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83
음악천재 재벌3세 83화
“대민사업을 하자라···.”
김건환 회장이 대민사업이라는 말을 곱씹었다.
그렇지 않아도 삼신에서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대민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여러 목적이 있었지만, 장학 사업 역시 진행하고 있었고 직원들이 참여하는 연탄 나눔 행사 등 다양한 사업들 역시 매년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삼신에서는 대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진행해야 하는 이유가 있느냐?”
“이미 삼신의 대민사업은 공기와도 같이 변해서 사람들이 인식할 수 없습니다. 수혜를 입는 사람들은 삼신에게 고마워하겠지만, 수혜를 보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은 삼신이 그러한 사업을 진행하는지도 모를 겁니다.”
“그렇겠지.”
사회 공헌이라는 것이 그랬다.
수혜를 입는 사람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질지 몰라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사회 공헌에 수혜를 보지 못한다.
그랬기에 생색을 낼 필요가 있었다.
“생색을 내는 사업이 필요합니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삼신이 이미지 전환을 시도한다며 욕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삼신을 칭송할 겁니다. 이번 사태와 더불어 사회 공헌 사업을 진행한다면 스마트폰 출시에 맞추어 삼신의 이미지를 최
고조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서준이 너는 나를 놀라게 하는구나.”
솔직히 말해서 김건환 회장은 김서준에게 놀랐다.
사업을 잘 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다. 김서준이 창의력이 넘치고 판을 읽는 능력이 뛰어난 것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넓고 김서준과 같은 천재들 역시 세계를 무대로 놀고 있었으니까. 김서준도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이건 사업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었다.
단순히 물건을 개발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업 외적으로 필요한 것을 캐치하고 그것을 이끌어가며 당장의 소비자가 아닌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끌어당기는 것이었다.
‘삼신에 빛이 들겠구나.’
김건환 회장이 밝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삼신에 빛이 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수성에 능한 김태주가 김건환 그와 김서준의 징검다리가 되어 준다면 김서준의 대에 이르러서 삼신이 더욱 크게 날개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한번 서준이 네가 진행해 보아라. 이런 일은 오 실장이 잘 알고 있으니 오 실장과 협업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게야.”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김서준이 작게 고개를 숙였다.
*
사건은 빠르게 마무리되어갔다.
[삼신의 법무팀장으로 재직 중이던 송양수 씨가 삼신의 신제품 기술 정보를 유출하던 중 체포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장일제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고 유죄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은 삼신의 전략제품으로써 만약 이번 신기술이 유출되었을 시 수천억에서 수조 원까지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이 있었습니다.] [최근 해외자본이 국내 기술 및 인력을 빼가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비단 이번의 사건뿐 아니라 LCD는 물론이고 반도체 영역에서도 해외의 기술 탈취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 법규는 물론이고 이를 감시하는 기관···.]검찰에서는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빠르게 수사를 진행해갔다.
장일제 의원과 송양수는 열심히 무죄를 항변하며 자기는 공익제보자라며 소리쳤지만, 그것을 증명할 증거가 없었다.
또 그들이 아무리 소리를 치더라도 검찰은 그들의 말에 따라 다른 수사를 진행할 의지가 없었다.
지방선거.
지방선거는 모두의 예측대로 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그것도 그냥 승리가 아니라 야권의 압도적인 승리.
대부분의 지자체장 자리를 야권에서 차지했으며 전통적인 여권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에서도 승리하는 등 야권은 여권의 세력을 빠르게 잠식했다.
이런 시점에서 검찰은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산업 스파이 건이 아닌 송양수와 장일제 의원이 주장하는 삼신의 비자금 사건을 조사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지방 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있지만, 국내 제일 기업인 삼신의 기술을 유출하려 했다는 죄목을 받고 있는 장일제 의원은 더욱 상황이 심각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있었기에 체포는 되지 않았지만, 야권과 여론에서 비난에 나섰기 때문이다.
장일제 의원은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만약 지금 목소리를 높였다간 국회의 표결로 인해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확률이 높았다.
“바쁘실 텐데 왜 보자고 하신 겁니까?”
“나보다 더 바쁘시면서 뭘 그러셔.”
SJ 본사의 옥상에서 김서준과 김일두가 서울의 전경을 보며 섰다.
“그래도 검산데 이거 커피 믹스는 너무한 거 아니에요?”
커피 믹스를 한입 마신 김일두가 투정하듯 말했다.
“누가 약속도 없이 오랍니까? 약속을 했으면 고급 아메리카노라도 준비했지.”
“아메리카노는 무슨. 커피믹스면 딱 좋지.”
김일두가 남은 커피 믹스를 입안에 모두 털어 넣었다.
“그냥 말해주려고 왔습니다. 궁금한 것도 좀 있고.”
“말씀 하시지요.”
휘이이잉
여름이었지만, 해 질 녘의 바람은 그래도 꽤 즐기기 좋을 만큼 선선했다.
“송양수는 법대로 처벌을 받을 겁니다. 송양수가 주장한 공익제보는 법원에서 기각될 것이고요.”
“그렇군요.”
예상대로였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송양수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비정한 말로 들릴 수 있었지만 대한민국에서 삼신 정도 되는 대기업을 적으로 돌리고 무사하길 바라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그것도 보통 적이 아니라 김건환 회장을 저격하는 적이라면 더더욱.
“그런데 이거 하나 물어봅시다. 이게 궁금해서 요즘 도대체 잠이 오질 않아요.”
“물으시지요.”
김일두 검사가 고개를 돌려 김서준을 바라봤다.
“정말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산업 스파이 사건입니까?”
“무슨 말입니까?”
허공에서 김서준과 김일두의 시선이 얽혀 들어갔다.
“연기자 해도 되겠네. 알면서 왜 모르는 척 하는겁니까? 뉴스 안 봐요? 장일제 의원하고 송양수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 공익제보인데 삼신에서 손을 쓴 것이라 몰아가고 있잖아요.”
김서준이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저는 들은 바가 없네요. 다만 나쁜 놈은 벌을 받는 거고 그런 거지 않겠습니까?”
“푸하하. 그렇지요. 나쁜 놈은 벌을 받고 저는 그 나쁜 놈을 감옥에 쳐 넣고.”
와극
김일두가 종이컵을 움켜쥐었다. 커피는 이미 다 마셨던 탓에 흘러나오는 것은 없었다.
“이번에는 고마웠습니다. 이번 사건을 잘 처리만 한다면 승진은 떼 놓은 당상이고 이름 꽤나 알게 될 것 같네요.”
“열심히 하신 덕이지요. 뭐.”
김서준의 말에 김일두가 피식 웃었다.
“뭐 검사가 나쁜 놈들만 열심히 잡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신경쓸 게 뭐 이리 많은지. 먼저 가보겠습니다.”
김일두가 몸을 돌려서 옥상의 문으로 다가가다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 그리고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겠습니다. 제 손으로 잡아넣기에는 좀 그렇네요.”
김서준은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김일두의 모습을 바라만 봤다.
“그럼 이만.”
김일두가 다시 몸을 뒤로 돌리며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쿵쿵
“아! 씨. 지금 나가야 멋있는데.”
하지만 옥상의 문은 잠겨서 열리지 않았다. 비상시가 아니라면 SJ의 모든 문은 출입 카드가 있어야만 열리기 때문이다.
삑
천천히 걸어온 김서준이 카드를 찍고 옥상 문을 열어 주었다.
멋쩍은 표정을 지은 김일두가 작게 고개를 숙이고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
21세기 대한민국 아니 20세기를 넘어 21세기까지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사회 문제가 있다.
빈부격차나 남북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이 문제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한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인터넷은 이 사건으로 들끓었다.
“해외 문화재를 들여오자고?”
“그래. 그래. 호불호 없이 국민들의 지지를 가져오려면 해외 문화제 환수처럼 좋은 것도 없지.”
이인영이 의아한 눈으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아직 그가 어려서 잘 모르는 것도 있었지만, 해외 문화제는 국내의 시민단체들도 해외 반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 말인즉슨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물론 삼신과 SJ와 삼신의 자금력이라면 문화재를 가져오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긴 한데···.”
이 말 또한 옳았다.
해외 문화재를 환수하기 힘든 이유는 대부분이 무상으로 돌려받으려는 이유도 있었다.
일단 그 문화재가 재산이 된 이상 그것을 무상으로 돌려주고자 하는 나라나 단체는 별로 없었다.
이인영의 말처럼 삼신의 자금력이라면 그 문화재 중 많은 것을 돈으로 사 올 여력은 충분했다.
하지만 김서준의 얼굴을 보건대 그것으로 끝내고 싶어 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는 효과가 떨어지지. 그리고 사람들은 삼신에서 유출될 뻔한 정보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증도 가지고 있고. 이 둘을 엮을 생각이야. 문화재 반환과 동시에 신제품 출시 계획 발표와 이 두 개를 말이야.”
과자의 포장지를 뜯던 이인영은 김서준의 생각을 듣더니 입을 벌렸다.
“그렇게도 엮을 수 있겠다!”
신제품 발표 행사나 신제품 출시 계획을 알리는 행사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요했다.
하지만 만약 김서준의 말처럼 신제품과 엮어서 문화재 환수를 추진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 아니 일거양득을 넘어서 수많은 부과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화재뿐 아니라 몇 가지 다른 사업도 같이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도 충분할 거고.”
이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처럼만 된다면 한국에서 삼신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기술 유출 시도 건 때 문에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서도 삼신의 행보에 태클을 걸 수 없는 시점이었다.
타이밍도 완벽했다.
하지만 이인영은 문득 호기심이 들었다.
“근데 서준이 형. 이걸 왜 나한테 말해?”
이인영의 두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고 그 모습을 본 김서준은 웃기만 할 뿐이었다.
“요즘 인영이 네가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쪽으로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이 상무님이 그러시더라.”
“상무 삼촌이 그랬어? 뭐. 딱히 내가 뭘 한다기보다는 할머님이 본격적으로 일을 배우라고 하셔서 상무 삼촌 밑에서 배우는 정도야.”
이인영이 쑥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서준보다 어리다고는 하지만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데다가 그도 이제 어엿한 고등학생이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한성에서 일을 배우고 범위를 넓혀간다고 하더라도 SJ에서 세계를 무대로 일을 하고 있는 김서준에 비하면 보름달과 반딧불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게 왜?”
그런데 그것이 질문이랑 무슨 상관이 있냐는 표정으로 이인영이 눈을 빛냈다.
가슴 속에는 혹시? 설마? 하는 마음이 가득해졌다.
“네가 짐작하는 게 맞아. 이번에 네 도움 좀 받아보자.”
“진짜?”
이인영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기쁨으로 터져 나갈것 같았다.
일전에 김서준과 미국에서 같이 한 작업은 이인영의 인생에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웠다.
더없이 즐거웠다.
그랬기에 언젠가는 다시 한번 김서준과 일을 다시 해보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이렇게나 빨리 그 기회가 찾아올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가 뭘 하면 돼? 어?”
이인영이 김서준에게 고개를 고개를 내밀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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