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3
음악천재 재벌3세 113화
“이러면 곤란합니다. 지금 설비 투자도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기본 앱으로 광고를 하지 않으면 우리도 힘들다니까요? 그리고 무제한 요금제라니요? 지금도 망에 부하가 걸려요.”
SJ와 삼신의 직원들과 통신 삼사의 직원들이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래서 통신망 구축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 아닙니까?”
이미 위에서 무슨 언질을 들었는지 통신 삼사 직원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건 양보할 수 없습니다. 부팅 시 통신사 로고 뜨는 것과 언락폰 비제공 그리고 기본 앱 탑재는 통신사의 투자금 회수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삼신과 SJ의 직원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단호한 통신 삼사 직원들의 태도에서 이건 더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럼 그렇게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통신 삼사의 직원들이 이미 윗선에서 언질을 듣고 왔다면 그것은 SJ와 삼신도 마찬가지였다.
‘대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둘이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자 통신 삼사 직원들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쉬운 것은 우리가 아니라 자기들일 텐데.’
스마트폰을 아무리 잘 만들어봐야 뭐하겠는가.
그것을 서비스할 통신사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스마트폰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삼신의 직원이 불만 어린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세계적으로 누가 먼저 스마트 통신망을 구축하냐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것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주도권을 누가 가지냐가 결정되는데 도대체 통신 삼사의 생각을 알 수 없습니다.”
삼신 직원의 말에 SJ 직원이 쓴웃음을 지었다.
“다 목적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겠지요. 목적이 없으면 저렇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크게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최대한 망 투자 비용을 아끼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폰은 인류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물건이 될 것이 분명한 상황.
지금 기선을 잡아두면 앞으로 두고두고 편해질 것이다.
게다가 애플사의 스마트폰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는 끌지 못한 상황.
통신 삼사의 입장에서는 이만큼 좋은 기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SJ 직원의 말에 삼신의 직원은 고개를 갸웃해야만 했다.
*
“이미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셰일 오일은 미국 내수로 거의 다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낭보는 들려오지 않았다.
셰일 오일이 막대한 생산량을 보이었지만, 그것은 미국 내에서 모두 소비되고 있었다.
덕분에 미국의 경제는 상당히 안정세를 취해가고 있었다.
유가가 높기는 했으나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로 인해 미국의 산업은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제 급해진 것은 다른 나라들이었다.
어떻게든 중동 산유국에 연락을 넣어서 원유를 확보하고자 했지만, 미국의 중동 제제와 더불어 원활한 생산시설 확충에 실패한 중동 산유국들은 비싸게라도 팔 석유 재고가 마땅치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죽을 맛이었다. 이미 선구매해둔 원유가 들어오고는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당·정·청 회의에서 비축유를 풀기로 했습니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 [골드만삭스는 장기적으로 유가가 2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 [산업 전반에 쇼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연일 뉴스에서 쏟아내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와 고유가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선이 코앞으로 닥친 정부에서는 어떻게든 유가를 잡아보려 노력을 했지만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
“원유를 사고 싶더라도 원유가 매물이 없구나.”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유가가 비싸더라도 원유를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면 고유가 쇼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급성장을 거듭하며 원유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었고 다른 개발 도상국에서도 원유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원유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골머리를 앓고 있던 당·정·청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양의 셰일 오일을 생산하는 기업의 최대 주주가 대한민국 기업이라고 합니다.”
낭보였다.
낭보도 이런 낭보가 없었다.
“거기가 어디야?”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이런 유례 없는 고유가 상황에서 원유 수급을 해결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는 곧 이어질 대선에서 크게 이득이 될 것이었다.
“조만간 대사관에서 연락이 올 것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기업을 섭외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눈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지방선거의 참패를 되돌릴 절호의 기회였다.
*
“대표님. EOG에서 전언이 왔습니다. 정부에서 SJ의 정보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정보를 흘린 것 치고는 늦은 반응이네요.”
김서준은 이미 EOG를 통해 정보를 주미한국대사관에 흘린 상태였다.
바로 미끼를 물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부의 반응이 상당히 느렸다.
“원래 그렇지 않습니까? 그곳은 보고 체계가 있고 보고가 올라가다 보면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다반사니까요.”
소영신이 쓴웃음 지으며 말했다.
공무원들이 일을 못 한다거나 게으르다고 말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공직 관료조직은 피라미드식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보고가 올라가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전언이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SJ의 전화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당·정·청을 제외하고도 어디서 정보를 들었는지, 원유 수급에 관심이 있는 기업과 기관들이 일제히 연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 실장님.”
“네. 대표님.”
이제 움직일 때가 되었다.
“일본의 IT 기업들이 출시한 스마트폰의 특허에 소송을 제기하세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모두요.”
“알겠습니다.”
이제 시작이다.
특허가 괜히 무서운 게 아니라는 것을 일본의 기업들에 보여줄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소한 특허라도 얼마나 힘이 있는지 일본의 기업들은 느껴야 할 것이었다.
*
“대통령님. SJ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청와대로 온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기쁜 표정을 지었다.
“누구입니까? 선견지명을 가지고 셰일오일에 투자한 기업이요?”
“SJ라고 들어보셨습니까?”
“SJ? 들어본 것 같은데?”
경제 보고에서 SJ라는 이름이 자주 언급되던 것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특별한 기억이 없었다.
“그러면 일전에 훈장을 받은 김서준은 기억하시는지요?”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신 그룹의 손자라던 그 김서준 말입니까? 그 미국에서 총격을 당했다던. 그래서 삼신 김 회장이 난리가 아니었지.”
“그렇습니다. SJ의 오너가 그 김서준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은 솔직히 놀랐다.
아직 어리다고 알고 있었다. 비록 삼신에서 지내오며 사업안이 트여있을 수 있었고 삼신의 투자 또한 받을 수 있었겠지만, 이런 성과를 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허어.”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 삼신 김건환 회장의 위성회사일 수도 있었다.
평소 정직과 청렴함을 정치적 근간으로 삼아온 대통령이었기에 혹시 나중에라도 SJ와 거래하는 것이 문제라도 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었다.
“그것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짧게 알아본 바로는 삼신에게 투자를 받은 것은 맞는 것 같지만, 삼신과는 별도로 움직이는 기업이라도 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사실 계산은 이미 선 뒤였다.
지금 당장 고유가와 원유 수급을 해결하지 않으면 정치적 생명은커녕 국민들의 돌에 맞아 모든 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어떻게든 급한 불을 끄는 것이 중요했다.
*
김서준은 청와대에 들어섰다.
일전에 훈장을 받기 위해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그때는 방문자 대접을 받았다면, 지금은 과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대우를 받고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청와대 직원들은 물론이고 여당 의원들까지 나와서 김서준을 맞이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심지어 나이도 지긋한 의원들이 김서준에게 미소를 지으며 존대를 하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김서준의 심기가 뒤틀린다면 원유 공급은 물 건너 간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대통령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시지요.”
집무실로 들어가자 이미 당·정·청의 관료들과 의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밝은 표정으로 김서준을 맞이했다.
“오오. 총에 맞았다고 들었는데 건강해 보이니 다행입니다.”
관료들과 의원들은 서로 덕담 경쟁이라도 하는 듯 침을 튀겨가며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그저 편하게 이야기하시면 되네.”
여당의 중진 의원들까지도 김서중에게 반 존대에 가깝게 말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이 회의실로 들어오고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었다.
“저를 부르신 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일개 기업인에 불과할 뿐이라 청와대에서 저를 왜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서준의 말에 대통령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일개 기업인이 나라를 살리기도 하는 법이지 않겠나? 나라를 살리는데 기업인이 어디에 있고 국회의원이 어디 있겠으며 소시민은 또 어디 있겠는가?”
원론적인 이야기였지만 김서준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SJ에서 미국 셰일오일사인 EOG의 최대 주주라는 이야기를 들었네. 맞는가?”
“그렇습니다. SJ에서 EOG에 투자를 진행한 지 몇 년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김서준의 대답에 당·정·청 요인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공식으로 요청하겠네. SJ에서 EOG를 통해 원유 수입을 해주었으면 좋겠네.”
대통령의 말이 끝나자 잠시 숙고하는 표정을 지은 뒤.
김서준이 쓴웃음을 지었다.
“저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러고 싶지만 사실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쉬운 일이 아닌 것은 아네. 그래서 이렇게 부탁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 일만 잘 해결되면 정책적으로 SJ의 편의를 봐줄 의향이 충분하네.”
어차피 세상은 기브앤 테이크라는 것을 대통령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단순히 SJ에게 애국심을 명목으로 기름을 내놓으라 말하는 것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줄 건 줘.
이미 김서준을 부르기 전에 당·정·청 회의에서 결정한 내용.
이제 김서준이 무엇을 부르냐에 따라 진행이 될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물론 꽤 큰 것을 부르더라도 정부는 그 제안을 거절할 힘이 없었지만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나왔기에 김서준 역시 말을 돌릴 생각은 없었다.
“SJ는 스마트폰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물론이네.”
물론 안드로이드사의 최대 주주라는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스마트폰 사업에서 꽤 영향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앞으로 스마트폰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를 주도할 신산업이 될 겁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3세대 이동통신을 넘어서 4세대 이동통신까지 대한민국에서 선점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당·정·청의 인사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 국가기간시설에 해당하는 통신망은 빠르게 구축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건 예산이···.”
몇몇 관료들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하겠습니다. 우리 SJ는 제4 이동통신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쿵
제4 이동통신사라는 말에 당·정·청 요인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