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80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79화
“내가 허락한다! 걸어!”
“네엣!”
후우웅-!
“크으윽!”
덮쳐오는 엄청난 무게감에 로헨은 순간 이를 악물며 신음했다.
으직! 으지직!
엄청난 무게에 벤치가 더욱 으직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중력마법의 무게가 더해지며 안 그래도 있는 대로 원판을 달아놓은 덕에 250kg을 넘는 상당한 무게였던 바벨의 무게는-.
“크하아아!”
거의 350kg에 근접한 무게가 되었다.
‘이 정도면 전생 세계의 파워 리프팅 월드 레코드에 거의 근접한 무게!’
하지만 나는 이 오크의 몸으로 겨우 ‘근접한 무게’ 정도의 1RM 따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롸잇!”
콰아!
그 엄청난 무게를 내렸다, 다시 들어 올린다!
“웨이잇!”
콰아! 콰아!
그 상태로 두 번 연속 더!
“하아아!”
아직, 아직은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근육이 아직 찢기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어!
그렇게 로헨이 전에 없던 극강의 무게에 신음하며 숨을 고르고 있던 순간,
“후우우…!”
바벨에 중력 마법을 걸고 있는 세일럼 또한 온몸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고 있었다.
‘집중, 집중하자…… 조금만 집중이 흐트러진다면…!’
그녀는 지금 중력마법을, 핀포인트로 로헨이 든 바벨에 집중하는 고도의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마녀 세일럼’으로 불리던 시절엔 마법의 위력 조절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저 적을 짓눌러 죽이는데만 사용했기에, 그녀가 마법의 위력을 조절하는 건 적을 괴롭힐 때 뿐.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세밀하고 정교하게 중력마법을 다루고 있다.
그것 자체로도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였고, 신체의 체력소모도 극심한 것이다.
특히나 그녀가 다루는 중력 마법은 주력 마법계통인 4원소 마법과 달리 사용자의 부담이 큰 마법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도 자신의 마법을 갈고 닦을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으으…… 읏!”
그녀는 로헨의 무게 보조를 하면서 강제로 그런 마법 수련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가 얼마나 강인해졌으며, 집중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자각하게 되었다.
‘이 정도로까지 내가 마법의 위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니…….’
세일럼은 자신의 마법 통제력에 스스로가 놀라워했다.
철컹!
“세일럼!”
“앗……!”
한편 로헨은 5RM 째를 끝냈다.
“한 단계 더 무게를 올려 줘라!”
“뭐? 하, 하지만…….”
“해!!”
안 그래도 지금 정말로 섬세하게 탄력봉을 짓누르는 중력의 위력을 조절하고 있는 와중이다.
그녀가 조금만 위력 조절에 실패하면, 엄청난 무게의 쇠봉이 로헨의 갈비뼈를 짓눌러버릴 지도 모른다.
“크윽!”
하지만 마법적인 속박으로 로헨의 말을 거스를 수 없는 세일럼.
“에잇 젠장! 깔려 죽어도 난 몰라!……요!!”
후웅!
그 순간, 더 강한 중력이 로헨의 바벨에 엄습했다.
“크흐윽!”
아마도 실제 무게는 400kg에 육박할 지도.
안 그래도 5회를 하면서 힘을 소모한 직후에 엄습한 최대의 무게.
으직! 으지지직!
게다가 벤치도 더욱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로, 로헨! 도와주겠다!”
거의 움직이질 못하고 있는 로헨에 보조를 해 주던 푸크가 바벨에 손을 대려고 하던 순간.
“건드리지 마!!”
로헨의 노성이 그를 막아 세웠다.
“크오오! 롸이이잇!”
뿌득! 뿌드드득!
[상완근, 대흉근 최대 근력 출력] [상완근과 대흉근, 삼각근의 근섬유에 손상이 옵니다.] [상체 근육의 과부하]근태창이 나에게 무리하고 있다고 경고를 보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더 힘을 발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베이베에에!!”
“허-.”
콰아아아!
중력과 무게의 쇄도를 이겨내고, 바벨을 굳건하게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그것으로 한 루틴의 마지막 최대무게 횟수를 갱신한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빠직! 빠가각!
“헉-.”
콰아앙!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한 벤치가 부서지며 내려앉았다.
쿠웅!
로헨은 드러누운 자세 그대로 지면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위험해-.’
힘을 다한 그의 손이 그만 바벨을 놓치고 말았다.
바벨은 그대로 그의 가슴으로 곤두박질쳤다.
‘젠장, 설마-.’
그 짧은 순간, 주마등처럼 로헨은 과거가 떠올랐다.
전생에서 죽은 이유, 그때도 벤치 프레스를 하다 바벨에 깔렸기 때문이었다.
‘설마, 오크로 환생하고서 똑같은 이유로 죽게 되는 건가?’
그 짧은 순간에 주마등이 오가던 그 순간,
“하아앗!”
두쿠우우웅!
“어?”
세일럼의 새된 목소리와 함께, 놀랍게도 떨어져 내리던 탄력봉이 로헨의 대흉근 바로 앞에서 멈춰선 것이었다.
바로 공중에서.
“세일럼……?”
“뭐, 뭐 하고 있어……요! 당장……빠져나오던가! 아니면 저거 어떻게 치우던가……요!!”
로헨이 고개를 돌려 본 세일럼은 양 팔에서 중력 마법의 검은색 기운을 끌어 모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너, 중력방향이……?”
그녀는 무려, 중력의 반대인 공중을 향해 중력 마법을 가해서 그 무거운 바벨을 공중에 멈춰 세운 것이었다.
“시끄럽고 빨리 좀 치워요!”
“으아앗! 아 알았다!”
“윽!”
그제야 푸크가 받치고 내가 다시 잡고 밀어내서 바벨을 치웠다.
“하아아!”
쿠웅!
세일럼이 지친 한숨을 토해내며 간신히 마법을 거두자마자 원판 달린 탄력봉이 지면에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후우우우…….”
[상체 근육 파열] [호르몬 부스트(소) 발동] [호르몬 부스토(소)의 효과로 상체 근육의 회복이 시작됩니다] [근육 성장] [최대근력 증가] [근매스 증가]죽음을 각오한 벤치 프레스에 정말 오랜만에 근매스와 최대근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패시브 스킬 : ‘죽음의 각오’ 획득]“허어?”
오랜만에 큰 전투가 아닌 훈련 만으로 새롭게 얻게 된 스킬이다. 뭐지?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근육은 커지지 않는다!] [효과 : 죽음의 위기에 처할 때 최대 근력 일시 증가,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남을 시 호르몬 부스트(특대) 12시간 지속] [패시브 스킬 : 죽음의 각오 효과로 호르몬 부스트(특대) 12시간 지속 효과가 발동합니다.]“허어….”
이런 스킬이 만약 전생에 있었다면, 그리고 내가 벤치에 깔리고도 살아남았더라면!
더욱 득근을 했을 텐데! 젠장!
“세일럼!”
내가 그녀의 이름을 외쳤지만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하아…… 안 돼… 더는 무리야…….”
이제 보니 세일럼은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헉헉 거리고 있었다. 마치 전력 질주 인터벌 12세트 정도는 한 것처럼.
“뭐하고 있나! 어서! 다음 세트를 준비해라!”
“아, 안 돼……요…… 나, 체력이…하악…….”
중력 마법을 어느 정도 방향을 바꾸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마법을 시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건 세일럼 자신도 할 수 있을지 장담할수 없던 것이었고,
실제로 시전 하게되니 상상도 못 할 체력소모가 일어난 것이다.
‘내가 이 정도로 몸을 단련하지 않았더라면…… 해내질 못했을 거야.’
반쯤 포기하고 있던 마법 능력의 개화를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신체 단련이란 것으로 이루어낸 세일럼은.
토할 것처럼 힘든 가운데에서 짜릿한 성취감을 느꼈다.
‘저 오크 덕분에……내가 이렇게 성장하다니…….’
육체의 혹사 때문이 아닌 다른 이유로 얼굴을 붉히며, 그녀는 자신을 찾는 로헨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로, 로헨……님…….”
“세일럼, 괜찮나?”
“네, 네에…….”
자기도 모르게 너무도 공손하게 대답해버린 세일럼 앞에 로헨은 경련이 움찍 일어나는 대흉근을 잔뜩 부풀리며 섰다.
“그럼…….”
땀이 파고드는 그 거대하게 융기한 대흉근의 계곡에 세일럼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빨리 일어나라. 다음 루틴 시작해야 한다!”
“네, 네에?”
“카이란! 카이란은 어디 있나!”
“정기 점심예배라서 교회에 가 있다. 알면서.”
“빨리 불러 와! 당장! 빨리 근육을 회복시켜야 해! 그래야 다음 루틴으로 옮긴다!”
“에에에엑!”
“괜찮다 세일럼! 카이란의 신성력만 있다면 금방 체력도 회복될 거다!”
“그러니까 싫다고! 요! 나 하기 싫어! 안 할거야! 그만 할 거야!”
“권속에 대한 명령이다! 내 말에 따라!”
“으아아아 싫어 이 빌어먹을 운동에 미친 오크야아아!!”
세일럼은 순간이나마 로헨에게 호감을 가진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 순간이었다.
“빨리! 빨리 와라 카이란! 득근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렇게 완전히 득근에 눈이 먼 로헨의 폭주는 회복을 시켜주던 카이란이 지쳐 뻗어버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
“그래서 정말 큰일이었습니다…….”
“이해해라. 로헨이 가끔 우리도 무서울 정도로 득근에 정신이 나가기도 하니까.”
쿠르르르-.
로아노르와 핏빛함성 부족의 정기적인 물물교환을 위해 카이란과 우르는 슬란 산맥 중간의 ‘너른판’으로 향했다.
로아노르에서 생산한 각종 철제 무구들,
그리고 잉여 곡물들을 실은 수레들이 카이란과 우르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물론 그 호위를 위한 경비대와 소수의 기사들도 함께.
“뭐, 제게도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한계까지 신성력을 발휘해 보는 것이 제 한계를 시험하고, 더 강해지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카이란은 사람 좋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몸을 단련하는 것과 마법, 신성력과 같은 다른 형태의 힘을 단련하는 것은 모두 똑같은 원리인 것 같습니다. 한계까지 자신을 밀어붙이고, 고통을 이겨내면서 다음 경지로 한층 더 성장하는 것.”
“흐음.”
우르는 카이란이 꽤 진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지성을 가지고 있어서 로헨 다음으로 그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카카는 지성은 충분했지만, 오직 자기가 흥미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외골수적 성격이었고,
푸크는 그들에 비하면 다소 모자란 단순무식한 성격이었던 데다,
에이크의 경우는, 함부로 말을 걸기조차도 위험했다.
“어쩌면 종교적 고행과 육체의 단련은 똑같은 행위일지도 모르겠군요.”
“어려운 얘긴 잘 모르지만, 고통을 겪고 나서야 성장을 한다는 건 나도 알겠다.”
그러던 중, 숲 한가운데에 펼쳐진 넓은 들판인 너른판에 도착했다.
커엉!
도착하고 얼마 안 돼서 늑대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큰 회색 늑대들을 끌고 오는 핏빛함성 부족의 무리가 나타났다.
“우르!”
“무르시 선배!”
우르는 무르시 선배와 반갑게 손을 마주쳤다.
“너무 늦진 않았지?”
“우리도 막 온 참입니다. 그럼 교환을 하도록 하죠.”
그러며 로아노르와 핏빛함성 부족은 서로 무기와 대량의 고기, 그리고 숲의 임산물과 대량의 질 좋은 목재 등을 교환했다.
“아, 그리고 슬슬 십자가는 이거로 교체하십시오.”
카이란은 자신이 신성력을 인챈트한 십자가 몇 개를 추가로 전해주었다.
“이 십자가 덕에 몇 번이나 썩은 뼈와 시체들을 쉽게 퇴치할 수 있었다.”
“아직 언데드의 숫자가 많이 남아있나 보군요.”
“인간 사제가 말한 대로 대처하니 별 어려움은 없었다.”
무르시는 카이란에게 호의적으로 말해주어서 그도 미소로 답했다.
“저 십자가면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버틸 겁니다.”
“무르시 선배, 전에 말했던 건은.”
“아, 그래. 무리의 자원자가 열 명 가량 있었다.”
그러며 무르시는 함께 온 10명의 오크 소년-겉으로 보기엔 청년으로 보이는 자들을 가리켰다.
“저들은 로아노르를 지키는 데 자원한 녀석들이다. 대신 인간에게서 싸우는 법을 배우게 되겠지.”
“좋군요. 로아노르는 강인한 오크 전사들의 힘을 얻고 오크 분들은 인간의 싸우는 방식을 배우다니! 서로 부족함을 채우게 될 겁니다!”
“그래, 인간과 오크는 서로에게서 배우면서 서로 강해질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우르를 보며, 어째서 로헨이 그를 로아노르와 핏빛함성 부족 사이를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는지를 이해하며 조용히 감탄했다.
그가 이종족이며, 이교도인 로헨에게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단순무식하게 몸을 단련하는 자가 아닌, 카이란 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큰 대국을 생각할 줄 아는 지성을 가졌기에.
카이란 또한 그를 신뢰하며 함께 행동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그쪽엔 흑마련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나?”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하지만 사냥꾼들의 말로는 숲에서 짐승들의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하더군.”
“이상하다라?”
“마치…… 무언가를 피해서 큰 무리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
척!척!척!척!
숲에서 일어나기 힘든, 오와 열을 맞춘 대열의 행군 소리.
키이이익!
캐앵! 캐앵!
그 발자국 소리에 슬란 산맥의 짐승들이 놀라 도망치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일 났군…….”
그걸 숲에서 숨어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스카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빨리 주군께 돌아가야 한다.”
턱! 턱! 퍼억!
위에 있던 나무 위를 날렵하게 뛰어내린 스카는 레토의 몸 위에 턱 하고 걸터앉았다.
크르릉…….
레토는 불만스럽다는 듯 나지막하게 으르렁댔다.
“조용히 하시오 늑대공. 서둘러 주군께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며 스카는 저벅저벅 오와 열을 맞춰 걸어가는 코볼트 무리를 곁눈질했다.
“흑마련의 군세가 몰려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