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8
음악천재 재벌3세 8화
음악천재 재벌3세 8화
피었던 벚꽃과 철쭉의 꽃잎이 떨어지고 슬슬 장미의 꽃망울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평일의 북적임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거짓말처럼 적막만이 남은 학교.
적막함이 감도는 학교였지만, 동아리실이 모여있는 별관은 그러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밴드부실에는 기이한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
학생들은 각자 악기 하나씩을 가지고 의자에 앉아 있었고 악기가 없는 학생들은 목을 풀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익태.”
“후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유익태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앞으로 나섰다.
“저는 드럼을 치겠습니다.”
“시작해.”
플라스틱으로 된 스틱을 잡은 유익태가 긴장된 눈으로 드럼을 바라보았다.
탁 탁 탁 탁
그리고 시작된 연주.
유익태가 선택한 곡은 최근 남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보이그룹의 곡이었다.
원래 쉬운 곡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꽤 연습했는지 유익태의 스틱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대애애앵
심벌의 엣지를 스틱으로 강하게 후려친 뒤 곡을 마친 유익태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좋은 연주였어.”
초보자치고는 나름 멋진 연주였기에 이혜림의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유익태가 헤벌쭉 웃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로 돌아온 유익태가 김서준의 팔을 찌르며 속삭였다.
“어땠어? 이 정도면 여자들 다 껌뻑 죽지 않겠냐?”
“어. 다. 죽겠다.”
“진짜?”
김서준의 말에 유익태가 반색했다.
“어. 귀 터져서 죽을 거 같아.”
“뭐?”
김서준이 웃으며 대꾸해줬다.
유익태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생각도 비슷해 보였다.
“근데 넌 뭐 준비했어? 보컬? 아니면 설마···. 나랑 같은 드럼이냐?”
자신이 쓰던 악기를 준비해온 학생들과 다르게 김서준은 아무것도 들고 오지 않았기에 유익태가 물었다.
“다음은 김서준.”
유익태의 말에 대답하기 전에 김서준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서준이 실력은 볼 필요도 없지만,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해줘.”
이혜림은 물론이고 송유연을 비롯한 몇몇 밴드부원은 김서준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김서준에게 필요한 것은 테스트가 아니었다.
인정.
이혜림과 송유연이 아무리 칭찬해봐야 다른 밴드부원이 김서준의 실력을 보고 듣지 않으면 소용없었다.
나중에야 결국 실력을 알게 되겠지만, 지금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나았다.
“화이팅.”
김서준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유익태가 주먹을 꽉 쥐며 응원했다.
이혜림이 한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는지 유익태는 김서준이 쪽팔림만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만 가득했다.
“기타와 노래를 하겠습니다.”
“오오오오.”
기타와 노래라는 말에 학생들이 기대감 어린 눈빛을 보냈다.
*
담배 연기가 가득한 녹음실에서는 연습생의 녹음이 한창이었다.
“그게 아니라고. 두성을 쓰란 말이야. 트레이닝 안 받았어?”
헤드셋을 거칠게 내려놓은 민희영이 마이크를 켜고 부스 안에 소리를 내질렀다.
“죄송합니다.”
“다시!”
“예!”
집어 던졌던 헤드셋을 다시 쓴 민희영이 반주곡을 재생하려고 할 때 문이 열리고 이수철이 녹음실로 들어왔다.
“잠시 휴식.”
이수철을 발견한 민희영이 헤드셋을 다시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크. 희영아. 여기 지하야. 녹음실에서 담배 좀 작작 피우라니까.”
“담배 없이 어떻게 견뎌요? 쟤들 노래 들어보셨어요?”
민희영이 부스 안을 힐끗 보자 잠시 휴식하고 있던 연습생들의 몸이 움찔거렸다.
“애들 좀 그만 잡고 이거 봐봐.”
“이게 뭐야?”
이수철이 품에서 USB를 꺼내자 민희영의 눈빛이 바뀌었다.
USB를 노트북에 연결하자 동영상 파일이 하나 나왔다.
“해외 공연 실황이에요? 아니면?”
평소 음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민희영이었고 이수철이 그녀를 위해 영상을 구해다 주는 일이 잦았다.
“아니. 일단 봐봐.”
딸깍
마우스 클릭 소리와 함께 동영상 플레이어가 떠오르고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결혼식장?”
하객들의 잡소리가 같이 들어갔는지 부산한 음성으로 시작된 영상은 척 보기에도 결혼식장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성환이네? 저번 주말에 투자자 만나러 간다는 곳이 여기였어?”
같은 소속사였기에 민희영은 축가를 부르는 사람이 이성환임을 단박에 알아보았다.
“기타는 아르바이트일 테고···. 뭐 추론은 여기까지 하고 들어볼게.”
노래가 시작되었기에 민희영이 입을 다물고 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곡은 요즘 축가로 자주 쓰이는 곡은 아니었다. 있어 보이는 집안의 결혼식답게 팝송이었다.
“어?”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깜짝 놀란 민희영이 급히 헤드셋을 노트북에 연결했다.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어.’
민희영의 모습을 본 이수철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은 채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하아···.”
두 곡의 축가가 모두 끝나자 민희영이 긴 한숨을 내쉬며 헤드셋을 벗었다.
“누구야?”
“궁금해?”
“당연하지. 아직 앳된 티가 나긴 하지만 잘생긴 얼굴에 키는 백팔십은 되어 보이고.”
착
머그컵에 담긴 커피를 한 잔 마신 뒤 담배에 불을 붙인 민희영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기타 실력은 내가 평가하기에는 너무 훌륭한데? 이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었나?”
“어때 보여?”
뭐 그런 것을 묻냐는 얼굴로
“말이라고 해? 보컬이야 가르치면 되는 거고 준수한 얼굴에 훌륭한 키. 감히 평가할 수 없는 기타 실력. 완전 흥행 보증수표잖아. 보컬만 빡세게 훈련시켜서 싱어송라이터라고 내보내도 되겠다.”
목이 타는지 다시 커피를 들이켠 민희영이 다시 이수철에게 물었다.
“잡았지?”
잡아야 했다.
요즘 가요계는 너도나도 걸그룹, 보이그룹등 판에 찍은 듯한 가수들이 넘쳐나는 시기였다.
이럴 때 영상의 주인공처럼 기타를 치는 싱어송라이터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다.
아직 애티가 좀 나지만 훤칠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생긴 얼굴. 큰 키가 여성팬들을 사로잡을 것이 분명했다.
어디 그것뿐인가?
아이돌 음악은 음악도 아니라는 음악 매니아들도 잡을 기회였다.
“왜 말이 없어 잡았지?”
“아니. 못 잡았어.”
못 잡았다는 말에 민희영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못 잡았다고? 왜 이미 계약되었어?”
아쉬웠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이정도 실력이라면 다른 대형 기획사에서 어려서부터 작정하고 키웠을 확률이 높았다.
“아니. 그건 아닌데···.”
“아닌데?”
이수철이 말을 끌자 답답해진 민희영이 대답을 재촉했다.
“빨리 말해봐.”
“명함을 건네긴 했는데···.”
“했는데?”
“신분이 좀 달라.”
“뭔데? 재벌 3세라도 돼?”
“어.”
순간 민희영은 이수철이 무슨 장난을 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벌 3세가 뭐 좋다고 기타를 치고 있으며 왜 웨딩 홀에서 축가를 부르고 있단 말인가?
“장난 치지 마.”
“장난 아니야.”
“그림의 떡이네. 접어.”
민희영이 노트북을 탁하고 닫았다.
제벌 3세가 뭐 주워 먹을 것이 있다고 SC엔터에 들어오겠는가.
돈이 아쉽지도 않을 것이고 애초에 경영수업을 위해 연습할 시간도 없을 텐데.
“더 좋지 않아?”
하지만 민희영과 다르게 이수철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뭐가 좋은데 또?”
“스토리가 있잖아.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의 길을 걷기로 한 재벌3세.”
스토리.
가수가 노래만 잘 부른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데뷔하더라도 스토리가 중요했다.
그런 면에서 이수철의 말은 극히 합당했다.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가수.
“하아. 그런데 어떻게 잡을 거야? 사는 곳은 알아?”
“몰라. 지금부터 샅샅이 뒤져서 찾을거야. 어떻게든 가수로 만든다.”
이수철이 주먹을 꽉 쥐며 다짐했다.
“그래. 찾으려면 빨리 찾아. 그곳에 대표님만 있었던 건 아닐거아냐? 다른 관계자도 있었으면 그쪽에서도 아마 난리가 났겠지.”
민희영의 말에 이수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겠지.”
분명 영상을 따간 사람이 더 있다고 했다. 그들이 찾아내기 전에 먼저 찾아내겠다고 다짐을 한 이수철이 소중하게 USB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자! 휴식 끝! 다시 녹음 시작한다.”
“예!”
그런 이수철을 뒤로 한 채 민희영의 음성이 마이크를 타고 부스 안으로 울려 퍼졌다.
*
금요일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서준은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서준 학생.”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격언에 따라 아버지 김태군과 이야기를 나눈 날 바로 성북동에 전화했다.
그 이야기가 김건환에게 전달되었는지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학교 앞에 차량과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회장님께서 서준 학생 자랑이 끊이질 않으셔.”
“그래요?”
“그럼. 회장님께서 요즘 누굴 만날 때마다 서준 학생 자랑을 꼭 빼먹지 않으신다고 하더군.”
아마 지난 결혼식에서 퍽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날이 저물고 저녁이 되었을 때 김서준은 성북동 자택에 도착했다.
“서준이 왔느냐.”
“예. 할아버지.”
김서준이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았는지 김건환이 인자한 웃음을 띠며 대문 앞에 서 있었다.
그 뒤로는 양복을 입은 두 명의 중년 남성들이 서 있었다.
‘전략기획실 사람들이군.’
그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김서준은 그들이 삼신 그룹의 전략기획실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략기획실은 삼신 그룹의 두뇌라고 불리는 곳.
삼신 그룹의 미래를 발굴하고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하는 곳이었다.
삼신의 투견이라 불렸던 김서준이 전생에 속했던 부서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시험하시려고 하나보구나.’
이미 김건환은 삼신에서 일하기로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
평생을 도산검림과 같은 재계에서 보내온 김건환은 김서준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다면 김건환 성격에 김서준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할 것이 분명했다.
마당에 마련된 티테이블에 앉았을 때 전략기획실 직원들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의아함이 떠올랐다.
대체 이 학생이 누구기에 자신들과 마주하고 있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사들 나누거라. 이쪽은 전략기획실 오영환 실장, 박근수 차장이다.”
“안녕하세요. 김서준입니다.”
“반갑다.”
“자네들도 들어서 알고 있을거야. 서준이는 내 손자일세.”
오실장과 박차장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근래에 삼신의 전략기획실에 소문이 돌고 있었다.
숨겨 두었던 김건환의 손자가 나타났고 김건환이 그 손자를 매우 아끼고 있다는 소문.
게다가 한성의 총수인 송혜령도 그 손자의 식견을 칭찬하며 높게 평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시험해보라는 말이시구나.’
그들은 김건환의 의도를 곧바로 파악했다.
김건환이 원하는 것은 김서준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서준아.”
그들이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건환의 시선이 김서준을 향했다.
“예. 할아버지.”
무슨 말인지는 짐작이 갔다.
일전에 김건환은 김서준에게 미래에 관해 물었다.
“삼신의 미래 먹거리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예상했던 질문이 나왔다.
삼신의 엘리트 실무자 앞에서 네 생각을 말해봐라.
두루뭉술한 뜬 소리가 아니라 실무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김건환은 김서준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일이 좌우될 것이었다.
주도적인 인생을 살 것인가?
아니면 전생과 같은 삶을 살 것인가?
전생과 현생이 교차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었지만, 김서준은 긴장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십수 년 삼신의 중추로 활약했던 기억이 있었다.
김서준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삼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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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n07
I don’t know if someone realize it but there is another novel with the same plots like this except the MC and others character has different n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