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60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59화
“흑마련의 군세의 주력군은 고블린과 오거들이야.”
세일럼에게 흑마련의 군세에 대해서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고블린.”
“족장님이 얘기해 준 적 있다. 우리가 있던 곳과 다른 곳에 있는 우리랑 비슷한 녀석들이 있다고.”
“키는 우리의 절반밖에 안 되고, 힘 같은 건 보잘 것 없는, 하찮은 녀석들이라고 알고 있다.”
“뭐 그 말은 맞아. 그래서 인간들도 고블린 하면 그냥 두 발로 선 시궁쥐 취급 정도로 하기도 하고.”
어깨를 으쓱이며 세일럼이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건 나름대로 자신들 만의 문명을 이루던 시절에는 고블린들도 상당한 무용을 자랑했어. 과거 흑마련과 제국이 싸우던 시절에는 특히 작은 몸집을 역이용해서 각종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어쌔신 역할을 했다고 하더군.”
“허어.”
“뭘 그렇게 신기해하고 있어. 너희들도 똑같은 신세면서. ……젠장 그러고 보니 너희들도 똑같구나.”
세일럼은 새삼 로헨 무리도 인간들의 선입견에서 완전히 벗어난 녀석들임을 깨닫고 자학하듯 머리를 쥐었다.
“아무튼, 그냥 작은 멍청한 녀석들이 아니다?”
“그래. 그 흑마련이 주력으로 쓰는 건 그저 머릿수와 번식력만이 쓸데없이 높은 것만이 아니야. 그러니 조심해야 해.”
그러며 세일럼은 진지한 얼굴로 육포를 우적 씹었다. 밤에 그녀에게 허용된 야식은 순수한 육포뿐이었기에.
“특히나 녀석들이 정찰병으로 운용하는 고블린 녀석들은 독특해. 그것도 그럴 것이…….”
그러며 세일럼은 진지한 눈빛으로 로헨들을 노려보았다.
“그 녀석들은, 과거 흑마련의 정예병으로서의 기술을 익히고 있는 녀석들이니까.”
*
“뭐야, 고블린 따위가 왜 여기서 튀어나와?”
슬란 산맥에선 고블린이 목격되었단 기록은 없었고, 실제로 경비대장 아서도, 기사 에르만도 고블린을 이곳에서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흥, 고블린 따위 훈련소 시절부터 실컷 베어 봤어!”
그러며 에르만이 단검을 들었다.
“그래, 산짐승을 사냥하는 것도 질렸다. 차라리 고블린이라도 상대하는 것이 낫지! 하앗!”
“야, 야 잠깐만 에르만!”
“네놈들이라도 썰어서 기사로서의 명성을 얻을 거다!”
에르만은 기세 좋게 숲에서 모습을 드러낸 고블린들을 향해 달려들어 단검을 휘둘렀다.
뭐, 평범한 고블린이라면 저 정도면 그냥 썰려버리겠지만.
부웅!
“어?”
저 ‘특수한’ 고블린들에겐 안 통하지.
에르만이 기세 좋게 휘두른 단검은 허공만 갈랐다.
그 고블린, 견갑까지 있는 가죽 갑옷을 입은 오른쪽 눈 위에 긴 흉터가 나 있는 고블린은 몸을 낮춰서 검을 피했다.
“윽!”
그리고 빠르게 파고들었다.
카캉!
“허억!”
에르만의 갑옷 옆에 있는 목가리개, 그리고 옆구리의 이음새에 칼날이 부딪치는 소리와 불똥이 튀었다.
타닷!
그리고 르만이 간신히 움직임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날렵한 몸놀림으로 착지한 고블린이 있었다.
‘바, 방금 저 고블린이…… 날 벤 거야?’
에르만은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목가리개를 쓸어내렸다.
‘모, 목가리개와 틈새의 체인메일이 아니었다면…….’
순식간에 치명상을 입고 죽었을지도 모른다.
“이, 이건!”
“함정이다!”
에르만과 아서는 직감적으로 그들이 보통 고블린이 아니란 것을 알아차렸고, 숨어 있는 고블린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주변을 경계했다.
하지만.
파삭! 파사삭!
케케엑-!
“허억!”
수풀에서 튀어나온 10여 마리의 고블린이 나와 에이크, 그리고 에르만과 아서를 포위했다.
“젠장!”
“이 자식들…… 우릴 유인했어?”
“뭐야, 고블린이 어째서 이런 전술적인 행동을!”
모두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해할 때 나는 침착하게 고블린들을 지켜보았다.
‘허름하나마 제대로 가죽 갑옷과 옷가지를 챙겨 입고 있는 녀석이 셋. 저 녀석들이 지휘관이로군.’
나머지는 가죽 빤스 한 장 두르고 몽둥이 든 그야말로 판타지 잡몹 고블린이다.
“에이크, 저 잘 차려입은 셋이 진짜다.”
“나머지는?”
“저 인간 놈들에게 맡기면 돼. 그리고 저 인간 녀석들 당하지 않도록 주의.”
“흥. 맘에 안 드는군.”
아마도 저 작은 체구, 그리고 가벼운 옷차림에 단검. 저 고블린들의 싸우는 방식은…….
“지금까지 상대들 보다 빠르고 민첩할 거다. 아차 하는 순간 목이 베일 거야. 조심해.”
“저딴 단검 쯤 근육을 뚫지도 못해.”
근거 없이 센 척 하는 게 에이크답다.
“온다!”
케케엑!
끼에엑 거리며 몽둥이를 들고 오는 ‘잡 고블린’들.
“제기랄!”
“이 망할 고블린 놈들!”
스릉!
촤악!
께께엑!
녀석들은 에르만과 아서의 단검에 추풍낙엽처럼 베여 나가떨어졌다.
이 정도는 그냥 판타지의 흔한 풍경. 하지만!
스스슥!
“헉!”
어느샌가 그들의 뒤로 바로 그 ‘고블린’들이 단검을 겨누고 있었다.
“카앗!”
“우왓!”
파카앙!
아서는 간신히 막아냈다. 조금만 늦었으면 아서의 목이 그들의 단검에 그일 뻔했다.
하지만,
철컹!
“큭!”
아직 하체의 힘이 따라주지 않아 갑옷의 무게에 휘둘리는 에르만은 뒤로 돌아 대응하는 게 늦었다.
빠악!
“크헉!”
마치 그것을 노리듯 ‘고블린’ 들이 날린 돌팔매가 에르만의 오금을 후려쳤다.
콰당!
에르만은 그대로 땅에 넘어졌다.
케엑!
짧고 강한 기합과 같은 외침과 함께 두 마리. 한쪽 귀가 잘린 고블린과 턱이 짧은 덩치 있는 고블린이 일제히 에르만에 올라탔다.
“제, 젠장할!”
콱!
에르만이 단검을 휘둘러 저항하려 했지만 턱이 짧은 고블린이 곧바로 발로 짓밟아 막았다.
“헉-.”
그리고 한쪽 귀가 잘린 고블린이 곧바로 에르만의 가슴을 짓누르고 올라타 그의 드러난 얼굴을 향해 단검을 찍어 내리려 했다.
‘이건 그냥 두고 못 보겠군.’
타닷!
“켓?!”
부웅!
빠악!
나는 곧장 달려들어 에르만을 죽이려던 턱 짧은 고블린을 향해 로우킥을 날렸다.
“케켓!”
타닥!
내 사커킥을 맞았음에도 턱 짧은 고블린은 몇 번 땅을 구르다 멈춰 섰다.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은 모양이다.
“카앗!”
스릉!
짧은 기합과 함께 에르만의 팔을 짓누르던 귀 잘린 고블린이 연속으로 단검을 휘둘렀다.
카캉!
나는 그것을 양팔의 금속 박힌 스트랩으로 날아드는 단검들을 막아냈다.
“큿!”
“어딜 빠져나가려고!”
타닷!
나는 재빨리 뒤로 빠져나가려는 그 고블린을 붙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키엑?”
고블린은 자기보다 더 빠르게 달려드는 거대한 녹색 근육덩어리에 경악한 듯 소리 질렀다.
그 때,
파카캉!
“크읏!”
섬광처럼 목과 머리를 향해 칼날이 날아들었다.
파캉! 촤악!
“으음!”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방어했지만 미처 방어하지 못한 일섬이 승모근을 그었다.
“대단하군.”
나도 반사 신경만큼은 이제 누구보다 빠르다고 생각했건만, 내가 일섬을 놓치다니.
“대단하군.”
“음?”
놀랍게도 내 앞에 단검을 들고 선 흉터 고블린이 말을 했다.
“그대로 핏줄까지 베어버리려고 했는데, 설마 피부조차도 제대로 뚫지 못할 줄은.”
“허어. 유창하네.”
“고블린이라고 말을 못하진 않는다, 오크.”
“어이쿠 그건 실례.”
종 차별적인 발언을 해버렸군. 불편했으면 미안해.
“네놈은 오크가 아니냐. 왜 인간을 지키려 싸우는 거지?”
아, 그렇게 나오시겠다?
“나는 오크이기 전에 한 인격체다. 내가 누구를 지키건 이상할 일은 없지.”
“인간 제국 놈들은 너희 오크의 뒤를 쳤다. 너희들을 지금의 비참한 모습으로 몰락시켰다! 그런데도 인간을 지킨단 말이냐!”
“아 그건 내가 아니라 내 윗세대 이야기고! 나하곤 아무 상관 없어!”
“켁?”
내가 버럭 하자 흉터의 고블린은 깜짝 놀랐다.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그냥 가라! 아니면!”
그러며 나는 상체 근육을 펌핑하며 부풀어 올렸다.
뿌득! 뿌득!
나의 상완근에 핏대가 서며 위협하듯 부풀어 오르고, 악력에 손에 감은 가죽 스트랩이 뿌득거렸다.
“당장 나하고 한판 떠! 고블린!”
“하여간 몸만 커다란 오크 놈들이란!”
그러고 흉터 고블린은 빠르게 내게로 달려들었다.
[퀘스트 획득]“윽!”
쉬이익!
촤악!
역시나, 눈 깜빡할 틈도 없이 칼날이 번개처럼 날아든다.
캉! 카캉! 카앙!
뭔가 퀘스트 창이 떴는데 그걸 읽을 여유조차 나지 않는다!
다섯 번까진 간신히 막아낼 수 있었는데-.
촤악!
“크윽!”
촤촤악!
“끄악!”
고블린의 칼날이 내 방어를 모조리 회피하고 스트랩으로 보호되지 않은 팔과 상체 곳곳을 베었다.
“젠장, 드럽게 빠르네!”
타닷!
나와 고블린은 서로에게서 동시에 멀어졌다.
‘이거 그냥 두들기려고 해도 잡히질 않겠는데.’
나는 고블린이라 생각도 못할 정도로 빠르고 화려한 몸놀림의 흉터 고블린을 보고 감탄했다.
‘저 오크…… 다르다.’
그리고 흉터 고블린도 로헨을 보며 위기감을 느꼈다.
‘내 단검은 멧돼지나 곰의 가죽도, 가죽 갑옷조차도 베어낸다. 그런데 저 오크의 살가죽은…….’
마치 철구에다 칼을 베는 기분이었다. 베여서 피를 흘리긴 하지만, 오직 살갗일 뿐.
뼈는커녕 근육에조차도 유의미한 타격을 주지 못한다.
‘저 오크는, 강적이다.’
흉터 고블린은 금방 판단을 내리고 손을 들었다.
“칵!”
“키익!”
그러자 나머지 두 고블린이 그에 반응해 재빠르게 흉터 고블린의 곁으로 모였다.
“저 오크를 전력을 다해 친다.”
“키에엑!”
녀석 중 한 놈이 큰 소리로 괴성을 지르자 다른 빤스바람 고블린들이 더욱 광포화하여 에르만과 아서에게 달려들었다.
“로헨!”
“저 고블린들은 너랑 인간들에게 맡기지.”
쿵!
나는 전의에 불타오르며 두 주먹을 맞부딪쳤다.
“저 녀석들은 내가 상대한다!”
“좋은 건 자기만 먹겠단 거냐! 흥!”
에이크는 투덜대면서도 내 지시에 충실히 따라서 고블린에 포위되는 두 인간들 쪽으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그 쪽에 신경 쓸 여유는 없다.
[하이 고블린들과 싸워 승리하시오] [퀘스트 보상 : 민첩 증가. 스킬 : 머슬아머 획득. 고블린 종족에 대한 상성 증가]나는 고블린, 아니…… ‘어쌔신’ 셋을 상대해야 하니까.
“키에에엑!”
전에 없는 엄청난 괴성을 지르며 세 고블린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
그 괴성은 스킬과 같은 것인 듯 보였다. 아주 순간 내 몸이 움찔거렸으니까.
하지만-.
[스킬 : 전쟁 함성의 효과로 상대의 전쟁 함성의 효과를 받지 않습니다.]“나한텐 안 통하지!”
“키에에!”
스파파팟!
하나로도 힘든데 세 고블린이 휘두르는 칼날이 쇄도해온다.
캉! 카캉! 캉!
‘이 공격을 계속 막아내려고 한다면 끝이 없다.’
좀 전의 일전을 통해 난 빠르게 판단을 마쳤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은!
[스킬 : 근육 조작]“라잇 웨잇!”
파앙!
상체 전 신의 근육을 펌핑시킨다!
“케케엣!”
그리고, 방어를 포기한다!
촤악! 촥! 촤작!
내가 스트랩을 감싼 상완으로 방어하는 것을 포기하자 고블린들이 휘두르는 단검이 내 팔과 상체를 마구 그어대기 시작했다.
‘제기랄, 드럽게 아프네! 하지만……!’
하지만 녀석들의 단검은 내 살갗만을 벨뿐이었다. 말하자면, 할퀴는 걸 당할 뿐 정도다.
최대로 펌핑한 나의 근육은 이미 그 자체가 단단한 바위 같은 강도일 거다.
“케엑!”
녀석들도 당혹스러워하는 것이 보인다. 마치 철을 긋는 것 같을 거다.
[스킬 획득 : 머슬 아머]“네놈들의 힘이 좀 더 강했더라면 내 근육을 가를 수 있겠지! 하지만!”
부웅!
콰악!
“케케엑!”
나는 날 마구 베어대던 턱이 짧은 고블린을 움켜잡았다.
“애석하게도, 네놈들의 힘이 너무 부족했다! 웨이잇!”
“케케엑?!”
부웅!
나는 붙잡은 고블린을 케틀 벨 휘두르듯이 휘둘렀다.
“케엑!”
그리고 귀가 잘린 녀석을 향해 휘둘렀다.
빠악!
“키에엑!”
둘은 서로와 격돌한 후 한데 뭉쳐져서 땅바닥을 굴렀다.
“이 오크 놈!”
타닷!
녀석들의 우두머리인 흉터 고블린이 분노하며 달려들었다.
촤촤촤촥!
좀 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한 베기가 날아든다. 하지만!
[민첩 스탯 증가]내가 그 공격을 눈으로 따라가고 그 공격을 팔로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나의 민첩이 증가한다.
[상완근 근육량 저하.]“아잇 썅-!”
하지만 민첩 스탯 증가의 뒤에 꼭 따라오는 저 근손실은 개빡쳐!
부웅!
파앗!
녀석에게 분노에 힘입어 팔을 날렸지만, 녀석의 그나마 꽁지처럼 난 머리카락을 스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혀 대응조차 하지 못했던 좀 전과는 달라졌다. 확실히 민첩이 증가한 것이 바로 체감된다.
“세상에…….”
“저 거대한 몸으로 어떻게 저런 민첩함을…….”
그리고 아서와 에르만은 거대한 몸집에 걸맞지 않게 점점 빨라지는 그의 모습에 싸우는 것도 잊고 경악했다.
“훅! 훅!”
파팟! 파앗!
점점 저 고블린 녀석의 속도에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파앗!
“켁!”
내 주먹이 순간 녀석의 긴 귀를 스쳐지나갔다.
“이 오크 놈-!”
“큭!”
촤촤촥!
고블린은 순간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내 팔을 베어가며 달려들더니.
“윽!”
“캬악!”
내 등 뒤로 타고 들어갔다.
“이 자식!”
“뒈져라, 근육 오크-!”
콰악!
녀석의 양손의 단검이 내 승모근을 향해 내리꽂혔다.
“로헨!”
“오, 오크-!”
모두가 내 뒷목을 향해 내리꽂힌 단검을 보고 경악했다.
“훗…….”
오직 나만이 씩 웃었다.
“케엑!”
녀석의 검은 나의 고도로 펌핑되어 산맥처럼 융기한 승모근에 박힌 채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더 들어가지도, 그리고 빠져나오지도 못했다.
“훌륭한 속도지만, 애석하게도 내 근육을 뚫기에는 힘이 부족했군.”
“그, 근육이라고?”
“그렇다, 근육이다! 라잇 웨잇!”
빠각!
나는 오직 내 승모근의 힘만으로, 고블린의 조잡한 단검을 부서뜨렸다.
콰악!
“키엑!”
그리고 내 손이, 내 어깨를 타고 선 고블린을 움켜잡았다.
“베이베에에!”
붕붕붕붕붕!
“끼에에엑!”
나는 녀석을 잡아서 위 아래로 케틀벨 스윙을 해댔다.
“후우, 좋은 케틀벨 스윙이었다.”
“후기야아악…….”
흉터 고블린은 내 손에 붙잡힌 채 축 늘어져서 헤롱거렸다.
“고블린들! 봐라!”
나는 헤롱거리는 흉터 고블린의 목덜미를 잡아 한 손에 들어보였다.
“네놈들의 지휘관은 내 손에 잡혔다! 그러니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둬라!”
케, 케켁!
자기들의 지휘관이 내 손에 대롱대롱 잡혀있는 모습은 고블린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키, 키에에엑!
빤스 고블린들은 완전히 겁을 먹고 괴성과 함께 수풀 너머로 도망쳤다. 뭐 그럴 거라 생각했지.
그리고…… 근태창에 따르면 ‘하이 고블린’들 둘은.
“크, 윽……!”
“우리 상처 형제를 놔 줘라!”
역시나, 도망치지 않고 자신들의 동료를 위해 남아 있다.
“이 빌어먹을 고블린 놈이!”
“잘도 우릴 찔러 댔겠다!”
내 낌새를 눈치채고 행동을 멈춘 에이크와 달리, 아서와 에르만은 그동안 당한 게 분통이 터진 듯 움직이지 못하는 그 둘을 향해 칼을 휘두르려 했다.
“둘 다, 멈춰-!”
[스킬 : 전쟁 함성 발동.]“으, 윽!”
“크윽!”
내 전쟁 함성에 둘이 순간 움직이지 못하고 움찔 한다.
“일단, 둘 모두 무기를 거두고! 내 말을 들어라!”
[스킬 : 포징 발동.]나는 흉터 고블린을 든 오른팔과 왼팔을 펼쳐 보이는 포징을 취한다.
피로 물든 상완근과 대흉근이 움찔거리는 게 아주 강렬한 비주얼일 거야.
[스킬 : 포징의 효과로 인간 둘이 당신의 말을 경청합니다.]“이 고블린들은 말이 통하는 녀석이다. 흑마련의 녀석들이니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다. 그러니, 살려서 간다.”
“읏…….”
“너희 둘, 형제라고 했나? 이 녀석의 목숨이 아깝다면 잠자코 우리를 따라라.”
녀석들은 고블린이지만 동료애가 각별한지 별 다른 저항 없이 침묵했다.
“하, 하지만! 다른 고블린 놈들이 숲으로 도망쳤어!”
“아니, 녀석들은 도망 못 간다.”
카우우우-!
숲에서 울려 퍼지는 늑대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씩 웃어보였다.
근육은 치밀한 두뇌로 짠 계획으로 만들어지는 거지. 사냥도 마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