 마음에 드…… 앗.”
“예?”
“아, 아무것도 아닐세! 아무튼, 경비병들과 흑철 기사단원들에 출동 명령을 내리게!”
그는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빌어먹을 멋진……아니 쓸데없이 큰 근육 덩어리 놈들을 당장 헛짓거리 못 하게 하라고!”
“넷!”
그러며 경비병은 쏜살같이 달려 시장 집무실을 나섰다.
“정말, 카이란 사제님은 도대체 뭘 하시기에, 그 오크 놈들을 오히려 부추기고 다니는 거야…….”
게인츠는 두통이 인다는 듯 이마에 손을 대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고기라.”
그는 남몰래 입술을 날름 핥았다.
단백질을 탐하는 인간의 본능은 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
갸아아악!
구와아아악!
신나게 먹을 때 나는 저 악다구니 소리는 오크만의 것은 아니었구나.
나는 당연하게 걸신들린 듯 식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들은 빈민이지만, 그렇다고 패배자들은 아니다.’
지난 며칠간 우리는 로아노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름의 탐색을 했다.
변방의 촌 동네라 그런지 이곳의 전반적인 생활 형편은 그리 좋지 않았다.
빈민과 아닌 자들을 굳이 가르자면 허술한 텃밭이라도 가꿀 수 있는 집이냐, 아니느냐의 차이였다.
사람이 게으르거나, 일할 의지가 없거나 그런 것이 전혀 아니었다.
‘이들도 그렇고, 모든 마을 주민들이 모두 심각한 영양 불균형이야.’
단백질이 부족한데다 노동은 계속해야 하니 몸은 계속해서 축난다.
그러다 결국 어딘가가 망가져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꼼짝없이 이런 신세가 된다.
‘그렇다면 얘기는 간단하지.’
이런 일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잘 먹고, 잘 쉬며.
그리고 적절한 운동이다!
“자, 다들 배부르게 먹었나?”
사실 배부르게 먹이진 않았다. 기아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너무 많은 걸 먹이면 큰 부담이 되니까.
하지만 단백질이 충분히 들어간 스튜는 분명 그들의 소모된 심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아…… 맛있었다…….”
“맛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게 대체 얼마 만인지…….”
“게다가 배가 부르단 이 느낌도 너무 오랜만이야…….”
그것을 증명하듯,
“다들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는가? 단백질은 충분히 들어갔는가?”
“충분히 만족스러운 듯합니다.”
카이란은 만족스럽게 자리에 늘어지듯 앉아 배를 문지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거들었다.
“좋아! 하지만 밥을 먹고 멍하니 늘어져 있으면 소가 되는 법!”
“맞습니다. 마르두크 교단의 가르침은 언제나 근면 성실할 것을 말하고 있죠!”
“운동도 마찬가지! 자, 인간들아!”
나는 늘어져 있는 인간들을 향해 서 크게 입을 벌렸다.
[스킬 : 전쟁 함성]『전원 일어서랏!』
“히이익!”
“으악!”
내 함성에 늘어져 있던 모두가 번쩍 일어났다.
“우왕, 아조씨 목소리 크당.”
‘아저씨 아니라니까! 니들이랑 나이차 그렇게 많이 안 난다?’
이 세계에서 다시 태어났어도 이놈의 노안은 피할 도리가 없군.
그보다, 이 녀석들이나 동료들은 스킬의 영향을 받지 않는구나.
‘스킬로 함성을 치면 대상이 될 사람과 아닌 사람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구나. 기억해두자.’
“자, 모두 주목! 줄을 맞춰서 서라! 서로 적당히 간격을 벌려서!”
그러자 사람들은 우물쭈물하면서도 그냥저냥 줄을 맞춰서 섰다.
‘초등학교 체육 수업 시간의 체육 교사가 된 기분이로군.’
“루니, 티미. 너희들 내가 가르쳐준 체조 기억하지?”
“네에!”
“기억해요!”
좋은 대답이다. 나는 둘을 어리둥절하는 사람들의 앞에 세웠다.
“자, 그럼 지금부터! 너희 앞에 선 이 아이들이 하는 동작을 따라 해라!”
“예?”
“애들을 따라 하라고요?”
“그래! 잘 따라 하는 사람들에게만 앞으로 계속 음식을 나눠줄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의 눈빛이 일순 바뀌었다. 역시 운동엔 보상이란 게 있어야 하는 법.
“자, 그럼!”
나와 사총사는 이제는 익숙한 노래를 입으로 부르기 위해 모여 가슴을 펴고 섰다.
빠-바바바밤- 밤! 빠-밤!-빠바-밤!
그리고 아카펠라로 내는 육성이 끝나자마자, 카이란 사제는 익숙하다는 듯 리코더와 비슷한 악기를 들고 섰다.
따라라라란-! 따라라라란-! 따라라라라라-란!
카이란 사제의 피리가 노래를 이어가고, 곧 시작 부분에 달한다.
“국민체조- 시-작!”
나와 사총사의 우렁찬 소리와 함께, 티미와 루니가 국민체조를 시작했다.
*
“야, 저 녀석들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저도 모르겠지 말입니다…….”
현장에 도착한 흑철 기사단과 경비들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어이없어 했다.
“자, 그마-안! 5분간 쉰 뒤 한 번 더 한다! 너희의 굳고 약해진 몸을 풀기 위해선 더 열심히 몸을 움직여야 한다!”
“헤엑…… 헤엑…….”
“왜, 왜 밥 먹고 갑자기 이런…….”
“자!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
“몸이 좋아져요!”
앞에서 선보이는 루니와 티미는 국민체조 2트째에도 팔팔하다. 아니, 더 기세가 살아나고 있다.
‘이것이 어린아이들의 체력인가!’
반면 그 동작을 따라 하는 나머지 인간들은 역시나 겨우 국민체조 2트 정도로 헉헉거렸다.
하지만 시작으론 좋다. 이걸 계속 반복하면 금방 다들 원래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체력은 회복할 것이다.
“거기 멈춰라!”
“응?”
갑자기 끼어든 갑옷을 입은 흑철 기사단의 기사의 말에 모두가 일순 멈췄다.
“무슨 일인가. 철갑 두른 인간?”
“네놈들이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시장님이 명령하셨다!”
“쓸데없는 짓이라니! 배고프고 단백질이 필요한 자에게 밥과 단백질을 준 게 왜 쓸데없단 거냐!”
“가만 보니 네놈들은 먹는 걸 너무 소홀히 한다!”
“엥?”
뜬금없이 적반하장으로 역정을 내는 오크들에게 흑철 기사단의 기사와 경비병들이 뜨악해했다.
“우리는 밥 먹고 운동 중이다! 방해 되니 어서 나와라!”
“루틴을 마치는 것은 실제로 중요하다!”
“아니 그러니까 그런 걸 하지 말란 말이다! 네놈들이 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게 뭐냐고!”
“영양이 들어가 온몸에 스며드는 찰나에 하는 운동을 방해하다니! 네놈들은 사람도 아니다!”
“모름지기 지성을 가진 존재라면 운동을 방해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머리가 아득해지는 오크와의 말싸움 끝에 흑철 기사단의 지휘관-캡틴이 나섰다.
“에에잇! 시끄럽다 오크들! 나는 시장의 명에 따라 네놈들을 멈추러 온 것이다! 만약 네놈들이 말을 듣지 않겠다면!”
스릉!
흑철 기사단의 캡틴이 롱소드를 뽑아 들었다.
“이 흑철 기사단의 캡틴, ‘바위주먹 그리말루스’가 네놈들을 때려눕힐 것이다!”
‘그 말을 기다렸다!’
나는 씩 웃으며 사총사의 앞으로 나섰다.
“로헨,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냐.”
“너무 좋아하지 마라. 보는 내가 다 부끄러워진다.”
‘허허 이 녀석들 언제부터 타인을 의식하는 감정까지 배우셨나들.’
“어차피 싸우는 전사들에게 말 따윈 쓸모없다. 오직 육체로 이야기할 뿐!”
슬쩍 카이란을 곁눈질하자 그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죽이거나 너무 심하게 다치게만 말아주십시오.”
쓴웃음을 짓는 그에게 나는 훗 웃어 보였다.
“맨손으로 싸울 테니까 걱정 마라.”
“뭐라!”
그러며 난 주먹을 우득거리며 그리……뭐시기라고 하는 기사의 앞에 섰다.
“으음……!”
갑옷을 입었어도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내게 압도되는 기색이다.
“흥, 몸은 좀 커다랗더라도 어차피 약해빠진 오크 놈!”
그는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인 듯 허세 부리며 말했다.
“도대체 네놈들이 생각하는 오크는 어떤 놈들이 기준이냔 말이냐. 오크에 대해서 말하려면 네 눈앞에 있는 나를 기준으로 삼고 말해라.”
“으, 읏……!”
‘체지방률 20%, 근육량도 꽤 좋고. 나름대로 단련되어 있군. 특히 상체가.’
로아노르에서 본 전사들 중에선 가장 몸이 좋다. 괜히 기사의 캡틴이 아니로군.
‘하지만, 여전히 날 상대하기엔 빈약!’
“바위주먹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척!
나는 단단하게 쥔 두 주먹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어디 주먹으로 승부를 겨뤄 보자.”
“뭐라고!”
“단, 인간 너는 그 철갑옷을 계속 입고 있어도 된다.”
그러며 나는 보란 듯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나름대로 공평한 승부가 될 수 있겠지?”
“이, 이 몬스터 놈이-!”
“캡틴!”
철컹!
다른 기사들이 말리는 가운데, 그리말루스는 롱소드를 내던지고, 건틀렛 낀 주먹을 들어보였다.
“오냐! 이 내가 왜 바위주먹이라는 이명이 붙었는지 네놈에게 가르쳐주마!”
그는 과거 기사 시절 주먹질만으로 같은 기사 다섯 명을 연달아 뻗게 만들었다.
이후로 그는 바위주먹이란 이명을 가졌고, 지금도 검보다는 주먹으로 막싸움에 들어갈 때 강하다 평가받는다.
‘저놈이 아무리 근육질이라도 판금 갑옷을 입은 이상 놈의 주먹질은 나에게 듣지 않는다!’
오크의 자폭으로 쉽게 싸울 수 있게 된 그리말루스는 방심하고 말았다.
“좋아, 어디 와 봐라!”
“한 방에 끝내주지 오크! 우오오오!”
뻐억!
그리말루스의 오른 주먹 건틀렛이 로헨의 왼뺨을 갈겼다.
마치 쇠망치로 두들겼을 때나 들릴 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하!”
“윽?”
나는 고개 하나! 끄덕이지 않았다!
“이 정도 주먹으론 쥐새끼 하나 잡지 못한다!”
“이, 이 자식! 뒈져라!”
퍼버버벅! 퍼억! 퍽!
그리말루스는 나의 얼굴, 가슴, 명치, 아랫배에 건틀릿 주먹 연타를 먹였다. 하지만!
“크하하하! 겨우 이 정도냐 인간!”
“크으으윽!”
‘미친! 무슨 놈의 맨몸이! 쇳가루 들어간 샌드백을 치는 것 같아!’
그리말루스는 건틀렛 낀 주먹으로 두들기는데도 타격이 가기는커녕, 자신의 주먹이 아파 오는 로헨의 몸에 경악했다.
퍼버벅! 퍼버버벅!
한참이나 일방적으로 계속된 그리말루스의 연타. 그러나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상처 하나 입지 않는 로헨.
[체력이 약간 감소합니다] [타격으로 인한 근육 손상 미미.]“이럴 수가…….”
“도대체, 저 오크의 몸은…….”
상상을 초월하는 로헨의 몸의 강인함을 직접 눈으로 본 기사들과 경비병들이 웅성거린다.
“허억! 허억!”
그렇게 몇 분을 일방적으로 주먹으로 두들기고, 그리말루스는 지쳐서 헉헉거렸다.
“할 만큼 했나?”
“큭!”
“그렇다면.”
쿠구구구!
꾸욱!
나는 꽉 쥔 오른 주먹을 들어보였다.
“이번엔 내 차례다.”
“헉!”
부웅- 빠카아앙!
그 소리에 좌중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
그건 사람의 주먹으로 철을 치는 소리가 아니다. 워 해머 같은 둔기로 철을 두들기는 소리였다.
“컥…….”
내지른 나의 주먹은 그리…… 뭐시기의 흉갑을 우그러뜨리고 그 너머 있는 복부를 타격했다.
그리말루스는 거의 토하기 일보 직전의 표정으로 허리를 숙인 채 꺽꺽거렸다.
‘흠, 판금갑옷이라고 해도 그다지 강한 건 아닌데?’
내 감상은 매우 심플했다.
‘이건…… 이건 생물의 주먹이 아니야…… 곰의 앞발도 이 정도 타격은 아니었어……!’
혼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그리말루스가 경악했다.
“크헉!”
털썩!
결국 그리말루스는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정도면, 내 승리라고 봐도 되는가?”
“캐, 캡틴!”
“이 오크 놈이 감히 캡틴을!”
스릉! 촤앙!
그를 따르던 나머지 세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 이러면 재미없지!
[스킬 : 전쟁 함성]“이 비겁한 것들!”
“크윽!”
나는 그들에게 전쟁 함성으로 일갈을 날렸다.
훈련된 기사들답게 녀석들은 내 전쟁 함성에도 겁먹거나 하지 않고 잠시 주춤거릴 뿐이었다.
[스킬 : 전쟁 함성의 효과로 상대의 정신에 틈이 생깁니다.]하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다!
“네놈의 캡틴은 나에게 맨주먹으로 덤볐다. 그런데 네놈들은 그런 나에게 칼을 들고 덤빌 것이냐!”
“으, 읏…….”
“네놈들 같은 기사는 인간들 중에서도 전사의 명예를 아는 자라고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재차 주먹을 들었다.
[퀘스트 획득] [맨주먹이야말로 근육의 힘의 증명! 갑옷을 입은 적을 상대로 맨손으로 이기십시오.] [퀘스트 보상 : 맨손격투 스킬 레벨 업. 피부 강화 레벨 업. 민첩 스탯 증가. 성장 호르몬 부스트(중) 획득]좋아, 분위기 살리는 퀘스트도 떴다.
“너희 셋 모두! 나에게 맨주먹으로 덤벼라!”
[스킬 : 포징]그러며 나는 팔을 앞으로 모아 상완근과 승모근을 펌핑하며 모스트 머스큘러 포즈를 취했다.
[스킬 : 포징의 효과로 상대가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뜨거운 육체의 부딪침을 겨뤄 보자꾸나, 기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