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30
음악천재 재벌3세 30화
음악천재 재벌3세 30화
모든 학생이 가장 기다리는 것이 무엇일까?
개개인에 따라 대답하는 바는 다를 수 있겠지만 2005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방학이라고 한다.
대학교의 방학이야 두 달을 넘어 석 달에 육박하지만, 중고등학교의 방학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가장 기다리는 것이 방학이라면 당연하게 기다리지 않는 것은 개학이 분명할 것이다.
물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자 설렘에 미소짓는 학생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극소수여야 마땅했다.
하지만 지금 이상하게도 한얼 고등학교 학생들의 얼굴에는 큰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야. 저기. 김서준이다. 쟤가 김서준이야.”
“와. 정말.”
교문 앞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그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 나온것 같은 모습이었다.
맞았다.
한얼 고등학교 학생들은 김서준을 보기 위해 개학 첫날부터 일찍 등교했다.
“와. 진짜 TV보다 나은데?”
“말했잖아. 실물이 더 낫다고.”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김서준의 얼굴을 보자 아주 자지러졌다.
“꺄. 나랑 눈 마주쳤어.”
“뭐? 나랑 마주쳤어.”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신경 쓰지 않은 채 김서준은 반으로 향했다.
물론 반이라고 해서 반응이 다르지는 않았다.
“꺄아아아악!”
김서준이 등장하자 복도에는 학생들의 비명과 환호로 가득하였다.
“서준아! 너무 멋있어!”
“서준아!”
여자애들에게만 반응이 뜨거운 것이 아니었다.
평소 김서준이랑 친하지 않던 남자애들도 김서준의 자리에 우르르 몰려와 연신 말을 걸기 바빴다.
“모두 반으로 돌아가! 이게 뭐야!”
결국, 그 소란은 담임인 임찬우가 오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다.
“모두 이렇게 무사하게 보게 되어 반갑다. 방학은 모두 잘 보냈지?”
“네!”
오랫동안 쉬다 와서 그런지 학생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그럼 얼마나 잘 쉬었는지 시험 한번 보자.”
“아! 선생님.”
입학 첫날부터 시험을 봤던 임찬우는 이번에도 시험지를 들고 왔다.
그 모습을 본 김서준이 피식 웃었다. 오직 임찬우의 수업만이 전생과 다르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전생에서도 개학하면 임찬우는 늘 시험지를 들고 오고는 했던 것이 생각났다.
시험지를 받은 김서준이 빠르게 슥슥 풀어나갔다.
‘역시.’
이번에도 임찬우는 눈을 빛내며 그런 김서준을 바라봤다.
‘바빠 보이지만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구나.’
감독하는 척하며 쓱 김서준의 답안지를 훑어본 임찬우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문제였다.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들도 쩔쩔맬만한 문제를 다수 준비했다.
하지만 김서준의 풀이에는 막힘이 없었고 오답도 없어 보였다.
“뒤에서 앞으로 넘겨서 가져와. 모두 시험을 잘 봤으리라 기대한다.”
“하아.”
시험지를 뒤에서 앞으로 넘기는 학생들의 한숨이 순식간에 교실에 가득 찼다.
“그리고 서준이는 교무실로 와라.”
“네.”
김서준이 임찬우의 뒤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고 이내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에서도 김서준의 인기는 확인할 수 있었다.
“서준아 안녕?”
“안녕하세요. 선생님.”
지나가는 선생님들도 김서준을 보고는 모두 친절하게 인사를 건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대우였다.
“앉아라.”
“네.”
“뭐 마실래?”
“괜찮습니다.”
“난 커피 좀 마시마.”
쪼르르르륵
원두커피를 머그잔에 가득 따른 임찬우가 김서준을 바라봤다.
“TV는 잘 봤다.”
“감사합니다.”
임찬우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함께 걱정이 있었다.
“서준아. 내게 걱정이 있구나.”
“말씀하세요.”
무슨 말을 할 것인지는 대충 예상이 되었다.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것은 알겠지만, 여기는 면학 분위기가 중요한 학교.
그러니 되도록 소란스럽지 않게 학교를 다녀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하려 함이 분명했다.
그리고 김서준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학기초부터 학교가 소란스러운 것이 걱정이구나. 네가 좀 더 신경써서 조용히 다녀주면 좋겠구나.”
아쉽지만.
김서준은 임찬우의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들어줄 수 없었다.
“저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응?”
김서준이 품에서 종이봉투를 꺼내 임찬우에게 내밀었다.
미간을 좁힌 임찬우가 종이봉투를 받았다.
‘촌지는 아닐 테고.’
그가 알기로 김서준의 집안은 작게 슈퍼를 하는 집이었다.
결코, 촌지를 건넬 사정은 아니었다.
“이게 뭐지?”
그래도 혹시 몰랐다. 요즘 TV에 자주 나오는 것이 어디 기획사에서 돈을 받고 학교를 잘 나오지 않는 조건으로 촌지를 건네는 것일 수도 있었다.
당연히 임찬우의 음성이 딱딱하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 동의서입니다.”
“부모님 동의서?”
알 수 없는 말에 임찬우가 미간을 다시 찌푸렸다.
‘설마 수업을 빠지겠다는 동의서인가?’
가능성은 충분했다.
임찬우 그는 잘 몰랐지만, 주변 선생님들의 반응을 들어보니 김서준이 연예계로 나아갈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연예계에 발을 디딘 학생이 수업에 자주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이게 뭐야?”
하지만 종이봉투에서 나온 것은 임찬우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었다.
“자퇴서?”
봉투에서 나온 것은 자퇴서와 동의서였다.
예상치 못한 자퇴서에 임찬우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자퇴서입니다.”
“서준아. 네가 음악에 재능이 있는 것은 안다. 그리고 꽤 인기도 얻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지. 하지만 말이다.”
임찬우는 김서준이 아까웠다.
물론 김서준이 음악에도 재능이 있었지만, 그가 보기에 김서준은 공부에 더 재능이 있어 보였다.
심지어 모의고사에서는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성적이지 않았는가.
음악을 하겠다고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김서준은 김건환과 내기를 했다.
내년에 한국대학교에 입학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를 다녀서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학생의 신분이라는 것은 김서준이 움직이기에 꽤 불편한 신분이었다.
그건 서울로 전학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차라리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보는 것이 김서준에게는 더 유리했다.
“서준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비록 선생님이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보고 느낀것은 꽤 있다. 자퇴가 꼭 답이지는 않아.”
임찬우는 김서준이 연예계로 가기 위해 학업을 그만두는 것으로 생각해 말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은 이미 마음을 정한 상태.
학교에 다녀서는 김건환과 내기에서 이길 수도 없었고 김서준의 계획을 실현하기에도 어려웠다.
“걱정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서준이 공손하지만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
“본부장님. 이거 잘 되고 있는 거 맞아요?”
“걱정하지 마시라니까요.”
N-net의 본부장 송영화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커피를 들이켰다.
송영화의 앞에는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한 중년 남성이 앉아 있었다.
“본부장님. 지금 사장님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아오라고 성화입니다. 아시잖습니까. 이번 방송이 나가고 우리 인수에 대한 평이 너무 안 좋아요. 그에 비해 김서준에 대한 이미지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요.”
“하아. 황실장님이 왜 이리 급하실까. 어차피 우승자는 서인수라니까요? 황실장님. 그리고 그 열매는 뮤뱅엔터에서 다 따먹을 겁니다.”
“도대체 무슨 수로요? 그것만 좀 알려주십시오.”
송영화가 빙긋 웃으며 커피잔을 내려놨다.
“저번 방송 보셨죠?”
“네. 당연히 봤지요.”
“김서준 참가자의 집이 어떤지도 봤습니까?”
황실장이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에 나온 김서준의 집은 태풍이라도 불어오면 날아가게 생긴 낡은 집이었다.
“그런 집에 빽이 있겠습니까? 아니면 돈이 있겠습니까? 우연찮게 운이 좋아 재능을 좀 타고 난 모양이지만 그것으로 끝입니다. 이 세상이 재능 좀 있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요.”
황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돌려 말했지만, 송영화 본부장이 하는 말은 간단했다.
어차피 김서준의 뒤를 봐주는 사람은 없고 뒷배를 만들 능력도 없을 것 같으니 편법으로 서인수를 우승시키겠다는 말.
“혹시 김서준이를 대형 기획사에서 물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설마요. 그랬으면 이미 저한테 소식이 들어왔을 겁니다. 지금 자신들이 밀고 있는 참가자들 좀 잘 봐달라는 연락이 하루에도 열 통은 걸려와요.”
그 말에 황실장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뮤뱅엔터에서 이번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쏟은 돈이 어마어마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솔로 가수 하나를 데뷔시키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랬기에 꼭 서인수를 슈퍼보이스 코리아 시즌1의 우승자로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조건으로 송영화 본부장의 주둥이에 그 많은 돈을 꼬라박은 거기도 했다.
“걱정이랑 접어두고 돌아가서 대표님께 잘 말씀드리십시오. 아! 물론 다음 입금도 잊지 마시고.”
“알겠습니다.”
황실장이 마음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투자한 돈이 많긴 했으나 서인수가 우승만 하면 투자한 돈을 회수하고도 돈이 남는다.
그것으로 남는 장사였다.
*
“팀 미션을 뚫고 15인에 선발된 기분이 어떠세요?”
“좋게 봐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조 작가와 인터뷰를 하는 김서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신감이 보기 좋네요. 이번 경연도 무사히 마치시기를 바랄게요.”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친 김서준이 촬영장으로 나왔다. 촬영장에는 꽤 많은 사람이 북적이고 있었다.
이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스태프보다 슈퍼보이스 코리아 참가자가 많았다면 지금은 스태프들이 더 많다는 점뿐이었다.
“김서준씨! 빨리 오세요. 메이크업해야지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스태프들의 얼굴에는 다급함과 분주함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오늘부터는 슈퍼보이스 코리아가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실수들은 편집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생방송은 그럴 수 없었다.
작은 실수라도 모두 방송사고로 이어질 것이었다.
특히 참가자들끼리 멱살이라도 잡는 날에는 심사위원회에서 경고할 것이 분명했다.
그게 걱정이 되었는지 오늘 촬영 현장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메인 감독 역시 나와 있었다.
“조감독. 이리 와봐.”
“네. 감독님.”
감독은 촬영장에 오자마자 조감독을 불렀다.
“준비하느라 고생했어.”
조감독이 미간을 좁히며 감독을 바라봤다.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칭찬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촬영콘셉트 있지?”
“네. 콘셉트에 맞춰 대본 짜놨습니다.”
“가져와 봐.”
감독이 손을 내밀자 조감독이 대본을 건넸다.
대본을 쭉 읽던 감독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너무 김서준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거 아니야?”
“그래도 가장 이슈 몰이를 하는 참가자니까···.”
조감독의 말에 감독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니가 감독이야? 이런 건 내게 미리 상의를 해야 했을 거 아냐?”
“죄송합니다.”
네가 촬영장에 나타나지도 않았잖습니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조감독은 그냥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후. 됐고. 오늘은 김서준 말고 서인수 위주로 잡아. 알았어? 심사 위원들한테는 내가 말해 놓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권력이 깡패였다.
이를 꽉 깨문 조감독이 다시 스태프 사이로 돌아왔다.
“감독이 뭐라고 합니까?”
“서인수 위주로 잡으란다.”
스태프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진짜 그렇게 합니까?”
스태프들의 물음에 조감독이 답답한 숨을 토해냈다.
“아니. 내가 책임진다. 김서준 잡아. 어디서 돈이라도 먹은 모양인데. 어림도 없지. 방송을 살린다. 방송이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어.”
“예. 알겠습니다.”
굳은 결심과 함께 조감독의 시선이 무대 위로 향했다.
“제발 잘해라. 김서준 니가 잘해야 내가 산다.”
그리고 그의 말이 연기처럼 무대 위로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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