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0
음악천재 재벌3세 110화
한국의 연락을 받은 나카무라는 쾌재를 질렀다.
“아직 명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서준이 참여할 것 같지는 않다? 삼신에서도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고 침묵을 하는 것 봐서는 확실하다라.”
나카무라의 입술이 씰룩쌜룩한 걸렸다.
한국 재계에 메시지를 던지자 그 반응이 격렬하게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대부분 일본에게 긍정적이었다.
“경영인의 밤 참가를 환영한다라. 푸하하하.”
겉보기에는 서로 좋았다.
한일 양국의 경영인이 만나 글로벌 경제를 논의하는 모습.
그림이 좋았다.
이런 그림이 나온다면 반일을 외치는 사람들도 별말을 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김서준이 나오지 않는다면?’
무성한 소문만 돌고 있는 김서준 뇌사 혹은 사망설.
나카무라는 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뇌사 혹은 거동이 심히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렇게까지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김서준이 벌여 놓은 일은 많았고 그 일을 미뤄두기에는 너무나 컸다.
‘그때 만나지 못한 것이 이렇게 호재가 될 줄이야.’
작년에 김서준을 만나기 위해 급히 실리콘밸리로 날아갔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때는 김서준을 만나지 못한 것에 울분을 토하며 회사의 앞날을 걱정했다.
“하늘이 도왔어.”
그렇게 분노와 실망에 빠져있던 나카무라에게 한 줄기 빛이 비치었다.
며칠 후 미국과 한국의 뉴스에서 미국 남부 총격 사건이 연일 흘러나온 것이다.
“저기에 갔었구나!”
나카무라는 왜 그들이 김서준을 만나지 못했는지 그때야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미국 서부로 온 것이 아니라 남부로 향했으니 만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하늘이 도왔다는 말이 딱 옳았다. 다시 한번 자존심을 굽히고 한국으로 가는 한이 있더라도 김서준에게 중요 특허 사용권을 얻으려고 했던 나카무라에게는 말이다.
김서준이 대수술을 받는 다는 이야기와 함께 해를 넘기며 모습을 보이지 않자 일본의 기업들은 결단을 내렸다.
일단 특허를 침해하며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서준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일단 SJ의 시선도 최대한 피했다.
그래서 이제 그 신제품은 곧 출시 예정.
다른 안드로이드 얼라이언스나 애플사에 비하면 늦은 출시였지만 그만큼 장점도 있었다.
다른 회사들이 겪고 있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수정하여 출시할 기회가 있다는 것.
물론 다른 회사들도 차기작에서 그것들을 수정하려고 하겠지만, 제품의 사이클을 고려해봤을 때 일본의 제품들이 그 틈을 파고들기에 충분히 좋은 타이밍이었다.
“김서준의 동향을 끝까지 놓치지 마. 그리고 미리 우리 편이 돼줄 만 한 한국의 기업인들을 좀 포섭하고.”
“알겠습니다.”
나카무라에게는 하늘이 꼭 자신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하루였다.
*
매년 그렇듯 올해도 경영인의 밤은 개최가 되었다.
예년보다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었고 일본 측의 참여 요청이 있었기에 경영인의 밤은 어느 때보다 더욱 화려하게 준비되고 있었다.
“하하. 역시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고 싶어한다니까요? 특히 통신망에 관한 투자를 그렇게 하고자 하답디다.”
아직 본 행사가 시작되려면 시간이 남았지만, 기업인들은 먼저 나와서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이야기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통신 3사의 회장들이었다.
“요즘 삼신이 아주 강경하게 나와요. 크흠. 아무리 스마트폰을 잘 만들면 뭐 합니까? 우리가 없으면 서비스도 못 하는걸요?”
통신사들의 불만은 대단했다.
“트래픽은 또 어떻고요? 무제한 데이터라는 게 말이 됩니까? 트래픽이 그렇게 많이 발생하면 일반의 선량한 이용자들이 피해를 봐요. 피해를!”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의 유행이 그다지 심기 편한 일은 아니었다.
스마트폰이 유행하고 3세대 이동통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통신사들은 큰 투자를 진행해야 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3G 통신이 원활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 비용은 당연히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니 예정에도 없던 투자 비용에 통신사에서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혹자들은 말했다.
어차피 요금제를 올릴 거고 그러면 이득 아니겠는가?
‘지금도 비싸게 받아먹고 있는데?’
하지만 지금도 통신사들을 비싸게 요금을 받아먹고 있었다.
기본요금은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문자, 통화,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추가 요금을 계속해서 지출하게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물론 데이터 요금은 비쌌지만, 와이파이라는 걸림돌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와이파이 기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던 통신사들이었다.
하지만 와이파이 기능이 빠지면 스마트폰은 더는 혁신이 아니었기에 삼신은 물론이고 몇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회사들에서 극심한 반대를 했고 그 결과 와이파이는 탑재된 채 출시되었다.
“크흠. 인터넷이 사람들을 병들게 합니다. 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고 모두 인터넷만 하고 있으니 쯧쯧.”
그들이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을 때. 다른 기업인들도 들어오며 경영인의 밤이 시작되었다.
일본의 경영단을 의식해서 그런 것인지 이전보다 악단의 스케일도 더욱 커졌다.
“오늘은 삼신 김 회장님이 참석하지 않으시나 봅니다?”
지금까지 경영인의 밤은 삼신 김 회장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곤 했다.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삼신이 스마트폰으로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기에 올해는 그 정도가 심했다.
선물을 들고 오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김건환 회장의 트렁크에 선물을 채워 넣을 사람들이 눈을 빛내며 김건환 회장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김건환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건환 회장뿐 아니라, 삼신의 경영인 모두가 보이지 않았다.
“하긴 정신이 있으시겠습니까? 후계로 밀 것이 분명한 김서준이 그런 일을 당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밝히지도 못하는데요.”
겉으로는 안타깝게 말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통쾌하다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
당장은 삼신이 약해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십 년 그리고 이십 년이 지나면 삼신은 지금과 같은 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김태주도 유능한 사람임이 틀림없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수성하기에도 벅찰 것이 분명한 상황.
게다가 김태주가 필사의 노력으로 삼신을 수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뒤를 이을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김태주의 자식은 물론이고 다른 핏줄 역시 삼신이라는 가업을 물려받기에는 모자란다는 평이 다수인 상황.
“크흠. 그래도 오늘 주인공은 삼신이 아니라 일본이 아니겠습니까?”
몇몇 기업인들이 슬슬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그 기업들은 대부분 일본과 사전 접촉을 해서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한 기업인들.
그들에게는 이미 일본 측에서 투자 운을 띄웠기 때문에 친 일본적인 분위기를 만드느라 열심이었다.
다른 기업인들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들도 투자를 받을 기회였기 때문에 은근히 그들의 주장에 동조해주고 있었다.
“일본 경영인 대표단 오셨습니다.”
“오오!”
연회장의 문이 열리고 웃는 얼굴의 나카무라를 필두로 일본의 전자 산업과 투자 관련 기업의 대표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짝짝짝짝
파바바바밧-
그들이 안으로 들어오자 미리 준비되어 있던 기자들이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으며 기업인들 일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나카무라가 느리지만 그래도 또렷하게 한국어를 발음했다.
“오! 한국어도 이렇게 잘하시는 것을 보니 평소에 한국에 관심이 있으신가 봅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기업인들이 진심으로 놀랐다.
설마 이번 경영인의 밤을 위해 따로 한국어를 공부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한국은 21세기를 이끌어가는 나라 아닙니까? 당연히 배워야지요.”
겸손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나카무라.
고개를 숙이면서도 나카무라의 눈은 연회장을 구석구석 훑어보았다.
‘없다. 없어!’
김서준이 없을 것은 이미 알았지만, 삼신의 김건환 회장도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김건환 회장을 상대할 카드를 여러 가지 준비했는데, 살짝 김이 빠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어떠랴! 이제 다시금 한국에 뿌리를 내릴 기회다.’
그간 일본은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자 노력을 했다.
일본의 자본을 한국 산업 근간에 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한국에 뿌리 깊게 내려앉은 반일 정서는 그것을 쉽게 용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기회였다.
지금의 한국은 투자를 바라는 기업이 많았다.
조선업이 활황이었으며, 통신과 전자 사업은 돈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공장을 늘려낼 것 같은 기세였다.
문제는 돈!
한국에서 소화할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있었고 한국의 기업들은 돈을 수급하기 위해 세계 각국으로 눈을 돌렸다.
‘놓칠 수 없지.’
나카무라가 이번에 투자 기업의 총수들과 함께 방문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한국 산업 근간에 재팬 머니를 투사한 뒤 그들이 다시는 일본의 앞에 서지 못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한국을 천천히 잠식해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것에 경계심을 가지는 대기업들도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삼신이 없는 지금.
그들만으로는 일본을 막기 버거울 것이다.
경영인의 밤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 소리와 함께 일류 셰프들이 준비한 음식과 고급술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그러니까. 귀사가 우리 통신에 투자하시겠다 이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지금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통신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그 작업은 필연적으로 많은 자금을 소모하게 되겠지요. 그 자금을 우리가 투자하겠다는 말입니다.”
일본 투자회사 대표들이 연신 말을 쏟아냈다.
“흐음. 투자는 좋은데···. 그래도 투자도 어느 정도 사업 생각이 맞아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귀사의 사업 방향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잘해오시지 않았습니까?”
총수들의 눈이 빛났다.
투자하면서도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겠다.
그 말을 그대로 믿지는 않겠지만, 명문화할 수만 있다면 그것 나름대로 좋을 것이다.
“조건이 없을 리는 없을 텐데.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기업의 총수 자리는 딱지치기로 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들은 일본 기업인들에게 물었다.
이런 질문도 당연히 예상한 것인지 일본의 기업인들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에 어떻게 선의만 있겠습니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일본 자본과 기업이 한국에 진출했을 때 나올 잡음을 막아달라는 것입니다.”
“한국 진출이라···.”
기업 총수들이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서로 귓속말을 나누었다.
“뻔하지 않겠습니까? 스마트폰과 관련 시장에 진출할 것이니 도와달라는 거지요.”
“그럼요. 이들을 이끌고 온 나카무라도 결국 전자 산업의 거물 아닙니까?”
“그럼 어차피 우리는 상관없지요. 우리는 통신을 판매하는 기업이지 스마트폰을 판매하지는 않으니까요.”
통신 업체 총수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부담감이 없었다.
삼신 김건환 회장이 있었다면 그의 눈치를 보느라 절대 이러지는 못 했을 것이다.
그건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김서준을 잃은 탓인지 삼신 김건환 회장은 칩거를 이어가고 있었고 그만큼 재계에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어차피 누구의 스마트폰이 팔리든 그 스마트폰은 그들의 통신망을 이용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마음을 먹은 순간.
치익- 치익-
마이크의 전원이 올라가는 소리가 그들의 귀에 들려왔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