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4
음악천재 재벌3세 114화
제4 이동통신사라는 말이 나오자 당·정·청 인사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을 수밖에 없었다.
예민한 이야기였다.
“통신사업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오?”
몇몇 의원들의 경우에는 불편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면면을 보면 통신사들에게 뒷돈을 받는 의원들이 다수였다.
아마 이 회의가 끝나고 나면 통신 삼사에게 정보를 전해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평소라면 저들이 여론을 주도해서 제4 통신사의 출발을 막아서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저들 소수가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마 이대로 고유가와 원유수급 불안이 가중된다면 현 정권의 인기는 바닥을 기게 될 것이다.
그것을 바라는 당·정·청의 사람은 없었다.
“제4 이동통신사업이라···. 지금 당장 대한민국에 제4 이동통신에 관한 논의는 없습니다. 이걸 진행하려면 명분은 물론이고 막대한 자본 역시 필요할 겁니다. 김서준씨께서 이런 말을 꺼내신 거라면 이에 대해 준비를 해오셨을 텐데 맞습니까?”
몇몇 불편해하는 의원들을 뒤로한 채 국무총리가 김서준에게 물었고 김서준이 자신 있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대통령님을 만나러 오는데 그 정도 준비는 당연히 해야지요. 그리고 SJ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입니다. 단순히 이상과 꿈만으로는 일을 진행하지 않지요.”
김서준이 고갯짓을 하자 김서준의 뒤에 서 있던 소영신이 당·정·청 요인들에게 관련 서류를 나누어주었다.
서류를 받아든 요인들이 미간을 좁히며 그것을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으음···. 이게 사실입니까? SJ의 자금 동원력이 이 정도나 돼요?”
서류에 쓰여있는 SJ의 자금 동원력은 그들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어 있었다.
대한민국의 대기업이라면 충분히 동원 할 수 있는 금액이었지만, SJ는 아직 대기업이 아니었다.
게다가 창사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
그런 기업이 이 정도 돈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규격 외였다.
“삼신에서 대출로 진행하는 거 아닙니까?”
김서준이 삼신의 삼세였기에 들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의문이었다.
그런 질문에 김서준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지금 저를 이 자리에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EOG를 통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급받고 싶어서 그러신 것 아닙니까?”
“크흠.”
그제야 김서준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깨달은 요인들이 헛기침했다.
원유다.
그것도 고유가 시대의 원유.
그 원유를 SJ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게서 막대한 양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 돈이 어디로 가냐 하는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한 이야기.
그것만으로도 수익이 천문학적일 텐데 SJ는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당연히 제4 이동통신사 정도에 투자할 돈은 충분했다.
“게다가 이제 세계 시장은 3세대 이동통신에서 4세대 이동통신으로 전환될 겁니다. 그것을 누가 먼저 선점하냐에 따라서 스마트폰의 시장 향배가 결정될 겁니다. 그것을 우리 SJ에서 총대를 메겠다는 겁니다.”
“으음.”
대통령 역시 장고에 빠졌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김서준의 제안을 받고 싶었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있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금과 명목은 그렇다 쳐도 말입니다.”
기간사업이라는 것이 그렇다.
단순히 돈과 명분만 있다고 진행하기에는 다른 회사들의 태클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SJ에서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나라가 어려운 실정이니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에서 나서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회 공헌사업.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았지만, 김서준은 이미 보여준 것이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어재연 장군 수자기 환수를 이루어 냈으며 다양한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삼신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정부의 인기 역시 급격히 상승했다는 여론조사가 존재했다.
당·정·청의 인사들은 김서준의 제안을 마다할 수 없었다.
대선이 코앞이다.
지금 인기를 올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논의는 해봐야겠으나, 그렇게 진행하는 방향으로 하도록 하지요.”
“실무를 이야기할 직원을 파견하겠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었다.
당장 큰불을 끈 당·정·청의 요인들의 눈에는 김서준이 예쁘게만 보였고 김서준 역시 이들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는 이들의 눈에 잘 보이면 좋았기에 이들의 비위를 맞추어 주었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모두가 가벼운 마음으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마음이 가볍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게 도대체 뭡니까? 이렇게나 갑자기 제4 이동통신이라니요? 사업 타당성 검사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진행하는 게 말이 됩니까?”
몇몇 의원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은 채 머리를 맞대었다.
하지만 딱히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만약 이 제안을 거부한다면 당내에서도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을 것은 명약관화했다.
“일단 알립시다.”
“그럽시다.”
일단 그들의 손을 떠난 일이었다. 그들은 급히 통신 삼사의 총수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의원들의 전화를 받은 통신 삼사의 수장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뭐야?”
어이가 없었다.
김서준을 압박할 카드는 통신 삼사의 단합된 행동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김서준은 통신 삼사의 뜻대로 움직여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이 꺼내든 카드는 그들의 대응을 모두 무산시킬 카드였다.
“제4 통신사? 그걸 그냥 내버려 둔단 말입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았어야지요. 그러려고 제가 의원님들에게 후원금을 드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의원들도 별수 없었다.
“크음.”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의 의원들을 보며 통신 삼사들의 수장은 침음성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지?”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았다.
삼신의 스마트폰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당장 소비자들의 반발을 살 것이고 막대한 소송을 당할 것이 분명한 상황.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 김서준의 제4 통신사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최악의 상황일 것이다.
갑과 을이 확연하게 바뀐다.
지금까지는 통신사가 그래도 갑의 입장에서 SJ나 삼신과 투닥거렸다면 미래에는 그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 된다.
등골에 소름이 쫙하고 돋았다.
“당장. 당장 나카무라상을 만나야겠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제 통신 삼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김서준이 제4 이동통신사를 설립하더라도 고객들이 그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막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다.
SJ와 삼신에서는 통신 삼사에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분위기를 눈치챈 다른 시중 은행들도 투자에 인색할 가능성이 높았다.
나카무라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
통신 삼사의 총수들이 나카무라를 찾을 때 나카무라도 통신 삼사의 수장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소송이 들어왔다고?”
보고를 받은 나카무라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간 준비를 해온 것인지 SJ는 물론이고 삼신에서도 일제히 특허 고소를 들고나왔다.
이미 일본 본사의 전화는 관련 문의로 인해 불타오르는 상황이었다.
“빨리 통신사에게 연락해! 당장 김서준과 삼신을 압박하라고 말이야!”
하지만 나카무라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카무라가 연락을 하기도 전에 통신 삼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나카무라상! 비상입니다. 지금 당장 만나야 해요!”
“무슨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제가 연락을 드리려고 했는데.”
통신 삼사 총수들의 말에서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나카무라는 등골이 축축해지는 것을 느꼈다.
“심상치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카무라가 있는 호텔로 통신 삼사의 총수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수행원들도 제대로 데려오지 않을 만큼 그들은 급박했고 그 모습에 나카무라의 얼굴은 하얗게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SJ가 제4 이동통신사를 만든다고 합니다! 비상입니다! 비상!”
제4 이동통신사라는 말에 나카무라의 미간이 상당히 좁아졌다.
“그건 알아서 막으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지금까지 잘 막았는데 이제 와서 난리를 피는 이유가 뭡니까?”
통신 삼사의 총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김서준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청와대의 뜻이 김서준과 같다고 합니다. 이미 모든 로비가 거절당했어요!”
이곳으로 오기 전.
통신 삼사의 총수들은 각계각층에 연락을 넣어 이번 제4 통신사를 저지하기 위한 로비를 시도했다.
하지만 모두 짜기라도 한 듯 여당의 인사들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의 관료들도 통신 삼사의 청을 칼같이 거절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던 터라, 통신 삼사의 총수들은 김서준이 당·정·청이 거절할 수 없는 무언가를 던져 준 것이라 여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잔 말입니까?”
“이제 김서준과 SJ를 막을 장치가 없으니, 자력갱생해야 합니다. 그들이 제4 통신사를 만들어도 이용자들이 택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경쟁이다.
제4통신사로 갈 유인을 없앤다면 고객들은 다시 남을 것이 분명했다.
‘돈을 투자하라는 소리군.’
그 말을 들으면서 나카무라는 미간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말을 종합하자면 이제 김서준과 삼신을 제어할 수단이 사라졌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한국의 통신사에 투자할 이유는 없었다.
‘김서준이 내민 패가 무엇이지?’
어떤 카드를 내밀었으면 한국의 정부와 의회에서 김서준의 편을 들고나왔는지 궁금했다.
“일본에 돌아가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논해보지요.”
“나카무라상?”
나카무라의 반응이 시원찮아 보이자 통신 삼사 총수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내가 투자를 왜 해? 너희들에게 투자하는 이유는 김서준을 억제하기 위함이었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어졌으니···.’
나카무라의 반응에 통신 삼사의 총수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쉽게 감도 잡히지 않았다.
분명 경영인의 밤에서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던 나카무라가 왜 이렇게 변한 것인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의 의문은 곧 전해진 정보로 인해 풀리게 되었다.
“나카무라의 하죠 상사는 물론이고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대다수의 기업이 특허침해로 고소당했다고 합니다. 한국, 북미, 유럽 할 것 없이 전부 다요.”
직원이 전해온 정보에 통신 삼사의 총수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채 의자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나카무라는 이제 그들을 도와줄 형편이 되지 못한다.
이제 회사의 사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만약 당·정·청에서 제4 이동통신 사업 제안을 거부했으면 통신 삼사가 김서준을 압박하여 고소, 고발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그것도 물 건너간 상태.
마치 김서준이 그들의 패를 모두 읽고 대처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이대로 항복할 수는 없습니다. 나카무라 그 왜놈은 이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우리가 연합하여 통신망을 구축한다면 김서준이 아무리 난다긴다하는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통신 삼사의 총수들이 눈빛을 교환했다.
하나하나 흩어지면 질 수 있어도 통신 삼사가 힘을 합치면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김서준이니 삼신이니 SJ이니 뭐니 해도 아직 대한민국 통신 시장은 통신 삼사가 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총수들이 급히 각자의 본사로 이동했다.
지금까지 지지부진하게 미루어왔던 망 확충 사업을 당장이라도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