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37
음악천재 재벌3세 37화
음악천재 재벌3세 37화
[슈퍼보이스 코리아 대망의 결승전.] [과연 우승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슈퍼보이스 코리아의 경제학.] [슈퍼보이스 코리아 효과? 국내 엔터주 연일 상한가]TV에서는 물론이고 인터넷 포털 뉴스에서는 연일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관한 내용을 쏟아냈다.
성북동 자택에서 김건환 회장과 송혜령 회장이 오랜만에 만나 차를 들고 있었다.
“송회장 자네 계열사 주가가 좀 뛰었다며? 이게 다 서준이 덕분이 아니겠어?”
김건환 회장의 말대로 한성의 계열사인 한성 ENM의 주식은 연일 상한가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슈퍼보이스 코리아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서준이가 엔터주 좀 사놓은 거 아니야? 요 몇 개월 사이에 엔터 쪽에 큰 변화가 있던 모양이던데.”
송혜령이 뭐 아는 것 없냐는 표정으로 묻자 김건환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요즘은 서준이가 뭘 하고 다니는지 몰라.”
“서준이 밑에 있는 직원들이 전략기획실 출신이라며? 그럼 좀 들은 게 있을 거 아냐.”
김건환 회장이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 전략기획실 직원들을 김서준에게 붙여준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주변에서 그만한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
삼신 전략기획실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재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으니 그것은 말 해봐야 입만 아팠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감시의 목적도 있었다. 김서준이 손자이기는 했으나 김건환 회장은 모든 것을 직접 보고 들어야 성미가 풀렸으니까.
하지만 김건환 회장의 생각은 빗나갔다.
김서준의 회사로 들어간 소영신과 이소연은 더 삼신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거겠지.”
“서준이가 제법인데.”
김건환과 송혜령의 눈에는 아직 어린 김서준이었다.
그랬기에 더욱 제법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얻기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사람을 얻는 것이다.
김서준이 소영신과 이소연에게 삼신보다 더 큰 것을 보여주었기에 그들이 마음을 돌린 것이 분명했다.
“하하. 그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겠는가.”
김건환 회장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처음에 김서준이 슈퍼보이스 코리아를 나간다고 했을 때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업인이 앞으로 드러나면 욕을 먹는 것은 필연적이고 그러면 운신하는데 제약이 걸린다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물론 그 믿음이 지금도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바뀌고 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준이에 관해 묻더라고.”
“그럴 테지. 지난 경영인의 밤에서 모두 봤을 테니까.”
김건환 회장은 웃고 있었다.
그가 만나는 사람마다 김서준의 안부에 대해 물어왔다.
혹시 만나볼 수는 없냐는 요청도 수두룩하게 들어온 상태.
특히 딸을 가지고 있는 집안이 더 했는데, 딱히 정략결혼이 이유가 아니라 딸들이 김서준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뭐라고 했어?”
송혜령 회장이 눈을 빛냈다.
“당연히 거절했지. 감히 어디 서준이를 넘보는지 험험.”
말을 하고 나서도 멋쩍었는지 김건환 회장이 헛기침했다.
“다행이네. 그리고 서준이 덕분에 우리 인영이도 회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고 좋아.”
“인영이가?”
김건환 회장 역시 눈을 빛냈다. 송혜령 회장의 손자인 이인영은 뛰어난 머리와 재치를 가지고도 회사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유명했다.
얼마나 관심이 없었으면 송혜령 회장이 어떻게든 회사에 관심을 두게 만들려 해도 도망치기 일쑤였다고 한다.
아직 어린 학생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있지만, 걱정이 안 될 수는 없었다.
“얼마 전에는 계열사까지 직접 가서 업무를 살펴봤다고 하더라고. 모두 서준이 덕분이지. 요즘 인영이가 서준이랑 어울리잖아.”
대부분의 재벌가가 그러했지만, 특히 한성은 족벌경영이 더욱 심했다.
그룹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계열사에는 송혜령의 핏줄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돈이 피보다 진하기는 했으나 순환출자는 물론이고 혈연까지 걸려 있으니 배신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물론 이 방법은 한성의 핏줄이 모두 경영에 특출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한성의 미래라 불리는 이인영 역시 불세출의 기재라고 평가받고 있어 미래 역시 밝았다.
“인영이를 위해서라도 서준이한테 투자 좀 더 해야겠어.”
“허허허.”
송혜령 회장의 말에 김건환 회장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평생을 친우로 지내왔기에 김건환 회장은 송혜령 회장에게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절대 자신과의 우정만으로 김서준에게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손익계산이 완벽하게 섰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인영에 관한 것은 핑계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투자에 관한 건 이제 나한테 물어보지 마시게. 나도 한 명의 투자자에 불과할 뿐이니 말이야.”
“영감탱이가 눈치도 빨라.”
성북동 자택에 김건환과 송혜령의 웃음소리가 보이차 향과 함께 담을 넘었다.
*
“와. 이게 사람이야?”
김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는 촬영팀 카메라맨들은 일제히 혀를 내둘렀다.
그들의 눈에 김서준과 얀센은 도저히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뭐에 미쳐야 대성한다더니···.”
그들이 보기에 김서준과 얀센은 미쳐있었다.
나쁜 말로 미친 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미친 것이다.
잠도 줄여가면서 그들은 작업에 매진했다.
“이제 이 정도면 된 것 같군.”
“그렇습니까?”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진하게 자리 잡은 둘이었지만, 목소리에서는 피곤함을 느낄 수 없었다.
“저기요.”
“아! 예!”
그 모습을 유심히 찍고 있던 카메라맨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김서준을 바라봤다.
“녹음실 좀 쓸 수 있나요?”
“녹음실이요?”
뜬금없이 녹음실을 쓰겠다는 말에 카메라맨이 눈을 껌뻑였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감독님에게 여쭤보겠습니다.”
카메라맨의 연락을 받은 감독 양수찬은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당연히 마련해드려야지 임마! 빨리 수배해! 가장 좋은 곳으로! 아니다. 내가 갈게 지금 당장 A동으로 모셔!”
양수찬이 직접 나선 덕분에 녹음실은 바로 섭외할 수 있었다.
그것도 N-NET에서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은 새 녹음실이었다.
“방송국에서 앞으로 활용하려고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김서준씨와 얀센 감독님이 가장 첫 번째로 써주시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이곳으로 섭외했습니다.”
얀센의 얼굴에도 조금은 놀람의 감정이 떠올랐다.
지금 그가 있는 녹음실은 할리우드의 그것에 비교하더라도 크게 부족하지 않아 보였다.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좋은 곳에서 작업을 많이 해보셨을 거 같아서요.”
양수찬이 기대에 어린 시선으로 얀센을 바라봤다.
“이 정도면 훌륭하군요.”
얀센의 대답에 양수찬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아마 이 녹음실을 설계한 실무자들이 들었다면 기뻐서 박수를 쳤을 것이 분명했다.
“당분간 카메라는 안으로 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부터 누구의 방해도 받으면 안 돼서요.”
“아···. 알겠습니다.”
잠시 멈칫한 양수찬이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안센의 제안을 수용했다.
괜히 그들의 집중을 깨서 완벽해질 무대를 방해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는 싫었다.
그리고 이것 자체로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 것이다.
여기서 촬영을 하지 않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신비주의 느낌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미리 알면 재미없지. 가장 맛있는 음식은 마지막에 먹어야 해.’
음악의 퀄리티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까지 김서준과 얀센이 보여준 음악은 그 누구의 상상도 뛰어넘어 왔다.
“근데 녹음실은 왜 필요한 거지? 미리 녹음해서 들어보려고 하나?”
“글쎄요.”
양수찬의 혼잣말을 들었는지 스태프 중 하나가 대답했다.
*
“슈퍼보이스 코리아! 대망의 결승 무대입니다. 지금까지 참으로 오랜 여정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지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가 있다면 그 물체의 시간은 밖의 시간보다 더 느리게 흐른다는 것이다.
김서준은 그 녹음실이 마치 광속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 지난것 같지 않은데 어느새 최종 공연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코디들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우르르 몰려와 김서준을 꾸며대지 않았으면 오늘이 공연 날인지도 모르고 녹음실에서 계속 녹음을 반복했을지 모른다.
아쉬웠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더 만족스러운 녹음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김서준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서준. 완벽과 만족을 모르는 것은 뮤지션으로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지만 너무 완벽만을 추구해서는 하나의 곡도 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그 모습을 본 얀센이 김서준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얀센 역시 김서준과 같은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몇몇 천재 중에서는 그 강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는 천재들도 있었다.
얀센은 김서준이 그런 비운의 천재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만족을 알면 안 되는 게 예술인이었으나 모순적이게도 만족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예술인이었다.
무대의 뒤편에서 김서준은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겼다.
지금 무대 위에서는 서인수의 열창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귀에 들리지 않았다.
오직 자신이 펼쳐야 할 무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서인수의 무대가 끝나고 결선에 오른 다른 참가자인 김범중의 무대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무대의 열기는 뜨거웠다.
서인수와 김범중의 무대는 훌륭했다.
가창력 위주의 선발이라는 것이 맞는 듯 둘의 가창력은 무대를 휘어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자유곡 미션의 장점을 살리기라도 하듯 가장 자신 있는 장르의 음악을 들고 나왔다.
그들의 무대가 끝날을 때.
사람들의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갔다.
지금 이 둘의 무대도 이렇게 대단한데 김서준의 무대는 얼마나 대단할까.
그들의 기대가 김서준이 앉아 있는 무대 뒤편까지 전해졌다.
‘무겁다.’
그들의 기대가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로 돌아온 이후 긴장이라는 것을 그렇게 해본 적 없었던 김서준이다.
축제 무대에 섰을 때도 그랬고 슈퍼보이스 코리아의 무대를 거쳐왔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미묘한 긴장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자! 대망의 마지막 공연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번 공연의 순서는 무작위로 정해진 점 알려드립니다.”
와아아아아!
김서준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관객들의 함성이 쏟아져 내렸다.
밤하늘의 별 같았다.
핀포인트 조명이 김서준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김서준의 눈에는 관객석의 관객들이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두 눈은 빛에 반사되어 마치 밤하늘에 별이 떠있는 것처럼 반짝이며 빛났다.
그리고 그 별들이 원하는 것은 김서준의 노래였다.
“기타?”
“기타 하나만 메고 온 거야?”
관객들 사이에서 작은 웅성거림이 있었다.
본래 라이브 무대라는 것이 그렇다.
기타만으로도 훌륭한 연주가 가능했지만 많은 사람에게 더 큰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악기가 필요한 법이다.
그랬기에 서인수는 물론이고 김범중도 전문 밴드나 연주자를 불러서 연주했다.
하지만 지금 무대에 오른 사람은 오직 김서준 하나.
관객들의 궁금증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서준이 관객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뒤 의자에 반쯤 걸터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무대의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던 긴장감은 음악이 흘러나오자 거짓말처럼 모두 사라졌다.
원래 긴장이라는 것이 없었던 것처럼.
전주를 듣는 관객 중 무슨 노래인 줄 깨달은 관객들의 표정에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리고 얼마 후.
몇몇 감각이 좋은 사람들은 그 노래에서 미묘하게 다른 무엇인가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 의문을 떠올리기도 전.
김서준의 손가락이 바람처럼 기타의 현 위를 거닐었고 그의 목소리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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