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28
음악천재 재벌3세 28화
음악천재 재벌3세 28화
“팀 분위기가 어떠냐고요?”
“네. 처음 만나는 사람이기도 하거니와 지금은 팀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경쟁자가 되잖아요.”
작가의 질문에 김우신이 피식 웃었다.
“작가님. 제가 질문하나 드릴게요.”
“질문요?”
역으로 질문을 하자 보조작가가 질문 카드를 접었다.
“네. 작가님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작가님은 전체적으로 슈퍼보이스 코리아의 내용을 만들었잖아요.”
“네. 질문하세요.”
보조작가가 흥미로운 눈으로 김우신을 바라봤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좋은 방송 소스가 될 것으로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어차피 처음부터 우리 조는 들러리로 만든 조잖아요. 서준이와 서인수를 돋보이게 할 그런 조요. 만약 이성환 씨가 항의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진행되었겠지요?”
보조작가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설마 그러겠어요. 모든 조는 무작위로 배정···.”
입은 부정하면서도 보조작가는 속이 바짝 타들어 갔다.
“그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어차피 방송은 자극적인 면이 있어야 재미있으니까요. 저도 그런 거 좋아해요.”
“하하···.”
보조작가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것에 개의치 않고 김우신이 말을 이어갔다.
“모두가 알고 있어요.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걸요. 그런데 경쟁이요?”
“그럼 경쟁하지 않는다면 지금 뭘 하고 있으신 거죠? 기본적으로 오디션 프로는 경쟁 프로그램인데···.”
보조작가의 말에 김우신이 피식 웃었다.
“작가 양반. 이거 팀 임무 아니에요? 팀원들끼리 경쟁하기를 바란 거예요? 다른 팀은 그럴지 몰라도 적어도 우리 팀은 그러지는 않네요.”
보조작가는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서로 협력을 잘 한다고 하더라도 팀 모두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랬기에 내부에서 경쟁하는 것이 당연했다.
다른 팀들의 경우에는 서로 좋은 파트를 차지하려고 멱살까지 잡은 일도 있었다.
보조작가는 김우신의 말을 쉽사리 납득할 수 없었다.
“약간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수업에 온 느낌이에요. 제가 실용음악과 나왔거든요. 딱 그 수업시간 느낌? 근데 교수님보다 더 잘 가르치는.”
하지만 다른 팀원들도 모두 김우신과 비슷한 말을 이어갔다.
“와. 내가 서준이보다 형이지만, 가끔 부끄럽다니까요? 서준이가 더 형같아.”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신미애였다.
“서준이가 나이만 좀 많았으면 내가 채갔을 텐데. 좀 아쉬워요. 아! 아직도 늦지 않았나?”
팀원들의 인터뷰를 마친 보조작가가 혼란스러운 얼굴로 인터뷰 카드를 쓱 훑었다.
*
일주일은 빠르게 흘렀다.
연습실에서 먹고 자고를 하다시피 했던 팀원들이었기에 그들의 몰골은 그다지 좋은 꼴은 아니었다.
“메이크업 하실게요! 모두 이리 오세요.”
이전과 달라진 대우였다.
129명이 남았던 예선까지만 하더라도 의상이나 메이크업은 모두 개인의 몫이었다.
하지만 40명이 남은 지금은 조금 달랐다.
방송국 측에서도 이제 참가자들의 비주얼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스타성.
스타성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참가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이기도 했으나 어느 정도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이기도 하거니와 호박에도 줄을 그으면 수박처럼 보이기도 하는 법이다.
코디들과 메이크업, 헤어 아티스트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정말 피부가 좋네요. 부러워요.”
“고맙습니다.”
특히 김서준에게는 많은 수의 스태프가 몰려 있었다.
특별 관리다.
제작진으로서는 우승 가능성이 보이는 참가자들을 더욱 관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야 그림이 사니까.
“서준 씨는 옷걸이가 좋아서 대충 입어도 되겠어.”
머리와 메이크업이 끝나고 나자 코디가 다가와서 이 옷 저 옷을 김서준 몸에 대보았다.
“저기요.”
“왜?”
“옷은 제 마음대로 할게요.”
김서준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코디에게서 옷을 빼앗았다.
‘도대체 적응이 안 되네.’
트렌디한 옷을 왕창 들고 온 코디지만 김서준의 눈에는 모두 팔랑이는 나비 옷처럼 보일 뿐이었다.
차라리 김서준 그가 입던 스타일대로 입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준비가 마무리되자 이제는 촬영팀이 바쁘게 움직였다.
“촬영장으로 이동할게요.”
카메라맨들은 참가장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클로즈업해가며 촬영했다.
긴장된 얼굴.
자신감에 찬 얼굴.
얼굴은 모두 달랐지만, 그 얼굴에 담겨 있는 감정들은 대동소이했다.
“셋. 둘. 하나. 큐.”
“슈퍼보이스 코리아 녹화 시작합니다. 씬 일 번입니다.”
착
슬레이트가 힘차게 부딪치고 녹화가 시작되었다.
“네. 여러분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슈퍼보이스 코리아 탑텐을 선정하기 위한 미션! 5인 1조로 구성된 팀 공연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MC 김성후가 조명을 받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지금 제 뒤편으로는 일주일간 피나는 연습을 거친 참가자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성후의 말과 함께 지미집이 참가자들을 향해 움직였다.
카메라에 잡힌 참가자들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바라봤다.
“모두 긴장을 많이 하신 모양입니다. 하지만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 법이지요. 과연 일주일간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이 무대가 알려줄 것입니다. 먼저 첫 번째 참가팀을 모시겠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큰 이슈가 됐던 팀이지요? 서인수 참가자가 속한 팀입니다. 과연 오늘도 멱살을 잡을 것인지? 자! 들어보시지요!”
스태프들이 박수라고 적힌 카드를 참가자들 앞으로 흔들었다.
이번 방송까지는 관람객이 없었기 때문에 호응도 참가자들의 몫이었다.
짝짝짝짝
박수소리와 함께 서인수와 그의 팀원들이 입장했다.
“똑바로 합시다. 연습대로. 그리고 계획대로.”
굳은 얼굴로 서인수가 팀원들에게 말했다.
팀원들은 딱히 서인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제 놈만 돋보이려고.’
‘그렇게 둘쏘냐.’
“이 팀의 팀장은 서인수 씨라고요?”
“네. 제가 팀장입니다.”
심사 위원 이성환의 질문에 서인수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팀입니다. 실력자들이 꽤 많이 있어요.”
“감사합니다.”
서인수가 자신만만한 미소로 고개를 숙였다.
“그럼 들어보겠습니다.”
-조명 꺼.
인이어로 조감독의 지시가 들려왔고 조명팀이 무대의 조명을 내렸다.
그리고 서인수와 그의 팀으로 핀포인트 조명이 떨어졌다.
-오!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
서인수를 시작으로 무대가 시작되었다.
“여긴 그냥 보컬 다섯 명이네?”
“나쁜 방법은 아니에요. 자신들만의 색을 보여주기에는요.”
서인수 팀은 보이 그룹의 노래를 다섯 명이 파트를 나누어 부르는 방식이었다.
“쉽지 않을 텐데···.”
김인아와 이성환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무대의 초반은 나무랄 곳이 없었다. 실력이 뛰어난 보컬들답게 안정적으로 노래를 이끌어 나갔다.
일 절의 클라이맥스가 끝나고 무탈히 이 절도 끝나가고 있었다.
“역시 서인수 씨네요. 보컬 기량이 안정적이에요.”
“이런 실력자가 왜 연습생이 아니지? 어딜 가도 대접받을 보컬인데.”
심사 위원들은 서인수의 실력을 두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무대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좋기만 한데?”
“흐음. 아니에요.”
김인아가 말을 하다 말고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인아의 걱정이 현실화됐다.
마지막 클라이맥스가 시작되려고 할 때.
이번에도 서인수의 차례인 듯 서인수가 반 발자국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서인수 말고도 두 명의 팀원이 앞으로 나섰다.
모든 팀원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제 놈 혼자 다 해 먹으려고? 어림도 없지.’
세 명이 동시에 클라이맥스를 부르기 시작했다.
화음이 맞는 것도 아니었고 서로의 목소리가 어울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노래가 끝나고 조명이 다시 켜졌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성환을 비롯한 심사 위원들은 그것이 무슨 상황인지 대충 눈치를 챘다.
“서인수 씨. 김종인 씨. 이영웅 씨.”
이성환이 마지막에 나섰던 팀원들을 차례대로 불렀다.
“네.”
이성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서로 합의된 거 아니죠?”
서인수와 김종인 그리고 이영웅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무언의 긍정이다.
“이 팀 미션의 목적이 도대체 뭐라고 생각한 겁니까? 자신이 돋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겁니까?”
“이번 미션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하는 것 같군요.”
“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사 위원 삼 인의 생각은 모두 같았다. 단순히 실력만 보려고 했다면 개인 보컬 미션을 진행했을 것이다.
팀원 중 몇 명이 입을 꿈틀거렸지만 끝내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리고 서로를 향한 시선은 분노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다음 팀 올라오세요.”
다른 팀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팀들이 준비한 미션곡은 대부분이 5인의 보컬 곡.
혼성으로 이루어진 그룹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고음파트는 여성이 중저음은 남성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보컬곡이 아니라면 아카펠라가 전부였는데 아카펠라의 경우에는 연습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조네?”
“후우. 저희가 너무 기대한 건가요? 이번 방송 나가면 욕 좀 먹겠어요.”
“그러게요.”
무대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조감독의 생각은 약간 달랐다.
“히야. 이거 완전히 그림이잖아. 그림.”
진출을 위해 참가자들끼리 다투는 모습은 조감독이 보기에는 아주 좋은 그림이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과 다투는 것을 즐긴다.
남을 짓밟고 올라가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또 그걸 보고 즐기는 것 또한 인간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참가자들이 서로 더 돋보이려고 다투는 모습은 조감독에게는 좋은 그림으로 보였다.
욕은 먹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은 슈퍼보이스 코리아를 보게 될 것이 분명했다.
막장 드라마가 인기 있는 이유.
그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마지막 팀. 올라오세요.”
어느새 공연 순서는 김서준의 팀 차례였다.
김서준의 팀이 호명되자 무대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드럼이며 기타를 세팅했다.
“오. 여긴 밴드 음악인가?”
처음이었다.
보컬 또는 아카펠라가 전부였던 이전 무대들.
솔직히 말하자면 식상했다.
“근데 팀원들이 모두 악기를 다룰 줄 알았던가? 지금까지 악기를 들고 온 사람은 없었는데?”
“일단 들어보지요.”
이성환이 미소를 지으며 무대를 바라봤다.
기대됐다.
그때 결혼식장에서 들었던 기타 연주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니 뮤지션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시작하죠.”
무대가 준비되고 팀원들이 모두 제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김서준의 신호가 떨어지자.
무대가 시작되었다.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무반주 상태에서 이경림이 가녀리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노래를 열었다.
“오? 이거 애니메이션 노래 아니에요?”
“저도 이거 알아요.”
애니메이션 노래였지만 워낙 신나고 강렬한 노래였기에 밴드 음악으로도 인기 있는 곡이었다.
“편곡했네?”
좀 더 신나게.
그리고 남녀가 부르기 쉽게 편곡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드럼과 기타 하나를 제외하고는 다른 악기의 중요성이 그렇게 두드러지 않게 편곡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하나하나 소리를 들려주고 있어 핸드싱크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와. 편곡 실력 대단한데? 누가 한 거지? 편곡 잘하는 사람이 붙었나?”
이성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다른 팀처럼 누구 하나 더 튀려고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 한 팀이었던 것처럼.
그들의 노래는 하나가 되어 무대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열창하면서도 그들의 시선은 김서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클라이맥스를 독점하거나 혼자 우뚝 솟지 않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지금 이 팀의 리더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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