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64
음악천재 재벌3세 64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성대 컴퓨터 공학과 3학년 김택민입니다.”
김택민은 긴장된 얼굴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마스크 위로 보이는 얼굴은 상당히 동안이었지만, 큰 키 때문인지 아니면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김택민은 김서준에게서 이상한 압박감을 느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게 뭡니까?”
김서준의 질문에 김택민이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개발자들도 김택민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제가 다 둘러봤습니다.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쉰 김택민이 입을 열었다.
“문득 생각해봤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게 손 안의 컴퓨터라면 나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을까.”
김택민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이런 게 대학생의 패기지.’
김서준이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한 이유가 이것이다.
아직 굳지 않은 머리는 당연하고 대학생들에게는 패기가 있었다.
“우리는 매일 다양한 곳을 다닙니다. 연인을 예로 들어볼게요. 만약 오늘 제가 여자친구와 함께 에버랜드에 다녀왔다고 합시다. 카메라 속의 사진을 마음속으로 간직할 겁니다. 아마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두겠지요.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늘 남에게 자랑하
고 싶은 욕망을 가집니다.”
김택민의 말에 김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를 표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겁니다.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은 욕망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연인의 예를 들었지만, 우리가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일상에 넘칩니다. 저는 지금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군요.”
김택민이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의 말을 남에게 들려주고 싶어 하고 납득시키고 싶어 하지.”
김서준이 한마디 더 보태자 김택민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어렸다.
트위터.
단순함과 빠른 속도 그리고 개방성.
트위터가 성공한 요인은 다양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몇 가지를 뽑자면 단순함과 빠른 속도에 있었다.
그리고 그 두 가지를 이용해 개인의 ‘말’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 욕망을 건드리는 것이었다.
페이스 북 역시 마찬가지.
트위터가 짧은 텍스트 위 주위 SNS였다면 페이스북은 텍스트와 사진과 같은 미디어를 결합한 SNS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속성은 트위터와 다르지 않아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페이스북에 자랑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 달라진다.’
지금도 SNS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 지금 사용하는 사람들은 한 줌으로 보일 만큼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성장한다.
김서준은 김택민이 정확하게 포인트를 집고 개발을 하는 것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칭찬을 받자 김택민과 그의 팀원들이 더욱더 기합을 넣었다.
다른 팀들도 그 모습을 보고는 자극을 받아 더욱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
이수철은 몸이 두 개라도 바빴다.
슈퍼보이스 코리아를 통해 맺은 가수들의 앨범 작업도 서둘러야 했고 방송을 보고 가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오디션에 몰리는 바람에 SC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바빠도 이수철은 얼굴에서 웃음이 났다.
슈퍼보이스 코리아전까지는 SC는 위기였다. 걸그룹 S.O.S가 공전의 히트를 치며 대한민국 걸그룹 문화를 이끌었지만 그 이후 데뷔시킨 그룹들은 히트에 연이어 실패했다.
그리고 최근에 데뷔시킨 그룹마저 입지가 불안정했기 때문에 이수철은 가슴앓이해야 했다.
하지만 슈퍼보이스 코리아를 통해 김서준과 앨범 계약을 했으며 방송이 끝나고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인재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심지어 많은 연습도 필요 없이 조금만 다듬으면 되는 원석들도 많았다.
“후우.”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은 이수철의 머릿속에 김서준이 떠올랐다.
“내년 걸그룹 출격 전에 뭔가 확 띄워줄 게 필요한데.”
그게 김서준이면 훌륭했다.
그렇지 않아도 대중들은 김서준의 앨범이 언제 나오나 기대하고 있는 참이다.
시간이 더 길어지면 기대하고 있는 청자들의 기대도 줄어든다.
지금이 딱 기회가 좋았다.
삑
이수철이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예. 대표님.”
“김서준씨에게 연락 좀 넣어줘요. 제가 한번 만나고 싶다고요.”
“알겠습니다.”
김서준의 개인 번호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비지니스인 만큼 공식적인 방법으로 연락을 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인터폰이 울렸다.
“대표님. 약속 잡혔습니다.”
“좋아.”
이수철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
SC엔터 사옥의 입구에서 김서준과 이수철이 악수를 하였다.
“서준씨!”
“이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제가 찾아가도 되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네요.”
이수철의 말은 진심이었다. 일반적으로 가수와 기획사 간의 계약은 특급가수가 아니고서야 기획사가 갑의 위치다.
음반 진행은 물론이고 행사나 방송 등 모든 스케쥴을 기획사에서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서준과 이수철의 관계는 특수했다.
김서준은 계약자임과 동시에 SC의 최대 주중 하나였다.
게다가 김서준의 인기는 SC의 그 누구보다 높은 상태.
당연히 이수철이 납작 엎드려야 했다.
물론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엔터 업계에서 삼신의 3세에게 고압적으로 나갈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다.
“슈퍼보이스 코리아가 끝나고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자주 찾아주셨으면 좋았을 것을요.”
김서준과 이수철이 담소를 나누며 사무실로 향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어! 그래. 연습은 잘 하고 있지?”
“네!”
사무실로 올라가는 도중 몇몇 연습생들이 이수철을 발견하고는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다.
“어?”
“어! 김서준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내 김서준을 발견하고는 소리를 지르며 김서준의 곁으로 달려왔다.
“와! 김서준이다!”
“대박! 대박! 실물로는 처음 봐!”
연습생들의 얼굴에는 선망과 존경의 빛이 가득했다.
“흠흠. 이 녀석들. 어째 대표인 나보다 서준씨를 더 반기는 거 같다?”
“에이! 대표님은 맨날 보잖아요.”
이수철의 말에 대답하면서도 연습생들의 시선은 김서준에게 향해 있었다.
“대표님~.”
“왜?”
연습생들이 이수철에게 간절한 표정으로 달라붙었다.
“저희 노래 좀 가르쳐 주시면 안 되요? 이왕이면···.”
연습생들의 시선은 김서준에게 향해 있었다.
“안 돼! 지금 바쁜 거 안 보여?”
“대표니이이이임.”
연습생들이 이수철과 김서준에게 달라붙으며 졸랐다.
“하아···. 애들아. 이러지 말자. 너흰 연습생이고 나는 대표야. 좀 선을 지켜라. 선을! 서준씨 곤란해하는 거 안 보이냐?”
이수철이 연습생을 떼려 할 때.
김서준이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기획사에 왔으면 노래가 빠질 수 없지요.”
“꺄아아악!”
김서준이 동의하자 연습생들은 난리가 났다.
어찌나 그 목소리가 크던지 다른 층에 있던 직원들도 무슨 일인가 하며 아래를 내려다볼 정도였다.
“하아···. 이거 너무 죄송한데···.”
“아닙니다. 그럼 연습실로 가시지요.”
김서준은 연습실로 가며 연습생들을 자세히 살폈다.
아직 앳된 모습이었기에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확실했다.
‘소녀제네레이션.’
SC에서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무기였다.
소녀제네레이션은 SC가 다시 한번 SC의 전성기를 이끄는 걸그룹이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아마 내년인 2007년 초에 데뷔할 것이다.
물론 등장과 동시에 가요계를 씹어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경쟁사에서 출격한 원더소녀가 더욱 큰 인기몰이를 했고 원더소녀가 미국으로 떠난 이후에 대한민국 걸그룹판을 휘어잡게 된다.
그리고 지금쯤이라면 마지막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다.
“사실 서준씨가 투자해주지 않았다면 제네는 데뷔가 더 미뤄졌을 겁니다.”
“그런가요?”
“당연하지요. 서준씨는 걸그룹 하나 데뷔시키는데 얼마가 드는지 아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이수철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먼저 오디션을 봐서 연습생이 될 애들을 모으지요. 뭐 여기까지는 크게 돈이 들지는 않습니다. 계약금이 나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계약금이 없거든요.”
잠시 숨을 고른 이수철.
“하지만 이제 그룹 조성 및 데뷔를 목표로 본계약을 체결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본격적으로 돈이 나가기 시작해요. 보컬, 댄스, 연기, 외국어 등 트레이닝 비용도 대규모로 들어갑니다. 대충 잡아 한 명당 한 달에 200 이상 들어가지요. 5명 기준으로 적게 잡
아 2년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최소 2억이 넘습니다.”
이수철이 들뜬 표정으로 연습실로 향하는 소녀제네레이션 연습생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숙소비용과 식비, 교통비 등을 다 합치면 데뷔를 준비하는 데만 4억이 넘게 소모가 됩니다.”
4억이면 생각보다 적은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김서준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이수철이 피식 웃었다.
“적다고 생각하셨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제네 소녀제네레이션처럼 데뷔를 목전에 둔 애들은 이제 또 대규모 지출이 발생합니다. 억은 가볍게 넘어가는 음반제작비는 물론이고 뮤직비디오가 중요한 걸그룹이기에 뮤비 제작비가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또
듭니다. 또 홍보는 어떻고요? 피디들 뒷구멍으로 넣어주는 돈이며 저 녀석들 홍보비며 또 활동할 때 차량부터 메이크업, 의상까지. 다 합치면 십억은 훌쩍 넘어갑니다.”
김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룹 하나를 준비하는데 저 정도 돈이 소모된다면 SC같은 대형 기획사도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물론 이렇게 준비해서 내보냈을 때 성공하면 다행이지요. 투자금은 뽑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문제는 실패했을 경우입니다. 실패하면 흑자를 내긴커녕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힘듭니다. 그리고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몇 개 말아먹어서 회사가 휘청거
리고 있었습니다.”
이수철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에는 잘 될 겁니다.”
“빈말이라도 고맙습니다.”
빈말은 아니었다.
물론 데뷔했을 때는 원더소녀가 압도적인 모습으로 가요계를 휩쓸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소녀제네레이션이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외모 그리고 잘 받은 곡으로 대한민국은 소녀제네레이션 열풍이 불게 된다.
‘SC 주식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지.’
물론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엔터주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잡주라고까지 불리지만 그것이 지금은 아니었다.
연습실은 비어 있었다.
걸스제네레이션 연습생들이 불을 켜고 연습실을 세팅했다.
“오늘 같은 기회는 다시 없을 기회야. 슈퍼보이스 코리아 우승자에게 이렇게 직접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또 있을 것 같아?”
“아니요!”
걸스제네레이션 연습생들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처음에는 반 장난으로 부탁한 일이었지만 진짜 이렇게 되니 그녀들도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었다.
“노래는 그거야. 데뷔곡으로 준비하는 거.”
“네! 대표님!”
‘데뷔곡이라면···.’
다시 만난 소녀.
김서준의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음악이 시작되었다.
경쾌하면서도 어딘가 슬픈 전주가 끝나고 노래가 시작되었다.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풋풋한 음성으로 불리는 데뷔곡.
김서준이 눈을 감고 그녀들의 노래에 집중했다.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소녀제네레이션의 데뷔곡을.
아무도 듣지 않은 시점에서 먼저 듣는다는 것을.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