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39
음악천재 재벌3세 39화
음악천재 재벌3세 39화
슈퍼보이스 코리아는 수많은 이슈를 남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먼저 케이블 TV의 시청률 한계를 돌파했다는 것.
전생에서야 IPTV의 보급 등으로 인해 케이블 티비가 지상파보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아직 이 시점에는 케이블 티비의 시청률은 한 자릿수도 감지덕지하던 시대.
그랬기에 슈퍼보이스 코리아의 11%라는 시청률은 방송계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참가자들의 계약이 등수를 따라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등인 서인수가 계약 없이 붕 뜬 것도 놀라웠고 탑 파이브에 들지 못했던 참가자들이 좋은 조건에 기획사들과 계약을 맺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것을 두고 음악 평론가들은 대중들의 음악적 취향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또 슈퍼보이스 코리아에 자극을 받은 언더의 뮤지션들이 버스킹에 대거 나서는 등 새로운 문화의 바람이 새롭게 불고 있었다.
“김서준은 왜 안 나오는 거야?”
“우승자가 활동을 안 해?”
다만 모든 사람이 아쉬워하는 것으로는 우승자 김서준이 활동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냈으나 진실은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알지 못했다.
*
학교를 자퇴한 김서준은 아예 거처를 서울로 옮겼다.
김건환 회장은 김서준과 김태군 내외를 성북동으로 부르려 하였으나 아직 제 아비랑 같이 사는게 부담스러웠던 김태군은 그것을 거절하였다.
“허허. 다 커서 같이 늙어가는 자식을 끼고 사는 것도 도리는 아니지. 네 말이 맞다. 그래도 서준이를 위해서라도 언제까지 지방에 있을 수는 없다.”
김태군도 그 말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서울의 집값을 생각해 봤을 때 슈퍼와 전주의 집을 처분한다고 해서 거처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제가 구할게요.”
“서준이 네가? 서준이 네가 돈이 어디에 있다고 그러니.”
김태군은 김서준이 김건환 회장 밑에서 무엇을 배운다고만 생각했다.
그랬기에 김서준이 가진 돈 역시 김건환 회장의 돈이라고 생각했다.
“할아버지랑은 아무런 상관없는 돈이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정말이니?”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슈퍼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하고 받은 돈도 있고 그간 사업을 하면서 번 돈도 충분해요.”
못 미더워하는 눈치였으나 소영신과 이소연에게 대략적인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김태군과 강길옥의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하게 되었다.
그렇게 김서준과 그의 가족은 전주를 떠나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김태군과 강길옥도 좋아하기는 했으나 사실 가장 그것을 반긴 것은 소영신과 이소연이었다.
“드디어 소원이 이루어졌구나.”
“그러게요. 이제 몇 시간씩 차 안 타도 되겠네요.”
전화로도 업무 처리가 어느 정도 가능했으나 김서준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가 많았기에 그들은 전주로 꽤 자주 출장을 가야 했다.
하지만 이제 김서준과 그의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를 왔으니 시간을 땅에 버리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
매앰- 매앰- 매앰-
매미가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며 시끄럽게 울어대는 늦여름.
김서준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그를 둘러싼 소문은 커져만 갔다.
“집안이 가난해서 음악을 포기했다더라.”
“아니다. 아이돌 데뷔를 위해 소속사에서 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더라. 내 친한 사람이 봤다더라.”
온갖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갔다.
“아이돌은 무슨···.”
하지만 진실을 아는 몇몇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독종이다.”
“그러니까요. 만약 천재가 있다면 서준이형은 노력의 천재가 분명해요.”
SJ인베스트의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김서준의 방 앞에 이인영과 이은지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그들의 시선은 방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검정고시 끝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바로 수능준비라니···.”
이인영이 보기에 김서준은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사람은 일하면 좀 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슈퍼보이스 코리아는 신체적이든 심적이든 상당히 피로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서준은 슈퍼보이스 코리아가 끝남과 동시에 바로 검정고시 준비를 했고 전 과목 만점이라는 점수로 합격했다.
그다음 시작한 것은 수능 공부였다.
수능 공부를 시작한 김서준은 공부에 미친 사람 같았다.
새벽같이 사무실로 나와서 공부를 시작하면 자정이 넘어서 집에 돌아갔다.
덕분에 죽어 나가는 것은 SJ인베스트의 직원들이었다.
“아. 오늘도 대표님 안 가셨어.”
“그냥 집에들 가라니까? 대표님이 그런 거 신경 쓰는 거 봤어?”
직원들이 김서준 눈치를 보며 퇴근을 하지 못하자 소영신과 이소연이 앞서서 직원들을 다독였다.
“두 분도 집에 안 가시잖아요.”
설득력이 없었다.
집에 가라는 말을 하는 소영신과 이소연도 매일 같이 야근을 하기 때문.
“대표님이나 실장님들이나 다 똑같아요.”
직원들이 울상을 지으며 다시 서류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싫으면 사표 쓰든가. 안 말립니다.”
“에이! 실장님 왜 그러세요!”
울상을 짓던 직원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을 폈다.
그도 그럴 것이 야근이 많지만 SJ인베스트의 급여와 대우는 동종업계 최고를 달렸기 때문이었다.
*
정규교육과정에서 배우기를 대한민국이 자리하고 있는 한반도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한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한들 실제로 사람들이 체감하는 계절은 봄 여어어어어르으으음 갈 겨우우우우우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매미가 울어대던 늦여름이 지나가자 순식간에 옷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이 찾아왔다.
아침부터 차가운 공기가 소매와 옷깃 사이로 파고들자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몸을 움츠리며 부르르 떨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춥지는 않았다.
하지만 꼭 이날은 추워진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귀신같이 기온이 떨어졌다.
게다가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 회의 때문에 더 미루어져 기온은 작년보다 더 떨어진 상태였다.
“화이팅!”
두두두두두둥!
“아자아자! 화이팅! 모두 힘내세요! 선배님들 화이팅!”
수능 날이었다.
수능 고사장 앞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후배들이 목소리를 높여가며 응원을 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찰떡과 커피를 나누어주며 수험생들의 건투를 빌었다.
전쟁이었다.
학교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얼굴은 비장했다.
오늘 하루를 위해 초등학교 육 년, 중학교 삼 년, 고등학교 삼 년 총 십 이년을 공부에 매진했다.
십 이년의 노력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 수험생들은 한 명의 전사가 되어 학교로 들어갔다.
“도착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 쓴 차에서 내렸다.
뒤따라 내린 강길옥이 걱정되는 얼굴로 김서준의 손을 잡았다.
“서준아. 너무 부담 갖지는 말고. 알았지?”
“네. 어머니. 그렇게 할게요.”
강길옥이 김서준의 손에 도시락을 들려줬다.
새벽같이 일어나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로 싼 도시락에서 강길옥의 정성이 느껴졌다.
“험험. 서준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네. 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 계세요.”
강길옥과 김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들어가.”
“들어가거라.”
김서준이 웃음을 지으며 학교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
드르륵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간 김서준은 벽에 붙어 있는 자리표를 보고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마스크와 모자를 벗어 가방에 집어넣었는데 주변에서는 아무도 김서준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이미 수능에 정신이 팔려있던 터라 자신의 옆에 누가 앉아 있는지 신경을 쓰는 학생이 없었다.
“모두 핸드폰이나 계산기 등 전자기기는 가방에 넣어서 앞으로 제출합니다.”
얼마 후에 감독관이 들어왔고 시험은 시험이 시작되었다.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필적 확인란에 문구를 써넣은 김서준이 빠르게 시험지를 확인해 나갔다.
*
“오늘 서준이가 수능을 본다고? 인영이에게 듣기는 했는데 왜 학교를 자퇴했어?”
성북동 자택에 찾아온 송혜령 회장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김건환 회장도 난감하다는 미소를 지었는데 그 미소에는 약간의 뿌듯함도 숨어 있었다.
“나랑 내기했어.”
“내기? 저번에 말한 그거? 그거 진심이었어?”
송혜령 회장은 혀를 내둘렀다. 피는 속일 수 없다고 김건환 회장과 김서준이 똑같은 사람처럼 보였다.
손자가 고등학교를 자퇴하겠다는데 그걸 말리지 않는 김건환이나, 무슨 배짱인지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면서 일 년 내로 한국대학교에 합격하겠다는 김서준까지.
이런 괴짜스러움이 지금의 삼신을 만들었나 싶으면서도 이게 과연 정상인가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근데 만약 서준이가 합격하지 못하면 뭘 요구할 거야?”
김건환 회장의 얼굴에 진득한 미소가 어렸다.
그 미소를 본 송회령 회장은 김건환 회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예상이 갔다.
“유학 보내려고 그러는구나.”
“그럼. 서준이가 눈으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어려. 더 큰 무대인 미국에서 배우면 더욱 성장할 거라 믿어.”
김건환 회장의 말을 들은 송혜령 회장이 눈을 작게 떴다.
그녀가 보기에 김건환 회장은 자신이 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무조건 이길 것 같아?”
당연하게도 고개를 끄덕이는 김건환 회장.
“송회장 자네도 알다시피 한국대학교는 들어가기 쉬운 학교가 아니야. 비록 해외의 유수 대학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 땅에서는 최고의 대학이지. 전국에 있는 수재들이 한성에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해.”
“서준이 공부 잘하잖아.”
송혜령 회장이 기억하는 김서준의 모의고사 성적은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성적이었다.
“고등학교 일학년 성적만 가지고 수능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게다가 서준이도 제 아비를 닮아서 고집이 대단하지. 절대 법이나 경제를 제외하고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아주 이겨놓고 내기를 했네.”
“당연하지. 내가 언제 지는 내기를 한 것 봤어?”
기분이 좋아진 김건환 회장이 보이차를 천천히 마셨다.
“그런데 손자가 수능 못 보는 게 왜 기분이 좋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이번 내기는 내가 지든 이기든 기분이 좋잖아. 내가 이기면 서준이를 유학 보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은 것이고 내가 지면 서준이가 내 생각보다 더 뛰어난 인재라는 거니까 당연히 기분이 좋지. 푸하하하.”
김건환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늙은이 웃으니까 보기 좋네.”
그런 김건환 회장을 보며 송혜령 회장도 피식 웃었다.
*
학교 앞에는 학부모들과 함께 기자들도 진을 치고 있었다.
수능 문제와 답안은 인터넷에 올라오지만, 실제 시험이 어땠는지는 수험생에게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가장 먼저 취재하는 것 역시 방송사마다 일종의 경쟁이었다.
아직 시험이 모두 끝날 시간은 아니었으나 제2 외국어 영역 시험을 보지 않는 학생들은 미리 나오는 일도 있었기에 그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나온다! 나와!”
그런 기자들과 학부모들의 눈에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오는 몇몇 학생들이 보였다.
학부모들은 혹시 제 자식이 아닌가 하여 눈을 비비며 보고 있었고 기자들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인터뷰 내용을 검토했다.
그리고 마침내 교문을 열고 수험생이 나왔을 때.
기자들이 마이크를 학생에게 들이밀며 물었다.
“수험생입니까?”
“네.”
“잠시 인터뷰 가능하십니까?”
“물론이죠.”
그리고 그 수험생이 마스크와 모자를 벗자 기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학부모들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질문하세요.”
“기···. 김서준?”
그 순간.
기자들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특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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