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84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83화
에르만을 선두로 흑철 기사단은 대열을 이루어서 나아갔다.
“아서!”
“에르만! 와라!”
콰악!
흑철기사단이 다가오자 참호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비단원들은 즉각 임시 나무판을 참호에 걸쳐서 참호 너머로 나아갈 다리를 만들었다.
“흑철 기사단! 전진!”
처억! 척! 척! 척!
그들의 갑옷이 서로 부딪치며 나는 금속음이 위협적으로 울려퍼졌다.
키, 키키익!
번쩍거리는 그들의 모습에 고블린들이 순간 주춤거렸다.
“저 더러운 시체들 치워!”
“예-엣!”
휘익! 휘익!
도도히 전진하던 기사들은 엄청난 힘으로 쌓여있던 고블린 시체들을 내던지고 발로 차서 통로를 만들었다.
예전의 단련되지 않은 몸이었다면 불가능했을 터지만, 로헨의 훈련으로 강화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키에에엑!
“놈들이 온다! 전열을 유지하며 공격!”
콰악!
촤아악!
끼에에엑!
그렇게 생겨난 고블린 시체 사이로 고블린들이 재차 덤벼들었지만,
흑철기사단의 롱소드들이 달려드는 고블린을 무참히 썰어댔다.
참호 앞엔 고블린의 시체가 쌓여 있는터라 고블린들은 흑철기사단이 가로막은 통로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고,
끼에에엑!
촤악! 콰악!
이미 상체와 상완근, 코어근이 고도로 단련된 기사단이 휘두르는 롱소드의 앞에서 무참하게 썰려나갔다.
“진격이 왜 이렇게 느려지고 있나!”
“인간, 이상한 구덩이를 파놓았다! 앞으로 못나간다!”
“멍청하고 지저분한 고블린 놈들! 이렇게 된 이상 우리가 간다!”
고블린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검은꼬리 혈족 코볼트들은 짜증을 내며 다른 방향으로의 진격하기로 했다.
“남쪽으로 돌아가자!”
쿠워어어!
어느정도 갑옷을 입고 제대로 된 무기를 든 코볼트들의 무리들이 빠르게 돌아서 로아노르의 남쪽 문으로 향했다.
“녀석들이 남쪽으로 향한다!”
“그쪽은 우리가 맡지. 자, 가자! 유산소의 시간이다!”
오우우!
나와 사총사, 그리고 ‘8명’의 오크들은 일제히 남쪽을 향해 목책을 따라 마구 뛰어가기 시작했다.
“세일럼! 넌 나와 같은 구역에서 대기해라!”
“안 그래도 그럴거야!요! 마법사는 백병전 따위 안 해!요!”
“마지막 ‘그것’을 위해 여력을 남겨두고! 지원해!”
“당연하지!요!”
“무운을 빕니다!”
“당신이야말로, 때가 오면 제대로 일 하라고!”
카이란의 배웅을 뒤로하고 세일럼은 로헨의 뒤를 헐레벌떡 뛰어 갔다.
“자아, 원래 전장의 입장은 점프로 가는 게 개념이다! 가자!”
“오우!”
타앗!
오크들은 참호를 도움닫기로 훌쩍 뛰어넘어 코볼트들이 달려드는 전장으로 향했다.
크르르아아아!
“우오오오! 롸잇 웨이잇!”
라잇 웨잇!!
뻐거억!
로헨이 크게 휘두른 바벨이 달려든 코볼트 한 마리를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것으로 오크들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우오오오!”
“크아아아!”
뻐걱!
빠악!
캐앵! 끄앙!
푸크가 휘두르는 바벨에 코볼트들이 공중으로 날아다니고, 우르가 휘두르는 케틀벨에 머리가 수박처럼 박살났다.
“나는 저 녀석들보단 최대근력으론 좀 모자라지만!”
붕붕붕붕붕!
카카는 긴 쇠사슬 양 쪽에 20kg짜리 덤벨을 달아놓은 것을 마구 휘둘렀다.
“이런 재주는 있지!”
퍼버버벅!
빠각!
캐앵! 카앙!
쇠사슬 달린 덤벨을 마구 휘둘러 카카는 여러 마리의 코볼트들을 단번에 타격해 쓸어나갔다.
“허어.”
“아니, 저 오크들이 싸우면 분명 저런 광경이 되겠게니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저건…….”
우오오오!
롸잇 웨이잇!
퍼버버벅!
우렁찬 기합과 함께 무거운걸로 사람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 여지없이 코볼트들이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그 광경은 마치 녹색의 파도가 황토색 모래를 쓸어버리는 광경처럼 보였다.
“이 멍청한 것들!”
크워어어!
그 뒤로, 코볼트들을 지휘하는 2미터 크기의 코볼트 치프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억!”
“크, 크다!”
“저런 코볼트가 세상에 있단 말인가!”
참호를 지키던 경비단들은 갑작스런 코볼트 치프틴 세 마리가 한꺼번에 등장하자 경악했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평생에 한 번 보기 힘들 정도의 거대한 코볼트 치프틴이었다.
그 한 마리가 평범한 인간 병사 한 개 소대는 날려버릴 수 있는 재앙이나 마찬가지인 몬스터였다.
심지어 그건 로헨이 상대했던 놈보다 더 거대하고 근매스가 있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큰 놈이다!”
“저 커다란 덩치! 저 놈과 싸우면 근력운동이 되겠지!”
“두들겨 패고 들어 올린다!”
오크들은 오히려 거대한 코볼트 치프틴이 등장하자 기쁜 듯 환호했다.
‘우리에겐 마치 레벨업을 위한 필드 보스몹에 불과해!’
하지만, 미안하다! 득근의 기회는 부모 자식간에도 양보하지 않는 법이다!
“놈들은 내가 상대할 것이다! 건드리면, 근손실의 주범으로 간주할 것이다!”
“우왓! 로헨 치사하다!”
“삼대 1000 이하 발언권 없다!”
그러며 로헨은 가장 앞에 있는 갈색 터럭이 있는 망치든 코볼트 치프틴을 향해 달려갔다.
“이 조그만 오크놈 따위가!”
부웅!
갈색 털의 코볼트 치프틴은 로헨을 향해 해머를 내리쳤다.
“네놈은 부디 내게 근력훈련이 되어주길 바란다! 롸잇 웨잇!”
빠카앙!
“컥!”
내가 휘두른 원판 낀 탄력봉이 놈의 해머를 제대로 가격했다.
[근력이 증가합니다!]“좋았어!”
놈의 힘은 충분히 받아쳐서 근력 운동이 될 정도였다!
전투라는 것조차 잊고 나는 근태창의 메시지에 환호했다.
“자아, 와라 나의 근력운동기구야!!”
“무슨 헛소릴 하는 거냐 이 미친 오크가!”
빠카앙! 카앙! 빠카앙!
나는 희열에 차 코볼트 치프틴이 휘두르는 망치를 연쇄로 맞받아쳤다.
[근력이 증가합니다!] [근력이 증가합니다!]“더! 더! 나에게 더 근력운동을 하게 만들어라!”
“이…허억! 미친! 오크놈……! 케헥!”
하지만 나의 기대와 달리 놈은 몇 차례 합을 주고받은 것만으로 헉헉 거리며 지쳐보였다.
“실망이로군! 그런 몸뚱이를 가지고도 겨우 이 정도라니!”
“케엑……!”
이젠 대답을 할 여유조차 없는 건가! 실망이다!
“하아앗!”
빠가악!
캐아아악!
나는 놈의 다리를 바벨로 후려갈겼다. 다리가 부러지자 놈은 무너져내려 땅바닥에 엎어졌다.
“다음 생엔 나의 회원으로 태어나 근력을 더욱 키워라!”
“아, 안 돼!!”
콰아아앙!
쓰러진 코볼트 치프틴의 머리를 내리쳐서 박살내는 것으로 이 근력운동 루틴의 끝을 내었다.
“저, 저 오크놈이!”
“이 털 없는 놈이잇!”
그리고 나머지 두 오크 치프틴은 그제야 일제히 로헨에게 달려들었다.
“치사하다 로헨!!”
“너만 이 좋은 거 하고!”
“너만 득근하게 놔둘 것 같으냐!”
“꾸워어어!”
하지만 사총사가 곧장 바로 코볼트 치프틴들에게 맞달려들었다.
“어, 야! 야! 이것들이 누구 득근 기회를 뺏으려고!”
“득근의 기회는!”
“부모에게도 나누지 않는다며!”
“그럼 우리도 쟁취한다!”
뻐어억!
빠카앙! 콰앙!
그워어어!
사총사는 마치 나에게서 뺏어가듯 코볼트 치프틴들과 격전을 벌였다.
“득근! 득근!”
“무산소 운동의 빡셈이 몰려온다!”
“쿠오오 롸잇 웨이잇!”
“뒈져!!”
캐앵! 키야아아악!
뻐걱! 빠악! 콰아앙!
네 오크들의 공세에 두 코볼트 치프틴은 거대한 덩치가 무색하게 순식간에 박살이 났다.
“젠장! 내 득근의 기회가!”
내가 너무 애들을 잘 가르쳤군. 스승의 근육에 칼을 꽂다니.
“캐, 캐앵!”
“치프틴들이 모두 당했어!”
“공격을 계속 해라아!”
카아아아!
“그래도 놈들이 온다!”
확실히 정예 코볼트 들이다. 치프틴이 죽어도 일반 코볼트들의 공세는 잠깐 주춤했을 뿐 이어졌다.
‘과연 정예인가.’
만약 대비가 안 되어 있었더라면 로아노르의 병력으로는 대처하기 힘들었을 터다.
‘하지만, 이들은 내가 단련시켜놓았지!’
“우라아앗!”
푸욱!
캐애앵!
이번에도 참호에 있던 창병들이 찔러대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녀석들이 뒤를 이어 공격한다.
“방패병! 밀어내!”
“크아아아!”
“롸잇 웨이잇!”
파카앙!
특히 근력을 집중적으로 단련한 정예병들은 무거운 방패로 코볼트들을 역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모든 병력이 참호선을 따라서 배치될 수는 없었다.
남북에 있는 정문을 제외한 곳의 참호에는 병력을 배치하지 못했다.
하지만-.
끼에에엑!
끼아아아악!
멍청한 고블린들은 참호에 빠진 채 허우적대다 참호에 대기하고 있던 병력들에 일방적으로 사냥당하거나,
“인간 놈들이 구덩이를 팠다!”
피융-퍼억!
캐앵!
코볼트들 조차 예상 못 한 참호에 잠시 주춤거리는 사이 목책 너머에서 날아든 화살에 맞고 쓰러져 나갔다.
“인간 놈들의 목책이다!”
“타고 올라가!”
끼에에엑!
캬아아악!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목책에 도달한 고블린과 코볼트들은 서로 올라타 목책을 넘어보려 했지만.
“한 놈도 올라오지 못하게 해!”
“죽여!”
푸욱! 푹!
끼에에엑!
당연하지만 목책 건너편에 대기하고 있던 방어병력의 칼과 창, 그리고 활을 맞고 죽어나갈 뿐이었다.
지금의 로아노르는 과거의 허접한 목책을 두르던 정착지가 아닌,
하나의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버틸 수는 없을 거야.’
이것에도 한계가 있는 것을.
*
한 편, 그 모든 것을 수정구로 지켜보고 있던 검은 마법사는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왜 이렇게 진격이 더딘 것이냐!”
“…….”
“이 정도 병력을 한꺼번에 밀어넣었다! 그런데도 저따위 정착지를 한방에 밀어버리지 못하는 거냐!”
전투가 시작된 후 몇 시간, 지금까지 슬란 산맥 너머 마의 영토 몇 군데의 정복전 경험으로 볼 때,
검은 마법사의 예측으론 이미 로아노르는 붕괴되고 유린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로아노르는 버텼다. 아니, 버틴 정도가 아니라.
[자아, 놈들을 숲 밖으로 밀어내자!] [오오오!]흑철 기사단을 필두로 일부 로아노르의 병력은 역으로 몰려오던 고블린과 코볼트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거기 서라!] [근력운동감! 멈춰!] [안 되겠다면 우리의 저중량 고반복의 제물이 되어라!]로헨을 비롯한 오크 무리는 전쟁이 아니라 코볼트들을 두들겨 패는 것을 일일 루틴 대신으로 삼고 있다.
이 지리멸렬한 광경을 보고 있는 검은 마법사의 불끈 쥔 주먹이 부들거렸다.
“이런 멍청한 것들이! 당장 병력을 더 밀어 넣어서 압도해버려!”
“송구하지만, 이미 후방의 병력이 지체되어 있습니다. 전방의 큰 피해에 후방 병력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부관인 검은 기사는 미동도 없이 차분하게 말했다.
“이 이상 병력을 투입하는 건 낭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빌어먹을!”
콰앙!
결국 검은 마법사는 후방에 차려진 흑마련 군세의 본거지의 의자를 내려치며 일어났다.
“이래선 안 돼. 확실하게 이기지 못하면 흑마련의 부활을 알리는 첫 출정에 걸맞지 않아!”
“아직, 트롤들을 투입하진 않으셨습니다.”
“그래, 트롤 놈들을 투입해! 전부…… 아니아니, 다섯 마리만!”
후웅!
그러더니 검은 마법사는 검은 기운을 발아래 흘리더니 공중에 떴다.
“그리고, 내가 직접 나선다!”
“직접 말씀이십니까.”
“저들에게 흑마련의 진정한 무서움을 알려주어야 하니까!”
키에에에엑!
카아아아!
그어어어어!
공중에 뜬 채 나아가는 검은 마법사의 주변으로 언데드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
쿠웅-!
“으음.”
한편, 슬란 산에 잠복하고 있던 스카를 비롯한 고블린 셋은 숲 속을 나아가는 거한의 트롤을 보고 신음했다.
“드디어 트롤이 움직이기 시작했군.”
“주군께 알려야 합니다.”
“아직 검은 마법사는 움직이지 않았어. 우리는 여기서 대기한다.”
그러며 스카는 고블린 크기에 맞는 작은 석궁을 들었다.
그 석궁에 잰 볼트는 금속날 대신 불을 붙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가가가각!
화르르륵!
그 부분에 부싯돌로 불을 붙이자, 그것은 녹색의 불을 일으켯고,
피유우웅!
스카는 그것을 하늘 위로 쏘았다.
“음?”
“저건, 녹색 신호불이다.”
로헨은 스카가 날려보낸 불꽃신호를 놓치지 않았다.
“좋아, 카카!”
“오우!”
“지금이다! 투석구 발사를 명해라!”
로헨의 말을 듣자마자 카카는 목에 걸고 있던 피리를 불었다.
퓌-익-!!
그 얇고 높은 피리 소리는 전쟁의 소란을 뚫고 로아노르 안에서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투석구에 전해졌다.
“신호다!”
“녹색 신호불 이어서 주홍색 신호불 확인!”
“방위 서, 서, 북!”
“투석구를 돌리게! 녹색 형씨들!”
“알았다! 우오오오!”
드드드드득!
로헨 무리의 오크 둘이 거대한 근육을 부풀리며 투석구의 방향을 돌렸다.
“투석구 발사 준비!”
콰아아!
그 둘은 이번엔 투석구를 잡아당겨 내리고, 그 틈에 인간 인부들이 다가와서 투석구에 돌을 올렸다.
“발사 준비 완료했다! 인간!”
“좋아!”
아이른은 자신이 만든 투석구가 적을 향해 처음 한 방을 날릴 것을 앞두고 흥분하며 미소 지었다.
“발사-!!”
터엉!
콰아아아!
밧줄이 풀린 투석구가 공중을 향해 솟구치며 거대한 돌덩이를 날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