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8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81화
“그게 무슨…… 아, 그렇군. 그런 거였나?”
가장 먼저 말을 듣고 베오르가 아! 하고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으, 응? 어, 아아! 그래 그거로군! 음!”
제이슨은 엉겁결에 아는 척을 했다.
‘거 아는 척 하는 거 다 보인다 아저씨.’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핏빛함성 부족이 흑마련의 군세 후방을 계속해서 공격하게 하겠다. 아마도 녀석들은 계속된 방해에 발이 묶여서 조금이나마 진격이 늦춰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시간을 벌 수 있겠군.”
나는 게인츠 시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흑마련의 군세가 로아노르를 공격한다면 본격적으로 핏빛함성 부족이 놈들의 뒤를 쳐서 병력을 분단시키겠다. 내가 부리는 늑대들 또한 마찬가지.”
“허, 그야말로 슬란 산맥이 아군이 된다는 건가.”
“나는 솔직히 전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내가 할 수 있고, 해낸 것은 로아노르의 전사들의 힘을 키우는 것뿐.”
어설프게 아는 척으로 위태롭게 만드느니, 나는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
“그러니 방어 전략에 대해선 나보다 잘 알고 있을 너희가 지휘를 해라.”
그러며 난 베오르와 제이슨을 보았다.
“너희가 잘 알고 있는 인간의 방어 전략으로 적들과 맞서 싸워라.”
내 말에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기사단은 목책 밖에서 싸우도록 하지. 방어전은 우리하곤 맞지 않아.”
“목책 밖에서 참호를 파도록 하지. 새로운 방어 전략으로 제국군에 도입된 걸세.”
베오르와 제이슨은 서로 머리를 모아서 방어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기사단의 보급은 어떻게 되었어? 검이 모자라다며?”
“지난번 보내준 숏소드를 훈련생들에게 줬어. 그쪽이 휘두르기 좋겠지.”
각각의 젊은 에이스인 아서와 에르만도 긴밀한 의견 교환을 내고,
“그러고 보니 새로 제작하고 있는 방어병기는 어떻게 되지?”
“새로 제작한 방패는 어떻게 되고 있지?”
다른 지휘관급들도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활발하게 작전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호오.”
그 모습을 게인츠 시장이 신기하게 보았다.
“신기한 일이로군. 그 앙숙이던 기사단과 경비대가 저렇게 머리를 모아 협력을 하다니.”
“그런가?”
하긴, 처음에 아서와 에르만도 꽤나 서로 으르렁거리는 걸 봤지.
“어떻게 저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게 된 거지?”
“원래 하나의 적이 나오고 위기에 처하면 단합하게 되는 법이다.”
“내 경험으론 늘 그렇진 않던데.”
그의 말엔 이런 종류의 내부 분쟁에 휘둘린 피로함이 어려 있었다.
‘하긴, 우리 부족도 그랬지.’
흑마련이란 적을 앞에 두고도 결국 그까짓 자존심에 스스로 명을 재촉한 체이카를 떠올렸다.
걱정은 했지만 의외로 에이크는 체이카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부끄러운 형이었다. 하지만 원한은 갚아야지…… 흐음!”
철컹!
그러며 에이크는 데드리프트를 내려놓았다.
“어차피 앞으로 복수의 기회가 올 테니까.”
묵묵히 단련을 계속하는 에이크를 떠올리며, 나는 게인츠 시장에게 말했다.
“함께 고된 단련과 운동을 하게 되면, 일종의 우정이 생기기 마련인 것이다.”
모두가 똑같은 고통을 겪고, 성장하지 않는 근육에 절망도 하면서.
그러면서 서로의 몸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서로 강하게 동기부여가 된다.
그 가운데서 우정, 동지애라는 것이 생겨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것이 운동의 힘이다.”
“그렇군…… 확실히, 나도 운동을 하고 전에 없이 정신이 강해진 것을 느꼈네.”
시장으로서 업무가 바쁜지라 그리 자주 로헨의 아지트에 와서 운동을 할 순 없었지만, 적어도 아침의 유산소 러닝만큼은 계속 참여했다.
그것만으로도 군살이 확 빠져서 첫 인상과는 꽤 많이 달라졌고, 얼굴에서 느껴지는 생기 자체도 달랐다.
“예전의 나였다면 다 던지고 도망쳤을지도 모르지.”
“운동이 그 정도로 사람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진 않는다. 시장, 당신은 원래부터 그 정도로 성실하고 강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정도로 성실하게 우리의 운동에 참여하지도 않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지만.
타고난 성격도 있지만, 운동으로 바뀌는 성격도 있는 법이다.
어느 쪽이든, 운동은 언제나 사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오크가 겸손한 말을 할 줄 아는군.”
“오크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솔직히 말할 뿐이다.”
그러며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 일어나니 그 자리의 모두의 활발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누구의 얼굴에도 절망보다는 자신감과 결의가 가득 차 있었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고 있다.
게인츠 시장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로아노르는, 로헨의 담금질로 강해졌다.
“우리 오크들은 적들과 맞서 싸우겠다. 그때까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최대한 돕기로 하지.”
그러며 나는 책상을 짚고 날 바라보는 시선들을 향해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
“좋아, 저 녀석들이로군.”
“어휴 털 많은 것들.”
“저 놈들은 먹을 수 있을까?”
슬란 산맥의 숲의 녹색에 녹색의 몸을 숨긴 오크들이 저마다 속삭였다.
“좋아, 지금!”
“가자!”
아우우우!!
늑대의 하울링 소리가 울렸다.
키에에엑!
끼아아악!
푸욱!
커허엉!
하울링에 놀란 고블린과 코볼트들이 전열을 깨고 우왕좌왕하다 오크와 늑대들에 각개격파 당했다.
“적습이다!”
“산의 야생 오크들이다! 쫓아!”
“망할 털 없는 녹색 놈들!”
로아노르로 진격하던 흑마련의 군세는 이렇게 거듭되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이 정도 하면 됐다. 물러나자.”
“오우!”
아우우우!
겨우 흑마련의 군세가 정신을 차리고 반격을 하려고 하는 순간 오크들은 늑대를 타고 빠르게 숲 속으로 도망치는 것이었다.
크르르르!
적을 잃어버린 코볼트 치프틴이 숲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또! 또 이런 식으로! 망할 오크 놈들!”
이런 식의 습격이 잊을 만하면 이어졌다.
한밤중 야습도 서슴지 않아서 흑마련의 누적된 피해는 무시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
“또 놈들의 습격인가.”
검은 마법사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진격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흥, 그 따위 오크 놈들 때문에 진격이 지체되다니 있을 수 없는 일!”
그러며 검은 마법사는 일어나 으르렁거렸다.
“당장 진격을 계속 해! 조금도 늦춰질 수 없다!”
“하지만 이 대로는 진격속도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부관인 검은 기사의 말에 검은 마법사는 으르렁거렸다.
“방법이 있긴 합니다. 일부 병력들을 슬란 산맥에 풀어버리는 겁니다.”
“뭐?”
“그렇게 하면 이 곳에 있는 오크 놈들도 함부로 움직이진 못하겠죠. 그리 많은 병력이 필요친 않을 겁니다. 놈들의 본거지를 치려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흐음….”
부관인 검은 기사의 조언에 검은 마법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군. 오크 놈들의 본거지는 어차피 언데드의 군세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핏빛함성 부족을 습격한 언데드들은 진작에 박살난 지 오래임을 모르는 검은 마법사가 이죽였다.
“고블린들은 안 됩니다. 놈들은 통제가 없으면 일제히 흩어질 겁니다. 언데드들도 지능적인 추적 및 방해를 할 수 없고 느려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코볼트 정예들이 필요합니다.”
“강철이빨 부족이면 되겠군. 좋아, 녀석들을 슬란 산 안쪽으로 산개시켜.”
어차피 정예 코볼트들이 빠지더라도 흑마련의 군대는 압도적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검은 마법사는 상식적이긴 해도,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 말았다.
“자아, 진격을 계속해라! 어서! 난 한시라도 놈들의 시체가 쌓이고 마을이 불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며 다시 흑마련의 군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깊이! 더 깊이 파라!”
“그냥 깊이 파기만 하면 안 된다! 옆에 보강용 나무판을 잘 세워! 안그러면 금방 무너진다!”
로아노르 주변에는 목책이 세워지고, 그 너머로 간이 참호가 만들어졌다.
“방어 병력을 숨기고 압도적인 군세에 더 많은 방어면적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전술이다.”
“그렇군.”
군대 있을 때도 참호 파기는 훌륭한 상체와 코어 훈련 용도였지.
“좋아, 오크들! 집합!”
오우! 오우! 오우!
내 말에 사총사와 함께 로아노르에 파견된 10명의 오크들이 삽을 쥐고 왔다.
그것도 카카가 특별히 우리를 위해서 삽날을 더 크게, 삽자루를 더 두껍게 만들어 놓은 특제다.
“오늘은 상체 및 코어 단련을 하는 날이다! 자, 가자!”
“오오우!”
콰콰콰콰!
참호 작업을 하던 사람들은 그날, 땅이 이런 속도로 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오오 라잇 웨잇!”
라잇 웨잇!
로헨의 선창과 후창이 따라올 때마다 참호가 1미터씩 퍽퍽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찌나 빨랐는지 계산상으론 며칠은 걸려야 할 참호 작업이 불과 반나절도 되지 않아 모두 끝날 정도였다.
“자, 이번엔 무게 들고 나르기! 마찬가지로 상체근육과 하체 유산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다!”
오오우!
이번에는 참호 보강과 목책을 위한 각종 나무판자와 통나무를 나르는 작업에도 오크들이 맹활약했다.
잠시만 한숨을 돌리고 오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자재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목책에 쓸 통나무가 부족하다!”
“잘라온다!”
이번엔 도끼를 든 오크 무리들이 로아노르 주변 숲으로 가더니,
텅!텅!텅! 으지직!
단 세 번 만에 나무 하나를 통나무로 만든 뒤 빠르게 깎고, 날랐다.
“허허.”
“저런 오크들이 한 개 소대만 있어도 성 하나는 일주일 만에 만들 수 있겠군.”
그걸 본 베오르와 제이슨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크 무리가 투입되자마자 모든 종류의 방어 장비들이 땅에서 솟구친 듯, 하늘에서 떨어진 듯 퍽퍽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말로 흑마련 군세가 도착하기 전에 완전한 방어 태세를 갖추겠군.”
“당연하다. 그리고 여기에 더 큰 장비들도 만들 것이다.”
게인츠 시장을 대동하고 나는 참나무 망치 대장간으로 향했다.
뚝딱뚝딱!
쿵! 쿵!
“카카, 작업은 잘 되고 있나?”
“오우, 이제 다 완성되었다.”
“오오 이건…….”
그것은 카카와 아이른의 공동작품이었다.
나무와 금속, 그리고 거대하게 엮은 밧줄로 만들어진 거대한 투석기였다.
“카카가 워낙 빠르게 작업을 해줘서! 한 문 뿐이지만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아이른은 훗 웃으며 투석기를 툭 쳤다.
“이거만 있으면 수십 명 분의 일을 할 수 있겠군!”
“조금 있다가 우리 애들을 시켜서 투석기로 던질만한 돌들을 모아놓겠다. 그보다…….”
나는 문득 그 커다란 기구를 보며 올라오는 욕구를 느꼈다.
“카카.”
“음?”
“저거 한번 쏴 봐도 되겠나?”
‘제발, 한 발만! 딱 한 발만 쏘게 해줘! 투석기는 남자의 로망이란 말이다!’
내 눈빛과 표정을 읽은 카카는 씩 웃었다.
“이미 다 준비되어 있다!”
그러며 카카는 어지간한 성인 남성의 상반신만한 돌덩어리를 가리켰다.
“이 끈으로 잡아 당기면 된다!”
“음!”
나는 투석기 끝에 매달린 끈을 잡는다.
과연 커다란 투석기답게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거기다 밧줄의 팽팽한 탄성이 더해진다.
하지만!
“롸잇 웨이잇!”
콰아아!
“오오오!”
나는 그것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케이블 풀 다운의 자세로!
끼기기긱!
커다란 투석기가 내 힘에 움직여 내려온다. 광배, 삼두에 엄청난 자극이 온다!
“으으음!”
내 힘에 딸려 내려온 투석기 머리를 끝까지 당기고, 발판의 고정걸쇠에 끈을 매달았다.
[근육이 성장합니다!]“흐음!”
번쩍!
이번엔 카카가 가져온 커다란 투석기용 돌을 들어서 투석기에 올려놓았다.
쿠웅!
그러며 나는 묶어놓은 투석기의 주머니에 돌을 내려놓았다.
“어지간한 성인 대여섯은 달려들어야 하는걸 저렇게 빨리…….”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탄이 들려온다.
“자아! 나의 힘으로 날아가라! 베이베!”
텅!!
그리고 나는 힘차게 손으로 걸쇠에 걸린 밧줄을 내리쳐 빼냈다.
콰아아아!
그 순간, 무게추에 딸려서 투석기의 팔이 크게 호를 그리며 위로 솟구쳤다.
“어, 뭐야?”
“뭐가 날라가-.”
콰콰쾅!
으지지직!
호를 그리며 투석기가 내던진 돌이 로아노르 주변의 숲의 나무를 강타하고, 숲의 나무 두 세 개가 쓰러졌다.
오오오오!
목책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사람들의 환성이 들렸다.
“보았나? 이것이 나의 힘이다.”
나는 잔뜩 펌핑되어 부풀어 오른 삼두를 보이는 자세를 취해보였다.
“나의 힘으로, 로아노르를 승리로 이끌 것이다!‘
[스킬 : 포징 효과가 발동됩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모두의 사기가 고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