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95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94화
“무, 뭐머뭐뭐 뭔데요! 왜, 왜 그런 무서운 표정인데요!”
감히 정당한 이유도 없이 고기를 거부해? 딱히 알러지도 없으면서!
“네놈의 몸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냐!”
“내, 내 몸이 왜, 왜요…….”
“몸에 근육이라곤 하나도 없는! 뼈 밖에 없는 몸이잖나!”
“꺄악!”
콰악!
나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보이며 말했다.
어찌나 가는지, 내 엄지와 검지 만으로도 감싸고도 공간이 빌 정도다.
“이런 몸으로 이 숲속에서 살아간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릴!”
“아니, 지금까지 잘만 살아 왔는데요…….”
“네가 이렇게 약해빠졌기 때문에 공동체 에서도 버림받은 것 아니었나!”
“아, 아니야! 나, 난, 그게…….”
“네가 강해진다면! 공동체의 누구보다도 힘을 키운다면 넌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다!”
“읏……?”
그 말에 프로테나는 순간 눈이 반짝였다.
‘그럼.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기에 쫓겨난 거지.’
이런 야생의 공동체는 신체능력이 가장 중요한 능력일 테니까. 분명 그 문제일게 뻔하지.
“내가 널 강하게 만들어 주겠다.”
“엣?”
“오호.”
“역시 그렇게 되나.”
“흥…….”
“아아, 그렇지. 저 녀석은 저런 녀석들 두고 보질 못하는 녀석이었지.”
모두가 저마다 한마디씩 하자 프로테나는 눈이 동그래져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엣, 뭐예요?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너의 몸에 근육을 불어넣어 주마. 그래서 널 강하게 만들어주고, 너의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
“……예?”
“선택권은 없다. 따라라. 그리고 그 시작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 단…… 뭐요?”
“네 신념에 따라서 이 산에 사는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건 인정하겠다. 하지만,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의 고기는 먹어줘야겠다!”
“가, 갑자기 왜 그렇게 되는 건데요! 시, 싫어요! 저 고기 싫어한단 말-.”
“문답무용! 내가 키우는 녀석들은 신념 아니고선 단백질을 헛되이 버리지 말아야 한다!”
푸욱!
그러며 나는 완성된 염장육과 페미컨이 들어간 콩 스튜를 한 그릇 떠 가져왔다.
“자! 먹어라!”
“시, 싫어요! 고기 싫어! 맛없어! 맛 없다구요!!”
“편식할 나이는 지나지 않았나! 애초에 편식을 해선 건강해지지 않는다!”
난 단백질과 득근에 한해서는 인정사정없다!
억지로라도 그 아가리에 쳐넣어주마!
“꺄아아악! 싫어!”
“마셔라, 프로테나! 근육을 손에 넣어라!”
“으으! 당신이나 먹어요! 그런 냄새나고 뜨겁고 질척거리는 액체를 어떻게 입에다가!”
“듣기에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일단 먹어!!”
“으아아! 가, 강제로 넣지 말아주세요오오오오오!”
“입 벌려! 벌리라고!”
스튜를 한가득 담은 숟가락이 시끄럽게 떽떽거리는 프로테나의 입속으로 쑥 들어갔다.
“우우웁!”
“일단 씹어! 그리고 먹어라!”
‘악 진짜, 무슨 밥투정 하는 어린애 밥 먹이는 것도 아니고!’
뱉어내지 못하도록 프로테나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자, 프로테나는 울상이 되어서 입을 오물거렸다.
그리고-.
“……응?”
눈이 동그래지더니, 오물거리던 스튜를 꿀꺽 삼켰다.
“어라……?”
그 반응, 내가 여러 번 본 반응이다.
“자.”
나는 확신을 가지고 프로테나에게 그릇과 숟가락을 내밀었다.
“……하읍!”
아주 잠깐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프로테나는 걸신들린 듯 스튜를 마구 퍼먹기 시작했다.
갸아아악
구와아아악!
그 모습을 본 모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고 각자의 스튜 몫을 퍼갔다.
꿀꺽! 꿀꺽!
“꺼어억~.”
스튜를 남은 빵으로 싹싹 긁어서 먹고는 물 한 잔 마신 뒤 고상한 외모와 전혀 딴판인 우렁찬 트름을 뱉었다.
“뭐야 이게…… 고기가 들어갔는데, 대체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다들 그러더군. 원래 고기가 맛이 없는 줄 알았다고.”
“사실 로헨이 해주는 고기 요리를 먹기 전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응, 그건 인정. 어디에서도 이런 고기 요리는 못 먹어보지.”
이 세계는 고기를 맛있게 먹는 데는 정말로 관심이 없는 세계다.
그나마 오크는 손질이라도 제대로 하지, 인간들은 제대로 된 사냥감 손질조차도 못해서 핏덩어리 고기를 먹고 앉아있었다.
게다가 고기에 적절한 향신료를 쓰는 것도 거의 없으니, 고기가 맛대가리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고기로 이렇게 맛있는 걸 만들 수 있구나…….”
“엘프들도 고기는 잘 먹지 않는군.”
“아니, 사실 다른 숲에 사는 공동체와 가끔 교환하면서 먹기는 하는데…….”
‘그, 그러면 그 터부에 의미가 있긴 하는 건가?’
아니 뭐 반려견 키우면서 개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긴 하는 거니까.
다른 종족의 문화에 또 너무 뭐라 할 순 없지. 응. 난 문화 상대주의자로서 다른 문화를 존중해.
“지금까지 우리 공동체에서 해주는, 특히…… 엄마가 해준 이런 고기 들어간 스튜는…… 정말, 너무너무 맛이 없어서요…….”
“허허.”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이 맛이 없어서 편식이 되었다, 확실히 있을 법 한 일이지.
“그, 근데 이 고기 들어간 스튜는 정말로 맛있었어! 이건, 정말로 얼마든지 먹을수 있을 것 같아…… 요…….”
안 먹는다고 난리를 부려놓고선 확 태세를 전환한 것을 자각하자,
부끄러운 듯 프로테나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잘 손질된 재료에 적절한 향신료와 맛을 더했기 때문이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으면 됐다.”
그럼 이거로 단백질 문제도 얼추 해결된 거로군.
사실 그동안 우리도 매번 사냥과 가져온 곡물가루나 보존 빵 만으로 충분히 식사가 가능했다.
덕분에 애써 만들어 놓은 페미컨은 다들 손도 안대고, 스튜 끓일 때 고기 성분 추가용으로 쓰게 되었다.
‘저 정도 몸을 키우기엔 저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잘 구워진 멧돼지 뒷다리의 큰 살점을 잘라 먹었다.
“음! 그래도 역시 단백질은 지방질이 적은 멧돼지의 다릿살이지!”
“그건 동감입니다!”
“먹는다! 단백질!”
“먹어서 근육을 키운다!”
“젠장, 절대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데 이해하는 게 너무 싫어!”
이제는 세일럼도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우적우적 먹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졌다.
라기 보단, 싫어도 이미 근육의 힘을 체감한 몸이 근육을 원하니 솔직하게 된 것이다.
“으으…….”
스튜는 맛있게 먹었지만, 숲의 짐승을 우적우적 뜯어먹는 그들의 모습은 역겹게 보였는지 프로테나는 표정을 찡그렸다.
“미안해 돼지야…… 내가 약해서 널 구하지 못 했어…….”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훗 웃었다. 아마 모두가 프로테나를 보며 똑같은 생각을 할 거다.
‘저거 언제 고기를 입에 댈까.’
아마 내기가 벌어질 것 같다.
*
스륵.
식사를 마치고, 나는 프로테나의 발을 묶고 있던 끈도 풀어주었다.
“자, 그럼 배부르게 먹고 소화도 다 됐지?”
“네, 네에…….”
“프로테나,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 넌 공동체로 돌아가고 싶은가?”
“네에…….”
“나는 널 강하게 만들어서 널 공동체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할 수 있다. 나를 따르겠나?”
“읏…….”
프로테나는 뭔가 켕긴다는 듯 잠깐 입을 다물었다.
“한다고 하면 매일 이런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는데.”
“하, 할게요! 하겠어요!”
역시, 상대가 엘프건 뭐건 맛있는 먹을 것의 유혹은 절대로 이기지 못하지.
“그렇다면, 바로 지금부터 가볍게 시작하도록 하자. 마침 식사도 끝내고 힘도 돌겠다!”
“엣? 뭐, 뭘요?”
나는 척! 내가 하고 있던 와이어 머신을 가리켰다.
“……엣?”
“자, 저거다.”
“무, 무무무무무슨! 수상한 기구에! 저 끈은 뭐예요! 설마, 설마!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날 속박해서 그런 고문하려는 거죠!”
“…….”
왜 또 얘기가 그렇게 되나 이 머릿속에 뭐가 들어찼는지 모를 엘프야.
“나, 날 저기다 묶어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할 생각이죠! 역시 오크는 믿는 게 아니었어!”
“차마 말도 안 나오도록 만들 예정이긴 하다만, 아무튼 시끄럽게 굴지 말고!”
처억!
“히익!”
[스킬 : 포징]“당장 머신으로 향한다! 실시!”
나는 그녀의 앞에서 더블 바이셉스 포징을 보이며 외쳤다.
[신규 회원 등록 : 프로테나] [스킬 : 포징의 효과로 회원 프로테나가 당신의 말을 듣습니다]“시, 실시!!”
프로테나는 허둥지둥 케이블 머신에 들어왔다.
“자, 저기 있는 케이블의 손잡이를 잡아라!”
“네, 네엣!”
“그리고, 그것을 잡아당겨!”
“자, 잡아당겨요?”
“당겨!!”
“네에엣!”
스르릉!
그녀의 연약한 팔이 주변의 2kg 가량의 돌로 무게를 더한 케이블을 잡아당겼다.
“끄, 으으윽!”
“자 회원님, 더 힘차게 당기십시오! 자세 무너뜨리지 마시고!”
“파, 팔 아파요! 무거워! 모, 못하겠어…….”
“할 수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자, 한 번 더! 7회 반복합니다!”
그녀의 가녀린 팔이 원 핸드 케이블 컬로 케이블을 잡아당겼다.
“히엑! 헤엑!”
겨우 가벼운 8회 한 세트만을 했음에도 그녀의 가녀린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자, 이번엔 왼손으로! 계속 합니다!”
“히이익!”
“하지 않으면 강제로 시킬 겁니다!”
“여, 역시 고문 맞잖아요 이거!”
“울어도 소리질러도 루틴은 끝나지 않습니다! 자 왼손으로 실시!”
“흐아아아!”
[스킬 : PT의 효과로 회원님에게 운동을 강제합니다.] [강제 세트 발동!]“좋습니다, 이번엔 두 손으로 이 봉을 잡고 내리십시오!”
다음은 삼두와 등을 조질 수 있는 케이블 풀다운!
“꺄아악! 내 팔! 내 팔 찢어져요!”
“안 찢어집니다! 자아, 마지막 루틴 시작!”
“다음은 양 팔로 케이블 크로스 오버!”
“히에엑! 야, 양쪽으로 찢어져! 찢어진다아아악!”
“좋아, 이거로 루틴 끝! 잠시 휴식하시고 물 마십시오!”
“내, 내 팔…… 내 팔 안 움직여어…….”
[프로테나 회원님의 상완근, 전완근, 광배근, 대흉근이 손상됩니다.] [프로테나 회원님의 근성장이 시작됩니다!]아무리 강제로 시킬 수 있다 해도 갑자기 너무 확 운동을 시키진 말자.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 필요한 건, 예전 세일럼보다도 심각한 몸상태의 프로테나가 운동의 효과를 체감해야만 하는 것이다.
“자, 이거 마셔.”
“모, 못 들어요…… 팔이 안 움…… 안 움직여…….”
“그래, 나도 다 해봐서 알아. 자, 입이나 대, 귀쟁아.”
세일럼은 그래도 같은 여자라서 마음이 가긴 하는지 팔을 들지 못하는 프로테나에게 붉나무 열매 드링크를 마시게 해 주었다.
“팔 주물러 줄게. 이러면 좀 덜 아파져. 뭐, 그래도 잘 때쯤 되면 엄청나게 아플 테지만.”
“어, 어째서…… 강하게 만들어 준다면서…….”
“지금은 고통스러우시겠지만, 로헨의 운동은 분명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흐에엑…….”
“카이란.”
“알겠습니다. 마르두크시여 어린 양에게 치유의 손길을!”
카이란의 신성력과 충분한 영양, 그리고 나의 ‘회원’으로서의 특전까지 더해지면 겨우 며칠 내에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으으…… 엄마아…… 나 그냥 돌아갈래에…… 바람걸이 공동체로 돌아갈래…….”
드러누워서 징징거리고 있는 프로테나를 보며 나는 훗 웃었다.
‘이 운 좋은 녀석. 넌 분명히 곧 감히 나를 노리게 된 것을 행운이었다고 여기게 될 것이야.’
내가 널, 공동체로 돌려보내 줄 테니까. 지금 우는 소리하는 것처럼.
“적을 이렇게 키워줘도 되는 거냐? 그것도 네 뒤통수를 노린 귀 큰 녀석을?”
에이크가 툴툴거리며 곁에 다가와 말했다. 양손에 덤벨을 들고 덤벨컬을 하면서.
“그러는 너도 처음엔 적으로 만났지 않았나?”
“……흥, 인간도 못 믿겠는데, 저런 녀석은 더 못 믿어.”
“그래도 로헨이 강하게 만들어 주는 녀석들은 모두 믿을만 하다. 너도, 나도 그랬으니까.”
“카카.”
“로헨을 믿어라.”
카카의 말에 에이크는 코웃음치며 다시 덤벨컬을 이어갔다.
“그래, 카카 네 말 맞다. 저 엘프는…….”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힘이 되어줄 것이다.
*
“헉! 헉! 헉! 헉!”
“핫! 핫! 핫! 핫!”
숲 속에서 두 명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바남을 향해서 숲을 나아갔다.
“길도 좋긴 하지만 그래도 숲이라는 자연의 크로스핏 짐을 그냥 지나치긴 아쉽지.”
게다가 바남보다 먼저, 숲에서 찾아가야 할 곳이 생겼다.
“저쪽으로 도망친다! 오른쪽으로 몰 테니 그쪽으로 크게 돌아라!”
“아, 알았어요!”
지금은 사냥 중, 나는 프로테나와 함께 숲을 뛰어가며 발이 유독 빠른 이 지역의 멧돼지를 사냥하려 한다.
‘역시, 유산소와 하체만큼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정령술이란 수상쩍은 도핑을 했음에도 숲을 뛰어다닌 것이 헛된 건 아니어서,
탄탄한 하체와 유산소 능력만큼은 상당한 수준이다.
‘이거, 솔직히 키우는 재미가 좀 나겠는데?’
“크워어어!”
[스킬 : 전쟁 함성 발동] [러너 보어가 공포 상태에 빠집니다]구히이익!
발이 빠른 멧돼지는 내 핏빛함성에 공포에 질려 우측으로 빠졌다.
“프로테나! 놈이 그쪽으로 간다!”
‘왔다!’
프로테나는 멧돼지가 자신 쪽으로 오는걸 보고 화살을 활 통에서 꺼내들었다.
“정령이시여, 저에게 힘-.”
그리고 늘 하던 대로, 정령의 힘을 빌려 활을 잡아당기려고 하던 순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