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76
음악천재 재벌3세 76화
전략기획실로 들어온 오영환이 의자에 털썩 몸을 기댔다.
김서준이 한 말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법무팀에서 회장님을 노린 다라? 도대체 왜?’
법무팀장은 오영환도 익히 잘 아는 사람이었다.
전략기획실 실장인 그가 행정고시 출신인 것처럼 법무팀장도 사법고시 출신에 삼신에 오랫동안 충성해온 사람이었다.
‘삼신을 배신하고 나면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닌데···.’
이미 법관 자리를 박차고 나온 사람이다. 사기업에 발을 담근 사람이 삼신을 배신하고 뛰쳐나가서야 받아줄 기업은 없다.
‘흐음···.’
혹시 김서준이 삼신의 경영권을 노리고 수작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했지만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당장 김건환이 경영권에서 물러나면 김서준은 가장 손해를 볼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 김서준이 추진하는 사업 중 가장 큰 부분이 김건환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곤란하다.
그랬기에 오영환 실장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아한 건 사실이다. 일단 천천히···.’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오영환 실장이 핸드폰을 꺼냈다.
“어. 송 팀장. 나야. 오늘 밥이나 같이 먹을까?”
일단 일상적인 것부터 접근하기로 마음을 먹은 오영환 실장이 법무팀장 송양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
“햇살이 들어오는 사무실이 너무 좋다. 이런 회사에서 끝까지 일하고 싶다. 추운 모스크바 싫어요.”
찰칵.
안드로이드사의 개발자 니콜라이는 요즘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단순히 찍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사내 SNS에 올리는 것은 또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어! 니콜라이. 네가 그렇게 회사에 애정이 많은지 이제 알았네.] [니콜라이! 오늘 티셔츠 잘 어울려!]니콜라이가 게시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들을 보면서 니콜라이는 알 수 없는 고양감을 느꼈다.
“캬. 또 뭘 찍어보지?”
[톡톡!]니콜라이가 다음 촬영 대상을 찾아 헤매고 있을 때.
그의 스마트폰 시제품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렸다.
“어? 톡이네?”
[니콜라이! 사진 그만 찍고 당장 개발실로 들어와! 버그야!]단톡방에 찍힌 내용을 보고 니콜라이가 얼굴을 찌푸렸다.
“아! 다시 창살 없는 감옥으로 끌려가야 하는 내 삶이여!”
찰칵!
다시 한번 사진을 찍자마자 SNS에 업로드 한 뒤 니콜라이가 터벅터벅 사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니콜라이의 일만은 아니었다.
안드로이드사의 어디를 가든 [톡톡!]이라는 알림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고 구내식당은 물론이고 구내 카페에서도 사람들은 연신 사진을 찍어대기 바빴다.
“카메라 화질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SNS에 동영상도 업로드 가능해졌으면 좋겠네요. 사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그리고 그 직원들이 만들어내는 피드백은 안드로이드 개발팀은 물론이고 삼신 전자와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한 SJ로도 착실하게 전송이 되었다.
*
루빈과 드레이크는 스마트폰 시제품을 들고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드레이크. 어떻게 생각해?”
“어플리케이션들 말이야?”
루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제품과 함께 김서준이 제공한 어플리케이션을 배포한 지 어느덧 한 달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어플리케이션은 안드로이드사 직원들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
자유롭게 쓰라고 했다고는 하지만 직원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손에서 떨어뜨려 놓지를 않았다.
직원들이 일에 열정이 넘쳐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아! 이런 것도 써야 해?’라는 반응의 직원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그것들을 쓰면 쓸수록 직원들은 어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이 정도면 기본 탑재해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서준이 왜 자신만만하게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알 것 같아. 특히 이 톡톡이라는 프로그램은 너무 편해. 기존 문자메시지가 가지고 있던 모든 한계를 극복한 느낌이야.”
드레이크가 톡톡을 켜서 화면을 아래로 쭉 내렸다.
이미 수많은 단톡방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중에는 업무를 위한 톡방도 있었고 뭔가 일이 있을 때 잠시 만든 톡방도 있었다.
“이게 없으면 이제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지경이야.”
사내 메신저가 있긴 했지만, 사내 메신저는 pc 앞에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에 비해 스마트폰 메신저는 그 사람이 어디에 있든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해서 더욱 효율적인 의사전달이 가능했다.
“그리고 업무시간 외에는 절대 업무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
드레이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처음에는 업무시간 외의 시간에도 직원들에게 톡톡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드레이크가 쉬려던 차에 직원들이 계속 질문러쉬를 하자 드레이크는 결국 업무시간 외 업무 이야기 금지령을 내리고 말았다.
물론 직원들이 짜고 친 결과였지만, 결과적으로 드레이크도 톡톡의 위험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SNS는 어떻고? 물론 지금도 PC용 페이스북이나 다른 SNS가 있긴 하지만 이게 출시가 된다면 다른 것들은 다 몰락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 그들이 시대의 흐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어플리케이션이 기본 탑재돼서 출시된다면 그
들이 흐름에 적응하기도 전에 모든 게임이 끝날 거야.”
루빈이 보기에 SNS는 더욱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직원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중 별난 직원들은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리기 위해 쇼핑을 하거나 예쁘게 생긴 디저트를 구매하는 등 별난 행동까지 하기 시작했다.
여기 직원들이 그럴 정도라면 밖의 사람들은 더할 것이다.
“서준에게 연락 넣지요. 이 어플리케이션들을 기본탑재할 계약을 맺자고요.”
대가가 없을 수는 없다.
김서준이 안드로이드사의 대주주이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SJ 인베스트의 대표다.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하는 데는 그에 걸맞은 계약이 필요한 법이었다.
*
매앰- 매앰- 매앰-
장마가 끝난 뒤 대한민국의 여름은 동남아시아의 여느 국가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대단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습기는 온몸에서 육수라는 육수는 다 빼고 있었고 그에 따라 불쾌지수 역시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
“수사관님. 이 새끼 여기 있는 거 맞아요?”
김일두 검사가 소매로 땀을 닦아가면서 거리를 헤맸다.
그 뒤로는 지도를 든 수사관이 어쩔 줄 몰라하며 뒤를 따랐다.
“이 주변이 맞긴 한데···.”
“하···. 이 새끼는 간판 좀 달아놓지 왜 회사에 간판이 없어? 역시 구린 놈들이라 간판을 안 달았나보네.”
“그러면 유령회사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김일두 검사가 미간을 좁혔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그래도 여기가 유령회사면 아예 깡그리 잡을 명분이 생기는 거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김일두가 더위 속에서도 눈을 빛냈다.
보통 사기꾼들은 제대로 된 사무실을 차려두지 않는다.
어차피 사기 말고는 업무가 없기 때문에 책상 하나만 덜렁 있다거나 사무실도 제대로 된 주소가 아닌 경우가 많았다.
만약 이곳도 그렇다면 앞뒤 잴 거 없이 바로 조사 시작한 뒤 부정거래 정황을 파악해서 김서준을 잡아넣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어? 여기입니다. 찾았습니다.”
드디어 SJ 인베스트가 입주하고 있는 건물을 찾은 수사관이 김일두에게 손을 흔들었다.
“하. 얼굴이나 좀 보자.”
건물의 입구에는 드나드는 회사원이 많았다.
“간판도 없는 곳에 무슨 회사원들이 이렇게 많아?”
김일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그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경비원이 김일두의 앞을 가로막았다.
“카드 찍으셔야 합니다.”
“카드 없는데요?”
당당한 김일두 검사의 말에 경비원이 잠시 당황했다.
이 건물을 방문하는 외부인은 거의 없기에 벌어진 일이다.
“선약은 되어 있으십니까? 선약이 되어 있으면 방문증을 끊어 드리겠습니다.”
“아! 선약은 없고 이건 있는데.”
김일두가 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지갑을 열자 드러나는 명패.
“서울중앙지검 검사 김일두입니다.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신분증을 꺼낸 김일두가 경비원을 지나쳤다.
경비원이 뭐라 입을 열라고 했지만 검사를 처음 보는 터라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수사관님 빨리 오세요.”
“아! 네!”
수사관이 경비원에게 작게 고개를 숙이고는 서둘러 김일두의 뒤를 따랐다.
“이거 꽤 큰 회사인데요?”
“아직은 모릅니다. 당당한 놈들이 왜 간판도 없이 일합니까?”
그렇게 말을 하긴 했으나 김일두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사기꾼의 근거지라고 보기에는 너무 그럴듯했다.
그리고 김일두의 머릿속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더욱 복잡해졌다.
전형적인 사무실의 모습.
전형적이다 못해 이상적인 사무실의 모습이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전화를 붙들고 영어 혹은 외국어로 통화를 하는 사원들.
“누구세요? 여긴 어떻게 오셨는지요?”
김일두가 잠깐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을 때.
앞을 지나가던 사원 하나가 김일두를 발견했다.
“여기 대표를 만나러 왔습니다.”
“아! 대표님 만나러 오셨구나. 그런데 어쩌지요? 돌아오시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일단 따라 오세요.”
사원은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고 김일두를 대표실로 안내했다.
선약이 없는 사람이라면 출입구에서 걸러질 것으로 생각했던 탓이다.
“이야. 에어컨 빵빵하네. 전기세 좀 나오겠어.”
대표실로 안내받은 김일두가 접객용 쇼파에 앉아 몸을 뒤로 젖혔다.
“세상이 참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에어컨이 뭐예요? 그냥 선풍기 하나 틀어놓고 냉수 한잔 떠오면 그게 손님 대접이었지.”
그 말을 듣고 있던 수사관이 약간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김일두 검사님 나이가 아직 삼십 대인데 정말 그랬습니까?”
“크흠. 뭐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흘렀던 땀이 식고 체온이 떨어지자 슬슬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덜컥
그리고 막 졸음을 이기지 못해 머리가 가슴으로 숙어지려고 할 때.
대표실의 문이 열리고 김서준이 들어왔다.
“손님이 계셨네요.”
김서준의 말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김일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무리 그가 검사라고 해도 대표가 왔는데 소파에서 졸 정도로 막돼먹지는 않았다.
졸음 때문에 정신이 몽롱한 채로 김일두가 김서준을 바라봤다.
‘어 뭐야? 내가 잠이 덜 깼나?’
김일두가 손으로 눈을 비볐다. 그러나 눈앞의 장면은 바뀌지 않았다.
“김서준입니다.”
김서준이 손을 내밀었다.
“아. 서울중앙지검 검사 김일두입니다.”
김서준이 내민 손을 맞잡으면서도 김일두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하 씨. 쪽팔리게 이게 뭐야.’
눈앞의 사람이 김서준. 그러니까 슈퍼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한 김서준 인 것을 확인한 순간 말문이 막혀서 어리버리를 탄 것이다.
“일단 앉으시지요.”
김서준이 소파에 앉으며 김일두를 바라봤다.
“검사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방문하셨는지요? 뭐 검사님께서 관심 가지실만한 일은 한 적이 없는데.”
그 말을 들은 김일두가 씩 웃었다.
“첩보가 하나 들어와서요. 아! 그 전에 하나 좀 물어봅시다. 슈퍼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한 김서준씨 맞지요?”
“네. 그렇습니다.”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김일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다른 소문.
“혹시 한국 대학교에 수석 입학한 김서준도?”
이번에는 김서준이 씩 웃었다.
“제가 맞습니다만 그거와 이렇게 방문하신 게 무슨 상관이 있으신지?”
김서준의 말에 김일두가 내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캬. 난 놈이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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