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25
음악천재 재벌3세 25화
음악천재 재벌3세 25화
무반주 노래가 힘든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박자나 음정을 맞추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이유다.
그리고 그보다 좀 더 과학적인 이유가 있는데, 이는 뇌 건강과 관련이 있다.
퇴행성 뇌 질환을 겪고 있지 않은 건강한 일반인은 무반주 노래를 들으면 자신의 목소리에 큰 당혹감을 느끼며 민망해하는 경향이 크게 두드러진다.
혈압이 상승하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특성이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이 거칠어지고 본래 실력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일반인의 경우이고 가수는 달라야 한다.
가수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노래를 관객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야 했다.
콘서트 도중에 음향 사고로 반주가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 무반주로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하면 가수로서 실격이다.
이번에 무반주 미션을 준비한 여기에 기초했다.
단순히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하고 곤혹스럽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물론 출제 의도에 부합하여 훌륭하게 노래를 불러낸 참가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지금 김서준 앞에서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무반주 맞아?”
“무반주잖아요.”
“근데 왜 음악이 들리는 것 같지.”
“그러게요.”
김인아와 박지연은 김서준을 바라보며 감탄 어린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지만 사실 제일 놀란 것은 이성환이었다.
‘뭐야?’
일전에 결혼식장에서 만났을 때는 단순히 기타를 잘 치는 잘생긴 학생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보컬 역시 기타 못지않게 잘하지 않는가.
아니 잘한다는 표현이 부족했다.
정식 무대도 아니었고 무반주에 마이크 음향도 공연이 아닌 녹화에 초점에 맞추어져 있었던 까닭에 정상적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열악한 상황은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훌륭한 보컬이었다.
꿀꺽
마른 침이 넘어갔다.
하지만 그 마른침을 누가 삼켰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김서준의 무대를 뒤편에서 지켜보고 있는 백이십구 명의 참가자 중 마른 침을 삼킨 사람이 수없이 많았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어느새 노래가 끝나고 김서준이 작게 고개를 숙였다.
“카메라 김서준씨 잡고 심사 위원들은 질문 부탁드립니다.”
다행히 정신을 차린 조감독이 재빠르게 스태프들에게 지시를 내리자 그제야 스태프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김서준씨라고 하셨죠?”
“네.”
“일단 잘 들었습니다. 실력이 대단하신데···. 여기에 보면 열일곱 살이라고 되어 있거든요?”
열 일곱 살이라는 말에 참가자들 사이에서 다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학생에 불과한 학생이 들려줄 수 있는 노래라고 하기에는 너무 훌륭했던 탓이다.
“혹시 어디 연습생이세요? 아니면 예고생?”
김인아가 불신의 표정으로 물었다. 대형 기획사에서 어려서부터 발굴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키워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닙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SC와 계약이 되어 있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 음반과 지분 거래를 위한 계약일 뿐 SC의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계약은 아니었다.
“하아···.”
김인아와 박지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깊은 한숨을 내쉬는 김인아 작곡가와 박지연 디바! 그 이유는?’
조감독은 방송에 넣을 자막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했다.
“이거 너무 언밸런스 아니야?”
“그러니까요.”
김인아와 박지연이 종이에 무언가를 내려 적어갔다.
“김서준 참가자.”
“예.”
이성환이었다.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참가한 이유가 뭡니까?”
이건 방송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이성환이 알기로 김서준은 재벌 3세였다.
재벌 3세가 뭐가 아쉬워서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출전한 것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돈이 아쉬운 것도 아닐 것이고.
‘관심종자인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음악에 빈부도 귀천도 남녀도 없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은 다르다.
도둑맞은 가난이라는 말이 있다.
이성환의 눈에는 김서준이 간절한 참가자들의 기회를 도둑질하러 온 것으로 보였다.
그런 이성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음악이 좋아서 나왔습니다.”
‘음악이 좋다라.’
이성환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환 자신이 너무 과몰입한 것이다.
자기 생각처럼 음악에는 빈부도 귀천도 없다.
김서준이 재벌3세라고 해서 그의 음악이 대중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 참가자 중 가난한 자가 있다고 그의 음악이 대중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음악은 음악일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자 마음이 편해졌고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훌륭한 가창력이었다.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저는 합격 드리고 싶군요.”
“저도 합격입니다.”
“저도 합격이에요.”
김인아가 은근한 눈으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김인아씨 또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했죠?”
“너무 티 났나요? 김서준군이 너무 훌륭한 무대를 보여줘서 잠시 그런 생각을 해봤네요. 김서준씨. 합격입니다.”
“감사합니다.”
심사 위원들의 박수와 함께 대기실로 돌아온 김서준.
그를 맞이한 것은 긴장과 경계로 가득한 참가자들의 시선이었다.
*
달그닥 달그닥
성북동 자택에는 식기 부딪치는 소리만 자그마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서준아.”
“예. 할아버지.”
밥을 먹던 김건환이 김서준을 지긋하게 바라보았다.
“네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김건환의 음성이 평소와는 달랐기에 김서준도 식기를 내려놓고 김건환을 바라보았다.
“나는 네게 학업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강요하지 않아도 네가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건환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김서준은 알아서 잘 하고 있었다.
“나는 네가 경영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모두 김서준이 삼신이 경영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요즘 음악을 열심히 하더구나. 혹 음악이 하고 싶은 게냐?”
“욕심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도 하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들은 김건환의 표정이 한결 풀렸다.
음악도 하고 싶다는 말은 음악만 하겠다는 말과는 천지 차이였다.
김서준의 능력과 재능을 생각해 봤을 때 김서준이 음악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삼신에게 큰 손해다.
“네가 원한다면 버클리 음대를 알아보도록 하마. 서준이 네 재능이라면 음악과 경영을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김건환의 계획은 간단했다.
해외로 음대를 보냄과 동시에 MBA 과정까지 밟게 해서 삼신으로 복귀시키는 것.
지금 음악을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김서준의 대답은 간단했다.
“유학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크흠.”
김건환 회장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자만은 독이 되는 법이다. 서준아. 일전에 고등학교도 옮기라 하였는데 생각이 있다며 옮기지 않았을 땐 널 믿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대학 문제는 좀 별개라고 생각되는구나. 너도 알다시피 세상은 점점 세계화되고 있다. 한국은 우물일 뿐이다.”
김서준도 잘 알고 있었다.
전생의 김서준이었다면 거절하지 않고 해외로 유학을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김서준의 머릿속에는 그가 죽던 날까지의 모든 중요한 사건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정권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떤 사업이 뜨고 어떤 대기업이 망하는지.
모든 것이 김서준의 머릿속에 있었다.
그런 그에게 해외 유학은 단순한 시간 낭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저랑 내기 하나 하실래요?”
“내기? 갑자기 무슨 내기?”
갑작스러운 내기요청에 김건환 회장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내년에 한국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하겠습니다.”
턱
김건환 회장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나는 지킬 수 없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서준이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저도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합니다. 만약 제가 진다면 할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유학을 떠나겠습니다.”
“내가 진다면?”
내기에는 늘 반대급부가 있다.
“그건 그때 가서 말하겠습니다.”
김서준이 미소를 지었다.
이미 확신에 차 있는 김서준의 얼굴을 본 김건환 회장이 속으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뭘 믿고 저렇게 확신에 차 있을꼬?’
머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가슴은 왠지 김서준이 내기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네 내기를 받아주마.”
*
본선이 방송을 타자 주변의 반응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아는 사람만 알아봤다면 이제는 어딜 나가든 김서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대표님. 이제 혼자 밖에 다니시는 건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차에 탄에 김서준에게 소영신이 웃으며 말했다.
“후우. 바로 사무실로 가지요.”
매앰- 매앰-
차 속에서도 매미 소리는 선명하게 들려왔다.
쬐는 햇볕에 도로가 이글거리며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소실장님.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세요.”
“네.”
위이이잉
그래도 에어컨이 상용화된 이후의 시간대로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김서준이었다.
사무실에는 소영신과 이소연 말고도 몇 사람들이 더 있었다.
“점점 일이 늘어서 둘만으로는 일처리가 힘들어서 직원들 좀 뽑았습니다.”
“잘했어요.”
직원에 관련한 것은 알아서 하기로 한 것이 소영신과 이소연을 데려오는 조건이었기에 김서준은 신경쓰지 않았다.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은 김서준을 처음 본 모양인지 연신 눈을 빛내며 김서준을 바라보았다.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소영신이 서류 한 무더기를 탁자에 올려놓고 있을 때.
이소연은 프로젝터 스크린에 PPT를 띄웠다.
“그 서류는 이 PPT의 원본 서류입니다.”
서류도 많았지만, PPT의 페이지도 많았다.
“그간 바쁘셔서 보고드릴 물량이 좀 쌓였습니다. 사업 분야도 넓어졌고요.”
사업 분야는 물론이고 그 금액도 이전과는 다르게 훨씬 커졌다.
“먼저 루빈과 드레이크에게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김서준이 눈을 빛냈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을 꼽는다면 안드로이드 관련 사업이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삼신이 놓친 루빈과 드레이크를 만난 것은 순전히 운이었으니까.
“안드로이드사 지분 인수를 위해 국내 바이오주 전량과 상해 우량주 중 일부를 제외한 모든 주식을 처분했습니다.”
“잘했습니다.”
소영신과 이소연은 미래를 알 수 없는 안드로이드사 인수는 너무나 큰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별말 없이 계약을 추진했다.
지금까지 김서준이 했던 투자 중 단 하나도 도박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은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모두 대성공.
이건 운이 아니다.
운도 실력이라고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운으로 이루어 낼 수는 없다.
“안드로이드사 지분 49%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루빈과 드레이크가 이른 시일 내에 실리콘밸리에 방문해주길 바란다고 연락했습니다. 빨리 안드로이드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알겠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조만간 미국의 구글사를 비롯한 몇 곳에서 연락이 올 수 있으니까 연락이 오면 바로 저에게 보고해주세요.”
“네.”
아마 구글은 지금쯤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개발과 모바일 디바이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컨소시엄을 만들자고 연락을 할 것이다.
과거에는 삼신과 다른 굴지의 기업들이 구글에게 사정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면 지금은 그 중심에 김서준과 SJ인베스트가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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