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6
음악천재 재벌3세 106화
숨을 고른 앙태가 총을 겨누고 김서준에게 다가왔다.
“하.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앙테가 총구로 김서준의 어깨를 꾹꾹 찍어 눌렀다.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보였지만, 앙테는 극한의 인내심을 발휘하여 참고 있었다.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왜 저를 쫓는 것 입니까?”
도돌이표와 같은 김서준의 물음에 화가난 앙테가 권총의 손잡이로 김서준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콱
순간 휘청이는 김서준의 몸. 갑작스러운 앙테의 행동에 케니언 박이 앞으로 튀어나오려는 순간.
김서준이 손을 들어 케니언 박을 막았다.
“당신의 보스가 누구입니까?”
“그건 알 필요 없고. 계약서만 받아 가려고 했는데, 이제 너는 보스한테 가야겠다.”
앙테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아 입에 물자 그의 수하가 서둘러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후우. 그러니까 왜 도망가고 지랄이야. 지랄은.”
얌전히 계약서만 받았으면 이렇게 시끄럽게 굴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상호간에 총질을 한 상황이었고 다친 부하들도 있는 상황.
‘그리고 그건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지.’
앙테가 이를 꽉 깨물었다. 앙테는 보스가 부하들의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생각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직의 관리를 위해 적어도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부하 중 부상자들이 꽤 많았으니 김서준에게서 최대한 많은 것을 뜯어낼 필요성이 있었다.
“데려가.”
담배 연기를 뿜으며 앙테가 손짓을 하자 부하들이 거친 손으로 김서준을 붙잡았다.
“이놈은 어떻게 합니까?”
부하들이 케니언 박을 보며 물었다.
“같이 데려간다.”
무기는 많을수록 좋았다. 다른 일행을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으니 일단은 케니언 박이라도 같이 데려가야 했다.
그래야 김서준을 조금이라도 더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어서 가자.”
앙테가 몸을 뒤로 돌려 차를 향할 걸었다.
“빨리 안 따라와?”
앙테가 앞장서서 걷고 있을 때. 그의 귓가로 부하들의 높아진 언성이 들렸다.
고개를 돌려서 바라보니 김서준이 부하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얌전히 따라오지 않으면 재미 없을 텐데? 묶어서 데려갈까?”
앙테의 얼굴이 짜증이 가득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시간을 많이 낭비한 상황인데 김서준과 케니언 박이 계속 어물쩍거리는 것이 눈에 밟혔다.
“여기까지 오면서 다리를 다쳤습니다. 좀 천천히 걷게 해주시지요.”
김서준의 말에 앙테가 미간을 좁혔다.
김서준의 말을 듣다 보니 무언가 계속 그의 감각을 건드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뭐지?’
여기까지 도주하면서 다리를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냥 끌고 와.”
결국 앙테는 감각이 시키는대로 행동했다.
다리를 절건 말건 김서준을 거칠게 끌고 오라고 시킨 것이다.
부하들은 떨떠름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김서준의 팔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하지만 아무리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해도 다리를 다친 사람을 쉽사리 끌고 갈 수는 없었다.
몸이 질질 끌려야 했고 그러다 보니 속도 역시 자연히 나지 않았다.
두두두두두.
그때 앙테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들리는지 들리지 않은 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소리.
먼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앙테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앙테의 부하들도 묘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앙테와 그의 수하들은 그 소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두두두두두두두
분지의 언덕을 넘어서 세차게 돌아가고 있는 로터가 눈에 들어왔다.
“아···.”
앙테의 입이 열리고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들이 김서준을 쫓기 시작한 지 아직 시간이 그렇게 오래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헬기가 떴단 말인가?
*
경찰서에 도착한 소영신은 전화를 빌려 계속 통화를 돌렸다.
경찰이 출동해본다고는 했지만, 그것만을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했다.
경찰에게는 절차가 있었고 그 절차는 소영신에게는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그랬기에 미국에 아는 모든 사람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예. 저 소영신입니다. 지금···. 지금 대표님한테 일이 발생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구글의 시미트는 물론이고 어재연 장군기 환수를 도와주었던, 매튜.
그리고 소영신과도 명함을 교환하였던 자선 파티의 주최자 스완슨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소영신이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이라면···. 아는 사람이 더 있을 수도 있어.’
김서준이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인맥 또한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김건환 회장은 미국에서 수십 년간 사업을 진행한 사람이었다.
삼신의 미국 법인이 이미 미국에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상태.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박 비서님. 저 소영신입니다. 회장님···. 회장님을 바꿔주십시오.”
소영신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
*
“회장님. SJ의 소영신 실장 연락입니다. 미국에서 걸려왔습니다.”
성북동 자택의 정원에 앉아 보이차를 마시고 있던 김건환 회장은 소영신에게서 그것도 미국에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말에 미간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전화가 걸려올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주체는 김서준이 되어야 한다.
소영신이 김서준의 최측근이라고는 하지만 김서준을 두고 소영신이 김건환 그에게 다이렉트로 연락을 넣을 일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이 분명했다.
“날세.”
[회장님. 저 소영신입니다.]“알고 있네. 무슨 일인지 용건만 말하게.”
[지금···. 대표님께서 위험에 처하셨습니다.]소영신의 말이 진행될 때마다 김건환 회장의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단순한 신변의 위협이 아니었다.
소영신이 김건환 회장에게 전화할 정도라면 그 사안이 시급하고 중차대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김건환 회장은 잘 알고 있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김건환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 비서. 당장 삼신과 관련된 미국의 고위 인사들에게 연락을 돌려. 삼신의 돈을 백 원 한 장이라도 처먹었으면 이번 일의 해결에 성의를 보이라고 해.”
김건환 회장은 분노하고 있었다.
*
텍사스의 군경 관계자들은 전화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알아보고 있습니다.”
[알아보는 게 아니라 당장 헬기라도 띄우라고!]
특히 주 경찰 관계자들은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는 연락도 없던 연방수사국은 물론이고 해군은 물론 각계각층의 권력기관에서 연락이 쏟아져 내렸다.
이제 그들이 절차를 운운하며 순찰차를 보낼 기회 따위는 사라졌다.
곧바로 주변에 있는 경찰은 물론이고 SWAT팀까지 동원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아직 제대로 위치도 특정하지 못한 채 헬기를 띄웠던 SWAT팀에게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
이 사건의 주인공이 직접 전화를 건 것이다.
곧바로 위치 추적이 이루어졌고 해당 좌표로 헬기에 탄 요원들은 물론이고 중무장한 경찰 병력이 출동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 모습을 보던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어디 테러라도 일어났나?] [혹시 정보 있는 사람 있어?]SNS에는 벌써 이곳에서 일어난 일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고 그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
두두두두두두두
[너희는 포위되었다. 지금 당장 무기를 버리고 양손을 보인 채 바닥에 엎드려라.]헬기에서 들려오는 경고에 앙테는 물론이고 수하들의 얼굴 역시 새하얗게 변했다.
“너···. 너 이 새끼.”
앙테가 김서준을 노려보았다. 이러기 위해서 시간을 끈 것이 분명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 같은데?”
이미 저격수가 그들을 겨누고 있었다.
부와와왕
그리고 헬기뿐 아니라 각종 차량 역시 그들의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철컥철컥
이미 앙테와 그의 수하들이 무장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었기에, 경찰은 그들에게 개인화기를 겨누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딴짓한다면 바로 몸뚱이에 구멍이 뚫릴 것은 분명해 보였다.
“앙테. 어···. 어떻게 합니까?”
부하의 물음에 앙테의 얼굴에 고민의 표정이 떠올랐다.
답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 항복을 하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보스가 내린 임무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김서준에게 농락을 당한 꼴이 된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풀려나도 보스가 그를 곱게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투항해.”
“네?”
앙테의 말에 수하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두 투항하자는 말도 아니고 너희는 투항하라니.
앙테가 무슨 의도로 말을 하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앙테. 앙테는 어떻게?”
앙테는 마음을 굳혔다. 이미 SWAT 대원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중.
시간이 더 지나면 다른 선택지 또한 모두 사라지게 된다.
“모두 무기 버리고 엎드려.”
앙테의 명령에 그의 수하들이 하나둘 총을 버린 채 바닥에 엎드렸다.
그들이 엎드리는 것을 보면서 앙테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이대로 물러날 것 같은가?’
어차피 그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다.
그냥 잡혀서 감옥에 가더라도 보스의 손을 피할 수는 없었다.
형량이 오르더라도 보스의 손을 피한 뒤 구치소에서 보스의 보살핌을 받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날 엿먹여?’
그것도 그것이지만 가장 화가 나는 것.
머리를 굴려 자신을 엿먹인 김서준에 대한 분노였다.
‘네놈이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어떻게 이렇게 단시간에 군경을 동원했는지는 몰라도 사람을 잘못 건드린 것이다.
그들의 조직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조직을 건들면 X 된다는 것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넌 사람 잘못 건드렸어.”
군경의 총이 앙테를 겨누고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앙테의 뒷 주머니에는 다른 총이 하나 더 있었고 앙테가 빠르게 그 총을 빼 들고 김서준을 조준했다.
“안 돼!”
그 순간 케니언 박이 땅을 박차고 몸을 날렸고 앙테를 주시하고 있던 저격수의 손가락도 움직였다.
타앙-
타앙-
짧은 시간에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다.
김서준은 하늘과 땅이 반전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쓰러지는 케니언 박의 모습 또한 눈에 들어왔다.
‘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김서준의 세상이 암전되었다.
*
삐이- 삐이-
“대표님. 대표님.”
경찰의 차를 얻어타고 병원에 도착한 소영신이 수술실로 급히 달렸다.
이미 오랜 시간을 달렸기 때문에 평소 단정하던 그의 머리카락은 땀에 찌들어 있었고 옷 역시 성한 곳이 없었다.
수술실 앞에 도착한 소영신을 관계자들이 붙잡았다.
“대표님은요? 대표님은요?”
“수술 중입니다.”
수술 중이라는 말을 들은 소영신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
멍하니 고개를 떨군 소영신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모든 자신의 잘못만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병원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어···. 어떻게 되었답니까?”
얼굴이 흙색으로 변한 한국인 몇이 급히 병원에 도착했다.
그들의 행색으로 보아 주미대사관 직원들인 것 같았다.
그들의 모습은 김건환 회장이 얼마나 고위층을 들들 볶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모두가 서로 다른 이유로 이곳에 있었으나 공통된 점은 하나였다.
김서준이 무사히 수술실을 나오는 것.
덜컥
그런 그들의 기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