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44
144화
“푸하하. 잘했어, 잘했어. 역시 지수야!”
“돈이나 챙겨 줘요.”
“그럼, 물론이지.”
윤 비서관이 파안대소를 터뜨리며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김서준의 핸드폰을 이렇게 쉽게 입수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양지수 모르게 파파라치도 고용해서 양지수와 김서준이 만나는 장면을 찍어 둔 상태였다.
핸드폰을 얻지 못했으면 사진이라도 뿌려서 김서준의 관심을 돌릴 생각이었는데, 핸드폰을 얻은 이상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핸드폰을 열어서 안에 있는 약점을 잡으면 되었다.
절도 신고가 들어갈 수도 있으나 그 정도는 박용두 의원의 인맥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다.
“잘했어. 또 부를 테니까, 조용히 있고. 알았지?”
“네. 돈만 확실히 입금해 주신다면 저야 늘 조용히 있지요.”
계속 되는 돈 이야기에 윤 비서관이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어련히 알아서 넣어 줄게, 너무 독촉하지 마. 알았어?”
윤 비서관의 서슬 퍼런 표정에 양지수가 약간은 겁먹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요.”
표정을 약간 구긴 양지수가 사무실을 나섰다.
* * *
“대표님,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김서준이 약속 시간에 늦자 소영신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최근 스케줄이 빡빡한 터라 김서준의 건강에 문제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고 박용두 의원과도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 실장님. 사람 좀 써야겠습니다.”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김서준이 사람을 썼던 것은 일전에 STE 그룹의 3세를 골려 줄 때 외에는 없었다.
“박용두 의원의 작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아!”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소영신은 지난 밤 그가 봤던 광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낯선 여자와 함께 있던 김서준. 낯선 여자와 작전이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박용두 의원이 꾸미고 있는 그림이 단박에 보였다.
“어떻게 하셨습니까?”
“일단은 걸려 줬습니다.”
애초에 상대의 계획을 차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고의 반격은 상대의 계획을 모두 읽고 상대가 풀파워로 공격을 해 왔을 때 완벽한 카운터를 날리는 것이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걸렸다면 상대방에서 공격을 해 올 것이기 때문에 김서준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다.
“괜찮습니다. 핸드폰을 가져갔는데 그 핸드폰은 제 것이 아닙니다.”
“아!”
그 짧은 시간에 부린 임기응변치고는 꽤 괜찮았다.
박용두 의원 측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공격을 해 올 것이다.
그러면 반격은 훨씬 쉬워진다.
“그러면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핸드폰에 가짜 자료 좀 심어야겠습니다.”
소영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밀번호를 푸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그 안에 파일을 좀 바꿔 놓으면 된다.
SJ에서는 충분히 가능했다. 애초에 유철환의 핸드폰이었기에 권한도 충분했고 안드로이드의 대주주기도 하거니와 안드로이드에 들어가는 킬러 앱을 만든 SJ라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아! 그리고 대표님.”
“예.”
소영신이 기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캐니언 박이 회복을 마쳤다고 합니다.”
“정말입니까?”
김서준의 얼굴 역시 확 밝아졌다. 김서준이 미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마지막 순간에 캐니언 박이 김서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권총탄이 캐니언 박의 몸을 뚫으며 힘을 잃지 않았다면 김서준은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 때문에 중상을 입은 캐니언 박은 꽤 오랜 시간을 삼신에서 운영하는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돈이나 기타 문제들은 모두 SJ와 삼신에서 해결해 주었다. 게다가 미국에서 퇴사 처리가 되었지만, SJ에서 캐니언 박을 고용했기 때문에 비자나 기타 문제도 없었다.
“예. 아마 조만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보고 싶네요. 중환자실에 있어서 몇 번 찾지도 못했는데요.”
진심이었다.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은혜를 안다고 했다.
게다가 보통 은혜가 아니라 생명을 구해 준 은혜였다.
그랬기에 그 긴박하고 생명이 응급한 상황에서도 캐니언 박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기어코 자신과 함께 한국으로 이송했다.
이제 그런 그를 다시 만난다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
* * *
“이거 풀 수 있는 거 맞지?”
“네, 그럼요. 스마트폰으로 바뀐 이후 보안이 좀 좋아지긴 했는데, 별문제 없죠.”
윤 비서관은 사무실로 몰래 보안 기술자를 불렀다.
국회의원 비서관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데이터 쪽을 다루는 전문가도 알게 되었다.
그때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들은 스마트폰 비밀번호도 피처폰처럼 풀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한 것이 신의 한 수처럼 느껴졌다.
“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풀 수 있습니다.”
“얼마나 걸리는데?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시간이 금이라는 격언이 있듯, 윤 비서관에게는 지금 시간이 금이었다.
당내 경선을 펼치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후원금이 끊기고 당내에서 여론도 악화되고 있었다.
빠르게 김서준에게 항복을 받아 내야 경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만약 여기서 김서준의 항복을 받아 낸다면 경선 통과는 물론이고 대선 또한 진지하게 노려 볼 가능성이 있었다.
“돈은 걱정 말고 최선을 다해서 풀어 줘.”
“알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기술자가 스마트폰을 PC에 연결한 다음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돌리기 시작했다.
세 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마침내 스마트폰의 잠금이 해제되었다.
“했습니다! 됐습니다!”
“오! 정말 고생했어.”
윤 비서관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 차 올랐다.
밤이 늦었기에 퇴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박용두 의원이 이것을 다 마치고 자료 찾아 놓을 때까지 퇴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이었다.
그러니 작업이 끝났다는 소리가 그의 귀에 꿀처럼 달콤하게 들려왔다.
“일단 사진첩부터 보자.”
가장 방심하는 곳이 사진첩이다. 만약 여기에 스캔들이나 기타 등등 치명적인 사진이 존재한다면 김서준을 협박하기가 더욱 쉬워질 것이었다.
* * *
“철환 선배님.”
“어! 서준아.”
일과를 마친 뒤 김서준은 유철환을 찾았다. 슈퍼보이스 코리아 시즌 2 인터뷰 촬영을 마치고 나온 유철환이 웃는 얼굴로 김서준을 맞아 줬다.
“핸드폰이 없어서 불편하실 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야. 이렇게 최신 폰이 생겨서 오히려 기분이 좋다.”
유철환에게 핸드폰을 빌린 이후 김서준은 곧바로 SJ에 연락하여 출시도 안 된 최신형 핸드폰을 유철환에게 주었다.
시중에 팔고 있는 핸드폰을 줘도 상관은 없었으나, 자신을 믿고 쉽게 핸드폰을 빌려준 유철환에 대한 보답이었다.
김서준이 사람을 대할 때 쓰는 방식이었다.
어떤 일을 해 주면 그가 받아야 할 보답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었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자연히 김서준의 아래에서 일하기를 바랐다.
‘이래서 김서준 김서준 하는구나.’
김서준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것을 받는 유철환에게는 김서준에게 큰 호감을 받았다.
“그런데 내 핸드폰은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있을까?”
김서준이 그의 핸드폰을 가지고 뭐 정보를 탈취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서준이 뭐가 아쉬워서 유철환의 정보를 탈취하겠는가?
“그건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지금은 좀 그래서요. 아! 그리고 선배님. 정말 죄송한데 신문이나 뉴스에 선배님이 나올 수 도 있어요.”
“뭐? 내가?”
유철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까지 슈퍼보이스 코리아를 제외하고는 매체를 타 본 적 없는 유철환이다.
그런데 갑자기 뉴스나 신문에 유철환이 나온다니.
“나쁜 일은 아니고요. 혹시 선배님께 손해가 생긴다면 제가 모두 변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어…… 그래.”
유철환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김서준의 성격을 봤을 때 별로 걱정은 되지 않았기에 더 걱정을 이어 가지는 않았다.
“어! 서준 씨!”
유철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마찬가지로 촬영을 마친 설아연과 임우택 그리고 신소예가 밖으로 나왔다.
“서준 씨도 촬영하러 오셨어요?”
김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그의 촬영이 없었다.
아직 방송상으로는 지난번 했던 공연이 끝나지 않았기에 김서준에게는 꽤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다음주는 되어야 새롭게 촬영을 시작하는 상황.
만약 이번 일이 촬영과 시기가 겹쳤다면 상당히 골치가 아팠을 것이다.
김서준이 미소를 띠고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촬영이 꽤 피곤했는지 이은지와 유철환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도 피로가 가득했다.
심지어 카메라를 들고 찍고 있는 VJ 역시 피곤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두 식사는 하셨나요?”
“아니요!”
김서준의 질문에 모두가 입을 모아 대답했다.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가죠. 제가 쏘겠습니다.”
“와아아!”
김서준의 말에 모두가 기뻐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VJ가 입맛을 다셨다.
“같이 가시죠. 많이 힘드셨을 텐데.”
“정말 그래도 될까요?”
VJ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배도 고팠기도 하거니와 그가 김서준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또 언제 있겠는가?
게다가 그런 사적인 자리까지 촬영을 할 수 있다면 방송 소스로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감독에게 칭찬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정식 스태프가 되는 것도 꿈은 아니었다.
“그럼 가시죠.”
“와아아아!”
이은지와 설아연이 앞장서서 기쁨의 환호를 질렀고 사람들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 뒤를 따랐다.
* * *
“박 의원님. 저 윤 비서관입니다.”
“들어와.”
날이 밝았을 때.
윤 비서관의 얼굴에는 피곤이 가득했다. 다크서클은 이미 광대까지 내려온 상태였고 두 눈은 충혈되어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밤 새웠어? 쯔쯔, 몸 좀 생각하면서 일하라니까.”
윤 비서관의 얼굴을 본 박용두 의원이 혀를 찼다.
‘후…… 참는다. 참아.’
지금 이렇게 된 것이 누구 때문인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물론 시작은 비서관들이 시작하긴 했지만, 판을 벌인 것은 박용두 의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 사무로 바쁜 와중에 박용두 의원과 김서준이 척을 지면서 일이 배가된 것이 아닌가.
‘그래도 일이 잘되었으니까.’
그래도 김서준(?)의 스마트폰에서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기업 기밀은 물론이고, 자극적인 사진과 몇몇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아니, 몇몇이 아니다.
노다지라고 봐도 무방했다.
인터넷에 욕설을 쓴 흔적.
검색 내역.
특히 19세가 붙어 있는 동영상 재생 내역이나 클럽에서 여자들과 술 마시며 찍은 사진들은 충분히 김서준을 윤리적, 도덕적으로 엮어서 언론에 흘려보낼 만했다.
“그게 그거야?”
“네, 맞습니다. 김서준의 핸드폰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윤 비서관이 건넨 서류 봉투를 받은 박용두 의원이 눈을 빛냈다.
드디어 김서준을 이길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손에 들어온 것.
이제 이것을 천천히 언론에 흘린다면 SJ와 김서준은 박용두 의원 자신에게 항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이번 위기만 잘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 약점을 바탕으로 대선까지 지원을 받는다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결코 꿈은 아닐 것 같았다.
“김 기자 불러. 특종 준다고.”
“네, 알겠습니다.”
윤 비서관이 피곤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수 대표. 사람 잘못 봤어. 나 박용두야, 박용두.”
박용두 의원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