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23
음악천재 재벌3세 23화
음악천재 재벌3세 23화
“이번 합격자 중에 가장 경계되는 사람이요?”
“네. 가장 경계되는 사람이 누구인가요?”
불이 꺼진 무대.
핀포인트 조명이 의자와 의자에 앉아 있는 한 명의 참가자에게 내렸다.
최종 예선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인터뷰.
이전의 인터뷰와는 다르게 방송으로 나가는 인터뷰라 그런지 자극적인 질문도 여과 없이 카메라에 담겼다.
“다른 참가자들이 저를 경계해야 하지 제가 다른 참가자들을 경계해야 할까요?”
“오? 그 말인즉슨 서인수씨가 우승할 거란 말씀이신가요?”
“당연한 질문이라 대답할 필요를 못 느끼겠군요.”
“그렇군요. 본선 한 무대만 치르면 슈퍼위크에 돌입하게 되는데요. 소감 있으신가요?”
“소감은 모르겠고. 빨리 내 음악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만 드네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친 서인수가 인터뷰장을 빠져나갔다.
그 이후로 다른 참가자들 모두 서인수와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이번 합격자 중에 가장 신경 쓰이는 사람이요?”
“그 누구지? 그 잘생긴 학생이요.”
“김서준 참가자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아마 이변이 없다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특히 남자 참가자 중에 김서준을 경계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럼 소감 한 말씀 해주시지요.”
“이렇게 본선에 합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참가자 역시 무대를 빠져나갔고.
이제 인터뷰를 기다리는 사람은 김서준 혼자 남게 되었다.
“김서준씨. 입장하시겠습니다.”
일부러 김서준의 순서를 마지막으로 잡은 조감독은 다른 참가자들과는 다르게 그의 분량을 몇 배는 더 길게 잡을 생각이었다.
핀포인트로 떨어지는 조명 아래 앉은 김서준.
“긴장되지 않으세요? 그래도 카메라 앞인데.”
“괜찮은것 같네요.”
그런 김서준의 모습에 조감독이 혀를 내둘렀다.
지금까지 강심장이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들도 여지없이 카메라 앞에서는 긴장하곤 했다.
“가장 경계되는 참가자 1순위로 뽑히셨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그렇게 봐주셨다니 고맙네요.”
아직 어리다면 어린 학생이다. 이런 질문에 기고만장해지거나 긴장할 수 있었지만 김서준의 모습에서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긴장되지는 않으세요?”
“저도 사람인데 당연히 긴장되지 않겠습니까?”
긴장된다고 말하는 김서준을 보면서도 조감독은 저 말이 진짜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었다.
도대체 저렇게 여유로운 사람이 어딜 봐서 긴장하고 있다는 말인가.
전생에 삼신의 개라고 불리며 법정 및 온갖 사람들 온갖 상황을 모두 경험한 김서준에게 인터뷰 정도가 긴장감을 줄 수 있을 리 만무했지만, 조감독이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럼 소감이나 앞으로 다짐 같은 것 좀 부탁드릴게요.”
카메라 액정에 비춘 REC 신호에서 조감독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일단 나온 이상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컷.”
김서준의 소감을 끝으로 녹화가 종료되었다.
“서준씨 고생하셨어요.”
“조감독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스태프들이 무대 정리를 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서준씨. 아마 이번 방송이 나가면 서준씨 길거리 돌아다니기가 좀 힘들어질 수 있어요.”
조감독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조감독인 그가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가 심리적으로 발굴(?)한 김서준이 유명해질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들떴다.
*
“송회장 왔는가.”
“김회장. 도대체 보이차는 지겹지도 않아?”
성북동 김건환 회장의 저택에 송혜령 회장이 방문했다.
“요즘 커피 장사 한다며? 만약 사람들이 커피 냄새를 질려 하면 어떻게 커피 장사를 하려고 해?”
“커피 장사라니. 꼭 다방 하는 거 같이 말하네? 카페야. 카페.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카페를 좋아하는지 알아?”
김건환 회장이 피식 웃었다.
“젊은이들은 늘 새로운 것을 좋아했지. 뭐 따지고 보면 그렇게 새로운 건 아니지 않은가? 과거에도 다방도 있었고 찻집도 많이 있었으니 말이야.”
김건환의 말에 송혜령이 손사래를 쳤다.
“카페 한 번도 안 가봤지?”
“크흠. 커피 파는 곳이 다 똑같지.”
“아서라. 인간아. 옛날 다방하고 지금 카페하고 천지 차이다. 천지 차이야. 옛날하고 똑같으면 사람들이 소비할까?”
송혜령의 말에 김건환이 입맛을 다셨다.
송혜령의 말이 맞았다.
요즘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소비한다.
그렇기에 늘 새로운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 그나저나 TV 봤어?”
“왜? 무슨 일 터졌어? 신문에 특별한 기사는 없었는데.”
그런 김건환을 보며 송혜령이 혀를 찼다.
“제 손자에 관한 일인데도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었네.”
“서준이? 서준이가 왜?”
김서준에 관련된 일이라고 하자 김건환 회장에 몸을 바로 세우며 물었다.
“이번에 한성 계열사 중 하나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거기에 서준이가 참여했더라고.”
김건환 회장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재벌가의 사람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하네.”
“송회장도 알잖아. 우리 같은 사람들이 TV에 자주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야.”
김건환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지금까지 재벌가의 사람들이 TV에 나온 것은 대부분 비리나 횡령 등으로 인해 포토라인에 선 것이 대다수였다.
“나는 서준이가 오디션에 참가한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송혜령이 김건환 자신과 다른 평가를 하자 김건환이 보이차를 한 모금 마시며 그녀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김건환과 송혜령은 늘 비슷한 판단을 해왔기에 송혜령이 다른 판단을 한 이유가 궁금했다.
“다방과 찻집이 카페로 변했듯 우리도 변해야 한다고 봐. 언제까지 막후에서 사람들을 조종하고 돈을 벌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것도 그렇지.”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이후에는 세상에 비밀이라는 것이 사라지고 있었다.
송혜령의 말처럼 언제까지 막후에 숨어서 일을 처리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어차피 드러내야 할 거. 선제적으로 하자 이거지. 게다가 이미지도 좋게 만들 수 있으면 금상첨화 아니겠어? 김회장도 알다시피 요즘은 이미지 싸움이야.”
김건환이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서준이가 그걸 생각하고 나간 걸까?”
“모르지. 서준이야 워낙 속이 깊은 아이니까. 어떻게 김회장에게서 그런 손자가 나왔는지 모르겠어.”
송혜령이 김서준을 칭찬하자 김건환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나니까 그런 손자가 나오지. 푸하하하.”
김건환의 웃음이 성북동 자택의 담장을 넘었다.
*
“어머? 김서준 아니야?”
“김서준이 누군데? 그 있잖아. 슈퍼보이스 코리아 서울예선 통과한 사람.”
“아! 그 사람. 실제로 보니까 더 잘생겼다.”
“가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김서준이 걸어 다닐 때마다 김서준을 알아보는 사람이 주변으로 다가왔다.
“저기 김서준 맞죠?”
“네. 그런데요?”
“꺄악!”
특히 여고생들의 경우 그 정도가 더했는데 몇몇 여고생들은 아예 김서준의 뒤를 대놓고 따라다닐 정도였다.
“대박. 대박 잘생겼어.”
“내가 가서 말 걸어볼게.”
시간이 흐를수록 김서준은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서준이형!”
잠시 어디론가 피해있을까 생각하던 와중에 드디어 기다리던 사람이 왔다.
“인영아.”
김서준에게 후다닥 뛰어온 사람은 송혜령 회장의 손자 이인영이었다.
“하아. 하아. 내가 너무 늦었지? 과외 선생님이 수업을 너무 늦게 끝내줘서···.”
이인영이 김서준의 눈치를 보며 말끝을 흐렸다.
“괜찮아. 나도 방금 왔으니까.”
“정말?”
김서준의 말에 이인영이 밝게 미소를 지었다.
“형하고 밖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글지?”
이인영의 얼굴에는 신남이 가득했다. 경영인의 밤 이후 김서준을 만나기 위해서 송혜령을 들들 볶은 이인영이다.
그 후로 처음 만나는 것이지만 이인영은 마치 친형을 대하듯 김서준을 대했다.
‘이인영···.’
전생의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이인영은 특별히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문화의 대모라 불리는 송혜령 회장의 손자답게 문화산업에 큰 관심이 있었다는 것과 제법 능력이 뛰어나서 이인영이 투자한 영화가 오스카에서 대한민국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런 성격이었네.’
이인영이 눈에는 거짓이 들어 있지 않았다.
평생 웃음 속에 칼을 숨긴 사람들을 봐왔기에 사람을 보는 눈은 있다고 자부했다.
지금 눈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이인영의 눈과 표정에서는 그 어떤 다른 마음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준이형. 나 TV에 형 나오는 거 봤어.”
게다가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말을 편하게 하는 이인영.
아마 이것이 이인영의 본래 성격일 것이었다.
“그래? 잘 나온 거 같아?”
“어! 완전! 형이 잘 생긴 건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노래까지 잘 할 줄 꿈에도 몰랐네.”
이인영이 연신 재잘거렸다. 이인영의 재잘거림이 심하긴 했지만, 이인영이 옆으로 붙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은 사라졌기에 견딜만은 했다.
“형. 근데 그거 알아?”
“뭐?”
“형 옷이 되게 촌스러워.”
이인영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이인영의 말에 김서준이 위아래로 자신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이게 촌스럽다고?’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가장 심플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선택해서 입고 다녔다.
“누가 옷을 그렇게 착 달라붙게 입어? 형 잡지도 안 봤어? 우리 한성에서 패션 잡지 몇 개 내는데 보내줄까?”
“음. 인영아. 네가 옷을 보는 눈이 없는 건 아닐까?”
인정할 수 없었다.
전생에서도 김서준의 패션은 꽤 유명했다.
큰 키와 좋은 비율.
옷걸이가 좋으니 뭐를 입어도 태가 다르긴 했으나 김서준의 심플한 스타일은 삼신의 회사원들도 꽤 많이 따라 할 정도였다.
“옷 사러 가자.”
“인영아. 내 패션 감각에는 문제가 없다.”
김서준이 피식 웃었다.
그 말에 이인영이 심각한 표정으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형. 혹시 주변에 친구 없어? 친구한테 물어보면 금방 대답이 나올 텐데···.”
친구라는 말에 김서준이 생각에 잠겼다.
지금 친구라고 말할 만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또 그나마 유익태나 송유연, 이혜림은 전주에 있는 상태였다.
“한 명 있긴 한데.”
물어볼 사람이 있긴 했다.
“누군데? 불러서 한 번 물어봐 형. 모두 나처럼 말할걸?”
“흠.”
김서준이 잠시 고민하는듯한 모습을 보이자 이인영이 더욱 신나서 말했다.
“만약 형이 부른 사람이 나랑 같은 말을 하면 내가 형 옷사주기 어때? 대신 다른 말을 하면 형이 나 밥사주기! 영화도 보여주고 커피도 사주고!”
이인영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기다려봐라.”
옷을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김서준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과연 지금 김서준 자신이 입고 다니는 패션이 구린지.
“어. 여기로 올 수 있어?”
“오! 형 서울에도 친구가 있어? 지방에 산다길래 서울에는 친구가 없는 줄 알았지.”
“친구라기에는 좀 그렇고. 뭐 어쨋튼 비슷해.”
“형하고 친한 사람이니까 나도 친해져야겠다.”
이인영이 실실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서준이 부른 사람이 도착했다.
“서준아!”
등에 기타를 맨 채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는 학생.
이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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