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99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98화
[섭취 분석 완료] [명칭 : 마수 고기주요 성분 : 단백질, 수분, 지방, 글리코겐,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B, C, D, 엽산, 마카, 마그네슘, 아연, 오메가3, 크레아틴, 아르기닌.] [독성물질 감지] [독성물질 : 마수독 감지] [40kg 이하 체중의 인간에게 섭취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오크 기준 10kg 이상 섭취 시 위험할 수 있음.]
‘흐음, 과연.’
마수의 고기 한 조각을 먹어보고 성분 분석 스킬로 분석을 해 보았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일반적인 고기에 없는, 근육생성에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영양분으로 가득하다.
‘이 정도면 거의 한주먹 분량의 영양제를 털어 넣는 거나 다름없잖아?’
처음에는 그저 기껏 잡아놓은 마수의 고기가 아깝다고 느껴서 시도해본 일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대박이 터진 것 같다.
‘약간 독성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이 정도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정도는 먹을 수 있겠군.’
철저하게 피를 뺀 결과다. 마수의 독은 거의 모두 핏속에 있는 게 확실해졌다.
“그래서, 어떠냐?”
카카와 에이크는 마수의 고기를 맛본 나를 궁금한 듯 다가왔다.
“먹을 순 있어. 아니, 오히려 대단히 좋다! 근육을 키우는 데 필요한 좋은 영양분들로 가득하다!”
“독은?”
“배불리 먹어도 적어도 독 때문에 죽진 않을 거다. 마수 고기만 먹는 게 아니라, 마수 고기는 필요한 만큼만 먹고 나머지는 일반고기를 먹는 식이다.”
“그렇군. 카이란이나 세일럼, 귀쟁이 녀석은 호들갑을 떨던데.”
“뭐, 굳이 먹기 싫다는 녀석들까지 먹일 필요는 있지. 동의할 때 내가 양을 조절해서 주면 된다.”
“그래서, 맛은?”
“뭐, 이제부터 먹어봐야지.”
치이이익!
그러며 모닥불 위에 무쇠 프라아팬에 마수의 고기가 올려졌다.
“…….”
“…….”
“…….”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본 카이란과 세일럼, 그리고 프로테나는.
마치 핵폐기물 저장 드럼통을 여는 걸 보는 표정을 했다.
“뭐냐, 너희한테 먹으라곤 안 할 거니까 그런 표정 하지 마라.”
“아니…… 그냥, 그걸 우리 앞에서 굽고 있는 것 자체가 불쾌해…… 요.”
“저도 많은 걸 봐 왔지만, 설마 마수를 먹는 사람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욱…….”
“너희는 단백질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하니까 그렇다. 이게 얼마나 영양덩어리인데.”
일단 구워지는 모습은 일반 고기나 다를바 없고 구워지는 냄새도 딱히 이상하진 않다. 뭔가 약간 기묘한 향이 나긴 하지만.
대충 고기 조각이 다 구워지고.
“자아, 그럼 먹어 보지.”
다들 선뜻 손대려곤 안 하니 내가 먼저 먹어볼 수박에.
“합!”
“히익…….”
내가 입으로 고기 조각을 넣자 모두가 윽 하는 표정을 지었고, 프로테나는 비명을 흘렸다.
“음…… 음…….”
나는 그 고기를 충분히 잘 씹고, 음미를 했다.
“……꿀꺽.”
그리고 목구멍으로 넘겼다. 간신히.
내가 왜 목구멍으로 넘겼냐, 라는 표현을 썼는가.
“으음…….”
다른 녀석들도 내가 말이 없는 것에서 대충 감을 잡은 듯 보였다.
“어땠나?”
“……이걸 단독으로 먹기는 좀 힘들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먹어 본 단백질 중에서 정말 최악의 맛이다.
어지간한 벌레를 생으로 씹어먹어도 크게 역겹게 느끼지 않는 오크의 비위로도 간신히 넘길 정도였다.
대충 맛을 표현하자면…….
‘모든 종류의 영양제 가루를 진짜 맛없는 저질 고기에다 잔뜩 묻혀서 씹어 먹는 것 같다.’
이 정도면 대충 어떤 맛인지 짐작이 갈 거다.
“이건 스튜에 조금씩 섞어서 먹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먹어야겠다. 그냥은 못 먹겠어.”
그러며 난 이종족 삼총사를 돌아보았다.
“미안하지만 너희들은 이걸 먹기는 좀 어려울 거다.”
“네…….”
“아니, 먹으라고 해도 절대 안먹을 거거든!”
“우에엑…….”
당연하게도 이종족 삼총사는 내가 저걸 먹이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갸아아아악!
구와아아악!
이후 우리는 언제나와 같은 식사를 이어갔다.
일단 우리들의 스튜에만 조심스럽게 마수 고기 몇 조각을 넣었다.
스튜에 넣으면 스튜의 맛과 향신료에 가려져서 그나마 먹을만한 맛이 되겠지.
합! 합! 합!
우리 셋은 기대를 가지고 스튜에 집어넣은 마수 고기를 먹었지만.
“끄으으응…….”
“으으으응…….”
당연히 모두 스튜 안에 들어간 마수 고기를 입에 넣자마자 자갈이라도 씹은 표정이 되었다.
“……그나마 스튜라서 먹었지.”
“솔직히 피를 덜 뺀 고라니 고기 이상으로 맛이 없는 고기가 세상에 존재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트롤 고기도 이 정돈 아니었는데.”
“로헨 그걸 또 먹어 볼 생각을 했냐?”
뭐, 왜. 지성체는 좀 그래도 그것만 아니면 죽고 나면 다 단백질이지.
그것도 별 영양은 없는 게 맛은 진짜 드럽게 없고 오크 입에도 질겨서 먹을 게 못 돼서 포기했지.
“그래도 엄청나게 좋은 영양들이 가득 들어있으니 참고 먹어라. 이 정도면 먹을 만하잖냐.”
“먹을 만하다고 해야 할지, 그냥 목구멍에 넘길 정도라고 해야 할지…….”
“이거 먹으면 다른 고기보다 득근에 도움이 되나?”
“득근에 도움이 되냐고? 흐, 먹어 보면 알 거다.”
단순히 근육을 위한 영양만이 들어간게 아니니까!
“그래, 로헨이 말하니까.”
“로헨이 말하는 거니까.”
갸아아아악!
구와아아악!
그래도 그 지독한 맛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녀석들은 맛 따위 포기하고 그냥 스튜를 목구멍 너머로 쓸어 담았다.
이종족 삼총사는 그 모습을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끙 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제는 인간의 음식에 익숙해졌군요.”
“엣.”
카이란의 말에 입안 가득히 빵과 고기를 우겨놓고 있는 프로테나가 흠칫 했다.
“솔직히, 먹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고. 우리 엘프는 이렇게 다양한 맛을 넣지 않아서…… 맛있어요.”
조금 부끄럽다는 듯 기어가는 목소리로 프로테나가 말하며 허브를 듬뿍 발라 구운 돼지고기 뒷다리를 한입 물었다.
“엘프 녀석들은 자연을 지켜야 한다면서 굽거나 삶는 거 말곤 다른 방법 없이 그대로 먹으니까.”
“우리 마르두크 교단도 비슷합니다. 사치를 금하고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음식에 드는 수고도 최소한으로 하죠.”
“그런 것 치곤 교단의 성당은 엄청나게 으리으리하게 짓던데.”
“드릴 말씀이 없군요.”
카이란은 세일럼의 심술궂은 딴죽에 쓴웃음을 지을 뿐이다.
“아무튼 그런 고로 저도 향신료를 아낌없이 퍼붓는 로헨의 음식 솜씨엔 늘 감탄합니다. 덕분에 언제나 과식해버리기 마련입니다.”
“그건 인정. 나도 모르는 향신료를 마구 써서 엄청나게 맛있다니까.”
그러며 세일럼도 돼지갈비를 우적우적 뜯었다.
“이렇게 먹고도 살이 안 찌는 건, 역시 로헨이 시키는 운동 때문이지.”
“프로테나는 좀 졌지만 말이에요.”
“엣. 지, 진짜요?”
프로테나는 그제야 허둥지둥 자신의 온몸을 만져보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손에 잡히는 지방은 없었다. 오히려,
“……몸이 달라졌어.”
탄력 있는 근육이 지금까지 뼈만 남았던 팔다리, 그리고 갈비뼈가 그대로 만져졌던 옆구리 위를 덮은 게 느껴졌다.
“어떻게……? 나, 공동체 있을 땐 전혀 이렇게 살이…… 그보다, 살이 붙었는데 왜 몸이 무거워졌다고 느끼지 못했죠?”
“그건 근육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늘어난 무게만큼 근육의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지.”
그러며 세일럼은 프로테나를 슬쩍 곁눈질했다.
피해자를 보는 표정이라던가, 동병상련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너도 로헨의 마법에 걸려든 거야.”
“마법…… 인가요?”
“정말로 마법이란 게 아니라 비유적 표현이야. 오크가 마법 같은 걸 쓸 리가 없지.”
“그 정돈 나도 알아요…….”
조그맣게 투덜거리며 프로테나는 근육이 붙은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았다.
“강해지고…… 있는 걸까.”
그렇게 중얼거리다 문득 피어오르는 마이야르 된 지방과 고기와 허브의 향에 프로테나는 침을 흘렸다.
“먹을 걸 들고 있으면서 또 먹을 생각을 하는 눈이네.”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얼굴을 붉힌 그녀는 문득 뭔가를 떠올린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대놓고 모닥불을 피우고 좋은 냄새를 풍겨도, 짐승이나 마수들이 접근해오지 않네요.”
“그야, 이래보여도 저 오크들의 반려 늑대들이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엣.”
지금까지 계속 일행을 레타와 그의 늑대들이 따라다니며 매번 이런 식으로 지켜주거나, 어떨 때는 이동을 돕기도 했다.
“몰랐어요…… 어떻게 엘프인 내가 늑대들이 있는 걸 모르고 있었지?”
“보통 늑대들이 아니니까요.”
그 대답에 프로테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숲에 숨은 이들도 아는 바였다.
“제길…….”
멀리서 모닥불의 불빛을 본 숲 속의 ‘누군가’는 근처를 배회하는 붉은 털의 늑대를 내려다보며 초조하게 중얼거렸다.
“지난번부터 쭉입니다. 저 늑대들, 분명히 저 무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늑대가 오크 무리를 지켜? 저런 다이어 울프들이? 그런 걸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나?”
“없죠.”
어이없다는 듯 말한 ‘그녀’는 이내 한숨을 쉬었다.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 녀석들이 외부로 이동할 때는 늑대들도 거리를 두니까.”
철컥!
그러며 그녀는 꺼내려 들었던 단검을 다시 칼집에 집어넣었다.
“녀석은 또 프로테나를 데리고 숲을 뛰어다니는 이상한 짓을 벌일 거다. 그때를 노리자.”
그러나 그녀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어떻게 할 까요 대장? 저 엘프들 따위, 지금도 기습해서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신중히. 아직은 움직이지 않다. 주군께서도 엘프 여자를 가지고 있으니, 섣부른 행동은 하지 말자.”
우오오오오-!!
“히익?!”
그런 어두운 숲속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상관없이, 난데없이 엄청난 포효가 울렸다.
“뭐, 뭐야? 마수? 그런 기척은 없었는데!”
“이런, 오늘은 뭔가 엄청나군요.”
“그러게.”
난데없는 괴성에도 카이란과 세일럼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무심한 태도였다.
“놀라지 마, 그 오크 녀석들 힘이 넘쳐서 난리치는 거니까.”
“엣…… 그런데, 오늘은 뭔가 목소리가 너무 크지 않아요?”
“그런 날도 있긴 하거든.”
“본인들 말론 근육이 눈을 뜨는 날이라던가요.”
우오오오-!!
“으힉?”
“그런데 오늘은 특히 더 엄청나긴 하네요.”
“그러네요.”
그들의 눈이 세 오크 쪽으로 향했다.
그들이 본 건.
뿌드드득!
“뭐, 뭐냐 이 엄청난 펌핑감은!”
“근육이! 근육이 울부짖는다!”
근육이 엄청나게 부풀어 올라 어쩔 줄 몰라하는 셋이었다.
불끈! 불끈!
그들의 핏줄은 수도관처럼 툭 튀어 올라 엄청난 양의 피를 근육으로 옮기고 있었다.
‘뭐지, 이 엄청난 펌핑감은? 이건 마치…….’
펌핑제를 먹은 것 같은 효과다!
[상태이상 : 혈류량 증가] [상태이상의 효과로 최대 근력이 10% 증가합니다.] [호르몬 부스트 효과가 10% 증가합니다.] [근성장이 15% 가속됩니다] [근회복이 20% 가속됩니다.]근태창이 효과를 마구 보고하고 있다.
‘그렇군, 이건!’
“뭐냐 대체, 근육이 미쳐 날뛰고 있다! 로헨!”
“방금 먹은 마수의 고기 때문이다.”
확실히 마수 고기에 든 영양분은 펌핑제 역할을 할 거다.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로 극적인 효과는 솔직히 기대 못했는데.’
[스킬 해금 조건 완료 : 특수 영양소가 든 음식을 섭취] [패시브 스킬 : ‘영양효율’이 해금됩니다.] [패시브 스킬의 효과로 섭취한 모든 영양분의 효과가 150%로 증가합니다]“허, 역시 딱딱 맞춰서 열려 주는군.”
“좋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지는 알겠지!”
“물론이지!”
“오우!”
나의 물음에 카카와 에이크가 흥분하며 답했다.
“지금 문이 열렸다! 득근의 시간이다!”
오오오오-!!
“세일럼! 와라!”
“예이예이, 그럴 줄 알았어.”
세일럼은 예상했다는 듯 다 먹은 갈빗대를 휙 버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기회를 부위 운동으로 낭비하지 않겠어! 오늘은 삼대 모두로 조진다! 세일럼, 준비 해라!”
“그래, 바벨에다 무게 더해주면 되는거지……요?”
“음!”
그러며 로헨은 곧바로 탄력봉에 원판을 끼워 넣기 시작했다.
“익숙한가 보네요.”
“익숙해질 수밖에 없죠. 로헨 덕분에 강해지는 걸 격어 본 뒤라면 말이죠.”
“강해진다…….”
카이란은 훗 웃으며 일어났다.
“자, 저희도 운동을 하죠. 저도 기본적인 덤벨 운동은 봐줄 수 있으니 프로테나, 시작합시다.”
“에에엣?”
“쉬는 날은 없습니다. 몸은 매일 움직여야 하는 겁니다!”
“……저 오크들뿐만 아니라, 인간 둘도 다 이상해.”
프로테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철컹!
“끄오오오! 좋다! 더! 더 무게를 더해라 세일럼!”
“오오오! 근육이 더 부풀어 오른다!”
“더 힘을 낼 수 있다!”
“라잇 웨잇!”
“라잇 웨이이잇-!!”
그들의 흥분에 찬 목소리는 숲속의 짐승과 마수들의 귀에도 들려왔다.
“도대체 뭘 저렇게 소리치는 거람 오크 놈들은.”
그러나 그 누구도, 감히 그 기세에 덤빌 생각은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