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43
음악천재 재벌3세 43화
음악천재 재벌3세 43화
삼신 전자 무선 사업부 부사장 김영택은 굳은 얼굴로 사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웅성웅성
사장실 안에서 웅성거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사장단 회의가 있었구나.’
김영택이 손목을 들어 시계를 바라봤다.
지금은 삼신 전자의 사장단이 회의하는 시간이었다.
평소였으면 절대 이 시간에 사장실을 찾지 않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
“압니다.”
“네?”
김영택이 안다고 말하며 문고리를 잡자 직원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부사장의 자리가 높긴 하지만 사장 그리고 다른 사장단의 지위에 비교하면 아니었다.
“사장님. 저 부사장입니다.”
뚝
부사장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내부에서 회의 소리가 멈추었다.
“들어와.”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장단의 시선이 김영택에게 닿았다.
고운 시선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곱지 않았다.
삼신의 경우에는 다른 그룹과는 달리 사장단의 회전이 매우 빠르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사장의 자리에서 목이 날아가는 것은 다반사였다.
지금 부사장에 있는 김영택이 언제 그들의 자리를 빼앗을 지 알지 못했다.
물론 사장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해서 부사장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경계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슨 일이야?”
무선사업부 사장 박학규가 미간을 좁히며 김영택을 바라봤다.
“사장님. 급한 일입니다.”
“그게 사장단 회의를 방해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네. 회장님 직통입니다.”
직통이라는 말을 듣자 박학규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박학규의 귀에 속삭이긴 했으나 다른 사장들도 회장이라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표정이 굳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사장님은 먼저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사안은 대충 모두 결론이 났으니 자잘한 것은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배려해줘서 고맙습니다.”
사장실을 나온 박학규가 좁혔던 미간을 풀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회장님 직통이라니?”
“당장 성북동으로 들어오시라는 전언입니다. 핸드폰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만 받지 않으셔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핸드폰이라는 말에 박학규가 화들짝 놀라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부재중 전화 31건]박학규가 손을 들어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설마 두시간에 불과한 사장단 회의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지.”
박학규가 서둘렀다. 지금 당장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김건환 회장은 두시간 이상을 기다린 셈이 된다.
그리고 박학규와 김영택이 엘리베이터를 잡았을 때.
몇몇 다른 직원들이 급히 사장실로 향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만 부른 게 아닌가 보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박학규 사장은 다른 사장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협력 관계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경쟁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미 늦었다면 다른 사장들보다는 빨리 갈 필요가 있었다.
성북동 자택에 도착했을 때 입구에는 이미 박인우 비서가 나와 있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회장님께서는 많이 노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업무가 바쁘셨을 것으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거 다행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박학규가 옷매무시를 가다듬고는 자택 내부로 향했다.
성북동 자택의 마당에는 이미 회의 준비가 끝나 있었다.
“회장님. 박학규입니다.”
“김영택입니다. 회장님.
“왔으면 앉게.”
김건환 회장의 얼굴을 살핀 박학규는 속으로 고민에 고민을 이어갔다.
안색을 봐서는 그다지 나쁜 일 같지는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른 사장들도 하나둘 성북동 자택으로 들어왔다.
그 면면을 살피던 박학규가 미간을 찌푸렸다.
‘DS, IM 계열만 불렀어?’
그것으로 미루어보아 아마 새로운 전자제품에 관한 이야기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왔으면 모두 앉지.”
“예. 회장님.”
사장들이 긴장된 눈빛으로 김건환을 바라봤다.
반도체와 전자 분야는 김건환이 삼신 그룹 내에서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분야였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냐면 자신의 핏줄이라 할지라도 능력이 없으면 삼신 전자 내부에는 절대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삼신 전자를 소중히 여기는 김건환이 이렇게 사장단을 다 불러 모았다는 것은 보통 중요한 일이 아니다.
자연히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먼저 공사다망한 시간에 이렇게 모여줘서 고맙네. 먼저 앞에 있는 자료를 보지.”
사장들이 자료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감각과 능력이 좋은 사장들답게 금세 그 자료가 의미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예전에도 IM에서 자체적으로 논의된 적 있는 사안입니다. 회장님.”
박학규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생소한 분야면 어쩌나 싶었는데 예전에 보고서로 올라온 적 있는 내용이었다.
“그럼 박 사장이 말해보지. 어떻게 생각하나?”
잠시 보고서의 내용을 떠올린 박학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먼저 스마트폰의 개념은 예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그리고 반도체의 소형화가 진행되고 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당연히 스마트폰에 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하게 논의가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왜 나한테는 보고가 안 올라왔지?”
“그건 바로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서입니다.”
“뭔데?”
“먼저 스마트폰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자사에서도 PDA폰을 출시하였고 노키아의 경우에는 계속 유사한 핸드폰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해서 제기된 현실성이 있는 프로젝트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스마트폰의 개념이 현실화하더라도 스마트폰은 컴퓨터를 대체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자세한 것은 DS에서 설명하겠지만, 반도체는 소형화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문제고 전자기기에 가장 치명적인 발열에 관한 문제도 발생합니다. 게다가 통신 속도도 따라오지 못합니다. 자사에서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박학규는 계속해서 스마트폰의 한계에 관해 설명을 이어갔다.
박학규의 보고를 들은 김건환 회장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응당 합리적이군.”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삼신에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이유 역시 납득할 만했다.
“그 자료를 끝까지 읽어보지.”
박학규는 시간상 읽지 못했던 자료의 뒷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그의 입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어떤가?”
“이···. 이대로만 된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전 세계가 새로운 카테고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 입니다. 삼신 혼자서는 할 수 없어도 전 세계의 전자 기업과 유관 기관에서 나서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김건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보기에도 전 세계가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한 프로젝트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플사에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는 확실한 겁니까?”
박학규의 질문에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DS 계열의 사장 임성수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월간보고 사항 중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일단은 타진 단계라 회장님에게 보고가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만 미국 애플사에서 본사에 프로세스 납품 계약에 대해 문의해왔습니다.”
김건환 회장의 검미가 꿈틀거렸다.
“설마 소형 모바일 프로세서인가?”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상당한 아니, 단숨에 외주 금액으로는 1위에 오를 만한 주문량이었습니다.”
확실해졌다. 김서준이 보내온 자료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회장님. 우리 삼신이 앞장서서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합니다. 당장 안드로이드에 투자 의향을 물어봐야 합니다.”
‘허허.’
김건환 회장은 김서준에게 감탄했다. 김서준이 보내온 내용에는 이미 SJ 인베스트가 안드로이드사의 지분을 구매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도대체 녀석은 어디까지 보고 있는 것인가?’
미래를 보는 눈이 없으면 절대로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정말 미래를 보는 건가?’
테마주나 중국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불리는 것.
그것은 주식을 보는 눈으로는 부족했다.
사회를 읽을 줄도 알아야 했고 미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고도 실패하는 것이 테마주나 중국 주식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은 손대는 것마다 성공을 이루어내고 있었다.
‘흐음.’
김건환 회장이 속으로 깊은숨을 내쉬었다.
‘다행이군.’
김서준이 자신의 핏줄이라 다행이라는 감정이 들었다. 만약 김서준이 다른 재벌가의 사람이었으면 골치가 상당히 아팠을 것이다.
‘이게 삼신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다.’
사장단과 김서준의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애플사에서도 저 정도 수량으로 준비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과 동일했다.
김건환 회장은 확신이 들었다.
“지금 당장 자네들이 미국에 가야겠어.”
확신에 찬 김건환 회장의 목소리가 사장들의 귓가에 들려왔다.
*
모종의 경로로 입수한 애플사의 신제품 개발 계획 때문에 세계 유수 전자 기업들은 발칵 뒤집어졌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들은 물론이고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기업들도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정보가 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그들은 미국으로 향했다.
*
구글사의 창업자 중 하나인 시미트는 불이 꺼진 사무실에서 혼자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원하는 게 무엇일까?’
시미트는 얼마 전 김서준이라는 한국인 젊은이를 만난 것을 떠올렸다.
거액의 지분매입도 거절했던 김서준이 다시 연락을 해왔다.
솔직히 놀랐다.
솔직히 말해서 시미트는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컨소시엄과 얼라이언스라···.’
적어도 그 젊은이가 자신보다 몇 수는 앞을 내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안드로이드사의 지분을 매입하자마자 이렇게 광폭 행보를 보여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광폭 행보는 시미트가 보기에 틀린 길이 아니었다.
아니. 묘수였다.
시미트가 왼손으로 책상에 있는 다른 문서를 만지작거렸다.
‘만나 자라···.’
지난번에는 그렇게 매몰차게 차 놓고 이제 와서 또 만나자니.
분명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컨소시엄 때문은 아닐 것이다.자리에서 일어선 시미트가 밖으로 나섰다.
이렇게 머리를 싸매고 있어 봐야 답은 나오지 않았다.
*
삼신에서 급히 미국으로 실무진을 파견한 이후로 김서준이 머무는 호텔에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밀려들고 있었다.
실리콘 밸리 호텔치고 가격이 높았기에 공실률이 꽤 되던 호텔이었지만 요즘은 공실률이 제로에 수렴하면서 호텔 직원들은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꽤 추진력도 있고 영향력도 있군. 단순한 투자사가 아니야.”
호텔에 도착한 시미트가 북적이는 호텔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단순한 투자사라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모을 수 없다.
비전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물론 삼신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아직 보고 받지 못했기에 드는 생각이었다.
“또 뵙는군요.”
시미트가 카페에 들어섰을 때. 김서준이 손을 들며 시미트를 불렀다.
“이렇게 빨리 뵐 줄은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수완이 대단하시군요.”
“그렇게 보였다니 다행입니다.”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칭찬을 받아넘기는 김서준의 태도에서 시미트는 약간의 두려움이 들었다.
‘이게 젊은이의 심계인가?’
마치 중년의 대기업 임원을 상대하는 기분이 들었다.
“실례지만 혹시 대표님의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한국식으로는 이제 열여덟 살이군요. 미국으로 따지면 이제 열여섯입니다.”
“헉.”
젊은 줄은 알았지만 설마 미성년일 줄 꿈에도 몰랐다.
“왜 놀라십니까? 미국에서는 어린 나이에도 차고를 개조해서 대기업으로 키워내는 사람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미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서준의 말대로 미국은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였다.
그의 말처럼 놀랄 일은 아니었다.
“저를 보자고 하신 이유가 뭡니까?”
놀람을 숨기기 위해 시미트가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컨소시엄이 만들어지고 얼라이언스가 구성되면 안드로이드의 지분 역시 그들과 나눠야 합니다.”
시미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소리였다.
“그 전에 구글사와 먼저 거래를 하고 싶군요.”
꿀꺽
시미트가 침을 삼켰다.
‘사야 한다.’
구글에 먼저 제의를 했다는 것은 기회였다.
“얼마를 원하십니까?”
“저는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지분을 교환하도록 하지요.”
“구글의 지분과 안드로이드의 지분을 말씀입니까?”
김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유튜브입니다.”
유튜브라는 말에 시미트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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