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97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96화
나는 프로테나와 다른 녀석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독대 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그래도 역시 본인 입으로 정확히 들어야지.
“그, 그게…… 오, 오늘 활을 쏠 때 말이예요.”
“음. 좋은 활솜씨였다만.”
“그, 그게…… 평소와는 달랐어요.”
당연하지. 짧은 시간이라도 내 회원으로서 단련했으니.
아마 상체 근육이 20%는 늘었을 거다. 내 전생의 세상이었다면 온갖 약을 해도 불가능한 속도의 득근이지.
“그, 오늘은 정령의 도움 없이 제 힘만으로 활을 당길 수 있었어요…….”
“응?”
잠깐만, 정령의 힘을 빌어서?
“그럼…… 평소엔 정령의 힘을 빌어서 활을 당긴다고?”
“네에…… 사실, 우리 엘프들은 정령의 힘을 빌어서 많은걸 해결해요. 활을 당기는 것도 그렇고…….”
“잠깐 네 활 좀 보여줘 봐라.”
내 말에 프로테나는 주뼛거리며 자신의 활을 건네주었다.
“흐음.”
솔직히 말해서, 이건 우리들이 부족에 있는 잼민이 시절 장난감처럼 만든 활에 비해서도…….
‘그냥 모양만 그럴싸할 뿐이지, 장력이 약한데.’
초등부 양궁 활보다도 더 약한데다 크기도 작은 숏보우다.
“겨우 이 정도 활을 쓰겠다고 자기 힘이 아닌 정령의 힘까지 빌렸어야 했나?”
“그, 그게 엘프에겐 일반적인 거라니까요!”
“흠, 그렇다면 다른 엘프들의 몸도 안 봐도 뻔하군. 응? 그런데 이 활, 왠지 금이…….”
빠각!
“앗.”
“엣.”
활에 뭔가 금이 가서 살펴보면서 약간 당겼더니 그대로 힘없이 활이 부러져버렸다.
“아아아아…….”
“미, 미안하다. 근데 원래부터 금이 가 있었…….”
“엄마가 남긴 유품인데에…… 으아아앙 내 활…….”
‘어, 어머니의 유품?’
한순간 탈룰라가 되어버린 나는 그저 식은땀만 뻘뻘 흘릴 뿐이었다.
“그, 정말로 미안하다! 꼭 더 좋은 활을 만들어 줄 테니까! 약속이다!”
“흐윽…….”
“그, 그보다! 하고 싶은 말부터 일단 하자! 활은 진짜로 새로 더 좋은 거로 만들어 줄 테니까!”
“훌쩍…… 그, 그래서요. 마수 잡을 때…… 급하게 정령의 힘을 쓸 틈도 없이 활을 당겼는데…… 당겨졌어요.”
“오호.”
확실히 근육이 늘어났을 거라 예측 했는데, 바로 그 정령술이란게 없이 순수 힘으로 활을 당길 수 있게 될 줄은.
‘이건 솔직히 내 예상 이상이었다.’
활을 당긴다는 복합적인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은 단순히 팔의 근육이 늘어난다고 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어쩌면…….’
“그, 그래서 말이죠? 제, 제가 공동체에 쫓겨난 건…… 부, 부끄러운데 활 하나 제대로 못 당겨서…….”
“일단, 등을 돌려라.”
“네?”
“등을 내게 돌려서 보여.”
“네, 네에…….”
내 말에 프로테나는 머뭇거리면서 등을 돌려서 내게 보였다.
‘근심안!’
[스킬 : 근심안 발동.] [스킬 : 근심안의 랭크가 근태창 페이즈2에 맞춰 상승합니다.] [스킬 : 근심안으로 회원님의 근육 분석이 가능해집니다.]오호, 마침 필요한 기능이 딱딱 나와주는군.
[회원 프로테나의 강점 부위 분석.] [회원 프로테나가 후면 근육에 강점을 보입니다.]‘후면 근육! 역시 그렇군.’
활을 쏘는 동작에서 팔 근육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후면, 즉 등근육이다.
승모근, 삼각근, 소원근, 대원근, 전거근, 척추기립근! 넓게 보면 삼각근까지!
팔이 시위를 잡아당기는 순간적인 힘을 내고 악력이 시위를 지탱한다면, 그 이후 당겨진 활시위를 지탱하는 건 등근육이다.
내가 단언한다. 진정한 상체 힘캐는 검사가 아니야! 궁수다!
[회원 프로테나의 지근/속근 비율 : 60/40]‘지근의 비율이 높은 근육이라. 그렇다면 근육량 비대나 폭발적인 근력을 기대할 순 없겠군.’
좋아. 이거로 프로테나의 훈련 방향성은 정해졌다.
“좋은 일이로군. 이제 내가 말한 너를 강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 사실인 것을 이해하겠지?”
“네, 네에…….”
“이 짧은 시간의 훈련에도 너는 활 하나 제대로 당기지 못할 정도로 약해빠진 몸에서 단숨에 활을 당길 수 있는 몸이 되었다. 아마 너희들에게도 정령술인가 하는 그건 쓰고 싶은 대로 쓸수 있는 건 아닐 거다. 그렇지?”
“네에…… 그, 그래서 저…… 정령술이 너무 서툴러서…… 겨우 정령이라 불릴 정도로 최하급 정령에게 겨우 부탁하는 정도라…….”
“나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특별한 능력은 전부 육체가 강해질수록 더욱 잘 발휘하게 되었다!”
불끈!
[스킬 : 포징]나는 사이드 체스트 포징을 취해보이며 말했다.
“이런 강력한 육체가 있다면 분명 그 정령술이란 것도 더욱 잘하게 될 거다.”
“저, 정말요……?”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정령술보다 더 강력한 몸을 가지면 못해낼 일이 뭐가 있겠나!”
모름지기 충분히 강한 몸이 있으면 세상이 편한 법!
“읏……!”
[회원 프로테나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회원 프로테나의 의욕이 상승합니다]“너를 무시하고, 쫓아낸 그 공동체 놈들을 짓밟고 외치는 거다. ‘이런 근손실 난 형편없는 몸뚱이들! 네놈들을 갈아도 단백질 한 톨 없을 것 같구나!’ 라고!”
“엣, 아니, 그 정도로는…….”
“내가 널 반드시 강하게 만들어 주겠다! 자, 나를 따라라!”
“네, 네엣!”
그래, 원래 쇠는 뜨거울 때 두들기는거고, 운동은 의욕이 넘쳐날 때 몰아붙이는 것!
“좋아, 자 그럼 회원님. 오늘은 프리웨이트의 입문을 시작하겠습니다!”
“뎃?”
5kg 덤벨과 8kg 케틀벨을 로헨이 내밀자, 프로테나는 눈이 동그래져서 헛소릴 내뱉었다.
“앗, 저, 저기…… 그, 지금은 운동 하긴 너무 늦지 않나요? 그, 오늘 열심히 뛰었으니 좀 쉬는게…….”
“낮에 유산소를 조졌으니 밤에는 근력 운동을 해야죠! 회원님! 강해지고 싶다고 하셨으니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아, 으, 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마음은 일단 시작하면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자 일어나십시오, 회원님!”
“으악! 싫어! 더 아픈 거 싫어어!”
“나중엔 그 아픔조차 즐기게 될 겁니다 회원님! 자 덤벨을 드십시오! 라잇 웨잇!”
“히에에엑!”
“앞으로 비명은 라잇 웨잇으로 대체합니다!”
한밤중의 숲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미 너무도 익숙해진 로헨 일행의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도 각자의 운동에 힘쓰고 있었으니까.
*
“흐음.”
“어떻게든 원래의 활 형태를 남기고 개조해서 더 강한 활로 만들고 싶은데, 되겠나?”
“음…….”
카카는 부러진 프로테나의 활을 내려다보더니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겼다.
“이건 그냥 새로 만드는 게 훨씬 편할거 같은데.”
카카는 아이른에게서 각종 병장기의 제작법을 터득했다.
최소한, 우리가 부족에서 만든 허술한 무기보다 훨씬 나은, 인간이 정식으로 만든 수준의 무기는 만들 수 있을 터.
“부탁한다. 이 활은 프로테나가 어머니의 유품으로 받은 물건이라고 해서.”
제발, 카카! 날 탈룰라로 만들지 말아다오!
“그런 중요한 걸 왜 부수고 그러냐.”
“원래 금 가 있었다니까!”
“에휴, 그래. 알았다. 어떻게든 해 보겠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나중에 이 활을 단계별로 장력이 더 세게 되도록 만들 수 있겠나?”
“점점 나한테 고기도 안 먹고 근육 키우라는 식으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 로헨.”
“크윽, 미안하다. 하지만 그래야 프로테나가…… 나중에 우리의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거다.”
“흐음…….”
“카카, 너라면 분명 할 수 있다! 제발!”
카카는 다시 생각에 잠기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로헨 네가 그렇게 무리한 부탁을 한다면 뭔가 생각이 있는 거겠지. 열심히 해 보겠다.”
“고맙다 카카.”
“대신 오늘 케이블 머신은 내가 쓴다.”
“윽…….”
제길, 오늘은 케이블로 등 조지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오히려 이젠 나와 머신 사용을 경쟁하려 들 정도로 헬창으로 성장한 카카에게 대견함을 느낀다.
“그럼 오늘도 숲 안쪽으로 들어갈 건가?”
에이크가 나에게 물었다.
“그래, 바남 방향을 유지하면서 계속 숲 안을 이동할 거다. 그 문제의 바람걸이 공동체를 찾아내야하기도 하고-.”
“후웃! 후웃! 후웃!”
지금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턱걸이를 하고 있는 카이란과 세일럼, 그리고 프로테나를 바라보았다.
“숲은 단련을 하기 아주 좋은 곳이니까.”
“그것만이 아니라, 그 마수란 것에 대한 건도 있지?”
“음.”
최근 에이크는 감이 꽤 날카로워지고 있다.
늘 생각이란 게 없는 듯 으르렁거리지만 생각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점은 형을 닮긴 했군.
“카이란이 말하더군. 아무리 그래도 인간의 거주지에 가까운 숲에서 마수가 나타나는 건 그다지 좋은 징조가 아니라고, 그래서 신경 쓰인다고 해서.”
“흥, 우리의 힘을 빌려서 골치 아픈 걸 해치우겠다는 뜻이겠지.”
“에이크.”
“상관없다. 새로운 이상한 적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다. 우리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겠지.”
에이크의 이어지는 말에 난 솔직히, 놀랐다.
“지난번 부족에서 언데드에게 당할 뻔 했던 것과 같은, 그런 일은 두 번 당하지 않을 거니까.”
“에이크, 너…….”
나는 에이크의 발달된 승모근에 어깨를 올렸다.
“정말 많이 컸구나.”
그리고 녀석의 반질반질한, 야자수 헤어로 묶은 머리 위에도 손을 올렸다.
“특히 여기가.”
“머리 근육을 키운 기억은 없다만. 근육은 앞으로 너보다 더 커질 거다!”
후후, 카카도 그렇고 녀석들 아주 헬창으로 잘 자라줬구나.
처음엔 매번 다른 종족에 으르렁 대기만 하던 에이크가 걱정이었지만, 이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럼, 이제 저 이종족 세 명이 잘 하고 있나…….’
하고 봤더니,
“하아! 뭐야 저 녀석…….”
“대단하네요.”
“흐음?”
이제 보니, 세일럼과 카이란은 나무에서 내려와 땀을 흘리며 위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흐이이! 내가! 왜! 이런! 걸! 계속! 히이잉……!”
둘의 시선 끝엔 아직도 나무에 매달려서 풀업을 계속 하고 있는 프로테나가 있었다.
“벌써 20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대단하네요.”
“으, 이런 거로 경쟁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풀업은 나름대로 특기라고 생각했는데…….”
세일럼, 너도 훌륭하게 헬창의 마인드를 가지기 시작했구나. 오늘 아주 대견한 마음이 넘쳐흐른다.
“풀업은 자신의 몸무게를 버티고 상체뿐만 아니라 하체 끝까지 이용한 협응력을 하는 운동이다. 단순히 힘이 세다고 더 잘하는 것도 아니지. 세일럼 정도면 굉장히 잘 하는 거다.”
“저, 정말……?”
거 봐, 바로 얼굴 피는 거. 이제 슬슬 인정해라 세일럼, 너도 이제 헬창이다.
“그렇군요. 엘프들은 몸이 인간보다 훨씬 가벼우니까요. 대단히 유리하겠군요.”
“거봐! 내가 못하는 거 아니라니까?”
“하지만 저런 근육량으로 저렇게까지 하는 건, 프로테나의 지근과 등 근육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단 증거다.”
하지만 확실히, 저 가벼운 체중은 치팅이나 다름없겠군.
“프로테나, 내려와라.”
“엣.”
타앗!
내 말에 프로테나는 25회 턱걸이를 하곤 나무에서 내려왔다.
“꽤 잘 하는군.”
“그래도…… 나무를 타고 오르는 건 엘프라면 누구나 하는 거니까요.”
“혹시나, 정령술 같은걸 쓴 건 아니지?”
“저, 절대로 아니에요! 정말로요!”
그래, 그런 치팅은 도핑과도 같은 거니까 하면 안 돼.
최소한 운동의 와중에는 말이야.
“아주 좋아. 그러니, 이번 세트는 이걸 매고 20회만 하도록.”
“엑?”
철컥!
나는 그녀의 허리에 쇠사슬과 케틀벨을 매달았다.
“이걸 달고, 계속!”
“에에에엑! 모, 못해요! 이렇게 무거운걸 달고는!”
“무게를 더하지 않으면 운동 효과 없습니다 회원님! 자, 라잇 웨잇!”
“꺄아악!”
부웅!
나는 냅다 프로테나의 허리를 붙잡아 위로 던져버렸고, 프로테나는 반사적으로 나뭇가지에 매달렸다.
“끼야아악! 내 팔! 아악!”
“자아! 계속 풀업 하십시오 회원님! 20개 하기 전엔 못 내려옵니다!”
“히이익! 너무해애!”
“자, 시작하십시오! 라잇웨잇!”
“라, 라잇 웨잇!”
프로테나가 아무리 봐도 고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풀업을 계속할 때.
“흥…… 저 엘프의 수치 녀석. 오크 따위에게 붙잡혀선.”
숲 속에 숨어있는 누군가가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저 꼬락서니를 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이 이상 엘프의 수치가 되도록 둘 수도 없지.”
스릉!
은빛의 칼날이 숲 속에서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