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6
음악천재 재벌3세 116화
분사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SJ의 특허를 개발해온 개발 3팀 역시 정식으로 삼신에서 빠져나와 SJ로 소속되었고 그 개발팀을 확장해서 분사가 진행되었다.
처음 삼신에서 SJ로 빠져나올 때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개발 3팀의 연구원들은 이내 SJ의 성장과 자회사 분사까지 지켜보며 그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와 동시에 제4 이동통신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었으니 SJ는 1개의 본사와 3개의 자회사로 구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회사의 설립은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이제 SNS와 같은 소프트웨어 사업은 물론이고 연구 개발 역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SJ에 있는 것보다는 자회사로 분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
문제는 없었다.
현행법상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했고 부채 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안 된다.
하지만 SJ의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삼신 김건환 회장과 한성 송혜령 회장에게 초기 투자를 받긴 했으나 이미 SJ의 자본은 초기 투자 금액을 아득히 초월하고도 남았다.
자회사 설립에 문제 되는 부분은 없었다.
“소 실장님.”
“네.”
소프트웨어 팀과 개발 3팀을 모두 순회하고 난 뒤 김서준이 소영신에게 물었다.
“일전에 제가 지시한 것 있지 않습니까.”
“지시하신 것이 너무 많아 어떤 지시를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소영신의 말에 김서준이 무안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이소연 실장을 포함해서 SJ에 소속된 직원 중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지만, 소영신에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을 많이 주긴 했다.
물론 그에 맞는 대우가 따르긴 했으나 일이 많았던 것은 사실.
소영신이 저런 표정을 짓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더욱 자사 분리는 필요한 일이었다.
지금은 상층부에 큰 과부하가 걸려있는 실정.
그것을 나눌 필요성이 있었다.
“그나저나 무슨 지시였는지 다시 말씀해주시지요.”
소영신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지금까지 김서준이 지시한 일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해오고 있었다.
“이제 슬슬 SJ도 사옥을 가지는 것에 대한 것 말입니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SJ의 건물은 서울 곳곳에 있어 있었다.
당장은 문제가 없었지만, 자회사 분리가 이루어지고 자회사들의 덩치가 커지게 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었다.
게다가 SJ의 본사는 물론 자회사들은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코워크가 중요했다.
지금처럼 서울 곳곳에 있어 있으면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다.
“아. 기억납니다. 그때 김건환 회장님께서 자신이 알아본다고 하셨습니다만 그 이후로 연락이 없으셨습니다.”
“아. 할아버지가 그러셨지요.”
이제야 기억이 났다.
성북동 자택에서 김건환 회장은 자신이 사택 부지를 알아봐 주겠다고 하며 일을 가져간 것이 생각이 났다.
그 뒤로는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사택을 생각하기에는 주변에 벌어져 있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성북동으로 가지요.”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
성북동 자택에 들어서자 익숙한 냄새가 느껴졌다.
과거에도 차를 좋아하긴 했지만, 지금의 김건환 회장은 거의 강박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보이차를 마셨다.
보이차를 많이 마신다고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었기에 말릴 생각은 없었기에 말릴 생각은 없었으나, 보이차를 계속 마신다는 것은 김건환 회장에게 고민거리가 많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예전부터 생각할 것이 많을 때 보이차를 마시곤 했으니 말이다.
“왔느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서준을 보며 김건환 회장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오늘은 어쩐 일이냐?”
밝은 미소로 김서준을 맞아주는 김건환 회장.
재계의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깜짝 놀랄 일이었다.
“요즘 좀 소홀한 거 같아서요.”
김서준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소홀하긴 했지. 예끼 이놈.”
김서준의 말에 김건환 회장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
김서준이 김건환 회장의 앞에 앉자 박인우 비서가 찻잔을 김서준 앞에 내왔다.
쪼르르륵
찻잔 속으로 더운 연기를 뿜는 보이차가 차올랐다.
“몸은 어떠냐?”
숨기려고 했지만, 김건환 회장의 음색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주변에서 많이들 말한다. 네가 정말 다친 것이 맞냐고 말이다.”
김건환 회장의 얼굴에 노기가 차올랐다.
드라마틱하게 모습을 드러낸 김서준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는 애초에 김서준이 아프지 않은 것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김건환 회장은 노호성을 터뜨리기는 했으나, 사람들의 의혹을 거두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러기에 일 좀 쉬엄쉬엄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크흠.”
김서준이 아직 다 낫지 않은 몸으로 무리하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김건환 회장이 짐짓 노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리 되지 않게 오 박사님에게 매주 건강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크흠.”
매주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말에 마음이 조금 풀린 김건환 회장이 찻잔을 들었다.
“그래. 무슨 일로 왔느냐? 서준이 네가 올 때는 다 이유가 있지 않으냐?”
섭섭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의 손자가 별 이유 없이 자신의 집의 방문한다면 그것이 더 싫을 것이었다.
“말해 보아라. 이번에 청와대와 국회를 뒤집어 놓은 제4 통신사더냐? 아니면 저 북미대륙에서 펑펑 쏟아지고 있는 기름이더냐? 그것도 아니면 이를 갈고 있는 일본의 나카무라더냐?”
솔직히 김건환 회장도 궁금했다.
김서준이 움직일 때마다 평지풍파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과연 저 나이에 누가 있어 이렇게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을 수 있을까?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이려는지 궁금했다.
“아. 그게 아니라 이제 SJ도 사옥을 가지면 어떨까 해서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김건환 역시 기억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김건환은 김서준에게 곧 사옥이 필요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SJ가 발전하는 속도는 삼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
단군 이래 역사를 들춰보더라도 SJ만큼 빠른 성장을 이루어낸 기업은 없었다.
이대로만 간다면 십수 년 안에 SJ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기업이 될 것이 분명했다.
당연히 기업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옥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봐둔 땅이 있다.”
김건환 회장이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아쉽게도 이제 서울에는 대규모 사옥을 올릴 부지가 부족하다. 알고 있느냐?”
정확히 말하자면 땅은 있다.
전생에도 그랬듯 수조 원의 돈을 지불하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 초고층 사옥 빌딩을 올리는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김서준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김건환 회장도 알고 있었다.
‘애플사나 MS사 같은 것을 원할 테지.’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권으로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정치권에서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김서준에게 뭐라고 말을 꺼낼 정치인도 없긴 하겠지만, 그래도 정치인과 얽혀서 좋은 것은 없었다.
“박 비서.”
“네. 회장님.”
“그 목록을 좀 가져오지.”
옆에서 둘의 말을 듣고 있던 박인우는 김건환 회장이 말하는 목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삼신에서 보유 중인 토지목록.
워낙 많은 부동산이 있었기에 그것을 모두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이미 김건환 회장이 추려 놓은 것이 있다는 것을 박인우 비서는 잘 알고 있었다.
“네. 회장님.”
박인우 비서가 천천히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안정적으로 원유 수급 망을 확보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고 난 이후 국내 원유 수급 현황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공정위와 방통위는 지금 통신 시장이 독점 시장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통신사들의 담합행위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에 맞추어 여당과 야당에서는 입을 맞추어 제4 이동통신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제길···. 받아 처먹을 때는 얼씨구 받아먹더니···.”
뉴스를 본 통신 삼사의 총수들은 이를 부득부득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제4 이동통신사의 설립은 막을 수 없는 물결과도 같았다.
그 어떤 정치인과 관료에게 줄을 대려고 해도 판이 기울었음을 깨달은 그들은 통신 삼사의 제안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도대체 김서준의 속셈이 뭐야?”
솔직히 말하자면 묘수이기도 했으나 악수가 될 수도 있었다.
이제 3G 통신망이 한반도에 깔린 지 일 년이 조금 넘은 시점.
얼마 안 된다면 얼마 안 된 시점이지만, 이미 전국 어디서나 3G 통신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빽빽하게 깔린 상태이긴 했다.
속도가 안 나온다.
음영지역이 너무 많다.
라는 불만은 있었으나 이것은 추후 망 확충 작업이 진행되면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무슨 속셈이야. 진짜 치킨게임 한번 하자고?”
김서준이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통신망을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이건 치킨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망의 커버리지는 또이또이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요금제를 낮추는 방향으로 고객을 채갈 수밖에 없는 상황.
먼저 지치는 쪽이 지는 치킨 게임이 된다.
“삼신에서 3G 장비는 얼마나 구입하고 있지?”
장비 구매 물량에 따라 대응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3G 장비 구매 물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 이건 상용화할 만한 개수가 아닌데?”
보고를 받은 총수들은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제4 통신사 인가가 머지않아 날 것이다.
그때부터 바로 설치를 시작해도 모자랄 판에 아직 장비를 들여오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이상한 일이었다.
‘설마?’
그냥 통신 삼사를 압박하기 위한 용도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이렇게 계속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제4 이동통신사 만들어서 치킨게임을 한다.
이런 협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에 생각이 미치자 통신 삼사의 총수들은 피식피식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 블러핑을 한단 말이야?”
웃음이 났다.
“그래. 일본을 견제하기 위함이었구나.”
통신 삼사의 수장들이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마음 편한 해석일 수 있었다.
아직 그들은 SJ와 삼신에서 LTE 4세대 이동통신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상용화하였다는 사실을 몰랐으니까.
*
“속보입니다. 속보!”
“속보는 무슨. 요즘 일없어서 모두 사타구니나 긁고 있는 거 몰라?”
일이 없다는 것은 요즘 방송가나 매니지먼트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었다.
작년까지는 방송가에 큰 이벤트가 많았다.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준 소녀제네레이션이나 원더소녀와 같은 걸그룹의 데뷔는 물론이었고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 솔로 이은지가 큰 인기몰이를 했다.
게다가 삼신과 한성에서 주최한 문화재 환수 콘서트는 이후에도 인터넷에서 큰 이슈가 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었다.
작년 말에 활동했던 아이돌과 가수들이 일제히 준비기에 들어가면서 활동이 확 사그라들었기도 했고 고유가로 타격을 받은 기획사나 방송사들이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진짜 빅이슈라니까요.”
“뭔데? 들어나 보자”
“슈퍼보이스 코리아 시즌2 합의가 끝났데요. 방금 N-NET에서 나온 소식이니까 확실할 겁니다.”
슈퍼보이스 코리아 시즌2.
방송계 관계자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몇 방송사에서 슈퍼 보이스 코리아를 벤치마킹하여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아직 슈퍼보이스 코리아만한 것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슈퍼보이스 코리아 시즌2라니.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하기 충분한 소식이었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