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17
음악천재 재벌3세 17화
음악천재 재벌3세 17화
“슈퍼보이스 코리아···.”
“들어 보셨습니까? 이제 슬슬 극장에서 CF 들어갔을 텐데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당시에 우승상금 1억에 초호화 음반 발매. 그리고 연말의 세계적 무대 공연등 엄청난 특권의 오디션으로 떠뜰썩 했었다.
게다가 케이블치고 시청률도 8퍼센트에 육박하는등 대한민국에서 큰 열풍을 불러온 프로그램이었다.
근데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본래 전생에서 슈퍼보이스 코리아는 2005년이 아닌 2009년에 열렸다.
“최근 한성의 계열사 중 하나가 음악산업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슈퍼보이스 코리아도 한성의 적극적 지원으로 열리게 되었지요.”
이수철의 말을 듣고 나서야 김서준은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송회장.
지금까지 송회장을 만날 때마다 김서준은 문화산업의 힘에 대해 말해왔다.
어차피 전생에서 한성그룹은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선구자였고 송혜령 회장 역시 문화의 대모라 불릴 정도로 문화산업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문화 산업을 이야기할 때도 별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한성의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송혜령 회장이 김서준의 말을 좀 더 귀담아들었나 보다.
그랬기에 전생보다 4년 먼저 열리게 되었다.
“계약은 앨범 1개와 방송에 대한 단일 계약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도 최대한 뽑아 먹으려면 최대한 이름값을 올려놓는 게 좋겠지요.”
이수철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슈퍼보이스 코리아를 제안한 이유는 두 개였다.
김서준과 SC가 맺은 계약은 앨범 1개에 대한 계약이다.
그 계약으로 최대한 많은 이윤을 뽑으려면 김서준의 지명도를 최대한 올려놓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수철의 개인적인 욕심이었다.
보고 싶었다.
그가 찾아낸 천재가 과연 국민에게 얼마만큼 이해받고 어필할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했다.
‘후후. 모두 배 아파 죽을 거야.’
그리고 다른 기획사 사장들이 이수철이 찾아내고 계약한 보석을 보고 배아파 할 것을 생각하니 더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오신 기념으로 사옥 한 번 둘러보실까요?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좋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까 만난 소녀때문에 오디션 현장이 궁금했던 김서준이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때. 이수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울렸다.
“아! 먼저 내려가시겠습니까? 갑자기 급한 전화가 와서···.”
“예. 천천히 일 보세요. 먼저 내려가 있겠습니다.”
이수철을 뒤로 한 채 일 층으로 내려오자 이미 오디션 준비가 한창인 모습이 보였다.
“오디션은 지하 일층 녹음실에서 있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일 층은 더 붐볐다.
과연 한국 최대의 기획사답게 오디션을 보고자 하는 지망생들이 많았다.
“지하 1층으로 가세요. 사람들 막히니까 서 있지 마시고요.”
김서준이 일 층에 서 있을 때. 관계자들이 김서준의 팔을 잡고 지하 일 층으로 이끌었다.
그들의 눈에는 김서준 역시 오디션을 보러 온 참가자로 보였다.
얼떨결에 지하 일 층으로 오게 된 김서준은 이내 의자에 앉았다.
어차피 이수철에게 오디션 현장을 보자고 할 생각이었기에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저 사람은?’
가장 안쪽 의자에 아까 주차장에서 봤던 소녀가 앉아 있었다.
기타를 품에 꼭 안은 채 연신 심호흡을 하는 것이 긴장되 보였다.
“이은지씨. 들어오세요.”
아!
이름을 듣는 순간 김서준은 저 소녀를 어디서 보았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미래에 가장 유명해질 가수 중 하나.
향후 음악 누적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할 가수다.
기억속에서 이은지에 대한 기억을 떠 올리는 사이 이은지의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디링 –
기타를 가볍게 조율한 이은지가 천천히 노래를 시작했다.
전생의 그녀와는 조금은 다른 창법과 목소리였지만 원판은 어디 가지 않았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 그러면서도 감성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노래가 녹음실에 잔잔히 울려 퍼졌다.
김서준이 노래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만.”
심사관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노래를 멈추었다.
심사관의 반응에 이은지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기타를 끌어안았다.
“이 곡 제목이 뭐에요?”
“한여름 밤의 노래입니다.”
“자작곡이에요?”
“예.”
자작곡이냐는 물음에 그녀의 목소리는 개미굴이라도 찾아 들어갈 정도로 낮아졌다.
“장르는 뭐에요?”
“하이브리드 팝입니다.”
하이브리드 팝이라는 말에 심사관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이봐요 이은지씨.”
“예.”
“여기가 지금 재롱잔치 하는 곳이에요? 하이브리드 팝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고 적어도 오디션을 보러 왔으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이은지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에서 김서준은 과거에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은지가 훗날 유명가수가 되었을 때 TV프로그램에서 나와 한 말이 있었다.
수 없이 오디션을 보러 다녔지만, 자신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주는 곳이 없었다고.
결국, 그녀의 음악을 알아준 사람을 만날 때까지 그녀는 가난과 고독함에 사로잡혀 있어야 했다.
물론 데뷔하고 나서도 좋아하는 음악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늘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야 했다.
김서준이 그녀의 팬이었기에 알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비록 바빴던 삶탓에 콘서트를 찾아다니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이은지의 음반이 나오면 꼭 사서 귀에서 신물이 날 때까지 들었다.
“알았으니까. 일단 나가 있어요.”
신경질적인 표정의 심사관이 소리치자 이은지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왔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묻었다.
오디션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끝까지 노래가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었다.
첫 소절만 듣고 끝나는 일도 있었다.
“아! 여기 계셨군요.”
“반가워요.”
김서준이 의자에 앉아 오디션 참가자들의 실력을 감상하고 있을 때.
조용히 문이 열리며 이수철과 민희영이 들어왔다.
“어떻습니까?”
“훌륭한 인재들이 많네요.”
“그렇습니다. 우리 SC가 성장해온 원동력이기도 하지요. SC에 투자하신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어! 대표님 오셨어요?”
오디션에 집중하느라 이수철이 들어 온 것도 몰랐던 심사관이 그제야 이수철을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 이수철이다.”
이수철이라는 말에 오디션을 보러 온 참가자들도 고개를 돌렸다.
웅성거림에 고개를 무릎에 파묻고 있던 이은지도 고개를 들었다.
‘어?’
이수철도 눈에 들어왔지만, 이은지의 눈에는 김서준이 더 눈에 들어왔다.
‘아까 도와준 사람이구나. 저 사람도 오디션 보러 왔나 보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이은지는 이번에도 오디션에서 떨어지게 되리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저런 반응을 보인 심사관은 자신을 한 번이라도 붙여준 적이 없었다.
“마지막 분 들어오세요.”
이수철이 왔다고 하더라도 오디션은 진행되어야 하기에 심사관이 김서준을 향해 손을 까닥였다.
“어?”
당황한 민희영이 심사관에게 뭐라 말을 하려던 순간 이수철이 민희영을 말렸다.
“오디션 참가자들한테 한 수 가르쳐 주는 건 어떠신지? 모두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그럴까요?”
그렇지 않아도 이은지의 음악을 들으면서 피가 끓던 참이었다.
김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은지에게 다가갔다.
“기타 좀 빌려도 될까요?”
기타를 가지고 온 사람이 이은지밖에 없었기도 하거니와 이은지의 기타로 연주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
“아! 예.”
깜짝 놀란 이은지가 기타를 내밀었다.
그 모습을 본 심사관이 표정을 구겼다.
“오디션을 보러 오는데 기타도 챙겨오지 않았어요?”
김서준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사정이 있어서요.”
“일단 한 번 해보세요.”
김서준이 녹음실로 들어가서 의자에 앉았다.
“흐음. 이름이···.”
서류를 뒤적거리던 심사관은 그제야 김서준의 이름이 서류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본 상태였다.
심사관이 고개를 들어 김서준을 바라보고 누구냐 물으려 할 때.
김서준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디링-
쵸크가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손가락이 줄을 가볍게 쓸어내리자 현이 맑은 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어?’
첫 음을 듣는 순간 이은지는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처음 듣는 노래였다. 가수를 지망하기 시작한 이후 외국곡을 포함한 어지간한 노래를 모두 들었다고 생각한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들려오는 이 노래는 너무나 생소한 노래였다.
그리고 완성도가 높았다.
지금 녹음실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사람도 잘 쳐줘야 고등학생으로 보였다.
그의 모습과 이은지 그녀를 비교하니 더욱 비교되었다.
눈을 살짝 감은 채 노래를 듣고 있는 심사관의 표정은 묘했다.
그렇게 노래가 끝나고 나서야.
심사관이 천천히 눈을 떴다.
“자작곡입니까?”
“네. 자작곡입니다.”
이번에도 심사관의 입이 씰룩였다. 하지만 심사관은 이전과 같은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훌륭하다.’
머리로는 부정하지만, 가슴은 알고 있었다.
김서준이 연주한 자작곡은 지금 당장 발매해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이름이 뭡니까? 오디션에 지원한 것 같지도 않은데?”
심사관이 의아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
“저기요.”
“예?”
오디션이 끝나고 SC사옥을 나서려는 이은지의 귀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몸을 돌려 바라보니 조금 전 녹음실에서 뛰어난 연주를 보여준 김서준이었다.
“왜요?”
이은지이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잠깐 차라도 한잔할까요?”
“차요?”
차라는 말에 이은지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오디션에도 떨어진 자신에게 김서준이 무슨 볼일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딱히 차 시간까지 할 일도 없었기에 이은지는 김서준의 뒤를 따라 카페로 들어갔다.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제 이름은 김서준이라고 합니다. 아까는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뭘 그런 거로···. 제 이름은 이은지에요.”
“혹시 언주중학교 나오지 않으셨나요?”
혹시 해서 물어봤다.
“예. 맞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김서준의 입에서 언주중학교라는 말이 나오자 이은지의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아! 언주중학교 축제 때 한 번 봤던 기억이 나서요.”
“기억력이 참 좋으시네요.”
역시 맞았다.
이미 노래를 듣는 순간 확실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음악 좋아하시나 봐요?”
“좋아하니까 이렇게 오디션을 보러 다니죠. 근데 매번 떨어지네요.”
얼굴이 어두워졌다. 당연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번 오디션에 떨어지는 것은 결코 마음 편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당시 이은지는 가정은 극도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빚 독촉에 부모님은 별거하고 있으며 이은지는 친척 집에 맡겨져 있는 상태다.
훗날 그녀가 말하기를 ‘가난만큼 힘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난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끼리도 멀어지게 하는구나···. 라는 것을 그때 느꼈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혹시 가수 해볼 생각 있어요?”
“가수요?”
김서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가요계를 주름잡다 못해 지배할 가수를 남의 손에 넘길 수는 없었다.
의심 반. 의아함 반이 담긴 시선으로 이은지가 김서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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