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0
음악천재 재벌3세 100화
카일러는 솔직히 놀랐다.
김서준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은 익히 알았다.
EOG에 와서 먼저 투자를 제안한 뒤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 것도.
삼신의 스마트폰 발표 주자로 나서서 발표하는 것도.
평범한 사람이나 적당히 비범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내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일러는 EOG의 사람. 김서준이 대단한 것과 EOG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김서준을 직접 보고 SJ의 역량을 본 다음 결정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SJ를 둘러본 카일러는 마음을 굳혔다.
‘틀리지 않았구나.’
마음을 굳힌 카일러가 김서준에게 말했다.
“서준.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 이야기를 해 볼까요?”
카일러가 마음을 정했음을 알아챈 김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게 판단해줘서 고마워요.”
카일러가 이번에 SJ에게 투자를 받지 않더라도 EOG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김서준이 일전에 투자한 금액만으로도 SJ는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한다면 얻을 수 있는 수준은 차원을 달리 할 것이다.
SJ의 투자로 본격적인 채굴을 시작하면 EOG는 본격적으로 나스닥에 상장을 준비할 것이다.
상장하게 되면 SJ가 얻는 이득은 가히 천문학적 금액이 될 것이다.
단순히 IPO로 인한 자산의 증대 외에도 초고유가 시대에 EOG의 지분 상당수를 차지고 있는 것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과 다름없는 이야기였다.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욱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10년. 10년 정도면 충분하다.’
고유가가 꽤 오래 가긴 하지만 영원한 것은 아니었다.
2020년이 가까워지면 세계 유가는 다시 바닥을 치게 된다.
나스닥에 상장되면 어차피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넘쳐나게 되고 최대한 수익을 뽑아내고 2020년이 도래하기 전에 주식을 처분하면 된다.
차익은 차익대로 보고 영향력은 영향력대로 늘리니 이것보다 좋은 투자는 드물었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김서준과 카일러는 본격적으로 투자 금액 논의를 위한 회의에 들어갔다.
“EOG에서는 이번 고유가 행진에 맞춰 셰일오일의 본격적인 채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가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거든요. 중동의 상황도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해볼 때 향후 몇 년간은 이런 고유가가 유지되지 않을까 합니다.”
“예상 생산량은 어떻게 됩니까?”
김서준의 질문에 카일러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당장은 생산량이 적지만, 하루에 십만 배럴이라도 증산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유전과 다르게 유가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시추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또 셰일의 장점이지요.”
김서준의 기억에 미국은 일일 1,300만 배럴을 넘게 채취함으로써 세계 1위의 산유국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물론 당장은 아니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셰일 업계가 그 정도 능력을 갖춘다는 소리였다.
‘십 년을 봐야 한다면 초기에 잡아 둘 필요성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셰일 기업들이 치고 올라올 것이다.
그 전에 EOG가 미국 셰일 업계를 휘어잡을 필요성이 있었다.
“서준의 여력은 어떻게 되십니까?”
카일러는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김서준에게 우선 투자를 받은 이후 미국의 다른 투자사들에 투자를 받아 진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의 미소를 보며 카일러는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대표님. 정말 그 금액을 투자하실 생각입니까?”
대략적인 MOU를 체결한 뒤 SJ에서는 김서준의 주재로 회의가 열렸다.
김서준이 독단적으로 투자를 진행해도 큰 문제는 없었으나 앞으로 실무를 처리해야 하는 실무자들도 해당 사항에 대해 납득을 할 필요성이 있었다.
“셰일은 중기적으로 SJ에게 큰 이익을 줄 겁니다.”
김서준의 말에 소영신과 이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것은 이해하더라도 협약의 내용은 의외였다.
“MOU의 내용 중에 SJ의 요청이 있을 시 SJ에게 가장 먼저 원유를 공급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 항목을 넣기 위해 손해 본 금액이 꽤 있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까?”
당연히 있다.
국제 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곳이었다.
미국은 끊임없이 이란과 마찰을 빚고 있었기도 하거니와 중동 각국도 서로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대한민국은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
외부 영향력 투사에 상대적으로 온건적인 현 미국 정부에서도 이렇게 마찰음이 많이 나오는데 강경파가 자리하는 다음 미국 정부에서는 더욱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했다.
특히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내세우면 한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그때 원활하게 원유를 수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아마 국내외의 영향력은 물론이고 투자 가치로써도 충분했다.
아니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IT와 기름.
그 두 가지 큰 무기가 김서준의 손에 들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좀 손해를 보더라도 그 항목은 무조건 삽입되어야 합니다. EOG에서는 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리라 전망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다르다면 어떤···.”
다른 직원들이 김서준의 얼굴을 바라봤다.
“제 생각에는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합니다. 그리고 장기간 고유가 기조는 계속 유지가 될 겁니다. 그렇게 되었다는 것은 OPEC에서 원유 생산량을 줄였다는 것입니다. 그럼 전 세계는 단순히 비싸고 싸고를 떠나서 원유를 비축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일 겁니
다.”
현대 사회에서 석유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자원이었다.
아무리 비싸더라도 각국은 석유가 없으면 안 된다.
그랬기에 원유 공급이 부족할 땐 서로 더 사 가려고 안달을 하는 것.
“그럼 대한민국 경제에 오는 충격을 확실히 줄일 수도 있겠고 상응하는 이득도 취할 수 있겠군요.”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은 없었다.
김서준의 말대로 원유감산이 이어지고 유가가 더 상승한다면 지금 EOG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왜 그런 리스크를 지는 거지? 아니 애초에 이게 맞는 판단인가?’
김서준의 말에 SJ에 오래 있었던 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인정을 했지만 새롭게 들어온 직원들은 쉽사리 이해하질 못했다.
김서준이 너무나 큰 리스크를 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 실장님. 대표님의 계획은 너무 리스크가 큰 것 아닌가요? 만약 대표님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회사는 막대한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없게 될 것 같은데···.”
신입 직원의 말에 이소연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 김 사원. 김 사원은 입사한 지 얼마나 됐지?”
“이제 3개월 차입니다. 실장님.”
김 사원의 말에 이소연이 황당한 표정을 거두고 미소를 지었다.
“김 사원은 SJ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
이소연의 말에 김 사원이 머리를 굴렸다.
SJ에 입사할 때 이런 것은 물어보지 않았다.
애초에 능력 위주로 뽑은 것이기도 했고 어디서도 SJ의 역사에 대해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한 가지 짐작되는 바가 있었다.
김서준이 삼신과 관련이 있으니 삼신에서 투자를 받아 만들어진 삼신의 비자금 같은 존재라는 것.
하지만 이소연의 표정을 보니 또 그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처럼 큰 계약을 김서준이 독단으로 정하는 것을 보니 삼신의 비자금이라는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긴 했다.
그 누가 비자금을 관리하는데 리스크가 큰 사업에 투자하겠는가.
“지금 김 사원이 한 말을 이년 전에 내가 했어. 대표님. 이거 리스크가 너무 큰 거 아니냐고. 이러다가 한 방에 쪽박이라고 말이야.”
꿀꺽.
김 사원이 마른 침을 삼켰다.
“그땐 지금보다 훨씬 사세도 작았지. 국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손이 벌벌 떨렸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SJ가 안드로이드는 물론이고 이렇게 투자를 할 재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알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까지는 잘 모르고 있었기에 김 사원이 고개를 저었다.
“모두 대표님의 결단이었어. 사실 소 실장님이나 내가 대표님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하나도 없거든.”
색다른 충격이었다.
워랜 버핏도 헛발질하는 세상이 이쪽 세상이다.
그랬기에 더 놀라웠다. 지금까지 손댄 것을 이렇게 성공시키며 SJ를 이렇게 키워낸 것은 운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아직 나이도 젊어 보이신 데···.”
김 사원의 말에 이소연이 검지 손가락을 제 입에 가져다 대었다.
“쉿. 이 판에서 일 잘하면 형이고 대표님이고 사장님이지.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안 그래 김 사원?”
“마···. 맞습니다.”
김 사원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판은 능력으로만 증명되는 판이었다.
*
“김서준이 미국으로 간다고?”
일본의 IT 기업들은 요즘 초상집 분위기였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안드로이드야 오픈소스였기 때문에 사용해도 상관이 없었지만, 다른 특허들이 문제였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필수로 사용되어야 하는 특허 중 많은 부분을 SJ사가 소유하고 있었다.
심지어 안드로이드사의 대주주가 김서준으로 밝혀진 이상.
안드로이드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사용하려면 김서준과 사전 교감이 있어야 함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김서준에게 속칭 똥을 선사한 이후였다.
삼신의 부품 구매 동향을 애플사에게 넘겼고 김서준에 대한 정보 역시 애플사에게 넘겼다.
그 사실을 김서준이 모를 리 없다는 것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장 미국으로 가는 표 끊고 김서준이 미국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봐.”
일본 입장에서는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일본 IT 기업들의 예상과 다르게 스마트폰은 빠르게 세계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당장은 젊은이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만 더 흐르면 전 연령대로 확산될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미국의 유명 통신사는 물론이고 유럽과 아시아의 통신사들도 스마트폰 출시에 맞추어 3G 통신망을 구축해 나갔다.
일본에서도 그러한 흐름은 다르지 않았다.
일본의 소비자들은 왜 일본은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느냐며 일본 IT 기업들에 의문을 표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생각이 완전히 틀렸구나. 지금이라도 SJ에게 특허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SJ에서 특허 사용을 허락해주지 않으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우회 기술의 개발.
하지만 우회기술의 개발이 그렇게 쉬운 것이었으면 애플사나 다른 회사들이 SJ에게 특허사용료를 지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각종 신기술이 개발되고 SJ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는 있었으나 그것이 지금은 아니었다.
우회 기술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김서준을 만나야 했다.
“만나 준다면 말이지···.”
똥줄이 타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삼신에서 일본에게 발주하는 부품량을 줄여가며 직접 생산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삼신의 동남아 생산기지가 완성되면 일본 IT 업계는 고사 상태가 될 것이다.
물론 일본의 중소기업들이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필수 소재들을 생산하고 이것들이 대체가 쉽지 않다고는 하지만 완성품 시장에 서둘러 뛰어드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미국으로···. 간다.”
마음을 굳힌 나카무라가 외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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