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7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6화
‘해치웠나?!’
적을 되살리는 마법의 주문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했지만, 꾹 다물어 도로 목 안으로 욱여 넣었다.
‘제발 일어나지 마라, 제발 일어나지 마라!’
나는 탄력봉을 머리에 맞고 널브러진 회색늑대를 보며 속으로 그렇게 애원했다.
평소와 다른 괴력을 발휘한 팔은 끊어질 듯이 아프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놈이 만약 다시 일어난다면, 난 도저히 어떻게 할 방도가 없어!
‘젠장, 제발 그냥 누워 있어라! 자고 있으라고!’
크르르르…….
내 바람을 헛되게 만들며 회색 늑대가 비틀비틀 일어났다.
‘망했다! 망할, 속으로 생각한 것도 주문으로 통하냐?!’
젠장, 토르 챌린지 방식으로 탄력봉을 들어 올린 게 불완전했어! 게다가 이번에도 빗겨 맞았나 보다.
‘진짜 X 됐는데…… 이젠 어떻게 방법이 없나……!’
날 향해 명백히 증오를 뿜어내는 황금빛 눈동자를 보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어떻게든 저 삼총사만이라도 탈출시키려면…….’
“로, 로헨!”
“우리! 같이 싸운다!”
“우오오!”
라고 생각하던 찰나, 삼총사가 내게 몰려들었다.
모두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도 날 지키기 위해 나섰다.
“너희들…….”
찡해지는 마음과 함께, 이 녀석들과 함께라면 또 죽어도 원은 없겠다는 맘이 들었다.
적어도 벤치 프레스 하다 깔려 죽는 것보다는 더 보람차잖아!
크르르르!
“어?”
그런 찰나, 회색늑대가 고개를 돌리더니 박살 내고 들어온 문으로 도로 뛰어가 사라졌다.
빗맞았다고 해도 회색 늑대의 타격도 상당한 것이었나 보다. 거기다 이쪽에 삼총사까지 가세하니 더는 못 버티고 물러서자고 판단한 것 같다.
“후아아…….”
나는 다리가 풀려 털썩 주저 앉았다.
이건 오크 삼총사도 마찬가지다.
“우, 우우…….”
“무, 무서웠다…….”
“우워어엉!”
“이것들아, 뭘 또 울고 그러냐…….”
삼총사는 날 꼭 끌어안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그래, 의리로 넘치는 니들이라면 봐줄 수 있다.’
“크흑! 팽!”
“야! 더럽게 코를 어따 풀어!”
전언 철회다! 큭!
“으윽…….”
그제야 온몸에 엄청난 격통이 몰려왔다. 위기 상황에서 괴력을 발휘한 대가인가?
난 바로 신음하며 자리에 드러누웠다. 젠장! 일어설 힘도 없네.
“로, 로헨!”
“로헨 죽지 마라!”
“으허어엉!”
‘푸크, 넌 너무 울잖아, 시끄러워…….’
[퀘스트 완료]근태창은 여지없이 내게 퀘스트 완료를 알렸다.
[퀘스트 보상 획득] [성장 호르몬 부스트(중) 발동. 지속시간 : 47 : 59 : 51] [전신의 근육 회복 및 성장] [골격근 증가 시작] [근육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격이 성장하고 있습니다!]‘그래, 알아서 좀 근육 좀 성장시켜 주라…….’
나는 그대로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근육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격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
.
*
짹짹!
“어…….”
새우는 소리와 눈에 비친 햇빛에 다시 일어났다.
그 늑대가 다시 찾아왔다면 일어나지도 못했겠지. 다행이다.
드르렁~ 쿠울~.
크하~ 크하~.
근데 삼총사도 나한테 들러붙어서 함께 잠들어 있었다.
“끄응…… 답답하잖아. 이것들아.”
온몸이 뻐근한, 한계까지 운동한 다음 날의 그 느낌이다. 기분 좋네.
“아. 쫌 그만 내려와라, 이놈들아! 무거……업지 않네? 어?”
벌떡!
나는 들러붙어 있는 삼총사를 그대로 달고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뭐야, 그 사이에 힘이 이렇게나 늘었어? 근태창!”
[근육 발달도]-골격근 : 22%(32%)
-체지방 : 5%(31%)
-목 : D+(13%)
-가슴 : D+(23%)
-왼팔 : D+(12%)
-오른팔 : D+(25%)
-복부 : D(33%)
-왼다리 : D+(32%)
-오른다리 : D+(35%)
-엉덩이 : D+(31%)
[운동 능력]-최대 근력 : D-
-순발력 : D+
-지구력 : D
‘이젠 모든 스탯이 D 이상이다!’
팔과 몸을 내려다보니 불끈! 하고 근육이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어어……?”
“로헨……흐아암! 일어났냐?”
“우…… 좀만 더 잘래…….”
“이것들이, 좀 떨어져! 들러붙어서 자지 마! 니들이 나무늘보냐?”
쿠당탕!
“꾸엑!”
“켁!”
“크헝!”
다들 멀쩡하긴 한가 보군. 정말로 다행이다.
‘새삼 왜 검은 숲이라며,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었는진 알 것 같네.’
자신을 물어뜯으려 덤벼드는 거대한 늑대의 아가리.
놈의 발톱에 입은 상처의 고통.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놈의 그 증오 어린 눈빛.
나는 무심코 내 눈 밑에, 놈의 발톱이 긁어 생긴 두 줄의 상처를 만졌다.
피는 이미 말라붙어 있다. 상처도 어느 정도 아물었는지 아프진 않다.
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늑대 따위에게 겁먹을 것 같으냐!’
“로헨, 우리 진짜 죽을 뻔했다!”
“그거, 회색 늑대들의 우두머리인 ‘하얀 갈기’일 거다!”
“사, 사냥 나간 어른들도 그놈에게 당한 사람이 많다!”
“우리가 산 거, 기적이다! 기적!”
“로헨, 앞으로 우리 여기 오지 말자! 무섭다!”
삼총사는 겁에 질려있지만, 나는 아니었다.
“아니, 여긴 앞으로도 계속 우리들의 아지트야!”
“으에엑?!”
“로헨, 진짜냐?”
“하지만, 나 무섭다!”
“우리는 오크야. 커다랗고, 어떤 상대라도 이길 힘을 가진 오크!”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삼총사의 앞에 서 힘주어 말한다.
난 다시 양팔을 들어 구부려 상완이두근을 돋보이게 하는 자세를 취했다. 마치 황소의 강직한 두 뿔을 나타내는 듯한 흑룡ㅅ…… 아니 프런트 더블 바이셉스(전면 이두근 포즈)다!
난 이 자세를 취한 체 삼총사들에게 말했다.
“그런 우리 오크가, 그딴 멍멍이 하나 때문에 우리의 영토를 잃는다?! 절대로 그럴 수 없지!”
보아라! 이것이 나의 크고 아름다운 근…… 아니 우리의 힘, 우리가 강건한 오크라는 증거다!
“로헨 또 이상한 짓 한다!”
“로헨은 원래 그랬으니까 문제없다!”
“그래! 원래부터 이상했다!”
이놈들이! 내 이 크고 아름다운 육체미를 못 알아보다니! 너희는 내 근육이 외치는 외침을 못 듣는 거냐! 쳇!
역시 이게 다 근육이 모자라서다! 근육! 더 많은 근육 마렵다!
“암튼 이대론 못 물러난다!”
“그, 그럼 로헨 너는-.”
“난 싸울 거다!”
“구에에에에?!”
“나는 녀석과 다시 싸울 거다! 물론 지금의 힘으론 힘들겠지만, 더 단련할 거야!”
불끈!
그러며 나는 다시금 팔에 힘을 주어 상완이두근을 최대로 크게 했다.
“오! 그러고 보니 로헨, 팔이 더 커졌다!”
“굉장하다! 크다!”
이제야 겨우 알아봐 주는 거냐! 나의 근육을!
“만져보고 싶다! 왠지 맛있어 보인다!”
“……저리 가지 못해? 어딜 징그럽게! 암튼 나와 함께 더 운동하고, 더 잘 먹자! 그렇게 나처럼 강해져서!”
처억!
나는 삼총사에 주먹을 뻗었다.
“함께 싸워서 늑대 놈들에게서 이기자! 그 하얀 갈기란 놈에게 복수하자!”
“오, 오오오!”
“그래, 늑대들을 이기는 거야!”
“와아아아!”
삼총사는 환호와 함께, 나와 주먹을 겹쳤다.
*
“근데 너무 오래 부족 마을에서 안 보이면 어른들이 우릴 찾아다닐 거다!”
“그러면 우리 아지트에 있는 것도 들킬 거고!”
“그렇군. 일단 돌아가자.”
솔직히 곧바로 찾아낸 탄력봉으로 중량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몸이 회복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영양이 부족합니다]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질이 부족합니다] [근육 성장이 저하됩니다. 운동 능력이 저하됩니다.]‘영양이 부족하군. 하긴 밤중에 그렇게 급속도로 성장하고 상처까지 치료해야 했으니.’
꼬르르르륵~.
그걸 증명하듯 몸은 볼멘 투정처럼 꼬르륵 소리를 내었다.
“끄응, 확실히 배고프긴 하네. 뭐라도 먹을 거가…….”
“오오오오!”
“왔다, 사냥꾼들이 왔어!”
“응?”
마을로 돌아와 보니, 오늘따라 소란스럽다.
마을 오크들이 모두 모여서 어딜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아, 사냥꾼들이 돌아온 거다!”
“뭐?”
“녹색 숲으로 가서 부족 전체가 먹을 사냥감을 해 오는 어른 집단이 있다! 사냥꾼들이다!”
“그들이 온 거야! 부족민들 기뻐하는 소리가 큰 걸 봐선 사냥감 많이 잡아 온 거야!”
‘호오, 사냥꾼이라 이거지.’
흥미가 들어 삼총사를 앞질러 오크들의 무리를 뚫고 들어갔다.
“후아! 어?”
무리를 뚫고 나아가자 사냥꾼들의 집단이 당당히 부족으로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오오오!”
“역시 체이카! 엄청나다!”
“보기 힘든 커다란 그레이 보어를 잡아왔어!”
성인 오크보다도 큰 어깨 높이의 거대한 멧돼지, 그레이 보어를 다섯 명의 오크들이 어깨에 짊어지고 왔다.
사냥에서 돌아온 사냥군 오크는 10명. 모두가 지금까지 본 오크들 중에선 가장 건장하고 근육질이었다.
‘오호, 저 정도면 상당한 트레이닝을 거친 선수급은 되겠군.’
오크로 다시 태어난 이래 이제야 겨우 눈이 정화되는 근육을 볼 수 있었다.
“체이카!”
“체이카! 이번에도 해냈구나!”
“흠?”
그중, 그레이 보어의 앞에 당당히 선 오크 남성.
한쪽을 민 반삭 머리에, 약 180정도는 될 법한 큰 키.
근육도 탄탄하게 잘 단련된, 오크 사냥꾼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근육을 한 남성이 모두의 환호를 받고 있다.
“저 남자가, 체이카?”
“비켜, 비키라고!”
퍽!
“윽?!”
뒤에서 누군가가 퍽 하고 치며 나가서 순간 몸이 휘청거렸다.
“체이카 형!”
“오오! 에이크!”
날 치고 나간 건 나보다 좀 더 건장한, 약간 연상 정도의 오크 소년이었다.
형이라고 부른 걸 봐선 아마 사냥꾼의 리더, 체이카의 동생인 듯 보였다. 체이카는 에이크라 불린 그 소년을 안아 들었다.
“보아라! 위대한 핏빛함성 부족의 전사, 쿠르카의 아들, 체이카의 위업을!”
오오오오!
체이카! 체이카! 체이카!
부족민들의 환호와 함께, 체이카와 그의 동생 에이크는 다시 부족 한가운데로 나아갔다.
“오늘은 부족민 전체가 잔치다!”
‘잔치? 그럼 고기? 단백질이라니 아니 좋지 않은가!’
마침 영양이 필요한 몸에 최고의 단백질이 들어올 기회다! 이건 나도 엄청나게 기대되는데!
지금이라면 오크 먹방러로 군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자, 가자!”
“에에잇! 잡것들은 어서 비켜! 부족의 영웅 체이카가 나가신다!”
“잉?”
그러던 중, 체이카의 동생 에이크와 동년배인 오크 소년들이 우르르 몰려와 앞장서기 시작한다.
다들 꽤 잘 먹었는지 나이에 비해 상당히 건장하다. 에이크도 나보다도 더 건장한 체격이다.
그런데, 그 소년들이 하는 짓이라곤.
“당장 비키지 못해!”
“체이카 앞길을 방해하지 마라!”
투욱! 퍽!
“으윽!”
“끄악!”
동네 양아치 깡패들처럼 앞을 막는 부족민들에게 행패 부리며 길을 턴다.
‘아니 무슨 조선 시대 임금 행차도 아니고?’
아니, 조선 시대 임금 행차도 백성들을 저리 대하는 양아치 짓은 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조상님!
게다가 뒤의 체이카도 동생의 그런 방약무도한 짓을 말리긴 커녕, 히죽히죽 웃으며 즐기고 있었다.
‘이 새끼들, 이제 보니 인성에 문제 있는 놈들이구만?’
전생에서도 꼭 이런 놈들이 있었다. 자기가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걸 믿고 남을 깔아뭉개며 갑질이 아주 자연스러운 양아치들!
내가 있던 업계에서도 많았다.
“당장 비키지 못해!”
“얼쩡대다간 네놈들은 사냥감 맛도 못 볼 줄 알아!”
부족의 영웅이고, 사냥감을 좀 잡아왔다고 이런 갑질, 아니, 패악질을 한다고?
부족사회의 인간들도 저런 짓은 안 했겠다!
‘맘에 아주 안 드는데? 무척.’
그리고 그런 놈들을 그냥 두고 보기엔 내가 좀 성깔이 드럽지.
“아앙?!”
어이쿠, 에이크가 날 바라본다.
당연하지, 아주 보란 듯 놈들의 앞에 내가 서 있었으니까.
“야, 넌 또 뭐야! 당장 저리 안 비켜!”
“싫은데?”
“아앙?!”
“아니, 이 새끼가!”
“뼉다구 로헨 놈이, 미쳤냐!”
양아치 잡놈들이 씩씩거리는데, 에이크가 그들을 물리고 내 앞으로 왔다.
“흥, 뼉다구 로헨. 요새 좀 컸다?”
“그럼. 많이 컸지. 키는 내가 원래부터 좀 컸다 아이가?”
“아이가? 뭔 소리야?”
“몰라? 무식하네. 모르면 좀 배우든가.”
“뭐? 무식? 이 뼈다구 놈이? 어이가 없네. 꺼져! 내가 지금은 바빠서 봐준다 진짜.”
퍼억!
그리고 에이크는 곧바로 어깨로 내 어깨를 다시 밀치고 나아가려 했다.
에이크는 확실히 나보다 한 체급 더 컸다. 내가 아무리 급속도로 성장했다 해도 기존의 차이가 막심했을 테니.
그러니 보통 어깨빵을 당하면 내가 밀렸겠지만.
“어억?!”
콰당!
오랫동안 자신의 몸과 대화를 나눠온 나는 모든 근육을 확실히 컨트롤 할 수 있다.
겨우 열 살 좀 더 먹은 어린놈의 어설픈 어깨빵 따위, 타이밍만 잘 맞추면 바로 튕겨낼 수 있다고!
“어어, 에이크!”
“괜찮나?”
“저 자식이!”
곧바로 주변의 양아치들이 달려들어 에이크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모두 합세해서 기세등등하게 내게 달려드려 했다.
‘한 놈 두시기…… 에이크까지 합해서 넷이냐?’
뭐 그래, 쪽수엔 답 없다고 이기진 못해도 몇 놈은 확실하게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주마!
“로, 로헨!”
“우리도 있다!”
“어?”
어느새 삼총사는 내 뒤에 몰려왔다.
“로헨 괴롭히지 마라!”
“로헨이 우리 대장이다!”
“우리가 로헨과 같이 싸, 싸울 거다!”
이 녀석들, 나보다 더 에이크에 대해서 두려워할 건데도 날 지켜주려고?
‘늑대 때도 그렇고, 이 녀석들 의리가 찐인데?’
“하, 에미 애비 없는 새끼들끼리 모여들었네!”
‘아니 여기서 패드립을 친다고?’
이야! 이 새끼도 찐이네? 안 좋은 쪽으로.
고맙다. 내가 널 용서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으니까!
“저 건방진 새끼들 전부 조져!”
카아악!
달려드는 녹색 양아치 놈들에 맞서려던 그 찰나,
“그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체이카가 에이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됐다, 에이크! 오늘은 기쁜 날이 아니냐, 너무 그러지 마라. 친구끼린 친하게 지내야지.”
“으……응. 알겠어, 형.”
그러더니 체이카는 기분 나쁘게 날 곁눈질하며 에이크에게 속삭였다.
“건방진 놈들을 짓누를 방법은, 얼마든지 있잖느냐.”
“아……! 그래, 형!”
그러며 에이크는 부하들을 물리고 건방지게 날 비웃었다.
“그래 뭐, 나중에 보자, 뼉다구 로헨! 그리고 에미 애비 없는 새끼들!”
그러며 우리 무리를 지나쳐 가고, 그 뒤로는 사냥꾼들 무리가 들어와서 나도 그제야 비켜섰다.
‘저놈, 반드시 조진다! 한 땀 한 땀 아주 정성 들여 조져주마!’
저런 깜찍한 소악마 놈은 싹부터 잘근잘근 밟아줘야 제맛이지.
특히 권세와 알량한 몸뚱이만 믿고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며 갑질하는 애새끼라면 더더욱!
“로, 로헨 왜 에이크에게 그러냐?”
“그러다 분명 앙갚음 당한다…….”
“알고 있어. 저런 놈들이 뭐 다 그렇지. 그런데도 너희들은 나랑 같이 맞서려 했어?”
“로, 로헨이지 않나!”
“우린 로헨과 계속 함께다!”
“로헨이 싸우면 같이 싸운다!”
‘아이 씨, 이런 거 하지 마. 나 맘이 여려서 울 거 같으니까!’
“그래, 고마워. 하지만 괜찮아.”
이미 앙갚음 당할 건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내가 바라던 바다!
“저 녀석들의 엄니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자고! 내게 계획이 있어.”
*
그날 저녁, 부족 마을의 한가운데서 캠프파이어와 함께 잔치가 열렸다.
그레이 보어를 통으로 굽고, 각종 사냥감들의 고기로 고깃국과 바비큐가 나오고 있다.
그레이 보어가 어찌나 큰지 모든 오크들이 나눠 먹고도 남을 것만 같았다.
‘그래 이거지! 이게 진짜 오크들의 식사지!’
마을 주민들은 나이순대로 와서 사냥꾼들과 마을의 원로들이 나눠주는 고기와 국들을 받아 갔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아이들이 받아 갈 차례가 되었다.
“자, 많이 먹어라!”
그걸 나눠주는 건, 에이크였다.
예상한 바다. 배급을 나누는 것 그 자체가 권력이니까.
“헤헤…… 에이크, 나 너 좋아한다! 좀만 더 주라!”
“고기 한 덩이만 더 주면 담에 푸룽 열매 너한테 열 개 주겠다!”
당연하지만 모두가 에이크에게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헤헤 웃으며 굽실거리고 뇌물까지 바치려 한다.
모두 예상대로다. 그리고 내 차례가 왔다.
“뼉다구 로헨.”
“뭐해, 줘.”
내가 나무그릇을 내밀자, 에이크가 씩 비웃었다.
땅그랑!
그리고 나무 그릇에 떨어진 건, 살점 한 점 없는 깨끗한 뼈.
“뼉다구 로헨에겐 그게 어울린다! 캬하하하!”
‘그래. 당연히 이럴 거 같았지 응!’
멍하니 놈을 쳐다보다, 문득 웃음이 터져 나왔다.
“……풋, 흐흐흐흐 으하하하하!”
“캬하하하하!”
한참 정신 나간 것처럼 서로 웃다가,
“내가 뼉다구 로헨이면 넌 약골 에이크다!”
“뭐?”
우선은 이것부터!
자, 아가리 파이팅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