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73
음악천재 재벌3세 73화
USC에서 같이 수학을 해 친구였던 두 사람은 게임을 좋아했다.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마크와 브랜든은 스스로 게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물론 실제적인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니고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의 커스텀 게임을 만든 것에 불과했지만, 그들이 만든 커스텀 게임은 수많은 사람이 즐겼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것은 실제적인 게임이 아니라 게임 내의 코드였다.
결국 그 코드가 여러 문제에 발목을 잡혀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그들은 커스텀 게임을 만들 수 없게 되었다.
그 뒤로 그들은 코드를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기성 게임들을 즐기고 살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늘 한가지 열망이 불타고 있었다.
‘게임을 만들고 싶다.’
한 명은 경영 컨설턴트, 한 명은 금융 애널리스트.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들의 가슴속에서는 늘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게임도 돈이 있어야 만드는데 그들에게는 돈이 없었다.
투자라도 받아볼까 했던 적이 있었지만, 컨설턴트와 애널리스트가 게임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투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누구시죠?”
숟가락을 든 채 마크와 브랜든이 자신들의 옆에 서 있는 동양인 청년을 바라봤다.
*
“매콤한 순두부와 야들야들한 보쌈이 생각보다 잘 어울리네요. 역시 저는 미국 음식보다는 한식이 더 입에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네요.”
미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미국 음식들은 너무 짜고 너무 기름졌다.
물론 맛은 있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에게 그런 음식을 매일 먹으라고 하는 것은 아니 소영신에게 그런 음식을 매일 먹으라고 하는 것은 고역에 가까웠다.
물론 그들이 묵고 있는 호텔은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을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을 제공했지만, 한식은 없었다.
가끔 이렇게 먹는 한식으로 목구멍에 낀 기름을 닦아줘야 일할 기운도 생겼다.
식사를 마친 김서준이 숭늉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봤다.
한인타운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손님은 한국인이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하얀 피부를 가진 미국인들도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중 두 명의 대화가 김서준의 귀를 간지럽혔다.
‘게임?’
실리콘 밸리와 한인타운이 멀지 않았기에 게임 개발 이야기가 들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그들이 진짜 게임 개발자들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김서준은 계속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한 기시감이 계속 김서준의 신경 한구석을 건드렸다.
전생에 봤나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 얼굴은 떠오르지 않았다.
‘브랜든. 마크.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지?’
기억을 뒤지고 또 뒤졌다.
전생에 게임 업계에 얽힌 적은 없었기에 쉽게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왜 그러십니까?”
소영신이 물어도 김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김서준의 귀에 도타라는 말이 들렸다.
‘도타?’
아!
그제야 머릿속에서 번개가 쳤다. 저들의 이름을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난 것이다.
전생에서 삼신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확히 말하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노력한 것.
그때 조사했던 것 중 하나가 게임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미래에는 게임 산업이 더욱 커진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인터넷 특히 스마트폰으로 게임 대회를 시청하기도 하며 유명 프로게이머는 막대한 연봉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 선봉에 서 있던 게임이 바로 LOA였다.
물론 LOA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익을 내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지금 다른 게임들은 모두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거나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
만약 투자해야 한다면 지금 회사를 만들까 말까 고민하는 마크와 브랜든에게 투자하는 것이 옳았다.
물론 게임 산업을 스마트폰 산업이나 원유사업에 비교하면 파이는 작아 보일 수도 있었다.
LOA의 매출이 15억 달러 한화로 1조5천억 원 정도의 매출이니 삼신 전자의 수익에 비하면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확장성.
게임은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중년까지 즐기는 콘텐츠였다.
괜히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이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게임이 성공한 이후에 투자하는 소극적 투자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김서준은 무엇이 성공할지 알고 있었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미래처럼 중국이 LOA를 삼키게 될 것이다.
그때는 이제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게 된다.
김서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소영신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만요.”
어리둥절한 소영신을 뒤로 한 채 김서준이 마크와 브랜든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 앞에선 김서준.
“그 게임. 한번 만들어 보시겠습니까?”
*
카페에 웃음을 짓고 있는 한 명과 어리둥절한 표정의 세 명이 앉아 있었다.
웃음을 짓는 사람은 김서준이었고 어리둥절한 세 명은 소영신과 마크 그리고 브랜든이었다.
마크와 브랜든은 김서준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냥 게임을 하다가 배가 고파서 순두부를 먹던 도중이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쪽 아니 서준씨 말은 돈을 투자할 테니까 알아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마크와 브랜든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건 사기꾼이다.’
사기꾼이 아니고서야 비전도 들어보지 않고 투자를 하겠다고 나설 리 없다.
마크와 브랜든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마음은 통했다.
“죄송합니다.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도 알 수 없고 게다가 지금 이 상황을 신뢰할 수가 없어서 그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크가 조심스럽게 김서준에게 말을 꺼냈다.
일단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게 많았다.
그러면 지금 다니는 회사는 그만둬야 한다.
그런데 만약 이게 사기라면?
당장 그들이 투자하는 돈은 없어서 금전적 손해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회사를 그만두면 재취업이 될지 장담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이 낭비하게 되는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사기로 판단되는 김서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흐음.”
마크와 브랜든의 부정적 반응에 김서준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뜬금없긴 뜬금없었다.
순두부집에서 다짜고짜 게임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하니 누가 덥석 그걸 물겠는가?
‘내가 너무 급했어.’
김서준이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물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도 모르게 물어버린 것이다.
소영신은 옆에서 눈을 데구르르 굴릴 뿐이었다.
김서준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또 김서준의 제안을 거절하는 마크와 브랜든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네 명이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서준! 서준 아닌가?”
김서준과 소영신의 귀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김서준과 소영신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얀센. 크리스. 오랜만입니다.”
얀센이 반가운 얼굴로 카페 테라스 밖에 서 있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나?”
“물론입니다.”
갑자기 얀센과 크리스가 등장하자 마크와 브랜든은 아무 말 없이 눈을 깜빡일 수밖에 없었다.
“얀센 감독 아니야?”
“맞는 거 같은데···. 저번 시사회에서 봤어.”
마크와 브랜든도 당연히 얀센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얼마 전에 재미있게 본 ‘다시 한번’의 총괄 감독이기도 했거니와 얀센의 다른 영화도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다.
“서준. LA에 왔으면 스튜디오에 먼저 들려줬으면 좋았을걸. 서준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나리오가 수도 없이 쌓여 있네.”
“일이 바빠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들를까 하고 있었습니다.”
“아! 사업차 방문했었군. 그럼 이분들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얀센이라고 합니다.”
얀센이 브랜든과 마크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서준의 비즈니스 상대라면 안면을 터놓아서 나쁜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아네···. 마크입니다.”
“브랜든입니다.”
얼떨결에 얀센과 악수를 한 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얀센과 김서준이 퍽 친한 사이 같아 보이지 않은가?
게다가 김서준이 미국에서 꽤 큰 사업을 하는 것 같았다.
‘이거 진짜인가?’
순간 그들의 마음속에 혹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제가 너무 성급하게 제안을 한 것 같군요.”
마크와 브랜든이 혹하는 생각으로 혼란에 빠져 있을 때.
김서준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카페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 순간 마크는 브랜든을 바라봤다. 고민에 찬 둘의 얼굴.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그들이었기에 서로의 표정만 봐도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잠시만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김서준을 부른 둘.
김서준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 제안 받겠습니다.”
둘의 이마에 맺혔던 땀이 볼을 타고 턱에 맺힌 뒤 바닥에 떨어졌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김서준이 활짝 웃었다.
*
“대표님. 저는 정말 대표님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조금 전보다 더욱 피로해 보이는 소영신이 김서준에게 말했다.
“왜요?”
“도대체 그들에게서 무엇을 보고 투자 제안을 하신 겁니까? 그렇지 않아도 지금 각 사업에 투자되는 돈이 천문학적입니다. 아마 삼신에서도 대표님이 굴리는 돈을 알게 되면 억 소리를 낼 정도입니다. 그런데 또 투자라니요.”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겁니다. 애플사는 물론이고 안드로이드 얼라이언스에서도 특허 사용료가 들어오기 시작할 테니까요.”
소영신은 김서준의 말이 맞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천문학적인 돈이 나가면서도 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온다.
내년에 한국 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 걱정될 될 정로도 많은 돈이었다.
이대로만 계속 굴러간다면 그 눈덩이가 어디까지 커질지 예상도 가지 않을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소영신은 불안했다.
‘돈을 어느 정도 쌓아 두는게 좋을 텐데···.’
사업이라는 것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 줄 모르는 일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자금을 비축해 두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영신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의 얼굴에서는 그런 불안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김서준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저 두 사람이 개발한 게임 덕분이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SJ의 이름을 머릿속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순환이다.
전 세계의 남녀노소가 SJ의 게임을 즐기게 되고 그 인식이 긍정적으로 심어지게 된다면 훗날 SJ의 사업은 새로운 고객들에게 광고료 한 푼들이지 않고도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매년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조 원에 달하는 광고료를 집행한다.
하지만 SJ는 저 게임을 통해 많은 광고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었다.
당장 투자되는 돈은 많아 보일지 몰라도 훗날 거두는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대표님이 하신 일 중에 틀린 것은 없었으니 이번에도 믿겠습니다.”
“믿어주니 고맙네요. 브랜든과 마크가 직장을 정리하면 소실장님에게 연락을 할 겁니다. 그럼 그들을 한국으로 불러주세요. 개발은 한국에서 합니다.”
“알겠습니다.”
소영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이곳에서 혼자 모든 일 처리를 하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던 차 였다.
“아! 그리고 소실장님.”
“네. 대표님.”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가면 넓은 부지를 좀 알아보세요.”
그 말을 들은 소영신은 김서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SJ 본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사업부. 그리고 삼신의 개발 3팀.
게다가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게임사까지.
그것들을 언제까지 분산시켜놓을 수는 없었다.
‘사옥.’
드디어 사옥을 지을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대표님.”
소영신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