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66
음악천재 재벌3세 66화
데미얼의 눈은 모니터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사운드를 바로 딴 것이 아니라 소리가 깨끗하고 맑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욱 현장감이 느껴졌다.
“서준이 많이 배워갔네요.”
“그러니까 말이야.”
데미얼의 말에 얀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서준이 올린 동영상은 그들이 찍은 영화와 유사한 방식으로 제작된 영상이었다.
“근데 이거 조회수가 심상치 않은데요?”
데미얼이 마우스 커서로 동영상의 조회수를 드래그했다.
“흠. 이 정도면 높은 건가? 내가 유튜브는 잘 몰라서.”
데미얼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많다 마다입니까? 벌써 백만 조회수면 이미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백만 조회수라.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군. 영화 백 만보다는 안 될 테고.”
그건 당연한 소리였다.
기본적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은 무료였으니 영화랑 단순 숫자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파급력은 비슷하거나 더 높을걸요?”
“그래? 어째서지?”
아직 인터넷 쪽으로는 잘 알지 못하는 얀센이었다.
부단히 공부하고 있었지만 젊디젊은 데미얼보다는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영화는 돈을 내고 보는 거고 이건 무료잖아요. 유튜브는 무료로 해준다고요.”
“뭘 해줘?”
데미얼이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탕탕 쳤다.
“아까 감독님도 말씀하셨잖아요. 서준이 영화 광고를 공짜로 해주고 있다면서요.”
“그랬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영상이 무료인 만큼 많은 사람이 아무런 부담 없이 볼 거예요. 그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갈 것이고요. 상영관에서 내리는 것과는 다르게요. 그러면 어쩌겠어요? 계속 유명해질 것 아니에요. 그럼 계속 파급효과가 일어나는
거지요. 연쇄적으로요.”
“으음···.”
얀센은 머릿속에 간질간질했다. 그가 잘하는 것은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다루는 것이지 인터넷 마케팅이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데미얼 자네가 칭찬하니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군.”
“좋은 생각이 났어요.”
데미얼이 손뼉을 쳤다. 데미얼의 머릿속에 지금 유튜브에서 급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서준의 덕을 볼 방법이 생각난 것이다.
“한성 측에 연락 좀 하고 오겠습니다. 이건 놓칠 수 없어요.”
*
“네. 그렇습니다.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성그룹 미디어 사업의 실무를 총괄하는 이일손 상무는 미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는 볼펜을 책상에 탁탁 쳤다.
“새로운 광고 방법인데···.”
데미얼이 직접 이일손에게 걸어 요청한 것은 유튜브에 광고를 넣어달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라 어떤 동영상에 광고가 들어가야 하는지 특정까지 해 주었다.
“유튜브 광고라···.”
홍보나 미디어 쪽에 정보가 빠르고 민감한 업종을 관리하는 사람답게 이일손은 유튜브에 광고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정식 서비스도 시행되지 않고 있는 유튜브에 광고를 넣는 다는 게 좀 꺼림칙했다.
“상무 삼촌!”
“왔어?”
이일손 상무가 고민하고 있을 때. 때마침 이인영이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미국 방문 이후 이인영은 매일 같이 이일손의 사무실에 들렀다.
이일손은 물론이고 송혜령도 그것을 고무적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재벌 3세더라도 자신이 기업을 이끌고자 하는 욕망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든 법이다.
그런 면에서 이인영이 이일손에게 일을 배우는 것은 그들로서도 환영이었다.
“때마침 잘 왔다.”
“왜요?”
이인영이 소파에 가방을 내려놓고 털썩 앉았다.
“할리우드에서 광고 요청이 들어와서.”
할리우드라는 말이 나오자 이인영이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잊지 못하고 있었다.
김서준과 함께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촬영하며 보낸 시간은 이인영의 인생에 있어 가장 빛나는 시간 중 하나였다.
그 순간을 통해 이인영은 꿈을 가지게 되었다.
한성을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화 산업 기업으로 만드는 것.
“무슨 광고 요청이에요?”
“인영이는 유튜브 알아?”
이인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기 전이라 아직 업계에 관해 깊은 지식이 없는 이인영은 유튜브의 존재를 몰랐다.
“동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인데 거기에 광고를 넣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하더라고 데미얼이.”
“그래요? 한 번 봐볼까요?”
이인영이 이일손 상무의 옆으로 다가갔다.
“어떤 동영상일까?”
“메일로 링크를 보냈다니까, 그걸로 봐보지.”
이일손이 데미얼이 준 링크를 클릭했다.
브라우저가 새롭게 뜨며 영어로 된 유튜브 사이트가 열렸다.
“어? 서준이 형이네?”
처음에는 흐릿한 화면이었지만, 이인영은 김서준의 모습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이인영과 이일손 상무의 반응도 해외 다른 시청자들의 반응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앨범 준비하려나 본데?”
“그러게요. SC랑 하나 한다더니 슬슬 준비하나 본데요? 이 연습생들은 아마 SC에서 준비하는 걸그룹 멤버일 테고.”
그때 이인영의 눈에 영상의 조회수가 눈에 들어왔다.
“와. 조회수가 벌써 삼백만을 넘었어요.”
“생각보다 많이 보네.”
이인영과 이일손의 생각은 통했다. 데미얼이 맡은 영화는 국내개봉 역시 하겠지만, 미국과 북미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개봉을 할 예정이었다.
유튜브가 국내에서 서비스하지 않아 국내 파급력은 적겠지만, 세계적인 측면으로 보면 광고를 넣는 게 맞았다.
삼백만.
앞으로 동영상이 더 퍼져나갈 것을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광고를 다는 것이 좋았다.
“아!”
그리고 또 좋은 생각이 떠오른 이인영이 손뼉을 쳤다.
“국내에도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있지 않아요?”
“있지.”
국내에도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사이트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이거 서준이 형이 올린 거니까 서준이 형한테 말해서 국내 플랫폼에도 영상 올리죠. 거기도 광고 달고요. 그럼 해외와 국내 모두 커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어차피 영화 개봉도 얼마 안 남았고 광고도 해야 할 시점이잖아요. 이렇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이일손 상무가 검미를 좁힌 채 생각에 빠졌다.
광고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넣을 수 있다고 아무렇게 넣으면 돈만 날리고 광고 효과는 볼 수 없다.
게다가 광고는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다. 인터넷 광고에 열을 올리다가 중요한 광고를 놓치면 안 된다.
‘그래. 다른 광고 역시 동시에 진행하면 되겠지.’
하지만 이일손 상무는 마음을 정했다. 스토리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이번에 준비하는 영화 컨셉과 잘 맞겠다. 좋아.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지.”
“좋네요.”
이인영도 씩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이일손 상무가 어깨를 으쓱했다.
‘피는 타고나나 보네.’
단지 젊은 나이의 치기가 아니었다. 많은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인영이 선택하는 것은 지금까지 틀린 경우가 없었다.
‘그 영화도···.’
이일손은 처음 그 영화를 찍을 때 걱정이 많았다.
전형적인 재벌 3세의 인맥에 의한 투자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이인영이 바라고 송혜령이 허락했으니 진행은 했는데 그 결과는 그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영화의 완성도는 이일손이 보기에도 훌륭했다.
이미 국내 충무로의 유명 감독들의 영화를 여럿 담당해보고 할리우드 영화도 몇 편 해본 이일손이다.
돈을 몇십 배는 더 쏟아부은 영화보다 나았다.
*
“야. 너희들 그거 봤어?”
“뭐?”
“판게아 티비 안 봐 니네?”
“근데 그게 왜?”
한성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한 뒤로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마른 들에 불길이 퍼져나가듯 동영상이 올라가는 각종 사이트에 한 가지 영상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와. 진짜 예쁘다. 얘네들 누구야?”
“몰라. 근데 노래도 잘하고 예쁘네. 걸그룹 연습생 아닐까?”
“연습생? 언제 데뷔하지? 진짜 기대된다.”
동영상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학생들은 소녀제네레이션의 정체를 캐기 위해 인터넷에 동영상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불길이 한 번 붙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슈는 그것뿐 아니었다.
“이거 김서준 아니야?”
“맞네. 김서준이네.”
김서준을 서서히 잊어가던 대중들은 동영상에서 김서준을 기억해냈다.
“진짜 잘한다···.”
“김서준은 언제 나와? 슈퍼보이스 코리아가 끝난 지 반년이 훌쩍 넘었는데?”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리고 그것의 방점을 찍는 것. 영상의 중간에 나오는 광고 역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 뭐야?”
“그니까. 재밌어 보인다.”
티저 수준의 광고였지만, 사람들은 영화에 대해 연신 검색을 이어갔다.
그 결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김서준, 김서준 걸그룹, 김서준 영화 광고가 연달아 올랐다.
*
“완전 대 성공이야!”
이 소식에 이수철은 매일 같이 웃음이 그칠 날이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SC에 사실 확인 전화가 걸려왔다.
온갖 연예 잡지는 물론이고 스포츠 신문 그리고 일간지에서도 SC에 인터뷰 요청이 밀려 들어왔다.
‘신비주의 전략으로 가시죠. 사람들이 달아오를 때마다 영상을 하나씩 푸는 겁니다.’
이수철은 그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았다.
김서준의 말 대로 사람들의 궁금증이 심해져서 안달이 날 때마다 찍어 두었던 동영상을 하나씩 풀기만 할 뿐이었다.
“애들 단속 잘해. 절대 외부로 노출하지 말고. 기자들이 찾아와도 절대 보여주지 마. 알았어?”
“알겠습니다.”
이수철은 매니저들에게 엄명을 내렸고 매니저들은 기자들의 눈에 보일까 싶어 새벽 일찍 멤버들을 출근시키고 늦게 퇴근시켰다.
“나는 서준씨 만나고 올게. 실수하지 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표님.”
웃는 얼굴로 이수철은 김서준의 연습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김서준의 연습실이 있는 빌딩에 도착한 이수철은 혀를 내둘렀다.
“역시 재벌 3세라 이건가?”
그렇게 높지 않은 빌딩이었지만, 명패도 달렸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업이 입주한 것은 아니고 프라이빗한 용도로 사용하는 빌딩임을 알 수 있었다.
입구로 들어가자 경비가 이수철의 앞을 막아섰다.
“무슨 용무로 오셨습니까?”
“선약이 있어서 왔습니다. 이수철이라고 하면 아실 텐데···.”
“아. 명단에 있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보통 건물의 경비는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맡곤 했다.
하지만 이 건물의 경비는 나이가 젊었다. 그 말인즉슨 대우가 좋고 지킬 것이 많다는 의미다.
이수철을 놀라게 한 것은 더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이수철이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움직였다.
애초에 다른 층으로 가지 못하게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하···. 아주 누가 보면 국정원이라도 온 줄 알겠어.”
띵똥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이수철의 눈에 SC의 연습실보다 더욱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연습실 한쪽에서 기타와 오선지를 앞에 둔 채 고심하고 있는 김서준의 모습이 보였다.
“오셨어요?”
“아! 네···.”
고심하고 있는 김서준을 보며 이수철이 인기척을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그의 옆에서 이은지가 말을 걸었다. 깜짝 놀란 이수철은 자신도 모르게 존대를 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수철은 이은지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간을 좁혔다.
어디에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런 시선을 느꼈는지 이은지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 오디션을 보러 갔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아! 그랬나요? 어쩐지 눈에 익더라니.”
이수철이 짧은 탄성을 터뜨렸고 그 탄성은 머지않아 안타까움의 탄성으로 변하게 되었다.
“오셨습니까?”
이은지와 이수철의 대화를 들었는지 김서준이 반가운 얼굴로 이수철에게 다가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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