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29
음악천재 재벌3세 29화
음악천재 재벌3세 29화
연주가 끝나고 뜨거운 열정이 스쳐 지나간 몸에는 잔잔한 여운이 남아 몸을 데웠다.
탁
“하아. 하아.”
한 곡에 힘을 쏟아낸 팀원들이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조명이 켜지며 심사 위원들과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짝짝짝짝짝
심사 위원 전원이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들의 얼굴은 이전처럼 찡그려져 있지도 않았고 수심이 가득하지도 않았다.
“원더풀!”
“최고입니다.”
“아름다웠어요.”
심사 위원들의 칭찬에 다른 참가자들도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놀란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으나 서인수와 그의 팀원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김서준의 팀과 자신들이 극명히 비교된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잠시간의 환호가 끝나고 심사 위원들은 이전의 냉정함을 되찾은 채 자리에 앉았다.
대단한 것은 대단한 것이고 판정은 냉철하고 차가운 가슴과 머리로 해야 하는 것이었다.
“잘 들었습니다. 이 팀의 리더는 김서준씨가 맞죠?”
“딱히 리더가 있지는 않습니다.”
마이크가 켜지자 김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애초에 시작할 때부터 리더를 정하고 시작하지는 않았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겸손도 과하면 독이 됩니다. 김우신씨에게 질문할게요. 팀의 리더가 누구입니까?”
이성환이 이번에는 김우신에게 물었다. 소매를 들어 땀을 닦은 김우신이 약간은 상기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딱히 리더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공연을 보셨으면 아실겁니다. 우리의 리더는 서준이었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시선에는 신뢰가 가득했다. 다른 팀들이 보여주었던 시기나 질투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번 팀 미션의 개념과 함의를 가장 완벽하게 이해한 팀이었습니다. 그 뜻을 가장 잘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공연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이성환 다음으로는 박지연의 평이 이어졌다.
“보컬도 훌륭했지만 각자 악기 다루는 실력 또한 놀라웠는데요. 혹시 팀원 전체가 원래 다루던 악기였나요?”
“아니요. 사실 서준이와 경림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악기를 처음 만져보았습니다.”
불신에 찬 표정이 이어졌다.
“정말입니다. 오직 이 곡을 위해서 일주일간 피나는 연습을 했습니다.”
“가능할 수도 있지. 애초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라 쉽게 배우는 것도 있을 것이고 들어보니까 코드 진행도 반복적이고 쉽더라고.”
이성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자 그제야 박지연도 납득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정말 대단하네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다른 팀들의 경우에는 그게 되지 않아서 대부분 보컬로 파트만 나누어서 참여한 것이 전부였다.
그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김서준의 팀은 새로운 악기를 익혀서 밴드로 미션을 성공시켰다.
클래스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서준씨. 궁금한데 있는데요. 모두 김서준씨를 리더라고 생각하니까 묻는 거예요.”
김인아 작곡가가 김서준을 빤히 바라봤다.
“네.”
“편곡은 누가 했나요? 혹시 외부인원이 붙은 것은 아니겠지요? 그건 규칙 위반인데.”
규칙 위반이라는 말에 모두의 시선이 김서준에게로 향했다.
“제가 했습니다.”
“네?”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편곡이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원곡의 느낌을 살림과 동시에 원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려면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안 된다.
김서준의 팀이 들려준 노래는 분명 완벽에 가까운 편곡을 거친 곡이었다.
작곡가인 김인아는 그 편곡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챘다.
“제가 했습니다.”
“정말 김서준씨가 편곡했어요?”
“네.”
김인아가 미간을 좁혔다.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사실이길 바랄게요.”
김인아를 마지막으로 모든 평가가 끝났다.
“잘 들었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무대 위로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후의 안내에 따라 모든 참가자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번 미션에서는 본래 10명만 선정할 예정이었습니다.”
꿀꺽
누군가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 들어갔다.
본래였으면 누가 마이크를 끄지 않았는지 찾아냈을 음향팀이었지만, 지금의 긴장감을 잘 설명해줄 소리였기에 음향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심사 위원들의 심사숙고 결과 몇 명을 추가로 슈퍼패스 시키기로 했습니다.”
웅성웅성
웅성거림과 함께 참가자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자신이 통과할 확률도 그만큼 늘어난 것과 같았으니까.
“자. 지금부터 발표하겠습니다. 심사 위원님들이 돌아가면서 한 명씩 발표하겠습니다.”
무대에 긴장감이 차올랐다.
*
“아! 저 새끼 때문이야.”
N-NET 스튜디오를 빠져나오며 참가자 중 몇몇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뭐?”
그 욕설의 대상이 된 사람들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만들어졌으나 이내 스태프들이 뛰어나와 그들을 말렸다.
“이러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합니다.”
경찰을 부른다는 말에 욕설을 내뱉던 참가자가 바닥에 침을 뱉으며 뒤돌아섰다.
“길거리에서 만나지 않길 바라쇼.”
대부분 참가자가 탈락했기 때문인지 스튜디오 앞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카메라맨들이 열심히 그 모습을 잡고 있었지만, 언제 드잡이질 당할까 무서웠던 탓에 그들 또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합격 통보를 받은 참가자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달려 나왔다.
“서준아!”
“서준아!”
특히 김서준 팀원들의 얼굴은 밝았다.
“인터뷰 잘 마치셨어요?”
“그럼! 누구 덕분인데! 당연히 잘 마쳐야지!”
신미애가 환하게 웃으며 김서준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축하드려요.”
“서준이가 합격시켜준 거나 다름없지. 솔직히 이번에 떨어질 줄 알았다.”
“그러니까! 팀원 전원이 합격한 팀은 우리가 유일하잖아! 다른 팀은 한 명이나 두 명만 합격했는데 말이야.”
그 말대로였다.
슈퍼보이스 코리아 심사 위원들과 스태프들은 김서준의 팀 때문에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과연 누구를 합격시키고 떨어트릴 것인가.
본래 기획대로라면 팀에서 한 명이나 두 명만 합격시켜서 10명을 만드는 것이 기획이었다.
하지만 만약 김서준의 팀에서 탈락자가 나온다면 여론이 안 좋아질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서준 팀의 연습 모습이 방영된 이후 그들에 대한 여론이 극히 좋아져 있는 상황이었다.
“기획도 좋지만 일단 프로그램의 동력을 살려 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가장 미션을 잘 치러낸 팀입니다. 이들을 떨어뜨리면 다른 사람들을 합격시킨 정당성을 찾을 수 없어요.”
“그게 아니라면 김서준씨의 팀을 다 합격시키고 나머지 팀은 다 떨어뜨려야죠. 뭐.”
그럴 수는 없었다.
비록 팀 미션은 제대로 치르지 못했더라도 포텐셜이 충분한 참가자들도 분명 눈에 보였다.
“그럼 김서준의 팀을 특별히 모두 합격시키는 거로 하지요.”
“좋습니다. 그게 나을 것 같네요.”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황홀한지 이경림이 상기된 눈으로 합격증을 바라보았다.
“서준아. 정말 고마웠다.”
양일홍 역시 웃으며 김서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모두 형 누나들이 열심히 하신 덕분이지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이 고마움은 잊지 않겠다. 하지만.”
김서준과 손을 맞잡은 양일홍이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쫙 폈다.
“하지만 오늘 이후로는 다시 경쟁자가 된 거다.”
당연한 소리였다.
양일홍을 비롯한 다른 팀원들도 김서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시선에서 그 어떤 적의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중에 제가 야속하다고 원망하시면 안 됩니다.”
“뭐? 하하하.”
김서준의 말에 다른 팀원들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그렇게 그들의 미션은 끝을 맺었다.
*
“와···.”
강남에 위치한 SJ인베스트 사무실. 피로한 몰골의 이소연이 TV를 보며 입을 떡 벌렸다.
“소연아. 뭐 봐?”
“아. 선배 왔어?”
테이크아웃 해 온 아메리카노와 도넛을 테이블에 올려 둔 뒤 소영신이 이소연의 맞은편에 앉았다.
“잘 먹을게.”
“세상 좋아졌어. 커피고 도넛이고 이렇게 쉽게 사먹을 수 있으니 말이야.”
소영신의 말에 이소연이 피식 웃었다.
“아주 늙은이 같은 소리를 하고 있네. 미국도 안 가봤어? 미국에서는 진즉 이렇게 먹었다고.”
“어. 안 가봤어.”
소영신의 대답에 이소연이 입을 다물었다.
삼신그룹 전략기획실에서 소영신은 유일한 비유학 국내파였다.
“그나저나 선배 저거 봤어?”
이소연이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소영신이 유학에 자격지심이 있는 것을 이제야 기억해낸 것이다.
“어? 저게 뭐야?”
소영신이 안경을 고쳐쓰며 TV를 바라봤다.
“대표님이 나가는 그거.”
“아. 슈퍼보이스 코리아.”
SC와의 계약 내용을 기억해낸 소영신이 티비를 주의깊게 바라봤다.
“우와···.”
그리고 소영신의 입에서 이소연과 같은 반응이 나왔다.
김서준이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나가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워낙 일이 바빴던 탓에 한반도 챙겨본 적이 없었다.
“대표님 뭐야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솔직한 심정이었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싶었다.
그의 공연을 보며 벌어진 입이 도저히 닫히지 않았다.
투자.
음악.
외모.
삼박자가 완벽했다. 이미 김서준의 투자 안목이야 경험해서 의심하지 않았다.
외모도 눈으로 자주 봤으니 그러려니 했다. 재벌 3세가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음악은 또 다른 영역이었다.
분명 아직 학생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실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신이 대표님을 만들 때 재능이 담긴 통을 엎었나 본데.”
“그러게.”
그게 아니면 이 모습이 설명되지 않았다.
분명 신이 김서준을 창조할 때 재능이 담긴 통을 엎은 것이 분명했다.
“후. 그래도 그 사람이 우리 대표라 다행이네.”
피식 웃은 소영신이 도넛을 입에 베어 물었다.
만약 김서준이 관련 없는 사람이었으면 부러움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 김서준이 자신의 상관이다.
김서준만 믿고 따르면 그의 인생도 탄탄대로로 펼쳐질 것이었다.
“그게 아니라 선배. 저걸 보고도 그것밖에 생각 못하는거야?”
“그럼 또 뭐?”
“우리 대표님이 지금 뭐야?”
“뭐긴 뭐야 학생···.”
그제야 깨달음이 머리를 강타했는지 소영신이 도넛을 다시 내려놨다.
“히야. 골치아프네.”
“업체에 전화부터 돌려야겠네.”
“후우···. 대표님.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경호문제다.
딱 봐도 척이었다. 이 방송이 끝나고 나면 김서준에 대한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김서준은 학생이다.
집에만 처박혀 있을 환경이 아니었다. 학교에 나가야 할 텐데 그 와중에 사람들이 엄청 몰릴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이미 가족들 인터뷰도 방송을 탄 상태.
팬들이 김서준을 보기 위해 집에 들릴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었다.
*
“크크크큭. 푸하하하.”
“그렇게 좋냐?”
민희영이 박장대소를 터뜨리고 있는 이수철을 보며 혀를 찼다.
“희영아. 대성공이야. 내 도박이 성공했다고.”
이수철이 찔끔 새어나온 눈물을 손으로 닦아 냈다.
“도박은 무슨···.”
말은 그렇게 했지만, 민희영도 꽤 놀라고 있었다.
김서준이 잘 하는 줄은 알았지만서도 이렇게까지 잘 해낼 줄은 몰랐다.
아마 이대로만 간다면 일등은 몰라도 탑쓰리는 무난하게 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상품성은 단연 1등으로 보였다.
“다른 놈들은 꿈에도 모를꺼야. 이미 우리와 앨범 하나를 같이 하기로 했다는 것을 말이야. 아이고 배야.”
너무 웃어서 배가 아팠는지 이수철이 양손으로 배를 움켜 쥐었다.
“하아. 복덩이가 굴러 들어왔어.”
“그건 그래. 투자 받은 돈으로 다음 분기에 벌써 두 팀이나 출격하잖아.”
민희영도 웃음을 지었다. 김서준에게 지분을 넘기고 얻은 현금으로 두 팀을 출격시킬 예정이었다.
“하아. 정말 복덩이야. 복덩이. 어떻게든 김서준을 잡아 눌러 앉혀야겠어.”
웃음을 멈춘 이수철의 눈이 뜨겁게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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