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29
129화
[와. 김서준하고 셀카 찍은 거 실화?] [근데 저기 어디에요? 우와 시설 좋다.] [김서준 연습실인가? 방송에도 안 나오던데.] [근데 님 누구세여? 누구신데 김서준하고 연습실에서 셀카를…….] [와 부럽다.]지잉 지잉-.
이인영의 핸드폰은 끊임없이 울렸다. 진동이 멈추지 않다보니 꽉 차 있던 배터리는 금새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슨 연락이 그렇게 많이 와?”
“아! 이거 아까 올린 거 때문에.”
이인영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김서준에게 내밀었다.
[와. 진짜 김서준하고 친함?]이인영의 SNS는 말 그대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댓글이 수천 개를 훌쩍 넘어가고 있었으며 친구 요청도 비슷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형도 SNS 해 볼래? 이게 상당히 좋아. 요즘 트렌드 파악하기도 좋고 사람들하고도 친해지고.”
김서준은 이인영이 올린 게시물들을 살펴보았다.
뭐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학교생활 그리고 자연스럽게 보이는 이인영의 부.
그런 것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져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형도 해 봐. 내가 도와줄게.”
“이걸?”
“어. 형네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형이 안 쓰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요즘 기업 마케팅도 SNS로 전환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고.”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지금은 좀 덜한 편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스마트폰과 SNS는 기업 마케팅의 주된 창구로 자리 잡게 된다.
‘인플루언서라…….’
생각해 보니 나쁠 것은 없었다. 김서준이 신비주의를 굳이 유지할 필요도 없었고 앞으로 김서준이 추진하는 일을 생각하면 SNS가 꼭 나쁜 것은 아니었다.
물론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고 말하는 유명 인사도 있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용에 중독이 된 사람들의 경우였다.
“이거 한번 만들어 볼까?”
“내가 도와줄게.”
김서준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인영이 김서준의 스마트폰을 빼앗아 들었다.
“형 아이디는…….”
이인영이 잠시 머리를 굴렸다. SNS를 만드는 데 아이디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좋다. 이거다!”
무언가 생각이 난 이인영이 신나게 화면을 터치했다.
“프리티 서준.”
이인영의 작명 센스에 김서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야, 그냥 이름으로 해.”
“형, 그건 너무 밋밋하잖아. 요즘에는 이렇게 자기 개성을 표현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김서준.
“이름으로 하든지 아니면 안 할란다.”
결국 이인영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계정은 금세 만들어졌다.
“형. 이거 프사도 올려야 하는데. 잠깐만.”
이인영이 스마트폰을 들어 김서준을 프레임에 담았다.
“역시 사람은 원판이 중요해. 누구는 조명에 컨셉에 다 잡아도 봐줄까 말깐데 형은 대충 스튜디오에서 찍어도 화보네.”
이인영이 살짝 불만 어린 표정을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됐다.”
프로필 사진까지 등록을 하자 계정 생성이 완료가 되었다.
“이제 첫 게시물 남겨. 게시물이 남겨져야 사람들이 아니까.”
“흐음.”
첫 게시물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했다. 뭐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었기 때문에 거창한 것은 올릴 것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김서준입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대충 인사말을 쓰고는 등록을 눌렀다.
“이제 나가자. 나도 일하러 가야지.”
“그래.”
이인영이 아쉬운 표정으로 소파에서 일어났다.
* * *
“대표님 오셨어요?”
김서준이 SJ 본사 사무실로 가자 직원들이 웃는 얼굴로 김서준을 맞이했다.
“네. 잘 지냈죠? 아이들은 학교 잘 다니고요?”
“그럼요. 대표님이 걱정해 주신 덕에 다 잘 지내고 있죠.”
김서준은 그에게 인사하는 직원들 하나하나의 얼굴을 기억하고 인사를 받았다.
그런 김서준의 모습에 직원들은 웃으면서도 속으로 꽤 놀랐다.
‘다 기억하시네.’
오며 가며 이야기를 나눌 때 했던 말들을 김서준이 모두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직원들은 자연스레 어깨가 으쓱해질 수밖에 없었다.
대표가 기억해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쉽지만 어려운 거지.’
뒤에서 그 모습을 본 소영신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김서준을 몇 년간 봐오면서 느꼈다.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것.
리더들이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
김서준은 그것을 해내고 있었다.
“매수 채결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방으로 들어온 김서준이 소영신에게 커피를 내밀며 물었다.
처음에는 대표가 직접 건네주는 커피에 깜짝 놀랐었지만, 이제 소영신은 자연스럽게 커피를 받아 든 채 대답했다.
“아주 하이에나들이 따로 없었습니다. 매수 주문을 넣자마자 서로 잡기 위해서 난리였습니다. 그 덕분에 가격 경쟁까지 붙어서 더 많은 상품을 살 수 있었습니다.”
김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대로였다. 아직도 미국 월가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전생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와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건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이미 모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붕괴를 알면서도 기호지세라 내리지 못했다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었으며 연준을 비롯한 모든 월가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붕괴를 몰랐다는 분석까지.
그런데 이번 매수세를 본다면 월가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붕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자금은 얼마나 들었습니까?”
“30억 달러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아마 지금쯤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파티를 하고 있겠네요. 수수료만 해도 천문학적일 테니까요.”
그럴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이 있는 트레이더들은 과연 누가 이런 매수를 진행했는지 그 뒤를 캐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들이 SJ의 이름을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그냥 동양의 돈 많은 재벌이 도박을 했구나 하고 넘길 것이다.
만약 유대계 자본이거나 서양의 자본이 이런 매수를 했다면 그들도 리스크를 줄였겠지만 대체적으로 월가의 금융회사들은 동양 자본을 주의 깊게 보지는 않았다.
기회였다.
“아. 그런데 대표님.”
“네?”
대충 보고가 끝났을 때. 소영신이 심각한 얼굴로 김서준을 불렀다.
“SNS 있지 않습니까.”
“네. 혹시 무슨 특이 사항 있습니까?”
IT 소프트웨어 쪽은 이미 순조롭게 분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소영신이 이렇게 따로 말할 만한 것은 없었다.
“아닙니다. 분사 문제가 아니라 요즘 SNS에서 대표님 사칭 문제가 큰 이슈라서요.”
“제 사칭요?”
김서준이 미간을 좁혔다. 이런 이야기는 또 처음 듣는 것이었다.
“네. 대부분 장난으로 만들어진 계정이지만 오늘은 좀 심한 게 하나 있다고 합니다. 관리팀에서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혹시 진짜 대표님이 만드신 계정인지요.”
순간 김서준은 이인영과 함께 SNS 계정을 만든 것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네. 그럼 저는 이만…….”
김서준이 그냥 별 신경 안쓰는가 보다 생각한 소영신이 밖으로 나갔다.
의자에 앉은 김서준은 그제야 스마트폰을 꺼내서 SNS를 켰다.
“알림…… 14,309개. 친구 신청 1만 개….”
무음으로 돌려 놓긴 했으나 알림을 꺼 놓지 않았던 탓에 김서준의 핸드폰은 뜨거웠다.
“이게 다 뭐야?”
김서준이 알림을 눌러 확인했다.
[하. 이새끼 또 사칭이네.] [니가 김서준이면 나는 대통령이다.] [이거 사칭 계정입니다. 김서준은 SNS 안 해요.] [진짜 할 일 없나 보네. 나가 죽어라 그냥.]몇몇 착한 댓글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김서준의 정체를 의심하는 댓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 김서준은 한 번도 SNS를 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전생에서도 회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SNS 말고는 개인이 운영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랬기에 이런 반응이 낯설기만 했다.
“이놈의 새끼들.”
화가 나면서도 웃겼다.
김서준의 손가락이 천천히 자판을 터치했다.
[저 김서준 맞습니다.]새롭게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다른 댓글들이 수도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일절만 해라.] [님 신고했음. 사칭은 범죄인 거 모름?] [저도 신고했습니다.]“신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해명을 하기 위해 김서준이 다시 한번 글을 남기려는 순간.
[임시로 정지된 계정입니다.] [사유 : 사칭]빨간 글씨와 함께 김서준의 계정이 정지가 되었다.
“이것도 쉽지 않네.”
쓴웃음이 지어졌다. 그리고 약간의 오기가 생겼다.
“소 실장님, 잠시 들어와 주세요.”
인터폰을 누르고 소영신을 부른 김서준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 * *
사무실에 앉아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김서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네. 소 실장님.”
-대표님. 말씀하신 거 해결했습니다. 그나저나 직원들도 놀라더라구요. 지금까지 대표님을 사칭하는 계정만 수백 개 정지시켜 왔다고 합니다.
“그런가요?”
-네. 그럼 즐거운 SNS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소영신이 전화를 끊었고 김서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대로 SNS를 지워도 되었지만, 오기가 생긴 김서준은 소영신에게 부탁해 정지를 풀었다.
“흐음. 인터넷에 있는 사진을 올리면 또 의심받을 테니까.”
찰칵!
김서준이 핸드폰을 들어 사무실의 창밖 사진을 찍었다.
[사무실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업로드가 끝나자마자 다시 댓글 알림이 폭발적으로 늘어갔다.
[와. 이 계정 정지됐었는데 어떻게 풀었지?] [진짜 김서준이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악플은 없었다.
순식간에 김서준을 반기는 댓글이 천 개를 넘어 2천 개, 3천 개를 돌파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김서준은 왜 사람들이 SNS에 빠지는지 알 것 같았다.
관심.
관심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에 큰 생각에 없던 김서준도 이렇게 관심을 받으니 글을 더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근데 진짜 김서준 맞냐? 맞으면 셀카 좀 올려 봐.]“셀카?”
찰칵.
셀카 정도야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땐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는 합니다.]커피를 든 채 셀카를 찍은 김서준이 사진을 업로드했다.
[오오!! 진짜 김서준이다. 이거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해도 없는 사진이야.] [그러게. 진짜 김서준이네.]김서준의 핸드폰이 수도 없이 울리면서 알림을 쏟아 냈다.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김서준이 식어 버린 커피를 꿀꺽꿀꺽 마셨다.
“마지막으로…….”
원래 SNS를 하려고 했던 목적.
[슈퍼보이스 코리아 시즌 2 다음 방송도 많이 시청해 주세요! 정말 대단한 무대를 준비했습니다.]글을 올린 김서준이 홈 버튼을 눌러 SNS를 껐다.
* * *
“감독님, 감독님. 이것 좀 보세요.”
한창 방송 준비를 하던 유훈 감독에게 작가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이게 뭔데?”
작가가 내민 핸드폰을 본 유훈 감독의 미간에 깊게 고랑이 생겼다.
“이거 진짜야?”
“네, 진짜입니다. 정지됐던 계정도 풀렸고 인터넷에 없는 사진도 업로드됐습니다.”
작가의 얼굴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이거 살려. 무조건 인터뷰 내용이 이거 넣고. 김서준 크루 순서 알아와. 가장 메인으로 잡는다.”
김서준이 올린 SNS 글 하나 때문에 지금 인터넷이 난리가 났다.
김서준이 말한 대단한 무대가 누구냐라는 것.
방송이 나가는 날짜도 아니었는데 벌써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찍는 등 이슈가 되고 있었다.
“작가들 모여. 무대 다시 짠다.”
이렇게 이슈가 된 이상.
그 이슈에 편승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었다.
유훈 감독이 급히 작가들을 불러 모았다.
새롭게 무대를 짤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