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1
음악천재 재벌3세 101화
“도대체 어디야? 어디로 향하고 있어? 그리고 왜 미국에 가는 거지?”
나카무라는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부하들을 갈구기 시작했다.
김서준이 미국에 간다는 것은 실리콘 밸리로 갈 확률이 제일 높긴 했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법이 있는 것.
‘한국으로 찾아가는 것은 사절해야 한다.’
최후의 최후에나 쓸 방법이다.
나카무라 자신이 한국으로 찾아가 김서준을 만나는 것은 일본 전자 산업의 몰락을 의미한다.
지금 일본의 국민들은 단순히 의아해하는 중이다.
왜 일본의 IT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는지 말이다.
만약 나카무라가 한국으로 찾아가서 김서준을 만나 사정을 한다면 일본의 국민들은 모두 알게 될 것이다.
일본의 IT 산업이 한국에게 뒤처졌구나.
우리가 한국에게 졌구나.
그리고 그 책임은 모두 일본의 IT 기업 그중에서도 가장 선봉에 서 있는 나카무라에게 돌아올 것은 불 보듯 훤했다.
최대한 일본인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김서준과 협상을 하는 것이 옳았다.
“아무 정보가 없습니다. 비행사만 알아도 어떻게 정보를 캐겠는데 비행사도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한국 국적기는 아닙니다.”
“제길. 일단 우리도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가서 김서준이 자주 들린다는 곳은 모두 찾아봐!”
나카무라는 그렇게 아무런 기약 없이 미국의 서부로 날아갔다.
*
나카무라의 기대와는 달리 김서준은 미국 남부에 위치한 텍사스로 향하고 있었다.
“누군가 제 욕을 하는 모양인데요?”
비행기의 안에서 김서준이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
“대표님을 욕할 사람이 한두 명이어야 말이지요.”
소영신의 말에 김서준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가요? 저를요? 왜요? 제가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요. 소 실장님 제가 국민훈장 받으신 거 모르세요? 그건 좋은 사람만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짐짓 뿌듯하게도 들리는 김서준의 말에 소영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물론 한국에서 대표님을 욕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물론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제외해두고 국외에는 대표님을 욕할 사람이 천지에 널려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EOG에 요청해서 현지 경호원도 요청한 상태입니다.”
“경호원이요?”
경호원이라면 익숙했다.
전생의 김서준은 삼신의 궂은 일을 도맡아서 했다.
당연히 김서준에게 원수를 진 사람들도 많았고 그를 증오하는 사람 역시 많았다.
그랬기에 직접적으로 신변의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랬기에 경호원을 늘 두어야 했다.
“네. 경호원은 처음이실 텐데, 크게 걸리적거리지는 않을 겁니다. 혹시 몰라 하는 것이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소영신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소영신은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EOG에서도 단순한 요청이라고 했고 지금까지 미국을 다니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벌써 도착했네요. 이제는 미국이 제주도 가는 느낌입니다.”
소영신의 말에 김서준이 미소를 지었다.
소영신의 말처럼 요 몇 년간 미국을 많이 들락거렸더니 멀기만 한 미국이 가깝게 느껴진 것이다.
“이게 진정한 지구촌 시대 아니겠습니까?”
그의 말과 함께 김서준과 소영신은 비행기에서 내렸다.
“오셨습니까?”
휴스턴 공항에는 이미 EOG의 직원들이 나와 있었다.
근데 그들은 조금 전까지 파이프렌치를 들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옷은 갈아입었지만서도 기름 냄새가 폴폴 풍기고 있었다.
카일러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아직 직원들을 제대로 채용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게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이렇게 마중 나와 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하지요.”
카일러의 손을 맞잡은 김서준이 웃음을 지었다.
김서준의 말에 EOG의 직원들 얼굴에는 의외라는 표정이 떠올랐다.
“남자답네.”
보통 기업인이라고 하면 이것저것 까다롭고 품위랍시고 기름 냄새 같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EOG에 투자를 하겠다고 찾아온 투자 은행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EOG의 기름 냄새 나는 노동자를 붙여주면 대번 표정이 좋지 않아지는 일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의 얼굴에서는 그런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EOG의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모습.
그 모습이 EOG의 직원들에게는 신선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것을 떠나서라도 없어질 위기에 처했던 EOG에 투자를 해주고 그 덕에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기에 김서준은 그들에게 은인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에야 너도나도 EOG에 투자를 하려는 상황이지만 일, 이년 전만 해도 EOG는 모두가 기피하는 그런 투자 대상이었다.
그때는 유가가 워낙 저유가이기도 했거니와 셰일 오일에 대한 인식 역시 좋지 않았다.
“그럼 가시지요.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일행이 입국장을 벗어나 공항의 앞으로 나갔을 때.
김서준의 눈에 검은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아마 소영신이 말한 현지 경호원들 같았다.
그들은 김서준이 보이자 모두 차량에서 내려 김서준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이번에 경호를 맡게 된 MPS의 케니언 박입니다.”
그들 중 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김서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짧은 머리. 탄탄한 몸.
그리고 아직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절도 있는 움직임은 그가 군 경력이 짧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서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김서준과 악수를 한 캐니언 박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생각과는 많이 다르시군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셨길래요?”
캐니언 박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라는 것과 삼신 전자의 스마트 폰 개발에 깊은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기에 좀 더 유약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제 생각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캐니언 박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이제 성인에 가까워진 김서준의 몸은 따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았음에도 꽤 탄탄했으며 키 역시 전생의 184㎝를 넘어서 계속 자라고 있었다.
전생과는 다르게 성장기에 영양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져서 키가 더 크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신체가 전부가 아닌 김서준의 눈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졌고 그 어떤 떨림이나 공포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눈을 가진 사람이 흔치 않다는 것은 캐니언 박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이번 미국 일정은 우리 MPS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원 출신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언제나 클라이언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시지요.”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것이 거짓은 아닌 듯 캐니언 박의 팀원들은 매와 같은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며 김서준을 차로 안내했다.
“소 실장님. 무슨 분쟁지역으로 향하는 것 같네요.”
“하하···. 그러니까요. 저도 추천을 받아서 고용을 한 것인데 이렇게나 본격적인 분들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쩐지 좀 비싸더라니···.”
소영신도 이러한 서비스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덩치 큰 경호원들 몇이 김서준의 곁을 지킬 줄 알았는데 이건 본격적이어도 너무 본격적이었다.
“뭐 그래도 안전한 것은 좋은 것이니까요.”
안전은 부족하면 문제가 되지만 과한 것은 오히려 나은 경우가 있었기에 소영신은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을 태운 차량은 EOG로 향하지 않았다.
“지금 EOG 본사에는 사람이 별로 없고 아버지도 계시지 않습니다.”
“그럼 어디로 가는 겁니까?”
김서준의 물음에 카일러가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본격적인 시추에 들어갈 장소에 가 계십니다.”
본격적인 시추라는 말에 김서준이 기억을 되짚었다.
전생에는 셰일 오일과 그렇게 관련이 있는 삶을 살지 않았지만, 다시 삶을 살며 오성이 뛰어나게 변한 탓인지 김서준은 이내 기억해 낼 수 있었다.
“퍼미안 분지.”
퍼미안 분지는 미국 셰일 오일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된 이후 퍼미안 분지의 원유 생산량은 점점 증가해서 2010년에는 일일 생산량 88만 배럴을 넘어서고 2014년에는 150만 배럴을 넘어서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에는 미국이 퍼미안 분지와 몇 셰일 오일 유전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국이 된다.
게다가 퍼미안 분지는 셰일 오일을 채취하는데 최적화된 장소였다.
EOG에서 꾸준히 개발한 수평 시추 기술을 동원하면 훗날 퍼미안 분지에서 생산되는 원유 단가는 배럴당 2.25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시추 단가를 넘어선다.
김서준이 떠오른 기억을 정리하고 곱씹고 있는 동안 일행이 탄 차는 퍼미안 분지에 도착했다.
퍼미안 분지에는 EOG외에도 다른 셰일 오일 시추 회사들의 기지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김서준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설비를 늘려 일찍 사업을 시작한 EOG의 캠프가 가장 거대했고 시추 시설 또한 가장 많았다.
게다가 그들과 EOG의 차이는 명백한 상황.
EOG는 신기술을 포기하지 않고 개발했던 반면 그들은 아직도 전통적 오일 시추 방법을 기초로 셰일 오일을 캘 생각으로 보였다.
“오. 서준. 정말 오랜만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퍼미안 분지에 위치한 EOG 캠프의 입구에는 이미 연락을 받은 케이든이 나와 있었다.
“케이든.”
김서준과 케이든이 포옹을 나누었다.
이제는 꽤 큰 회사의 사장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든의 몸에서는 여전히 기름 냄새가 풍겨왔다.
“서준 덕분에 이렇게 EOG가 되살아났습니다.”
케이든의 눈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물론 김서준은 케이든이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기억하는 전생에서도 EOG는 미국에서 꽤 잘나가는 셰일 오일 기업이었으니까.
하지만 결과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캠프를 둘러보시겠습니까? 이야기는 그 이후에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케이든의 말에 김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셰일 오일 시추 현장에 온 것은 김서준도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서 처음이었다.
관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구우우우우우웅
멀리서 들려오는 기괴의 굉음은 가까이 다가가자 고막을 사정없이 때려왔다.
“다른 캠프의 시추 장비와는 모습이 다르네요?”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김서준은 EOG의 장비가 다른 회사의 장비와 다름을 발견했다.
당장이라도 설명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은 것 같이 케이든의 입이 움찔거렸다.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케이든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일반적인 원유 채굴 방식은 수직으로 땅을 뚫고 들어가는 수직 채굴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원유 채취 방식이지요. 하지만 셰일 오일은 그렇게 하면 단가가 나오지 않지요.”
말을 하며 케이든이 석유 시추 기계를 손으로 툭툭 쳤다.
“셰일오일은 셰일 샌드라는 층에 갇혀있는 가스와 기름입니다. 이걸 빼내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수직으로 파고 들어가지만 셰일 샌드에 도착하면 파이프를 수평으로 눕힙니다. 그러면 넓고 얇게 펴져 있는 셰일 오일을 쉽게 채취할 수 있지요.”
케이든이 설명을 간단하게 했지만 김서준의 머릿속에는 수압파쇄 공법과 모래 주입이 떠올랐다.
수평 드릴과 함께 셰일 오일을 채취하는 가장 핵심기술이라는 것이 기억이 난 것이다.
“그다음 수압으로 파쇄를 하겠군요. 모래를 채우면서요.”
김서준의 말을 들은 케이든이 화들짝 놀랐다.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