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63
음악천재 재벌3세 63화
잡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수행원들과 떨어져 있다는 것이 이렇게 크게 작용할 줄은 몰랐다.
영어가 문제였다.
한국어가 가능한 수행원이 없었기에 잡은 식사도 해결하기 힘들었다.
피시방에서는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았기도 하거니와 파는 음식들이 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들이었기에 배고픔을 참았다.
피시방을 나선 이후에는 어디가 밥집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고 겨우 찾은 밥집들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다시 나와야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마침 잡의 눈에 들어온 것이 포장마차였다.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가 풍겨오는 포장마차로 잡은 홀린 듯 걸어왔다.
‘푸드트럭 같군.’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어로 말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Sure.”
그 대답은 잡에게는 동아줄과도 같았다.
만약 이번에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했다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호텔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래도 택시는 탈 수 있었으니까.
“어떤 게 맛있을까요?”
“전통적인 맛을 원하세요? 아니면 서구적인 맛?”
잡이 잠시 고민했으나 길지는 않았다.
외국에 나왔으면 외국의 맛을 보는 게 당연한 일.
그가 머무는 5성급 호텔은 외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 주로 나왔기에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상태였다.
“당연히 한국의 일반인들이 먹는 맛을 원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포장마차를 정리하던 것을 멈추고 김서준이 밥버거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가 너무 늦게 온 것 같네요. 치우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제야 포장마차를 정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 잡이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에요. 어차피 재료도 조금 남았고 마지막 손님이 외국인이라면 그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영어 실력이 대단히 유창하네요. 내 이름은 잡이에요.”
“김서준입니다. 서준이라고 불러주세요.”
잡은 김서준의 영어 실력에 놀랐다. 그가 알기로 한국은 영어권 국가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공교육을 통해 영어를 배우기는 하지만, 영어권 국가가 아닌 터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읽고 문제는 풀 수는 있으나 일상적인 회화가 되지 않는 문제점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자주 발견되는 문제였다.
그랬기에 김서준의 영어실력에 놀랄 수밖에 없는 잡이었다.
“칭찬 감사합니다.”
“정말이에요. 미국 현지인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한국에 온 뒤로 처음으로 말이 제대로 통하는 사람을 만난 터라 잡의 말문이 터졌다.
“이 음식을 뭐라고 부르나요?”
“밥버거라고 불러요. 한국에서는 스팀라이스를 밥이라고 부르는데, 거기에다가 서양의 버거를 합쳐서 밥버거라고 부르지요.”
밥버거라는 말에 잡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밥버거라. 재미있는 이름이네요.”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는 잡.
밥버거라는 이름이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네요.”
김서준도 미소를 지었다.
잡이 분이 좋듯 김서준도 기분이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다.
전생에서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잡이다.
김서준이 삼신에서 자리를 잡고 글로벌 영역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했을 때.
잡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전생에서 잡이 남긴 유산은 어마어마했다.
완전한 신개념은 아니었지만, 잡은 스마트폰 혁명의 선구자였으며 세상을 바꾸어 놓은 사람 중 하나였다.
“여기 나왔습니다.”
김서준이 김이 뜨끈뜨끈 나는 밥버거를 잡에게 내놓았다.
“오! 버거처럼 먹으면 되나요?”
“버거처럼 먹어도 되고 스푼을 사용해도 됩니다.”
“버거는 버거니까. 버거처럼 먹어야겠네요.”
밥버거를 꾹 눌러서 압축한 뒤.
잡이 포장지를 천천히 벗겼다.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버거를 한입 가득 베어 물었다.
짭조름한 김치와 참기름의 향이 잡의 코를 찔러왔다.
익숙하지 않은 맛이었지만, 은근히 입맛을 돋우는 그런 맛이었다.
“음. 괜찮네요.”
진심이었다.
낯선 맛이지만, 충분히 잡은 맛있다고 느꼈다.
게다가 김치 속에는 양념이 잘 된 돼지고기가 들어 있었는데 그것이 아주 입에 맞았다.
“음. 이 고기는 뭐라고 부르죠?”
“제육볶음입니다. 한국에서는 즐겨 먹는 돼지 요리입니다.”
“제육이라.”
잡이 제육이라는 이름을 곱씹었다.
“근데 오늘 장사는 이것으로 끝인가요?”
“오늘뿐 아니라 아예 접는 겁니다.”
아예 접는다는 말에 잡이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파는 사업을 왜 접는단 말인가?
“왜요? 장사 잘 될 거 같은데요? 장사가 안되나요?”
외국인에게도 통하는 맛이라면 현지인들은 더욱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 잡이다.
“아! 그런 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넘겼거든요.”
“아···.”
그제야 잡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보니 성공한 청년 사업가셨군요.”
전설적인 잡에게 성공적 창업가란 소리를 듣자 김서준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잡은 한국에 왜 온 겁니까?”
김서준 그가 알기로는 잡은 1983년 그가 이십 대일 때 한국을 방문한 이후로는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아! 일 때문에 왔어요. 골치 아픈 일이 있어서요.”
“골치 아픈 일이요?”
잡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업을 하나 하고 있는데, 특허문제가 발을 잡네요.”
‘아!’
김서준은 그제야 잡이 왜 한국을 방문했는지 깨달았다.
‘생각보다 빨리 알았네?’
김서준은 솔직히 놀랐다.
전생에서 애플사는 아이폰이 출시하는 전달에 모든 특허를 등록했다.
기술의 기밀 유지를 위한 조치였고 그 조치는 성공을 거두어 안드로이드 사들은 처음에 아이폰을 따라잡지 못하고 허우적거려야 했다.
모방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
“처음에는 해킹이나 기술유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잡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입은 웃고 있었으나 눈은 불타고 있었다.
분노였다.
미움이 아니었다.
아니, 분노보다는 분함에 가까웠다.
감히 누가 있어 자신들보다 먼저 그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했는지 분한 것이다.
“찾으면···. 찾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김서준의 물음에 잡이 미소를 지었다.
“해코지를 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어요. 그런 것은 어린 학생들이나 하는 짓이니까요. 사업가에게는 사업가다운 방법이 있는 거니까요.”
김서준은 미소 속에 숨겨진 잡의 분함을 읽었다.
‘크로스라이센싱 혹은···.’
크로스라이센싱은 애플사의 방식이 아니었다.
애플사의 방식은 좀 더 과격하다.
자본을 통한 M&A.
애플사는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그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사버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김서준의 SJ 인베스트는 더는 투자를 받지 않고 있으며 상장 또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삼신의 김건환 회장과 송혜령 회장이 전부였고 그 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분을 팔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아주 만약에 그들이 지분을 모두 판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나머지 지분을 모두 합치더라도 김서준의 지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제가 별 이야기를 다 했네요.”
밥버거를 다 먹은 잡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원하시는 바 이루기를 바랄게요.”
“고마워요. 그럼 잘 먹고 갑니다.”
잡이 김서준에게 손을 내밀었고 김서준이 그 손을 잡았다.
씩 웃은 잡의 뒤로 그의 수행원들이 다가왔다.
“모시겠습니다.”
“가지.”
*
“어떠셨습니까?”
“재미있는 나라야. 한국은.”
수행원의 질문에 잡이 피식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두렵기까지 하더군. 내가 젊었을 적 한국에 왔을 때는 이제 막 발전을 하고자 하는 그저 그런 아시아의 변방이었는데 지금은 또 달라.”
수행원의 얼굴에 호기심이 떠올랐다.
“어떤 면에 그렇게 놀라셨습니까?”
“자네 피시방이라고 알고 있나?”
“네? 피시방이요?”
“밥버거는?”
“잘···.”
수행원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자네들도 경험하면 한국을 두려워하게 될 거야. 아! 그리고.”
잡이 허리를 곧추세우자 수행원들이 잡을 바라봤다.
“그것도 같이 알아봐. 밥버거라는 음식을 우리 애플사에서도 팔 수 있는지 말이야. 법적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수 있도록 해. 프랜차이즈화되었다고 하니까 쉽게 대화할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수행원들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포장마차 정리를 끝내고 공모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건물로 돌아온 김서준을 소영신이 급히 찾았다.
“삼신에서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애플사에 관한 내용이겠네요.”
“어? 알고 계셨습니까?”
소영신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그래도 한번 들어보지요.”
소영신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애플사에서 자사에 대한 정보를 수소문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이미 삼신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 많은 오퍼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삼신에서는 어떻게 했습니까?”
삼신에는 SJ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개발 3팀이 그러했고 전략기획실에서도 SJ의 정보를 알고 있었다.
“일단은 아무 정보를 건네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플사와 삼신 파운드라 간에는 거래가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비밀엄수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건환이 엄명을 내린다면야 어느 정도 비밀엄수가 가능하겠지만, 잠시일 것이다.
결국, 애플사는 정보를 얻을 것이고 그러면 괜히 삼신과 애플사의 관계만 나빠질 것이다.
“정보를 넘기게 두세요. 어차피 애플사의 정보력이면 멀지 않아 우리를 찾아낼 겁니다.”
“알겠습니다.”
간단한 업무보고를 더 받은 뒤 김서준은 복도로 나왔다.
밤이 깊어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무실에는 많은 사람이 프로그래밍에 열중하고 있었다.
달칵
프로그래밍에 집중하고 있던 사람들은 김서준이 사무실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알아차리지 못했다.
김서준은 그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무엇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폈다.
‘어?’
그 중 김서준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문자와 전화를 대신하는 메신저를 개발하는 팀이 아니었다.
‘페이스 북?’
다섯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서로 열띤 토론을 하며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분명 초기 형태의 SNS였다.
SNS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나서야 등장한 서비스는 아니었다.
이미 마이 페이스라든지 페이스 북과 같은 SNS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도토리 월드라는 SNS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왜 이걸 생각하지 못했지?’
김서준은 그제야 SNS에 대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는 SNS였다.
국내 기업은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하고 말지만, 해외의 기업들은 승승장구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지금쯤 트위터도 준비하고 있겠군.’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는 트위터도 아직 개발이 완료된 시점이 아니었다.
‘굳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인수할 필요가 없겠어.’
시장은 선점이 중요했다.
물론 지금 PC에 사용하는 SNS 서비스가 있었지만, 그것들은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이 되었다.
만약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먼저 개발해서 모바일 버전으로 서비스한다면?
게다가 김서준은 미래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였다.
‘텍스트에서 사진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굳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인수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이 그리고 SJ가 세계 SNS를 선도할 수 있다.’
“어! 안녕하세요.”
김서준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대학생들이 김서준을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