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6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61화
“이런 젠장, 이 미친 오크가 이번엔 또 뭐라고?”
자신의 귀에 들려온 소식에 에르만이 경악했다.
“그 고블린을 뭐? 먹여주고 재워준 것도 모자라서, 훈련까지 시키겠다고? 정말로?”
“그래. 어째 운동 소리가 평소보다 더 시끄러워서 거기 경비 서고 있던 경비 녀석들이 말하더라고! 그 고블린 놈들까지 데리고 운동을 시키더라고!”
“이런 빌어먹을!”
콰앙!
에르만은 탁자를 세차게 내려치며 역정을 냈다.
“그 고블린 놈들을 조져서 흑마련에 대해서 알아내는 줄 알았더니, 뭔 개짓거릴 하는 거야 그놈들은!”
“내 말이! 빌어먹을 오크 놈이 우리 마을에 들어온 것도 눈꼴 시려 죽겠는데!”
“그 놈들, 설마 우릴 위하는 척 흑마련의 스파이 노릇 하고 있는거 아냐?”
“내부에서 우릴 치려고?”
고까운 마음은 금방 분통이 되고, 분통은 곧 의심으로 이어졌다.
“……이대로 두면 우리가 당해.”
“그래.”
“그놈들이 먼저 내부에서 일을 일으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친다!”
*
“참고로 말하는데, 네놈들이 아무리 도망쳐 봐야 레타와 무리가 숲에서 너희들을 추적할 거다.”
“키이…….”
내 으름장으로 시작한 아침 유산소 겸 정찰은 별 문제 없이 무사히 끝났다.
“흐음. 과연.”
보통 처음 우리들의 아침 유산소 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녀석들은 모두 죽어나는데, 고블린 녀석들은 멀쩡하다 못해.
“이 정도냐? 더 정찰 안 하냐?”
“우리 아침 정찰은 여기서 더 나간다. 너무 짧고 금방 끝난다.”
“오호.”
오히려 아침 유산소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저 녀석들은…….
“유산소충이로군.”
“유산소……충?”
“뭔가 하나의 꽂혀서 그것만을 계속 하려는 사람들에게 붙는 칭호이다.”
“그렇게 치면, 여러분들은 ‘중량충’이시겠군요?”
카이란 이 자식, 왜 그렇게 상큼한 표정으로 비하 발언을 하고 그래. 기분 묘해지게. 아니 뭐, 그래 틀린 말은 아니지.
“너희들이 왜 그렇게 근육이 없는 몸이 된 건지를 알 것 같군.”
“우리는 근육이 없는 몸이 된 것은 우리만의 싸움 방식이 있어서이다.”
“그건 나도 안다. 빠르고 유연한 몸놀림 위주의 전투방식은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말했듯이,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속도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나는 이미 찌른 상처조차 아물어 있는 내 승모근을 가리키며 말했다.
“싸울 상대를 고를 순 없을 터다. 어설픈 상대라면 충분히 너희가 싸워온 대로 싸울 수 있지. 하지만 나와 같은 자를 또 만난다면? 상대를 골라서 싸울 수 있나?”
“케엣…….”
“나는 너희 검은송곳니 부족의 고블린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상대를 가려서 싸우는 나약한 자들을 부하로 삼을 생각은 없다.”
“키이…….”
“강해져라 스카. 유산소에만 몰두하지 마라. 유산소충도, 중량충도 하기 쉬운 실수다. 진정한 강함은 그 두 능력을 다 갖추는 것이다.”
“두 가지 능력을…… 다?”
“지금부터 나를 따라와 봐라!”
타다다닷!
나는 즉시 무리를 앞서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케켓!”
직후, 스카 또한 나를 쫓아서 달려 나갔다.
“케, 케엑!”
하지만 녀석은 내가 진심으로 낸 대쉬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거리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당황했다.
‘뭐냐, 어떻게 저 덩치로 저런 빠르기가 가능한 거냐!’
아침 유산소 시간에는 보지 못한 진심 가속력에 스카는 당황했다.
‘하지만 잠깐 뿐이다! 분명 곧 속도가 느려질 거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달려도, 달려도.
마침내 로아노르의 입구가 보일 때까지도 오히려 거리가 벌어졌으면 벌어졌지 따라잡질 못하고 있다.
“케헤엑! 헤엑!”
스카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로헨은.
“롸잇 웨잇!”
여전히 기합까지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그것뿐만 아니라.
“하아앗!”
[각력 강화]타앗!
심지어 로아노르의 목책 성벽으로 뛰어오른 뒤, 튀어나온 부분을 잡고 올라섰다.
“우, 우와앗!”
“경비는 똑바로 해라! 이렇게 쉽게 적의 침입을 허용해서야 되겠나!”
“헤에엑…….”
자신보다 몇 배는 거대한 근육덩어리가 목책 성벽을 뛰어넘은 광경에 스카도 기가 질렸다.
“헤엑, 헥 헤엑…….”
“으악 고블린이다!”
“끼에엑!”
로헨을 따라 목책을 겨우 기어오르듯 넘은 스카는 경비병들이 창을 들이대며 덤벼오자 괴성을 지르며 허겁지겁 도망쳐 들어왔다.
“키헥, 케헤엑…….”
“이제 몸으로 알겠나?”
먼저 아지트까지 도착한 나는 당당히 서서 쓰러지기 직전인 스카의 앞에 서며 말했다.
‘아니, 솔직히 나도 드럽게 힘들어!’
나도 지금 애써 티를 안 낼 뿐이지 겁나 힘들긴 하다. 제길, 역시 목책 타고 넘기는 좀 에바였어!
그래도 녀석의 앞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여야 한다. 그것이 헬창의 가오란 것이다.
“나는 분명 근육을 사랑한다. 무게를 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하지만 나는 유산소 능력의 중요성을 경시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프론트 랫 스프래드를 펼치며 말한다. 아니 딱히 스킬 쓴 건 아니고 그냥 서서 말하긴 좀 어색해가지고.
“유산소, 무산소의 완벽한 조화다!”
“케케엣?”
이 당연한 걸 다들 경시하고 있단 말이야.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그러니 강해지고 싶다면, 들어라 스카! 유산소와 무산소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니, 근육을 키워라!”
“크읏!”
“너의 유산소 능력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부터 내가 말하는 대로 무산소 근력운동을 한다면 너는 진정한 강자가 될 것이다. 아니, 그렇게 만든다!”
그러며, 마지막 마무리.
“너는, 내가 이름을 붙여준 자니까. 그것이 곧 나의 명예가 될 것이다!”
“우, 웃…….”
그러자 스카의 눈빛이 순간 초롱초롱해졌다. 야, 우냐?
“주인!”
그러며 스카는 내 앞에 무릎을 턱 꿇었다.
“검은송곳니 혈족의 스카! 이제부터 로헨을 주인으로 섬길 것이다!”
“응?”
“로헨, 패배한 우리를 죽이지 않았다! 우리에게 밥을 먹이고, 우리를 강하게 해 준다고 약속했다! 뭣보다, 나에게 이름을 주었다! 그러니, 내 주인이다!”
“허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빠르게 태세전환을 하다 못 해 급발진 한 것 아닌가? 갑자기 주인?
“고블린에게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한단 뜻이다! 로헨 주인은 내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로헨 주인은 나의 부모 이상의 존재! 나와 나의 무리는 로헨을 영원히 주인으로 섬길 것이다!”
“흐음…….”
뭐 그래 준다면야 나는 편하지.
“그럼 바로 오늘부터 너희는 내가 시키는 모든 운동을 해야 한다.”
“알았다!”
“앞으로 너희에게 시킬 것이 많으니, 반드시 강해져야만 한다. 알았지?”
“끼에엑!”
녀석은 강한 긍정을 표시하듯 울부짖었다.
“그럼 그렇지! 역시나 네놈들은 한통속이었군!”
“응?”
척! 척!
무거운 발소리와 함께, 어제 사냥을 함께 했던 경비대와 기사단의 견습 기사들이 아지트를 포위하듯 몰려왔다.
“네놈이 왜 그 고블린을 데려왔는지 이제야 밝혀졌어! 로아노르 내부에서부터 공격하기 위해서였지!”
“역시 네놈은 흑마련의 첩자였던 거다!”
아 이 자식들, 또 시작이네.
‘하긴 뭐, 오크다 보니 그렇게 오해를 할 수 있지.’
“주, 주인…….”
“됐다. 마침 좋은 기회야.”
나는 불안해하는 스카를 진정시키고.
우득!
주먹관절을 꺾으며 아지트를 포위하고 있는 경비대와 기사단의 앞으로 나아갔다.
“으, 읏!”
“당연히, 이 일은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고 독단으로 저지른 일이겠지? 그래야 할 거야.”
“뭐, 뭣?”
“그래야 내가 너희들을 두들겨 패서 참교육 시켜놔도 뭐라 할 명분이 없을 테니까 말이야.”
나는 그렇게 으름장을 놓으며, 그들의 앞에서 양팔을 들어 보였다.
“어차피 내가 이 자리에서 뭐라 하더라도 듣지 않을 테지. 그러니, 잔말 말고 그냥 덤벼 봐라.”
“이, 이 오크 놈이!”
“저 놈을 당장 잡아!”
“카-앗!”
[스킬 : 전쟁함성] [스킬 : 전쟁함성의 효과로 모든 적대자들의 스탯이 저하됩니다.]쩌렁거리는 내 워크라이에 나에게 달려들던 경비병과 기사단원이 순간 움찔 멈췄다.
“하지만! 나는 너희 인간이 비겁하게 한 명을 상대하기 위해 부하들을 먼저 내보내고 자신은 뒤에 서는 자가 아닐 거라 믿고 싶다!”
“뭐, 뭐라고?”
나는 에르만과 아서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긴말 안 한다! 대가리부터 덤벼! 칼을 들건 창을 들건 상관없다! 나는!”
쿠웅!
나는 스트랩을 감은 두 주먹을 쿵 하고 부딪쳤다.
“맨손으로 상대해 주마!”
“이 망할 오크 자식! 네놈들은 나서지 마라!”
“오늘 네놈을 죽여 주마!”
그러며 아서는 단창을, 에르만은 롱소드를 들고 내게 덤벼든다.
“하아앗!”
먼저 아서의 단창이 날아든다.
“흥!”
슥!
나는 딱히 피할 필요도 없는 그 단창을 일단 피한다.
콱!
“억?”
그리고 그 단창을 손으로 잡았다.
“이, 이 빌어먹을 오크자식! 이거 놔!”
겨우 내 한 손에 붙잡힌 창을 빼지도 못해서 아서는 버둥거렸다.
“꽉 잡고 있어라! 롸잇 웨잇!”
“어어어어?”
콰악!
나는 그 상태로 단창을 들어 아서를 들어올렸다.
“베이베!”
“으아아악!”
콰앙!
인간으로 하는 토르 챌린지! 아서를 망치로 두들기듯 지면으로 내리꽂았다.
“이 자식!”
이어 내 등을 노리고 에르만이 롱소드를 휘둘러 달려든다.
파캉!
하지만 어림도 없지, 스트랩 감은 팔로 막아낸다!
“빌어먹을!”
캉! 카앙!
“하품이 나온다! 네놈의 어설픈 칼질에 비하면 스카의 칼질이 훨씬 더 매섭다!”
“뭐가 어째! 으아아아!”
감정에 휘둘린 검 따위, 고블린 한 마리 못 벤다!
스윽! 퍼억!
“헉!”
녀석이 내리친 검이 허무하게 땅바닥만 두들겼다.
“우오오!”
그리고 난 왼팔을 옆으로 펼치고, 녀석의 목을 향해 휘두른다!
“래리어트-!”
빠카앙!
“꾸엑!”
녀석은 프로레슬링의 악역처럼 시원하게 래리어트 한방에 뒤통수부터 지면에 격돌했다.
“부, 분대장!”
“저 자식이 대장님을!”
순식간에 아서와 에르만을 쓰러트리자 다른 부하들이 덤빌 생각으로 달려들었다.
“좋아, 어디 덤벼 봐라!”
“우오오오!”
나는 내게 덤벼드는 경비대와 견습기사들을 향해 맞달려들고, 점프했다.
“타앗!”
“으, 으아악!”
“노, 녹색의 벽이- 꾸엑!”
나는 덤벼드는 무리를 향해 수어사이드 다이브를 했다.
콰당탕!
내 거대한 거체가 날아들고, 격돌하자 인간 무리는 순식간에 볼링핀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끄어억!”
“이 자식!”
[상완근 펌핑 맥스]“춉!”
빠카앙!
내 춉이 덤벼드는 기사의 목 갑옷을 우그러뜨리며 타격을 주었다.
“우워어어!”
경비대에서 가장 몸집이 큰 녀석이 달려든다. 제법 좋은 질량이로군!
“드롭킥!”
빠악!
“꾸에엑!”
하지만 결국 근육으로 강화되지 않은 지방일 뿐이다!
“네놈들은 겨우 이 정도냐! 무기를 들고서도 무기 하나 없는 나를 이기지 못하는 거냐!”
래리어트! 크로스라인! 롤링 소베트! 서머솔트 킥!
뻐걱! 빠악! 빠악!
끄아악! 꾸엑! 떫!
과거 학생시절 연마하고 프로레슬러 회원님께 전수 받은 기술들이 작렬한다.
그들의 창과 검이 어설프게 휘둘러져도 내 근육조차 침범하지 못하고, 그들의 알량한 갑옷은 내 일격에 모조리 깡통처럼 우그러진다.
“오오, 로헨 뭐 하는 거냐?”
뒤늦게 나머지 아침 운동조가 도착했다.
“어이구, 저게 또 뭐하는 짓이래…….”
세일럼은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부여잡았고, 다른 오크들은 오오, 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레슬링 놀이하는 거냐!”
“거 우리도 안 끼어주고 섭섭하다, 로헨!”
“우오오오!”
쿵쿵쿵쿵!
“앗, 저기 잠깐만요!”
카이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흥분한 오크들은 마치 움직이는 녹색의 벽처럼 달려갔다.
“으, 으아아악!”
“놈들이 더 온다!”
“우오오 섬머솔트 킥!”
“드롭킥!”
“샤이닝 위저드!”
빠각! 뻐억, 콰앙!
그리고 인간들은 그 녹색의 벽들이 자신들에게 달려들어 온갖 킥을 날리는 것을 목도하고 말았다.
“봐라, 아이들아.”
고블린, 스카는 그 광경에 멍해져 버린 나머지 두 수하들에게 말했다.
“저들이 바로 우리들의 새로운 주인들이시다.”
뻐억! 콰앙! 으직!
부웅부웅부웅! 콰앙!
“사, 사람 살려!”
“오크가 사람 팬다!”
근육이 갑옷을 우그러뜨리고 짓누르고 인간을 두들겨 패고 날려버리는 소리가 로아노르의 아침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